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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OST – 내 님의 얼굴


 


 


 


 


[EXO/찬열경수세훈백현종인] 홍매화_03


 


 


 덥다. 진짜 덥다. 무겁다. 등도뜨겁다. 움직이기 귀찮은데. 일어나야겠지.

근데 날 누르고 있는건 도데체 뭐지. 누구지. 좀 떨어졌으면 좋겠는데. 하긴 누구긴 누구겠어. 박찬열이지……..?????


 


 


으아아..! .”


 


 


나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발가벗은 몸으로 외간 남자와붙어 자고 있다는 것에 놀라 비명을 질렀지만 다행히도 박찬열은 짧게 뒤척일 뿐 별 미동이 없었다.


문 밖에서는 노비들이 바닥을 쓰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근거리는 대화소리가 간간히 섞이는 것이 분주하게 아침을 맞을 준비를 하는 듯 했다. 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치마를 몸에 둘둘 감아 끈을 맸다. 몸에 붉게 남은 자국 몇 개가 눈에 밟혔다. 박찬열이 아직 잠을 자고 있는 사이 이대로 도망을 가볼까 싶었지만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방 구석에 쪼그려 앉아 몸을 웅크렸다.


단촐하고 깨끗한 방 안. 몇 권의 책과, 이불, 앉은뱅이 책상 등 흔히 사극에서 보던 양반가의 집안이 떠올랐다. 장군.. 장군이라고 했지….


힐끔 박찬열을 바라본 나는 깜짝 놀라 숨을 훅 들이마셨다. 밤 새나를 끌어안고 잔 탓에 흐트러져 있는 옷 아래로 길게 남은 상처가 보였다. 깜짝 놀라 눈을 깜빡이다가자세히 들여다보니 몸의 상처는 하나가 아니었다. 칼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듯 굳은 살이 배겨거칠어진 손부터 근육이 잘 잡힌 팔까지, 그의 몸에는 군데군데 상흔이 남아있었다. 대부분은 칼에 베인 듯 보였는데뭐하는 사람이야 도대체..!



그 중에서도 나를 가장 경악하게 한 것은 등에 크게 남은 상처였다. 딱지가생긴 것이 다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저 몸으로 어떻게 성하게 걸어 다니고 나랑 잘 생각까지하는 것인지. 지가 무슨 철인이야?


 


 


으음매화야….”


 


 


뭐지. 날 부른건가. 박찬열이작게 앓는 소리를 내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더니 팔을 뻗어 내가 누워 있던 이불을 쓱쓱 손으로 훑는다. 나거기 없는데.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라 멀뚱히 그를 지켜보고 있자니 박찬열이 눈을 번쩍 뜨고는 자리에서벌떡 일어나 방에서 뛰쳐나가려 한다. 내가 도망 가봤자 어디로 간다고 저래.


 


 


, 저기…!”


 


 


나 여기있어요오오오!! 라고 소리 칠 용기는 아직 차마 없었기에 급하게그를 불러 세웠다. 그는 내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몸을 돌리더니 나와 눈을 마주한다. 순식간에 확 찌푸려지는 그의 미간에 난 눈을 내리깔았다.


 


 


어찌하여 거기에 그러고 있는 것이냐. 부르는 말에 대답도 않고.”


 


“……매화가 내 이름이에요?”


 


, 이제는 제 이름도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하는 것이냐. 아니면 뭐, 그것은 기명(妓名)이니 본명을 불러달라는 것이냐.”


