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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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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동혁이 손에 들린 약도를 손에 든 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분명히 이 근처가 맞는데…. 숨겨져 있을 것이라 여기긴 했지만, 굉장히 찾기가 힘들었다. 종이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주위와 대조해보다 간판을 발견한 듯 동혁의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TH BANK. 준회가 설명한 곳과 일치해 보였다. 동혁이 조심스레 그쪽으로 다가갔다. 여느 은행과 다를 바 없는 모습. 하지만 그것이 준회 조직의 것이기에 이상하고, 특이해진다. 동혁이 신중히 문을 열었다. 낮 시간대라 사람이 북적이는 은행 안이 왠지 낯설었다. 동혁은 자리에 앉아 눈으로 준회가 어디에 있는지 찾았다. 예상대로 제일 구석에 앉아있는 준회. 진짜 고객이라도 되는지, 굉장히 열심히 말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와 처음 만났을 때의 무시하고 내려보던 눈빛이 아닌, 진지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 진짜 은행원 같은 것은 자신이면서. 동혁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내 준회는 동혁을 발견하고는 고객인지 모를 누군가가 모르게 눈짓했다. 그러자 동혁이 일어나 번호표를 뽑았다. 169. 대기 인원수 12명. 지루하겠군. 언제까지 기다리지. 동혁은 그저 은행 안을 살폈다. 많이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시장을 어느 정도 차지하는 은행이었다. 높으신 분들의 온갖 더러운 돈이 모이기도 할 것이다. 아마, 자신들의 자금들도 쌓여있겠지. 동혁은 그저 괜히 발 끝을 톡톡 부딪치거나, 손을 비비는 등의 의미 없는 행동만을 반복했다. 그러다 뜬 번호를 확인하고, 준회를 바라보다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지금 번호판에 뜬 번호는 161번이었다. …오래 걸리네. 동혁이 중얼거렸다. 
다시금 바라본 준회는 상담이 끝난 것인지 그냥 앉아있었다. 그 모습을 본 동혁이 인상을 찌푸렸다. 시간이 있으면 고객을 더 받든 지 하지. 가뜩이나 점심시간과 겹친 까닭에 은행원들의 자리는 텅텅 비어있었다. 동혁이 제 손이 번호표만 만지작거렸다. 

한눈판 사이에 어디를 가기라도 한 모양인지, 준회는 없고 보이는 텅 빈 의자에 동혁이 당황해 급히 준회를 찾았다. 은행이 커, 사람들이 많이 움직였다. 동혁의 시선이 이리저리 인파를 헤집었다. 준회는 보이지 않았다. 이러다 갑작스럽게 나타나면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동혁이 몰래 숨겨 둔 칼을 만졌다.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자신을 툭툭 치는 것이 느껴졌다. 동혁이 그쪽을 바라보았다. 혹시 오늘 점심 미팅 예약하신 VIP 고객님…? 동혁이 주변 눈치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동혁이 또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일어서서 그를 따라갔다. 아마 직원들은 이 은행이 누구의 손에 있는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바보가 아니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지만. 동혁은 묵묵히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갔다. 
궁금한지 자꾸만 거울을 통해 쳐다보는 눈길이 느껴졌다. 동혁이 그 시선을 따라 그와 눈을 마주 보았다. 뭐, 궁금하신 거라도? 

아, 아닙니다. 황급히 시선을 돌리는 그의 반응에 동혁도 신경 쓰지 않고 점점 커지는 엘리베이터의 숫자를 바라보았다. 숫자가 8에서 멈추고, 동혁이 내려도 그는 내리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계속 가시다 보면 VIP실이 있습니다. 8 층은 직원 출입 금지라 저는 이만 가겠습니다. 동혁은 그러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그가 가르쳐 준 방향으로 걸었다. 직원 출입 금지인 VIP실이라, 용도가 너무 뻔하잖아. 걷는 와중에도 스캔하듯 동혁이 주변을 꼼꼼히 살폈다. VIP실로 가는 방향에는 다른 방이 없어 보였다. 동혁이 벽의 이곳저곳을 두드렸다. 분명 숨겨진 다른 곳이 있을 것이다. 벌컥, 문이 열렸다. 


