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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X김진환] 갑과 을의 퓨어 배틀호모 5~6 | 인스티즈

[임시완X김진환] 갑과 을의 퓨어 배틀호모 5~6 | 인스티즈

 

 

 

 

 

5. 

 

 

 

 

난데없는 임시완의 감정질에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나는 본디 싸움에 능한 성격이 아니었다. 말싸움도 그랬고 몸싸움은 더더욱 못했다. 사회로 뛰어들어 할 말은 하고 살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답답하다시피 내성적이었던 거다. 물론 지금도 그랬다. 할 말은 하고 살지만. 욕은 겁나 하지만 속으로 할 때가 더 많고. 졸라 내성적인 건 변함이 없었다. 대등한 위치의 사람과도 그러기 일쑤인데 직장 상사인. 게다가 팀 직속인 팀장이 화나면 일개 사원에게는 방법이 없었다. 나는 정말 아차 싶었다. 신경질과 짜증에 못 이겨 팀장의 말을 씹다니! 

 

 

그런데 난 정말 잘못한 게 없잖아. 도넛 가루를 닦으러 화장실에 갔을 뿐이고. 내가 알아서 할 일을 굳이 나서서 망쳐 놓은 임 팀장님은 제대로 사과하지도 않고 담요 드립이나 치고 앉았으니. 사지 멀쩡한 인간 중에 열불이 안 나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갑의 횡포라고 하는 건가. 할 말을 잃었다. 그것도 완전히. 권력 앞에서 넉 다운이었다. 

 

 

 

"김진환 씨는 나한테 불만이 많은 것 같아."  

"…아닙니다."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평소에 내가 말 걸면 엄청 싫은 듯이 얼굴 찌푸리잖아. 나한테 그거 엄청 상처야."  

 

 

 

상처는 무슨 얼어죽을 상처야. 요즘 여고생도 안 할 소리를 하고 자빠졌다. 그걸로 상처 받으면 뭐. 나는 지금 도끼로 반 잘린 상태 아니겠나. 아니면 분쇄기에 갈렸다든지. 상상하다가 내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임시완을 슬쩍 바라보았다.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팔짱을 낀 채였다. 

 

 

"그런 의도는 없었습니다."  

"정말입니까?"  

"예."  

"정말?"  

"예!"  

 

 

 

온몸을 경직하고 크게 외쳤다. 쪽팔림이 전신으로 퍼져 나갔지만, 저 초딩 같은 임시완의 주둥이를 틀어막는 게 우선이었다. 마치 군에 재입대 한 것처럼 착잡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우렁찬 대답을 한 것도 얼마만이던가.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얼음장 같은 표정으로 응시하던 임시완의 눈꼬리가 불시에 홱 펴졌다. 순간 내가 착각하는가 싶을 정도로 단번에였다. 그리곤 허리를 굽혀 걱걱 웃어댄다.  

 

 

 

"팀장님…?"  

"진환 씨. 푸흡."  

"예?"  

 

 

 

상황파악을 하지 못해 눈만 껌벅이자 그걸 보고 또 처웃는다. 웃다 죽은 귀신이 올라 탔나.  

 

 

 

"쫄았구나?"  

 

 

 

졸지에 먹다 버린 라면 취급을 받았다.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기 전에, 뇌보다 몸이 먼저 쪽팔림을 자각했는지 열이 올랐다. 스멀스멀 화가 치밀었다. 그러니까 이게 지금. 나를 엿 맥이려고 정말 팀장의 권력을 남용했다 이건가? 아. 아. 아. 상대할 가치도 못 느끼겠다. 있는 대로 미간을 찌푸리며 털썩 의자에 앉아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임시완을 맞대적하는 것만큼 소모적인 활동이 없었다. 차라리 회사 일을 눈덩이처럼 받아먹는 게 훨씬 나았다. 일 하자 일.  

 

 

 

"김진환 씨는 여자친구 있나?"  

"……."  

"설마. 없겠죠."  

"네 없습니다."  

 

 

 

임시완이 반대편 의자에 앉아 흥미롭다는 듯 턱을 괴었다. 저 버릇 되게 안 좋은 건데. 비대칭 턱 돼봐야 정신 차리지.  

 

 

 

"근데 김진환 씨 귀여워서 인기 많지 않아요?"  

"제가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네요."  

"왜요. 아니에요?"  

 

 

 

귀엽기는 무슨. 20대 멀쩡한 남자가 귀여울 리가 있나? 임 팀장은 귀여운 걸 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하다. 아니면 귀엽다는 말의 뜻을 모르거나. 귀엽다는 건……. 슬쩍 임시완의 얼굴을 모니터 너머로 곁눈질했다. 저 얼굴이 귀여운 거 아닌가? 인정하기는 싫지만 잘 생겼는데 귀염상이긴 했다. 그래도 이 말 해주면 또 신나서 놀리겠지. 말을 해주려다 꾹 참았다. 

 

 

 

 

 

 

 

 

 

 

6. 

 

 

 

 

시완 ver. 