 


 


조심스러운 내 질문에 박찬열은 어이 없다는 듯이 되물었다. 매화 그거내 이름 아닌데. 그냥 매화라고 부르라고 해야 할 지 내 이름을 가르쳐줘야 할 지 고민하고 있을 때,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던 박찬열이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얼굴은 퉁퉁 눈은 팅팅 부은 것이 그냥 못난이라고 불러야겠구나. 세상 어느 매화 꽃이 너처럼 생겼겠느냐


 


 


그 말에 내 얼굴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그래, 어제 물을 그렇게 마시고 밤 새 펑펑 울었으니 얼굴이 멀쩡 할 리가 없지! 평소에도잠만 자고 일어나면 퉁퉁 부어있는 내 얼굴이 오늘은 또 얼마나 못생기게 부어있을까를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푹 숙여졌다. 그 모습에 박찬열은 이제 아예 실성한 사람처럼 웃어댔다.


 


 


어제는 나에게 겁탈 당한 것 마냥 굴길래 다시는 내 얼굴을 보지않을까 걱정 했는데 그래도 내 말에 부끄러움을 타는 것을 보니 너도 어젯밤 일이 싫지는 않았나보구나. 어제는내가 미안했다. 이리 사과를 건네는데도 그리 목석처럼 앉아 있을 것이냐. ?”


 


 


당혹감과 부끄러움이 섞여 어찌 할 줄 모르고 있는 내게 박찬열은 끈질기게 말을 걸었다. 처음 깼을 때 봤던 예의 그 부드러운 미소를 띄며 자꾸만 내 얼굴을 보려 하는 그의 모습에 나는 몸을 뒤로빼며 우물쭈물댔다.


 


 


.. , 그게….”


 


나가자, 못난아. 몸도 찝찝하고 허기가 도는구나.”


 


 


끈질기게 내 대답을 기다리던 박찬열은 결국 다시 작게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손목을 덥썩 잡았다. 그 행동에 깜짝 놀라 그를 올려다보자 눈이 마주친 그는 못난이라고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속삭였고 나는 다시 고개를 푹 숙일 수 밖에 없었다.그런 내 꼴이 웃긴지 머리 위에서 크게 웃는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귀엽긴.”


 


 


? 뭐라고? 놀란 내가되물을 새도 없이 박찬열은 나를 일으키고는 내 손목을 잡은 그대로 방을 나선다. 강한 햇볕이 나와 그를비췄다. 어젯밤 봤던 마당의 눈은 이미 녹고 없었다.


 


 


목욕물은 준비가 되었느냐!”


 


 


 






[EXO/찬열경수세훈백현종인] 홍매화_03 | 인스티즈


하는 짓과 말투가 무슨 조선 사극을 보는 것 같길래 당연히 밥은 따로 먹게 될 줄 알았더니 박찬열은 아무렇지않게 밥 상을 방 안으로 들여 나와 함께 겸상을 했다. 물론 밥을 먹는 내내 못난아, 이걸 먹으면 더 예뻐진다더라. 못난아, 이 못난 전이 꼭 너를 닮았구나 하며 나를 놀리던 박찬열을 생각한다면 차라리 혼자 먹게 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식사를 마친 박찬열은 궁에 들어가 봐야 한다며 나를 집에 혼자 넘겨두고 나가버렸다. 방 안에 혼자 멍하니 있기도 심심하고 해서 대청 마루에 걸터 앉아 마당 구경을 하려고 했더니 노비들이 이미깨끗한 마당에 비질을 계속해서 하는 꼴이 아마 박찬열이 나를 감시하라고 시킨 것 같았다.


 


 


심심해심심해….”


 


 


혼잣말을 중얼중얼 거리며 발을 천천히 굴렀다. 이 곳도 지금 겨울을나고 있는지 찬 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지만 손이 시렵다는 점만 빼면 딱히 춥지는 않았다. 박찬열이 나간지얼마 되지 않아 한 노비가 비단 옷을 바리바리 싸들고 와 내게 옷을 입힌 덕분이었다.


 


어제 들이킨 탕약도 꽤 효과가 있었는지 하루 밤 사이에 열도 내리고 몸 상태도 많이 괜찮아져 콧물이 조금씩 난다는점을 제외하고는 아픈 곳도 없었다.


….밑이 조금 아린 것 같기도 하고.