벽 두드리기는 거기까지 하고. 얼른 좀 오지? 
가고 있습니다만. 
남의 집에서 그런 짓 하면 못쓰지. 뭐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제부터 보고 있었습니까? 
보긴 뭘 봅니까. 난 그저 밖에서 시끄럽게 벽을 쳐 대길래 나와본 거지. 


준회가 씩 웃었다. 그런 준회를 무시하고 동혁이 천천히 걸어, 방으로 들어갔다. 예상외로 그다지 넓지 않은 접대 실이었다. 여러 개의 또 다른 방들도 있어 보였지만, 일단 보이는 것이라고는 여러 명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 그리고 한 쪽에 준회가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듯 준회의 명패가 놓인 한 책상뿐이었다. 준회가 문을 닫자, 동혁이 급하게 준회에게서 떨어졌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부르다니, 무슨 의미입니까? 


사람이 없다니. 밑에 못 봤어? 사람 천지야. 여긴. 
그렇지만 8층엔 아무도 없지 않습니까. 
설마 죽이기라도 하겠냐. 안심해. 아직 그러란 명령은 안 받아서. 
저는 쉽게 죽지 않습니다.


그거야 아무도 모르지. 준회가 툭 던지고는 커다란 테이블로 갔다. 동혁이 들어왔던 문 쪽으로 다가갔다. 문은 많지만 믿을 수 있는 것은 방금 들어왔던 문뿐이었다. 최악의 수에는 이 문 뒤에도 사람들이 깔린 것인데, 그렇지만은 않기를. 
사실 물어볼 게 있어서 불렀어. 준회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곤 동혁에게 제 맞은편을 가리키며 손짓했다. 동혁이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가 앉았다. 제가 대답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습니까. 준회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피식 웃었다. 당연하지. 그래서 나도 조건 준비했어. 


네가 궁금한 것도 내가 대답해 줄게. 대신, 여기에서 거짓말은 없어야 해. 
서로를 아직 어떻게 믿습니까? 저도 저지만 당신도 저를 믿지 못할 것 같습니다만. 
이제부턴 믿어야지. 억지로라도. 어때, 할래? 너도 나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을 것 같은데. 조직에 관련해서라도 물어봐도 상관없어. 


동혁이 잠시 고민했다. 이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아니면 해가 될지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다. 저만 다친다면 아무렇지 않게 응할 수 있지만, 조직에 해가 된다면? 동혁의 입술이 선뜻 떨어지지 않았다. 준회는 그저 그런 동혁을 기다렸다. 어차피 동혁의 대답은 두 가지였다. 소극적인 태도로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냐, 아니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냐. 그는 궁금한 게 많을 터였다. 저도 동혁에게 꼭 물어봐야 할 것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갔다. 동혁의 꼭 닫혔던 입술이 조심스레 열렸다. …네, 시작하죠. 


좋아, 내가 먼저 해야겠지? 
네. 그러세요. 
김한빈에 대해서 김진환이 너에게 어떻게 설명한 거지? 
상대 보스. 가까이 가면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더는?


이 이상 더 듣지는 못했습니다. 말을 길게 하시는 성격이 아니라. 준회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동혁의 말이 굉장히 도움되는 말인 것 같았다. 문제는 저게 사실인지, 거짓인지, 아니면 사실 일부분인지를 알아야했다. 믿기로 했지만, 썩 믿음은 가지 않았다. 일단 진실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김진환이 김동혁을 보낸 것은 꽤 신뢰가 있다는 것인데, 김한빈에 대한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이미 잊었기 때문이거나, 아직 감정이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거나. 머릿속으로 정리가 끝난 준회가 동혁을 보았다. 자, 질문해. 


…혹시, 그 두 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김한빈과 김진환. 
네. 
응, 해줄 수는 있지. 그럼 내 차례네. 


