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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다. 짐이 오르락 내리락 하였고 이삿집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누가왔을까 이왕이면 이쁜 누나가 왔으면 좋겠다. 아니 친구가 왔으면 좋겠다.    

   

사실 난 옆집친구에 대한 로망이 있다. 만화나 드라마 같은데서 보면 옆집으로 이사온 친구랑 베프가 되는 뭐 그런 내용이 많지 않은가. 항상 친구집과 내 집을 들락날락 하며 하루종일 같이 놀고. 생각만해도 좋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두볼을 손으로 잡았다.    

   

이웃집의 공사가 끝났다. 학교나 학원을 갈때나 올때 유심히 옆집을 쳐다보고는 하지만 옆집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돈 많은 사람이 그냥 볼일 해소용으로 집을 샀나? 어렸을때 차에서 방광이 터질뻔한적이 있어서 나중에 내가 부자가되면 집을 군데군데 많이 사서 쉬마려울때 마다 들어가서 눌라 했었는데.   

   

나는 도어록에 손을 데다 말고 주머니에서 동전지갑을 꺼냈다. 떡볶이 사러 갔다와야지. 나는 느릿느릿하게 발을 움직였다. 간간히 움찔거리며 뒤를 돌아보곤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와 대박 어떻게 이사온집에 일주일이 넘도록 안들어올수가 있지. 혹시 사람이 아닌가. 헐 혹시 안에서 돌아가신거 아냐? 아냐 아냐 그런생각 하지말자. 나는 입술을 꾹깨물었다.    

   

대체 옆집엔 누가 사는거야.   

게임폐인? 할머니? 혹시    

   

"범죄자일지도 몰라."   

   

순간 등이 오싹했다   

.    

나는 옆집남자를 [위험한인물]로 인식하고 난 후 이웃집에 대한 관심을 아예 끊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야 오늘 우리 반에 전학생 온데"   

"여자냐?"   

"지랄."   

   

여자가 아니면 관심없어. 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왜 난 남고에 왔을까. 내가 고입문제를 좀만 더 맞았더라도. 중학생때 공부만 더 열심히 했더라도 남녀공학에 갈 확률은 더 많았을텐데.   

   

나는 갑자기 생각나는 얼굴에 미간을 찌푸렸다. 민철이 개새끼 아주 얼굴이 확폈드만. 남중에 있을때는 그렇게 거무죽죽하더니 애가 여자공기좀 마셨다고 얼굴이 허얘지고 혈색이 돌고 진짜 어이가 없어가지고.   

   

"야야 조용."   

   

쌤 언제오셨데. 나는 새끼손가락을 귀에 넣어서 길을 따라 귀지를 팠다.    

   

"오늘 우리반에 전학생이 온다. 알고있겠지."   

   

나는 허리를 곧게 폈다. 아무리 남자라도 우리반이 될 애인데 널부러져있는건 예의가 아닌것 같았다.   

   

"들어와라."   

   

나는 순간 심장이 멎는줄 알았다.    

존나.   

존나.   

존나 잘생겼다   

.   

"이선후"   

   

이름도 존나 잘생겼다. 목소리도 존나 잘생겼다.    

   

그리고 우리는 존나 못생겼다. 애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선후의 인기는 그야말로 대폭팔이었다. 초등학교에 이쁜 여자애가 온것처럼.    

   

이선후의 자리는 정말 바글바글했다. 노는애들이 보이기도 했고 착한애들, 웃긴애들도 보였다. 나는 책상에 엎드렸다. 이선후와 나는 절대 친해질수없다.    

나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고개를 살짝들어보니 이선후도 노는애들이랑 거의 대화를 하고있었다. 옆에서 우물쭈물거리던 평범한 애들이 자리로 돌아갔다.    

   

약간 흐릿하게 보이는 초점을 또렷이 하기 위해 눈을 찌푸렸다. 이선후가 내 가늘게 뜬 눈 사이로 보였다. 정말. 정말 잘생겼다.   

   

잘생긴 애는 원래 약간 놀고 질이 안좋은것일까. 이선후는 전학온날 부터 노는 애들이랑 어울리더니 수업도 빼먹고 담배를 피고 술도 마시고 클럽에도 갔다.    

   

나는 점점 흐릿해져가는 이선후의 얼굴을 머릿속에서 선으로 그렸다. 이선후는 이쁘게 잘생겼다. 애들은 이선후가 이쁜가 잘생겼나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곤했는데 나는 항상 잘생겼다편을 들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쁜것도 같았다.    

   

"아오 씨 수학쌤 진짜."   

   

나는 벌벌떨며 엘레베이터 구석에서 손으로 팔을 녹였다.   

   

"와 숙제 한페이지 안해갔다고 이렇게 나머지를 오래시키나."   

   

진짜 한 세시간은 있었던것 같다. 진짜 피곤하다. 빨리 씻고 빨리 방에 들어가서 자야지. 아무도 날 막을순 없어.    

   

엘레베이터에서 나가자마자 바로 집으로 들어가야지. 나는 검지를 올려 도어록 비번을 누를 준비를 했다.    

엘레베이터가 열렸고 나는 계획대로 집으로 뛰어갔다.   

뛰어가는 순간 내 눈에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    

   

"어..."   

   

정말 예상치 못했다. 범죄자, 게임폐인, 독거노인으로만 생각했던 옆집사람이.   

   

"안녕."   

   

이선후라니. 원래 와장창 깨져버렸던 옆진친구의 로망이 가루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한번도 옆집사람이 안보이길래 기대는 조금했는데....   