 


 


저기, 도련님? 도련님이라고하나요? 그 분은 언제 와요?”


 


폐하를 직접 알현하러 가셨으니 말씀이 끝나는 대로 들어오실 것입니다.”


 


 


오죽 심심하면 박찬열을 찾게 되는지, 사실 기회만 있다면 그에게 이것저것을질문해 정보를 좀 알아내고 싶었다. 내가 왜 이곳에 오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본 사람이 박찬열이었으니혹시 그는 무언 갈 알고 있지 않을까?


물론 지금까지 하는 짓을 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멍하니 앉아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집 구경도 조금 하고, 내가 입고있는 옷을 살펴보는 것도 이제 한계에 달했다. 빈 마당에 계속 비질을 하는 노비들도 이제 지루함의 절정을겪고 있는 듯 했다. 저들은 옷도 가볍게 입었는데춥겠다. 옷 벗어주면 입으려나. 실 없는 생각을 반복하다가 문득 탈출 시도라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딱히 날 붙잡을 것 같지도 않은데. 나가볼까?


 


 


 어디가십니까 아기씨!”


 


 


 , 아기씨라니. 저거 나 부르는거야 설마?


옷과 함께 받은 꽃신을 신고 디딤돌을 딛고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마당을 가로질러 대문을 나서려 하자 노비가 급하게나를 불러 세웠다. 문 앞의 문지기도 나를 힐끔 보고는 여차하면 나를 못나가게 막을 기색이었다. 그래 이럴 줄 알았어.


 


 


집 안에만 있으려니 재미가 없어서요. 마을 구경 조금만 하고 금방 들어올게요.”


 


안됩니다. 아기씨를 바깥으로내보내지 말라는 도련님의 엄명이 있었습니다.”


 


 


아기씨라는 호칭을 듣고 있으려니 팔뚝에 소름이 돋을 듯 하다. 이들에게는당연한 호칭일 수도 있겠지만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 말을 듣고 있으려니 안내보내주면 싸우겠어! 라는 당당한마음도 수그러들어 고개를 푹 숙이고는 실망스러운 마음에 터덜터덜 걸어 대청마루로 돌아왔을리가 없지!


 


 


에잇!”


 


 


포기한듯한 걸음걸이로 뒤를 돌아 걷던 나는 문지기가 잠시 마음을 놓은 틈을 타서 뒤를 돌아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어어..! 하는 소리와 함께 내 옷깃을 잡으려 버둥대는 문지기의손길이 간발의 차이로 나를 스쳐지나갔다.


 


 


아기씨! 아기씨!!”


 


 


급박하게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씨댕더 빨리 뛸 수 있는데 이 치마가..! 발에 익숙하지 않은 꽃신 때문에 빠르게 달릴 수가 없었다. 길을 지나가던 행인들이 나를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는게 느껴졌다. 뭘봐..! 도망 가는 미친 년 처음 보냐..!


 


 


.. .. …으헉!”


 


 


개 같은 돌맹이..!!!! 풍성한 치마에 바닥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아그저 앞만 보고 달리던 나는 흙바닥에 고이 놓여있던 돌맹이에 발이 걸려 철퍼덕 넘어지고야 말았다. 나를급하게 쫓아온 하인과 문지기가 식겁하는 소리를 내고는 급하게 나를 일으켜준다.


 


 


괜찮으십니까!”


 


.. , 괜찮아요…”


 


 


온 몸을 덮은 옷 덕에 몸을 다치지는 않았지만 양 손으로 땅을 짚고 넘어지는 탓에 손바닥에 생채기가 나고야 말았다.


 


 


아이고 이걸 어쩌나! 의원나리를 불러오겠습니다!”


 


아니 뭐 이 정도는 그냥 씻기만 하면 괜찮은데..!”