아차, 동혁이 실수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준회가 무슨 질문을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동혁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준회는 제가 다음번에 할 말을 알게 되었고, 또 저보다 질문할 기회가 한 번 더 생겼다. 줘도 못 먹네. 김동혁. 동혁이 한숨을 쉬었다. 준회가 입을 열었다. 그럼, 김진환이 지금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은 있나? 아니 뭐, 애첩이라든지, 아내라든지, 아니면… 남자라도.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선 없습니다. 그럼 이제 말씀해 주세요. 둘 사이. 
너는 아무것도 몰라? 
네,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흠, 김한빈이 갓 보스가 됐을 때 만났다고 했어.


너희 조직에서 우리 조직을 견제하기 위해 보낸 사람이 김진환. 그땐 김한빈도 어렸고, 김진환도 어렸다고 했어. 어떻게 하다 눈 맞았대. 그런데 무슨 계기로 헤어지게 됐고, 연락도 안 했대. 뭐, 이런 얘기. 
준회의 말에 동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고, 새롭다면 새로운 이야기였다. 어쨌든 둘은 좋아했던 사이였고 지금은 어떤지 모른다. 동혁이 힘없이 고개를 떨어트렸다. 어쩌면 진환은 저를 생각해서 일부러 말하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근데, 난 좀 유치한 것 같아.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준회의 말에 동혁이 고개를 들어 준회를 바라보았다.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 


왠지 구준회 씨답네요. 그럼 구준회 씨 차례입니다. 질문하세요. 
다시 한 번 더 물어볼게. 김진환 좋아하지. 너?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거짓말인데. 그럼 좋아했던 건가? 
질문 끝입니다. 구준회 씨. 
거짓말은 규칙 위반인데. 
거짓말이 아닙니다. 제가 왜 보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저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동혁이 답답했던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준회의 눈빛에서 의심이 가시질 않았다. 동혁이 침을 삼켰다. 손이 덜덜 떨리는 것만 같았다. 저도 모르는 제 감정을 자꾸만 헤집었다. 엉망이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자꾸만 김진환 이야기만 나오면 평정을 잃으니까, 지나치게 흥분하는 듯 보이고 약간씩 초조한 것도 같은데. 안 좋아한다고? 
네, 그럼 제 차례입니다. 그쪽에서는 우리 조직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꽤 긍정적. 하지만 언제 돌아설지 모르는 게 우리 마음 아니겠어.


하지만 한빈은 돌아서지 않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준회였다. 그래서 일부러 두루뭉술하게 끝을 낸 것이었다. 정확한 사실을 알아내는 것은 동혁의 몫이니. 준회는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다. 물론 곰곰이 제 말의 속뜻을 알아내려 하는 동혁의 모습이 좀 우습기는 했다.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큰 것을 놓치기 쉬운 법. 준회는 괜히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동혁은 애써 준회가 만든 소음들을 무시했다. 중요한 점은 아직 꽤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라는 것, 그리고 '언제 돌아설지 모른다'라. 
말이 조금 이상하긴 했다. 굳이 뒷말은 왜 붙인 걸까. 긍정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그렇다면 왜 인정하기 싫은 걸까, 아마 돌아서지 않을 것 같아서? 그만 여기까지 하죠. 동혁이 말했다. 


왜? 한참 재밌는데. 
전 재미 없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딱 한 개씩만 하고 깔끔하게 끝내자. 어때? 제게 동의를 구하는 그의 물음은 꼭 악마의 속삭임 같았다. 영혼을 빼어갈 것만 같은,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제안. 동혁이 불편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몇 마디 나누었는데 한 마디 정도 더 한다고 상황이 나빠질 것 같지도 않을 것이라며 애써 자신을 위로했다. 준회는 커다란 손으로 제 얼굴을 받쳤다. 


김진환의 다음 목표는? 
…네? 
우리 말고 컨택하고 있는 조직은 없냐는 소리지. 
아직은 없습니다. 어쩌면 제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요. 


