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어...?어.. 왜? 무슨일이야?"
"에이, 우리사이에 꼭 무슨일이 있어야 부르나? 그냥 가던길에 인사하려고 불렀죠."
오세훈은 활짝 웃으며 나와 지은이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자기는 우리가 엄청 보고싶었다며,
그냥 같이있는게 즐겁다고. 나랑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고.
세훈이를 보면서 마음에 무언가가 피어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한 감정이었지만, 그냥 애써 웃으며 넘겼다.
내가 생각하는 감정이 아닐거라 믿으며,
"하여간, 매일 ㅇㅇ이만 챙긴다니깐,"
"그런가? 누나가 워낙 예뻐야죠,"
지은이와 세훈이가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얘기가 오갔다.
곧이어 종이 쳤고, 우리는 여기서 헤어질수밖에 없었다.
"세훈아 잘가!"
"누나 잘가요! 쉬는시간에 또 올게요!"
활짝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드는 너를 보며
나또한 너처럼 입가에 활짝 꽃이 피었더랬다.
입가에 띈 웃음이, 그저 너무 순수해서.
뜨거운 청춘,다시 이야기하다. 03
"으음..."
눈을 떠보니 벌써 수업이 끝나있었다.
아무래도 깜빡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짝궁인 지은이 또한 책상에 엎드려 꿈나라로 가있었다.
사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게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이건 도통, 내가 시간여행을 하고있는 것인지
혹은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것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대체 왜 나에게 이런 시간을 주셨는지 또한.
"....뭘까.."
그때, 뒷문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여럿 들렸다.
박찬열과 김종인. 나에게 무슨 용건으로 왔을까.
"ㅇㅇㅇ! 야 오늘 학교 끝나고 동아리 갈거야?"
"동아리? 글쎄.. 가야하지 않을까?"
"야.. 우리 오늘만 다같이 쨀래?.."
"뭐어? 아니, 갑자기 왜?"
"사실.. 이몸께서.. 뮤지컬 표가 있다는 말씀...!"
"헐 진짜?!"
"그래서 어떡할껀데?"
"아...음.. 일단 지은이깨면 지은이한테도 물어볼게."
"오케이, 그러면 결정해서 이따가 우리반으로 와라."
"응, 잘가"
"지은...ㅇ..."
지금이면 지은이가 일어났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은이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지은이는 아직 곤히 자고있었다. 괜히 자고 있는 지은이를 깨우고 싶지 않아
수업이 시작하기 전 까지 깨우지 않았다.
이번에는 담임시간이였고, 지은이 또한 일어났다.
나는 귓속말로 지은이에게 뮤지컬 얘기를 했다.
그런데 이걸 수업시간에 얘기하는 것이 아니였다.
우리는 지금 복도.
지은이이게 살짝 귀띔을 했지만 지은이의 우렁찬 목소리 덕분에 반에서 내쫒겨졌다.
상황은 이러했다.
'지은아, 있잖아 박찬열이랑 애들이 오늘 동아리 째고 뮤지컬 보러 가자던데?'
'뭐어???!!?!?'
"아 이지은, 거기서 소리를 지르면 어떡해?"
"아 미안미안.. 진짜 놀라서, 나 뮤지컬 진짜 좋아하는거 알잖아, 특히 요즘 표도 구하기 힘들고."
"휴.. 내가 참는다 진짜"
"아, 근데 넌 어떡할꺼야? 갈꺼야?"
"나?.. 글쎄.. 넌 뮤지컬 빠니까 당연히 갈거지?"
"아..근데 좀 갈등되."
"엥? 왜?"
"아까, 민석오빠가 너한테 동아리에서 보자고 그랬잖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역시 내 실제 나이는 못속이는 건가.
"아.. 맞다."
"민석오빠가 방송부 오는거 흔치 않은거 알잖아, 요즘 축구대회다 뭐다 바빠서."
"..,그렇네.."
"나도 그김에 민석오빠 얼굴좀 많이 보고싶어서 그러지."
"아 몰라 몰라, 난 너 하는대로 할래."
"음... 나는.."
"아씨, 나도 너 하는대로 할래, 난 상관없다. 이래나 저래나 다 좋다고."
"그럼.... 나는 이렇게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