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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굴러다니는 술병, 담배갑, 쌓여있는 그릇들, 책상을 넘어서 바닥에까지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시나리오. 무엇 하나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그의 집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적막한 공간에 말소리라도 들리면 조금이라도 덜 적막하지 않을까 하여 켜둔 텔레비전도 숨 막힐 듯한 정적을 깨트릴 수는 없었더랬다. 화면에는 친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연예인 네 명이 함께 절친 특집이라는 주제를 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웃음은 끊이지 않았다.  

 

 

살고있는 세상이, 보고있는 세상이 아예 다르다. 

찬열은 문득 이질감을 느꼈다. 몇 주 전까지 저 4명과 찬열은 함께였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함과 특별함의 거리에 대하여 

w. 카디브 

 

 

 

[찬열아. 전화 좀 하자.] 

[이수연이랑은 무슨 관계길래 하루에 한 번씩 소속사로 협박 전화가 오는 거야? 빨리 나와서 설명 제대로 안 해?] 

[기사 막는 것도 한 두번이라는 거 명심해라. 연예인 때려 칠 작정이야?] 

 

 

때려 칠 수만 있다면 진작에 때려 쳤겠지. 쉴 새 없이 웅웅대는 휴대폰이 거슬렸다. 찬열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휴대폰과 배터리를 분리시켰다. 

이수연? 누구더라. 딱히 생각을 해 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보나마나 작품을 같이 했던 여자 중 한 명이겠지.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협박 전화가 오는 이유도 대충 알 것 같았다. 그 여자가 기자한테 떡밥을 뿌린 게 분명했다. 돈에 미친 년 같으니. 

찬열은 예전부터 여자와의 관계에서는 확실히 선을 긋는 편이었다. 오는 여자 안 막고, 한 번 몸을 섞었던 여자는 다시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연예계 뒷 편에서 찬열의 소문이 구린 이유도 이 탓이었다. 이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는 찌라시에 'P군이 사실은 밤의 황제라더라'는 내용도 간간히 포함되어 있었지만, 대중들이 근거도 없는 찌라시 따위를 믿을리는 만무했다. 대중에게 찬열은 키 크고, 잘생기고, 성격 좋고, 매너까지 갖춘 그야말로 드라마 속 재벌가 도련님과도 같은 이미지였다. 소속사가 이 이미지를 그에게 대입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던가. 결과적으로, 이미지 메이킹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적어도 찬열은 그렇게 생각했다. 

 

배고프다. 컵라면이 남아 있었던가. 무기력하게 누워 천장만을 바라보던 찬열이 몸을 틀어 쇼파에서 일어났다. 밥을 안 먹은지도 꽤 되었다. 2주 전? 매니저가 마지막으로 집에 들린 날을 마지막으로 찬열은 술과 컵라면에 의지하며 살았다. 물 대신 술, 밥 대신 컵라면, 그리고 담배. 느릿하게 부엌으로 걸어가는 찬열의 발에 자꾸 술병들이 채였지만, 그저 계속해서 부엌으로 걸어갈 뿐 그것들을 치우려는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다. 냉장고 윗 찻장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던 찬열이 허망한 표정으로 낮게 욕을 내뱉었다. 컵라면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빈 박스 몇 개가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컵라면은 없었다. 

 

 

 

*** 

 

 

 

밖에 나오기는 싫었지만 그렇다고 매니저를 부르기는 더 싫었다. 찬열을 하루라도 빨리 회사로 데려가 일을 마무리 하고 싶어하는 게 매니저인데, 연락을 한다면 컵라면은 커녕 골치 아파질 게 분명했다. 생각을 마친 찬열은 집 앞 편의점에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라고 해 봐야 모자 쓰고, 선글라스에 마스크 쓰고. 작년에 어떤 팬이 선물해 준 패딩을 걸치는 게 다였다. 컵라면만 사고 빨리 들어와야겠다는 생각을 한 찬열이 슬리퍼를 신으며 신발장 옆 거울을 흘끗 쳐다 보았다. 거울에 붙어있는 연예인 박찬열의 사진과, 지금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는 일반인. 동일 인물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괜찮다. -이게 진짜 나야. 