준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질문해. 동혁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쪽 보스는, 아직 저희 보스에게 마음이 남아있는 겁니까?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런 것까지? 
그런데 왜 저한테 자꾸 보스에 관해 물어보시는 겁니까? 마음이 있는 거겠죠? 
그런 건 몰라. 사생활이잖아. 
그런데 둘이 예전에 연인이었던 건 어떻게 아는 겁니까? 앞뒤가 안 맞습니다만. 


꽤 예리하네. 정곡을 찔려버렸다. 그저 모른다고 잡아떼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난처해진 입장에 준회는 그저 동혁의 눈을 피하기만 했다. 그건 그때 내가 김한빈을 보호하는 입장이어서 알게 된 거고, 사실 그렇게 친한 것도 아냐. 이제 됐어?


거짓말은 규칙 위반이라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아닌데, 거짓말? 
아까까지만 해도 잘 보시더니, 왜 제 눈을 피하십니까? 
누가 피해. 내가 널? 


준회가 동혁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곱상하게 뻗은 두 눈. 빨려 들어가기 보다 제 속을 투시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살짝 갈색빛이 도는 눈동자. 그렇지만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지. 자신감에 차 있는 준회였다. 아무리 뛰어봤자 벼룩은 벼룩이었다. 준회는 동혁의 눈에서, 코로, 그리고 입으로 시선을 옮겼다. 갑자기 꼭 하려던 재채기가 뚝 끊긴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물에 빠져 숨을 쉴 수 없는 것처럼. 준회가 황급히 동혁에게서 시선을 뗐다. 됐지? 이제 그만. 


사실이 아닌 것 압니다. 그렇지만 더 묻지 않겠습니다. 저도 거짓말을 했으니까요. 
난 사실이지만 거짓말을 했다니. 꽤 충격적인데? 
무엇이 거짓인지는 알아서 잘 판단하시리라 알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제 슬슬 정리하지? 용건도 다 끝난 것 같은데. 
그러시다면야 가보겠습니다. 다음번에는 제가 부르는 곳으로 오시면 됩니다. 
알았어. 그리고 이건, 김한빈이 김진환한테 보내는 거야. 


준회가 제 옷 안 주머니에서 흰색의 봉투를 꺼내 동혁에게 내밀었다. 동혁이 그것을 받아 들었다. 안 주머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겨짐 하나 없이 빳빳했다. 동혁이 그것을 제 안 주머니에 고이 집어넣었다. 


김진환한테 전할 거면 바로 전해. 다른 마음 품지 말고. 만약 그 반대라면 바로 없애버려. 그게 너한테 나을 테니까. 판단은 네 알아서.
알겠습니다. 그럼 전해드리겠습니다. 
알아서 해. 전달하지 않는다고 네게 책임을 묻진 않을 테니. 


동혁이 준회에게 가볍게 인사하고는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제 안 주머니가 왠지 무거워진 것만 같았다. 동혁이 한숨을 쉬고 엘리베이터 안에 몸을 실었다. 






*




늘 멀게 느껴지던 진환의 서재까지 가는 길이 오늘은 금방처럼 느껴졌다. 여기까지 걸어오면서도 동혁은 제 안주머니에 있는 그것을 전달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정하지 못한 상태였다. 동혁이 문 앞에 멈춰 서서 망설였다. 알아서 하라는 것을 보면 중요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동혁이 마음먹은 듯 문을 두 번 두드렸다. 들어와. 

문을 여니 이리저리 흐트러진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겠다며 꺼냈다가 지루해 던져버린 것이 틀림없었다. 동혁이 진환에게 허리를 굽혔다가 다시 폈다. 그래, 요점만 확실하게 말 해봐. 


본점 8층에 직원 출입 금지 공간인 VIP 룸이 있었습니다. 
특이사항은? 
겉으로 보기에는 방 하나였지만 안에는 무수히 많은 공간이 숨어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제게 서로에게 궁금한 것들을 묻고 대답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알아서 했어?