 


 


까진 내 손바닥을 본 노비는 깜짝 놀라 내가 말리기도 전에 달려가기 시작했다.아니 그럴거면 차라리 내가 갈게, 내가 간다고..! 날내보내 달라고..!!! 물론 내 마음의 소리는 입 바깥으로 나오지 못했고, 나는 문지기의 감시를 받으며 집 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크흑.


 


 


 


 


 


 

[EXO/찬열경수세훈백현종인] 홍매화_03 | 인스티즈


문지기의 안내로 어젯밤을 보냈던 사랑방에 들어와 짜증스러운 마음에 겉옷을 벗어 던졌다. 찬 바람을 가르고 뛰느랴 언 몸을 녹이려 이불도 깔지 않은 온돌바닥에 대자로 엎드려 있던지 얼마나 되었을까,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박찬열이 내 얼굴에 물을 부을 때 깼으니까, 다시 물을 부으면 돌아가지 않을까? 아니면 우물이나 강가에 뛰어들면다시 돌아 갈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생각해도 황당한 상상인 것 같긴 했지만 이런 가설을 실험 해 볼 수 있을 때는 혼자 있을 수 있는 지금밖에 없었다. 우물이나 강가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부담도 너무 크고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할 상황이니까얼굴에 물을 부어 볼까나.


 


방 안을 급하게 둘러보자 낡은 주전자와 물그릇이 보인다. 나는 주전자를끙, 하고 들어 이불 옆으로 가져와서는 그릇에 물을 따랐다. 이제자리에 누워 얼굴에 물을 붓기만 하면 되는데.. 아니 이건 생각 할수록 너무 병신 같은데?


 


스스로의 얼굴에 물을 붓는 짓을 해 인간 존엄성을 해치느냐 마느냐의 갈피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결국 이불위에 누워 물을 담은 물 그릇을 내 얼굴 위로 들어올렸다. 그래 밑져야 본전이잖아. 뭘 고민하는거야. 내가 병신 짓 하는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제발 집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빌며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그릇을 기울였


 


 


“……무엇을 하는 중이십니까.”


 


으악! , , 푸읍..!”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그릇을 확 젖혀 버렸다. 얼굴로 가득떨어진 물에 놀라 어푸어푸 거리며 상체를 일으키고 머리를 흔들어 물을 털어내자 놀란 듯 다가온 발걸음이 부드러운 손수건을 꺼내 내 얼굴의 물기를닦아주었다.


 


 


콜록, 콜록..! 의원님! , 그게, 이건..!”


 


괜찮으십니까. 달음질을하다가 넘어지셔서 손을 크게 다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손수건을 꾹꾹 눌러가며 내 얼굴의 물기를 닦아주던 도경수는 걱정스레 내 얼굴을 살피고는 다른 다친 곳은 없는지살펴보았다. 크게 다치기는 개뿔이. 피도 안났는데 오버는. 그보다 코로 들어온 물을 빼내고 싶었지만 차마 이 깔끔한 얼굴 앞에서 킁킁 대며 콧바람을 부는 더러운 꼴을보여 줄 수 없었다. 윽 시발.. 코 아파…! 그럼, , 조금만..?


 


 


, 괜찮아요. 킁킁, 그냥 작은 생채기인데요 뭐.”


 


 


앞으로 내민 내 양 손을 조심스레 붙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던 도경수는 코에 들어간 물을 빼내려는 내 행동에 작게웃으며 내 손을 놓고 챙겨온 약과 붕대를 제 뒤로 슬쩍 밀어놓았다. 바리바리 싸들고 온 많은 약의 약을보니 이 곳 사람들은 모두 오버가 심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망하게시리


 


 


장군님 댁 하인들이 항상 말을 과장한다는 것을 제가 잠시 잊은 듯합니다. …. 그나저나 옷이 다 젖어버리셨습니다. 고뿔이 더 심해지시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웃는 낯으로 민망하다는 듯이 웃던 도경수는 시선을 밑으로 내리깔고 내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깜짝 놀라 밑을 내려다보자 축축히 젖어버린 저고리와 치마가 보였다. 겨울옷이라서 그런지 전혀 비치지는 않았지만설마 이 정도 가지고도 부끄러워하는 건가? 붉어진 도경수의 귓바퀴에 당황한 나는 어제처럼 이불을 끌어올려 목 아래를 가리고는 이불을 꽉 잡아 몸을 가렸다. 도경수는 그제서야 다시 시선을 올려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혹시나 하여 탕약 재료 또한 가져왔습니다. 이 곳 아이들에게 맡겨 놓을 터이니 몸이 불편하시다면 달여드시지요.”