 

 

"존나 춥네." 

 

 

찬열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가까스로 욕을 내뱉었다. 아직 바깥도 아니고, 아파트 복도였을 뿐인데 확 느껴지는 냉기에 찬열이 몸을 부르르 떨며 양 손을 주머니에 넣고는 몸을 움츠렸다. 엘리베이터는 21층에 있었다. 버튼을 누르려다가, 계단이 훨씬 빠를 것 같아 계단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단독 주택으로 집을 옮기던가 해야지." 

 

 

아파트 주제에 존나 높이 솟아있고 지랄이야. 찬열은 애꿎은 아파트를 탓했다. 집은 방송국이랑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는 단독 주택이 좋을 것 같다던 매니저의 의견은 싸그리 무시하고 이 곳에 짐을 풀은 것은 다름 아닌 박찬열 자신이었음을 잊기라도 한 듯이. 

찬열의 집은 3층이어서 금방 내려올 수 있었다. 바깥은 슬슬 해가 지고 있었고, 하나 둘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해가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하며 편의점 쪽으로 걸음을 옮기던 찬열은 일순간 얼어붙고 말았다. 

 

편의점이 있어야 할 자리에 편의점이 없었다. 

 

 

어? 

 

 

당황스러웠다. GS25라고 적혀있어야 할 간판은 온데간데 없고, BAKERY. 56 이라는 처음 보는 간판이 붙어있었다. 언제 바뀐 거지? 찬열은 마지막으로 편의점에 들렸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해내려 애썼다. 드라마 종방 축하 파티 할 쯤이었는데. 파티가 끝난 다음 날부터 밖에 안 나왔으니까… 어림잡아 한 달. 그 동안 편의점이 베이커리로 바뀌었나? 아니지, 씨발, 이게 중요한 게 아니야. 

 

 

"주위에 다른 편의점도 없는데…." 

 

 

좆됐네. 찬열이 낮게 읊조렸다. 살다살다 편의점 따위에게 통수를 맞다니. 오랫동안 친구라 믿었던 년놈들에게 맞은 통수보다 아팠다. 배고픔도 한 몫 했다. 이번 기회에 한 달 동안 빵이나 쳐 먹어볼까. 못 할 건 없지, 라고 생각 한 찬열은 베이커리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가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뭐야, 주인 없어? 순간 찬열은 전에 봤던 영화 내용이 떠올랐다. 바게트 하나를 훔쳤다는 이유로 장난 아니게 긴 옥살이를 했던… 아, 장발장. 그래. 나도 이번 기회에 찬발장으로 영화 한 편 찍을까. 하하.  

 

 

"나도 미쳤구나." 

 

 

뭔 병신같은 생각을 한 거야. 갑자기 우울해진 기분에 봉지 하나를 잡고 이것저것 빵을 담기 시작했다. 무슨 맛이든 상관 없었다. 어차피 빵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싹쓸이 하듯 빵을 고른 찬열이 계산대 쪽으로 걸음을 옮기던 그 순간, 계산대 뒤에서 뭔가가 자고있는 게 찬열의 눈에 들어왔다. 

어려보이는 남자였다. 알바하나? 자고있는 거 들켰다가는 점장한테 존나 깨질 텐데. 찬열이 손톱으로 계산대를 톡톡 두드렸다. 이봐요. 남자는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존나 잘 자네. 넓은 인내심을 발휘해 한번 더 계산대를 두드렸다. 저기. 역시나 이번에도 미동이 없었다. 넓디 넓은 태평양같은 찬열의 인내심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다. 썅. 

 

 

"야!" 

"...어서 오세요!!! 베이커리 56…" 

 

 

하하. 벌써 다 고르셨네. 손님, 준비성이 매우 철저하시네요. 

 

찬열은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보자, 이 새끼 이름이… 유니폼에는 변백현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씨발, 점장한테 확 컴플레인 넣어버릴까. 하지만 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애새끼의 아르바이트 자리를 뺏기에는 찬열의 마음이 너무 어렸다. 찬열이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이거 계산이요. 