   

이선후는 아무말도 없이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어색해진 손을 천천히 내려 쥐었다 폈다.    

   

달빛에 비친 이선후의 얼굴은 이뻤다.    

   

나는 이제 이선후는 이쁘다 편이다. 약간 떨리는 심장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렀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생기냐."   

   

나는 잠시 멍하게 있다가 추위를 느껴 집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엄마가 준 팥떡 접시를 들고 어색하게 손가락을 꼬물락 거렸다. 엄마한테 이선후 얘기를 하니 이건 보통인연이 아니라며 친해질겸 이 떡을 주라고 했다. 이모한테 받은 떡이지만 맛없어 보여서 안먹었었는데. 그냥 다 먹을걸.    

   

"어떡하지."   

   

입에서 입김이 몽글몽글 솟아올랐다.    

   

아 그냥 해보자. 솔직히 이선후랑 나랑 친..친해질수도 있고 그냥 해보는거야.    

   

나는 기대반 걱정반으로 이선후 집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어떻게 넌 목소리까지 이쁘냐. 나는 떨리는 성대를 근육으로 부여잡고 목소리를 끄집어냈다.   

   

"나 너 옆집에 사는데 나 너랑 같은반이여서....떡주러 왔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떡주러 왔어가 뭐야. 으아아악. 어떡해. 어떡해.   

   

"........."   

   

문이 열렸다. 문사이로 보이는 이선후의 얼굴에 얼른 떡만주고 갈라했는데.    

   

"누구냐?"   

   

온몸이 굳었다. 이선후의 뒤로 어마무시한 포스의 일진무리들이 보였다.   

   

"우리반 애."   

   

그 순간에도 이선후의 목소리는 이뻤다. 뭐지. 아니 지금 이게 중요한게 아닌데.   

   

"이거 뭐냐? 떡?"   

   

덩치에 고릴라를 닮은 남자애가 이선후를 밀고 내 앞으로 왔다. 고릴라는 안타깝게도 키는 작았다. 어떻게 나보다 작냐.   

   

내가 내려다보며 안쓰러워하는게 보였는지 고릴라는 씩씩거리며 떡을 담은 접시를 던졌다.   

   

"뭘 꼬라봐 씹새야."   

   

나는 접시가 깨지면서 내 심장이 깨지는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엄마한테 죽었다.   

   

"사람이 불렀으면 말을 해야할거 아냐. 왜 꼬라보냐고 이 씹쌔기야!!"   

   

난 화난 고릴라를 잠재우는 방법을 안다. 내 친구 기환이도 고릴라같았거든.   

   

"잘생겨서."   

"이 씹새....뭐?"   

   

고릴라는 콧구멍을 수축시켰다.   

   

"너 잘생겨서 쳐다봤어. 미안 기분 나빠할지 몰랐다. 근데 접시 엄마가 아끼는건데..."   

   

고릴라의 눈가주름이 펴졌다.    

   

"아 난 그런건지도 모르고...접시는 미안하다. 내가 같이 치워줄게."   

   

고릴라는 착했다. 그렇게 나랑 고릴라는 접시를 치웠고 이선후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이선후의 집에 들어갈 날이 올까?    

   

들어가고 싶다.    

어느샌가 부터.   

이선후에 대한 호기심의 범위가 점점 커지고있다.   

   

이선후랑 친구하고 싶다.    

근데 이선후의 친구는 다 일진이다.    

   

"야 이선후 너 어제 그거 봤나? 개쩔지?"   

   

이선후의 친구중에서도 이선후랑 가장 친해보이는 애는 김기호이다. 김기호는 하얗고 여우상이다. 맨처음에 김기호의 얼굴을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건너건너 가다가 봤었는데 애가 하얗고 새초롬해보여서 키는 작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키가 커서놀랬었다.   

   

내가 김기호에 대해서 아는건 세가지가 있다.    

첫째. 피부가 하얗고 여우상이다.   

둘째. 키가 의외로 크다.   

셋째. 성격이 안좋다.   

   

만약 저 셋중에 하나를 별표치라면 난 당연히 셋째에 할것이다. 김기호는 성격이 정말 안좋다.    

   

"뭘봐 이 돼지새끼야."   

   

봐봐라 바로 성격터져 나오구만. 옆에서 알짱거리던 내 짝이 한소리를 먹었다. 상처받은 눈빛으로 내 옆자리에 앉은 내 짝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괜찮아?"   

"응...."   

"나 돼지얼굴 가까이서 봤는데 은근 귀여워."   

"꺼져."   

   

아니. 난 위로한건데.   

   

내 짝은 책상에 엎드렸다. 나는 허공에 떠오른 손을 내 책상 위에 올리고 뻘쭘흠에 시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점심시간 10분 남았다. 시간을 보다 슬쩍 이선후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이선후랑 김기호가 날 쳐다보고있었다.    

   

이선후가 날 쳐다보고 있을줄은 몰랐다. 나는 경직된 몸으로 아무렇지 않은척 재빠르게 책상에 엎드렸다.   

   

으악.    

볼이 따뜻해져가는게 느껴진다.    

얼굴을 더 깊숙히 파묻었다.   

   

@A는 그냥 순서를 나타낸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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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주인공완전귀여워요 ㅋㅋㅋㅋㅋ 말하는것도재밌고!!! 마지막에 왜 쳐다봤을까여 궁금해죽겠어여 ㅋㅋㅋㅋㅋㅋ 둘다 주인공좋아했음좋겟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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