동혁이 마른침을 삼켰다. 대화를 할수록 목이 탔다. 네. 가까스로 한 마디를 뱉었다. 동혁의 대답에 진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됐어. 
더는 전할 말도 없었다. 할 말이 없으면 나가보라는 진환의 말에도 동혁은 머뭇거리기만 했다. 지금 나가면 영영 전해주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전하기엔 꺼림칙한 느낌이 불안했다. 동혁의 이상한 모습에 진환이 보던 책을 덮어놓았다. 뭐, 숨기는 것 있어? 


숨기는 것 없습니다. 
그럼? 
…보스께 전달해 드리라고 한 것입니다. 


동혁이 제 안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어 진환에게 내밀었다. 진환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무언가 꼬여가는 것만 같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진환에 손에 들린 저 편지를 뺏어 달려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게 최고의 선택임을 바랄 뿐. 동혁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진환이 편지를 읽지 않고 책상에 내려놓았다. 만약 내가 눈치채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어? 


일부러 숨긴 것은 아닙니다. 보스께 도움이 안 될 것만 같아…. 
판단은 내가 한다. 넌 그저 있었던 일 모두를 전달만 하면 돼. 하물며 조그마한 쪽지라도, 받았다면 망설이지 말라고 했지 않았나? 
…드릴 말이 없습니다. 벌 받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다리에 무언가 박혔다. 동혁이 아랫입술을 물어 고통을 참았다.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니었다. 되려 그 다리에 힘을 주어 꼿꼿이 서 있었다. 진환이 그런 동혁에게 나가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나가 봐. 동혁이 금방이라도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꾹 참고 진환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후, 뒤 돌았다. 아무리 티 내려 하지 않아도 절뚝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동혁이 진환의 서재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벽에 기대어 한숨을 뱉어내었다. 진환이 가르치는 방법이었다. 잘못한 만큼 벌을 받고, 잘한 만큼 보상을 받는. 그렇지만 이렇게 벌을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몸은 아파도 된다. 얼마든지 다쳐도 상관없다. 그러나 진환을 실망시킨 것만 같아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동혁이 다리에 박힌 칼을 뽑지 못하고 건물 지하로 향했다. 이런 것쯤, 찬우라면 금방 치료해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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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맞춤법 수정)&추가(동혁&진환 같이 있는 장면) 완료! 정말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처음부터 제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ㅜㅅㅜ

변명을 좀 하자면 시험이다 뭐다 겹치는 바람에... 뭐 이유가 어찌됐든 제 잘못입니다 절 탓하세여!ㅠㅠㅠㅠ 

진짜 죄송하다는 말밖에 못 하겠습니다ㅠㅅㅠ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아참 내일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다들 행복한 크리스마스와 연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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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재미있어요ㅜㅠ준회야ㅜㅜㅜ동혁아ㅜㅜ동혁이는진환이한테무슨감정일까요ㅠㅠ궁금하내요
9년 전
다운
과연 어떤 감정일지..ㅎㅎ 재미있다니 감사합니다! 글 수정 했으니 꼭꼭 다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ㅅㅠ 미리메리크리스마스~^0^
9년 전
독자2
아침에 일어나서 왔더니ㅠㅠ 신알신보고 또 뛰어왔어요ㅎㅎ 수정하시는거에 너무 걱정하지마시고 편안하게 오세요~ 전 언제나 기다리고있을께요!! 오늘도 잘보고가여ㅎㅎ
9년 전
다운
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감사드려요ㅠㅅㅠ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노력할게요 진짜.. 수정했으니 꼭꼭 다시 봐주세요! 독자님 미리메리크리스마스~^0^
9년 전
독자3
어쩜 계속해서 다시 읽어도 재밌는거죠ㅠㅜㅠㅠ 수정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안받으셨으면 해요ㅠㅠ 항상 힘내시고 작가님도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ㅎㅎ
9년 전
다운
힝 재밌으시다니 뿌듯해여ㅠㅅㅠ 늘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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