 


, 감사합니다. , 약발진짜 잘 드는 것 같아요.”


 


 


내 칭찬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는 경수의 얼굴을 보자 어째서인지 모를 부끄러움이 몰려와 살짝 고개를숙였다. 왜 항상 병신 짓 이상한 짓은 이 남자 앞에서만 보여주게 되는 것인지. 이미지 관리 할 시간을 안주는구만 허허.


 


정적. 나도 딱히 도경수에게 할 말이 없었기에 조금씩 손장난만 하며젖어버린 저고리와 치마가 얼른 마르기를 기다렸다. 도경수가 가면 얼굴에 물을 한 번 더 부어봐야 할까? 너무 쏟듯이 흘려버려서 소용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박찬열은언제 오지. 탈출 시도나 한 번 더 할까. 탕약은 뭘로 만들었을까. 한약재겠지? 되게 쓰던데. 먹기싫다. 멀쩡한 척 해야지.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한참 후에야 입을 연 도경수는 나즈막하게 말을 내뱉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나도 엉거주춤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배웅하려다가 순간 멈칫했다. 박찬열은 이미 나를가득 의심하는 중이니까 궁금한 점을 도경수에게 물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겉보기에는 꽤나 상냥해보이는데. 근데 그랬다가 얘는 한 술 더 떠서 날 막 관가 같은 곳에 신고하면 어떡하지. 희대의 미친년이라고?


하지만 망설일 시간을 길지 않았다.


 


 


, 저기요…!”


 


“…?”


 


혹시 시간 있으시면 조금 더 있다가.. 가실래요?”


 


 


그를 살짝 위로 올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내 말이 끝나기가무섭게 도경수의 얼굴이 화륵 달아오른다. . 얘 설마 지금오해한건가? . 하긴 나라도 그럴수도 있겠지만 아직 날도 밝고 여긴 우리 집도 아니고 끓여줄 라면도 없고…!


 


 


아니 저 그, 그게 아니라사실 제가 이 곳에 온 것도 어제가 처음이고 해서 궁금한 것도 많고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기도 하고..!”


 


 


덩달아 얼굴이 달아오른 내가 횡설수설하며 말을 뱉어내자 잠시 헛기침을 하던 도경수가 다시 얌전하게 내 옆에 무릎을꿇고 앉는다. 나도 엉거주춤 했던 자세를 고쳐 앉아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도경수의 눈치를 살폈다. 친절한 사람 같기는 한데...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 나라에서 오셨다 들었습니다.”


 


 


방 안에 흐르는 어색한 기류를 느꼈는지 다행히도 도경수가 먼저 입을 열어주었다.


 


 


음식은 입에 맞으시는지요.”


 


네 괜찮습니다. 맛도있고, 도련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내 대답에 무표정한 얼굴로 작게 고개를 끄덕인 도경수의 눈치를 살폈다. 아니뭐 기본 지식이 있어야 심화 학습을 하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질문을 던져야 할 지 알수 없었다. 박찬열 이 새끼는 다른 나라에서 날 데리고 왔으면 뭐 기본 정보라도 알려주든가!


 


 


전쟁! 전쟁은 어떻게 되었나요..?”


 


. 아직 소식을 듣지못하셨습니까.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 준비가 한창입니다. 수도전체가 곧 시끄러워질테지요.”


