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2팀 홍일점 02 ]
김지원 대리님의 어색한 소개에 OO는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어떻게 보면 이 회사에 들어온 이후로 처음 짓는 웃음인 것 같은데... 그렇게 사이가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으로 책상 위를 정리하는데 사무실이 누군가의 등장으로 순식간에 시끄러워진다.
" 아, 진짜! 도대체가. 영업을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
" 그런 좆같은 물건을 어떻게 팔아, 머리는 장식인가. "
" 자꾸 말 그렇게 할래? 욕 좀 그만, 어? 새로 오셨어요? 반가워요! 이 회사에서 여자는 처음 보는 것 같은데. "
" 예... 안녕하세요. "
< system ; 김동혁 >
나이 ; 26
취미 ; ?
성격 ; 말을 예쁘게 함. 옆에 서 있는 ' 구 사원 ' 과 앙숙 사이인 듯 보임.
OO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 회사는 팀장님부터 사원까지 못생긴 사람이 없단 것을. 아무튼, 둘의 표정을 보아하니 영업하러 갔다가 무진장 깨지고 온 것 같은데, 초면이고 별로 친하지도 않아서 OO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름도 못 물어보고, 이게 뭐야. 언제 물어보지, 하고 OO가 기회를 잡을 생각을 하는데 그런 OO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 저한테는 인사 안 하세요? "
" 네? "
" 저도 저 새끼랑 동기인데요, 저한테도 인사 하셔야 하는 것 아닌가. "
< system ; 구준회 >
나이 ; 26
취미 ; ?
성격 ; 그냥 무서운 것 같다. ' 김 사원 ' 과 앙숙인 듯 보임. ( + ? )
" 아, 아! 인사, 해야죠. 죄송합니다. OOO입니다. "
나쁘게 보여서 좋을 것 없고, 또 인사하는 게 맞단 생각이 들어 OO는 군말없이 구준회 사원에게 인사를 했다. 영업2팀은 OO를 포함해서 여덟 명이라고 헀으니, 인사를 해야 할 사람이 아직도 세 명이나 남은 것이다. 왠지 피곤해지는 기분에 관자놀이를 꾹 누르던 OO는 사무실 문이 조용히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어, 뭐야. 오늘 한 명 더 온다고 했었나? "
구준회 사원의 말에 OO는 묘한 기대감을 가졌다. 어떻게 보면 저랑 동기고, 또. 남자라지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생각들은 곧 보이는 얼굴에 와장창 깨지고 말았다.
" 안녕하십니까, 김한빈이라고 합니다. "
< system ; 김한빈 >
나이 ; 27
취미 ; ?
성격 ; 아침에 마주쳤던 것으로 보아 성격이 꽤나 더러운 듯 하다. 아직까지는 파악 불가능.
" 아, 김한빈 사원이 우리 부서에 마지막으로 들어올 사원입니다. 모두 OOO 사원과 김한빈 사원 반갑게 맞아주시고, 오늘은 신입들 적응도 해야 하고 하니까 점심 시간이나 일 없는 시간 종종 말 걸어주고 그래요. 그럼, 일 시작합시다. "
OO는 멘붕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첫번째는 옆집에 사는 남자가 동기라는 것이며, 둘째는 OO와 김한빈 사원을 제외한 나머지가 키보드 위에서 분주히 손을 놀리고 있었던 것이고. 마지막 세번째는 김한빈 사원이 OO의 옆자리였단 것이다. OO가 퍼득 굳어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김한빈 사원이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 우리 또 보네요. "
*
그렇게 기다리던 점심 시간이 다가왔다. OO는 슬슬 눈치를 보다 김진환 팀장이 몸을 일으키자 그제야 의자에서 몸을 떼었다. 사무실 곳곳에서 기지개를 펴며 앓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들 피곤한 것 똑같은가 보다. 점심을 어디서 먹지, 하며 행복한 상상을 하던 OO는 뒤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OO씨, 밥 같이 먹어요, 친해질 겸. "
" 아, 아! 그럴까요? "
혼자서 느긋한 점심을 즐기려던 계획은 실패했지만, 아직 인사를 못 한 분들도 계시기에 OO는 조용히 김지원 대리의 옆에 가서 섰다. 그런데, 오늘 점심은 어디서 먹죠? 피곤함이 잔뜩 묻어나는 김동혁 사원의 말에 잠시 고민하던 김지원 대리는 회사 앞 감자탕 집은 어떠냐며 영업2팀 사람들을 이끌었다.
" 저, OO씨, 옷에 안 묻게 조심하세요. 국물 튀면 지워지지도 않으니까. "
아, 예.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전해진 김진환 팀장의 걱정은 OO에게는 한줄기 동아줄과도 같이 다가왔다. 마치... 해님달님의 오누이 중 동생이라도 된 기분이랄까. 그렇게 수다를 떨며 영업2팀 사람들은 감자탕 집에 도착했다.
" 아이구, 어서 와! 저기... 예쁜 아가씨는 누구야. 회사 새로 들어왔나? "
구수한 말투의 감자탕 집 아주머니는 OO를 보자마자 반갑게 맞아주셨다. 예쁘단 말에 OO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꼭 토마토...
" OO씨, 꼭 토마토 같으시네요. 귀엽게. "
그것은 김한빈 사원도,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이었다. 영업2팀의 수다로 시끌하던 감자탕 집 안은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여사원의 사원증 |
윤형이랑 찬우만 나오면 되는군여. 하하. 참... 분량... 죄송합니다. ㅇㅅ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