 

 

 

아이를 보면 괴롭히고 싶은 마음부터 들었다. 대수롭지 않게 이 이야기를 하면 누구는 사악하다며 혀를 내두르고 감옥에 갇혀도 싸다니, 은팔찌를 차야 정신을 차리겠니 하는 투로 언질을 날리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총명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었다. 사회과학과 교수직에 머무시는 아버지와 내과 의사셨던 어머니인 두 분의 부재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릴 때부터 내 할 일을 알아서 척척 했고, 두세 살 위인 형누나들보다 뛰어난 두뇌 회전을 자랑했다. 그 후로 중,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최상위권에 머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 때부터였나. 당연스럽게도 어른들은 모두 중 누구보다도 나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나는 집안의 외동 아들로 자라 어린 동생이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유치원에 다니는 이유 중 하나가 어린 아이들을 보러가는 것이었다. 신기했다. 나보다 작은 무언가가 얼굴과 손을 꿈질거리며 뽈뽈 걸어다니는 광경은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영악했던 나는 늘 웃고 다니던 낯 뒤로 작은 것에 대한 가학심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나 의도가 그렇게 불순한 욕구는 아니었다. 그냥. 그냥 작아서 귀엽기도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꿀밤을 때려 울리고 싶은 정도? 그래. 딱 그 정도였다. 선생님 모르게 미끄럼틀을 타고 있는 남자 아이에게로 다가간 적이 있었다. 미끄럼틀 시작점에 엉덩이를 바짝 붙인 채 내려가려는 아이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당황에 물든 아이의 똘망한 눈이 등 뒤의 나에게 향했다. 곧 울망울망한 빛을 띠는 것을 보고서야 어깨를 놓아주었던, 그런 시덥지 않은 경험도 있었다. 

 

 

그렇지만, 9살 쯤 끊겼다고 생각한 그 욕구가 다시금 고개를 처들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점이 흠이라면 흠이겠다. 

 

 

 

"이걸 오늘 안에 다 끝내라는 말씀이신지…?" 

"그럼요. 한창 시즌이라 바쁜 거 몰라서 그럽니까? 김진환 씨만 바쁜 거 아니에요."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야근을 해서라도 마무리 지으세요. 어차피 나도 그 때까지 남아있어야 하니까요."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지는 꼴이 영락없는 작은 애 같았다. 나는 터지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았다. 김진환. 쪼그만 게 이상하게도 놀리는 맛이 있었다. 김진환과 함께 있으면 유년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제도 야근. 그저께도 야근. 오늘도 야근을 하게 생긴 김진환의 눈 밑이 거뭇했다. 그 그늘짐에 나는 희열감을 느꼈다. 경주마 달리기에서 이긴 것 같은 느낌이랄까. 

 

 

김진환이 처음 기획부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 중고등학생인 줄만 알았다. 작은 키도 한몫했지만 얼굴. 손. 발. 모든 것이 작았다. 어릴 때 보았던 유치원의 아장거리는 아기들처럼 걷기도 했다. 20대 중반이 저렇게 작아도 되는 건가. 어이 없으면서도 신기했다. 

 

 

 

"뭘 그렇게 쳐다보세요?" 

"진환 씨 키가 몇이에요?" 

"…곧 조회 들어가셔야 할 텐데요." 

"궁금해서요." 

 

 

 

김진환은 우물쭈물거리더니 아주 작게 입술을 오물거렸다. 배, 백육십… 칠 정도? 눈치를 슬슬 살피더니 쪽팔려 죽겠다는 얼굴로 자리를 뜬다. 키가 작은 게 콤플렉스인가. 나는 팔짱을 끼고 돌아나가는 김진환의 뒷모습을 빠짐없이 캐치했다. 뭐. 작은 게 잘 어울리는구만. 크면 좀 안 어울릴 것 같다. 좀 작은 맛이 있어야……. 

 

 

놀릴 맛이 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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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보고 가요!
9년 전
독자3
다음편 빨리 와여 자까님ㅠㅠㅠㅠㅠ
9년 전
상어
빨리 써서 올게유 ㅠㅠㅠ 으어헝 감사합니다 ㅠ.ㅠ 직장에 찌든 몸뚱아리의 힐링제들...
9년 전
독자2
다음편은..? 다음편은요? 기다립니다ㅠㅠㅠㅠㅠ 시완버전 개발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직장 로맨스 대리만족ㅠㅠ
9년 전
상어
직장 로맨스 대리만족은 드라마로 하는 게 갑 아니겠습니꽈? 이런 글로는 요기도 못하실 듯해요 ㅎ.ㅎ ㅠ
9년 전
독자4
헛 신알신하고감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상어
씨, 씬알씬! 두근두근두근 감사함미다 ㅠ.ㅠ 이거 댓글 달리는 게 아주 기분이 두근하네요 헤헤 (호구)
9년 전
독자5
와ㅠㅜㅜ심장떨려요ㅠㅜㅠㅜㅜㅜ쪼꼬미들 ㅜㅜㅜㅜㅜ
9년 전
상어
쪼꼬미들 ㅋㅋㅋㅋㅋㅋ 직장 내 이런 상사들 있으면 참 눈꼴 시려울 듯 하지만 시환은 괜찮아요!!!!!!!
9년 전
독자6
신알신하고 가요ㅠㅠㅠㅠ너무좋아여ㅠㅠ
9년 전
상어
신작 알림 신청!!!! 감사합니다!!! 가암도옹 받았어요 ㅠ.ㅠ
9년 전
독자7
자까님ㅠㅠㅠㅠㅠㅠㅠ뒷북을둥둥울리며읽습니다...☆ 어쩜 이런 글이ㅠㅠㅠㅠㅠㅠ헝
9년 전
독자8
신알신하고가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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