 


 


박찬열에게 얼핏 들었던 전쟁을 대화 주제로 꺼내자 도경수가 차분하게 내게 대답해주었다. 전쟁은 끝났다 이거지축제축제라재밌겠다! 


무엇을 하는지도 알 수 없으면서 단순하게 재밌는 축제를 떠올리는 내 자신의 모습에 작게 헛웃음을 짓자 도경수가의문 가득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하며어색한 웃음을 지어주니 덩달아 웃어주는 미소가 해사했다. 하얗고 작은 얼굴 도경수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붓기가 덜 빠졌을 내 얼굴이 부끄러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도경수는 그 이후로도 내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축제 때는무슨 행사를 하냐는 내 사심 어린 질문과 곤 나라와 호() 나라의 관계, 박찬열의 지위, 이 곳의 위치까지.물론 내가 적당히 의심 받을 질문을 피하기는 했지만 이상하다는 기색 하나 없이 성실하게 대답해주는 도경수의 태도에 감동을 받을 지경이었다.


 


 


귀찮으실 텐데 하나하나 대답해주셔서 감사해요.”


 


아닙니다, 더 궁금하신것은 없으십니까.”


 


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의원님은 참 친절하신 것 같아요. 얼굴도 잘생기셨고!”


 


 


기분이 좋아진 내가 시대적 배경도 잊고 무의식 중에 윙크를 날리며 엄지를 척 치켜들어 칭찬을 하자 도경수의 얼굴이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허허 참 부끄러움이 많으신 분이네. 그런데이번에는 그에 그치지 않고 도경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둘러 짐을 챙긴다.


 


 


, 저는 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


 


, ..! 조심히 들어가세요.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 그럼 다음 번에뵙겠습니다.”


 


 