 

 

"아, 네. 죄송해요... 어제 잠을 못 자서." 

"…알겠으니까 빨리 계산해 주세요." 

 

 

그때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웅얼대며 바코드를 입력하던 백현이 갑자기 확 고개를 치켜 들었던게. 오늘은 뭘 먹을까, 하며 고민하던 찬열은 제 얼굴 바로 앞에 위치한 백현의 얼굴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뭐, 뭐야.  

 

 

"저기, 혹시…" 

"뭡니까? 깜짝 놀랐네. 손님한테 이렇게 대해도 되는 겁…" 

"박찬열?" 

 

 

어? 

찬열은 현재 자신의 상태를 생각해보았다. 모자도 푹 눌러썼고, 선글라스에, 코까지 덮는 검은 색 마스크까지. 어느 하나 자신이 박찬열임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목소리도 평소와는 극을 달렸다. 하루가 멀다하고 술에 담배를 끼고 살았는데, 컨디션이 좋을 리가 없지. 그런데 어떻게? 찬열은 곰곰히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그저 앞에 서 있는 백현을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헐…, 대박. 내가 죽기 전에 박찬열을 영접했어." 

"저기 지금, 무슨…" 

"미친. 이거 꿈은 아니죠?" 

 

 

꿈은 아닌데... 아, 씨발. 좆됐다. 아니라고 잡아 떼기엔 백현이 자신을 너무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얘 뭐야? 내 팬클럽 회장인가? 

 

 

"저, 저는 그런 사람 아닌데." 

"구라 즐이요. 와... 덕계못 그거 다 개소리구나. 대박." 

 

 

너 지금 입고 있는 패딩도 나랑 내 친구가 돈 모아서 니 생일 때 조공한 건데...! 

 

내가 지금 입고 있는 패딩이 니가 선물한 거라고? 찬열은 한 번 더 큰 충격을 먹었다.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백현의 시선이 부담스러웠고, 또 적잖게 당황한 터라 백현이 자신에게 반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그저 빨리 이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대박... 찬열아. 헐. 이거 그냥 가져요. 돈 필요 없어." 

 

 

니가 다 머겅. 흑흑.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한 백현이 빵 봉지를 찬열의 손에 쥐어주었다. 얼떨결에 공짜로 빵을 먹게 된 찬열은 그 순간에 정말 찬발장을 찍어야 하나 고민했다. 얘가 진짜 알바 잘리고 싶어서 작정을 한 건가? 

 

 

"아... 그. 그 쪽 일 하다가 잠 잔 거랑, 빵 이렇게 공짜로 준 거 점장한테 다 비밀로 해 줄 게요." 

"어?" 

"대신 나 여기 왔었던 거 비밀로 해 줘요." 

 

 

들켜봐야 골치 아프다. 찬열은 말이 끝나자마자 계산대 위로 10만원 짜리 수표를 내려놓았다. 이거 빵 값. 남은 돈은 용돈으로 쓰고… 꼭 부탁해요. 제발. 그리고 찬열은 뒤도 안 돌아보고 빵집에서 뛰쳐 나왔다. 해는 벌써 떨어진 지 오래였다. 

 

백현은 'ㅅ'...? 하는 표정으로 도망치듯 나가는 찬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뭔 소리야? 비밀로 해주긴 뭘 비밀로 해줘...? 백현의 이름 바로 위, 그러니까 유니폼에 새겨있는 변백현이라는 이름 위에는 작게 무엇인가가 더 새겨져 있었다. 

점장. 

 

 

첫 글은 항상 0 포인트... ^ㅅ^ 

제목 그대로 특별한 찬열이와 평범한 백현이의 거리 (라고 쓰고 엘.오.브이.이(Feat. 종인)라고 읽는다) 를 다루는 글입니당. 우울할 때는 분위기가 바닥을 기어다니고... 웃길 때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런 글이에여. 하하. 깔깔. 신난당. 

오타 있으면 알려주세요. 사실 갈 수록 정신 놓고 써서 오타 작렬일지도 모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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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47.178
헐 재밌어ㅠㅠㅠㅜㅜ 다음편얼른 보고싶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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