그에게 인사를 건네려 나도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나 짧게 몸을 숙여 인사를 하자 도경수는 나가려는 와중에도 나보다몇 배는 더 허리를 숙여 내게 답례를 해주었다. 그러고는 조금은 허둥지둥한 모습으로 사랑방을 나섰다. 틀어 올린 머리 아래로 붉어진 귓바퀴가 눈에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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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롱이 님 / 뭉뭉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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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하..경수야ㅠㅠㅠㅠㅠㅠㅠ우리경슈ㅠㅠㅠㅠㅠㅠㅠ내가매화라니...전혀 꽃 처럼생기지않았지만그래도 찬열이가불러주니몸둘바모르겠습니다ㅠㅠㅠ헝헝장군님에게폴인럽ㅠㅜ경수에게 폴인럽ㅠㅠ암호닉신청해도될까요?[리]로신청합니다!ㅎㅎ
9년 전
호롱불
리 님 안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9년 전
독자2
헣 작가님 찬열이ㅠㅠㅠㅠㅠㅠㅠ 설렘사ㅠㅠㅠㅠㅠㅠㅠ 경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귀염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허윽 저는 여기서 죽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호롱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3
헐.헐 ..헐..!!! 완전 대박 져지금 사금같은글을 발견한것같아요.. 와.. !! 짱 대박 지금까지 정주행하고 왔는데 사극물 잘쓰시는사람진짜진짜별로없는데 3편만보고도 알겠어요 호롱불님 대박 잘쓰시네요 왜 이렇게 잘쓴다는걸 다른사람들은 몰라보는거지 ㅠㅠㅠ 소문내고와야겠어요!!!
9년 전
독자4
덧붙여서 핑구암호닉신청하겠슴돠!
9년 전
호롱불
핑구 님 안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9년 전
독자5
작가님 저 할말 있어요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 으어 경수야ㅠㅠㅠ 찬열아ㅠㅠㅠㅠㅠ 저 여기 자리깔게요 하앍
9년 전
호롱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6
저도[구금]으로암호닉신청이요!!!경수ㅜㅜㅠ친절하네요ㅜㅜ
9년 전
호롱불
구금님 안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9년 전
독자7
뭉뭉 이에요! ㅠㅠ 진짜 자꾸 다음 화가 기다려져요... 글도 매끄럽게 잘 읽히고 재밌고ㅠㅠㅠㅠ 찬열이도 멋있고 경수도 너무 귀여워여;ㅅ;... 잘 읽었습니다!
9년 전
호롱불
뭉뭉님 안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9년 전
독자8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귀여워.....카와이데쓰.... 경수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여주는 어쩌다 진짜 이런곳에 왔을까여.... 암호닉 [종인이뽀뽀]로 신청할게영!
9년 전
호롱불
종인이뽀뽀 님 안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9년 전
독자9
왠지경수가좋아하는것같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왤케얼굴이자주빨개져ㅋㅋㅋㅋㅋ너무귀여워요ㅎㅎ잘읽고갑니다!
9년 전
호롱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10
경수 귀여워요ㅋㅋㅋ찬녈이는 일어나서 바로 찾는 모습에 많이 설레고갑니다ㅠㅜ
9년 전
호롱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11
[명월]로 암호닉 신청할게요ㅠㅠㅠㅠ 와 저 진짜 사극물 좋아하는데 호롱불님 작품은 보석같은존재ㅠㅠㅠㅠ 여주가 많이 무섭겠어요 뭔 오자마자 물고문에...다른 의미의 고문에... 짜녈이...언젠간 여주한테 울며불며 매달리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당ㅋㅋㅋ 호기심많은 매화양때문에 노비 아저씨들 고생많으세요ㅜㅜㅋㅋㅋ 경수ㅜㅜㅜㅜ 전 경수가 지긋이 바라만줘도 그깟 감기따위 금방 나을텐데 말이죠ㅜㅜㅜㅜ 작가님 이런 멋진 글 써주셔서 고맙습니당 사랑해여♡♡
9년 전
호롱불
명월 님 안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9년 전
독자12
ㅠㅠㅠㅠㅠㅠㅠ경수 너무 귀여워여ㅠㅠㅠㅠㅠㅠ이미지랑 딱인거같아여ㅠㅠㅠㅠㅠㅠ
9년 전
호롱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13
경수는나와데스티니였어..
수쥽수줍환경수의모습반할것같아!
흡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아프면달려와줘

9년 전
독자14
아진짜 경슈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5
후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귀여ㅕ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귀옂워 관하나만 짜주세요 작가님.........휴ㅠㅠㅠㅠㅠㅠㅠ 잘읽고 갑니다ㅠㅠㅠ
9년 전
독자16
ㅜㅜㅜㅜㅜ경수야 ㅜㅜㅜㅜ완전 왜케 잘어을리고 상싱되지
9년 전
독자17
경수야 여주가 은근 좋은 여자야ㅋㅋㅋㅋ
9년 전
독자18
우이경수ㅠㅜ ㅜㅜ ㅜㅜㅜㅜㅜㅜㅜ왜이렇게귀여워ㅜㅜㅜㅜㅜㅜ경수야ㅓㅜㅜ
9년 전
독자19
헐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ㅠㅠ명작이에요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0
사극물 잘 안 읽는데 너무 재밌어요ㅜㅜㅜㅜ 얼른 다음 편 보러 갈게요
9년 전
독자21
경수야ㅠㅠㅠ 왜이렇게 친절해ㅠㅠ 찬열이는 다정한데 장난스럽고ㅠㅠ매화라니ㅠㅜ제목이 홍매화인이유가 홍색 매화라는건가? 멀라몰라 우선 설레...
9년 전
독자22
아이고 도의원님 ㅠㅠㅠㅠㅠㅠㅠ왜이렇게 귀여우세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3
경ㅅ 너무 귀여자너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4
매화 본명이궁금해지네여곤나와와호나라의관계는저두궁금ㅎ해지는데염..ㅠㅠ더읽다보면나오겠죠?기대할꼐염..ㅎㅎ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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