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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끼다분 전체글ll조회 1007l 2

 

 

 

 

 

[EXO/찬열백현경수] 사계절(four seasons) 01 | 인스티즈

 

 

 

 

 

의사선생님, 또 꿈에서 그 사람을 봤어요.

한동안 못 보다가 보니까 너무 반가웠어요. 그래서인지 자꾸 눈물이 났어요.

그 사람을 안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 순간 깨버렸어요.

꿈에서도 울고, 꿈에서 깨고 나서도 계속 울었어요.

전 꿈에서 깨는 게 너무 무서워요. 이 세상엔 그가 없으니까요.

평생 꿈속에서 살고 싶어요. 이렇게 하루하루 사는 게 힘들 바엔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어요.

이 현실엔 그가 없으니까요.

 

 

 

 

 

 

 

 

[EXO/찬열백현경수] 사계절(four seasons) 01 | 인스티즈

 

 

흰 가운이 잘 어울리는 남자. 이 병원에서 제일이라는 정신과 의사 도경수.

그는 진료실에서 나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한 손엔 커피를 들고, 소파에 기대앉아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다.

그리곤 얼굴을 찌푸린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 아직이야?"

"?"

 

 

 

경수를 찾아온 남자는 준면이였다. 준면이 묻는 것은 아마 그녀에 관한 것일 거다.

경수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 보였다. 준면은 그런 경수를 보며 혀를 찼다.

 

 

 

 

"완치가 가능하긴 해?"

"완치는 불가능할 거야. 이건 뭐... 몸을 다친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사람 마음먹기에 달려있지."

"몇 개월 괜찮다더니 왜 또 그러는 거야?"

"병원에 갇혀 살다 보니까. 여기서 죽을 수도 없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이 현실에 없으니까 자꾸 꿈속에서 만나려고 애쓰는 거 같아."

 

 

 

 

꿈도 조종이 가능한가? 신기하네.  준면은 이만 가보겠다며 손을 흔들었다. 경수는 준면이 가고 몇 분채 되지 않아 소파에서 엉덩이를 뗐다.

항상 불안했다. 그녀는 이 세상에 남아있길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손목엔 셀 수 없이 많은 줄들이 그어져 있었고,

경수는 그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독방에 가뒀다. 병실이지만 평범한 병실이 아닌, 침대 하나에 좁은 창문밖에 없는 그런 새하얀 방.

그녀가 자꾸 자살시도를 해서 위험한 물건들은 다 치워버렸다. 놀 것이 없으니 그녀가 많이 심심해할까 봐 경수는 그런 그녀에게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

 

 

 

 

"선생님"

"네"

 

 

 

경수와 그녀가 말을 할 땐 항상 경수가 먼저 말을 걸었다. 그런데 오늘은 웬일인지 그녀가 먼저 경수에게 말을 걸었다.

 

 

 

 

"하루 종일 너무 심심한 거 같아요."
"심심해요?"

"네. 이 방에 있으면 꼭 제가 정신병자가 된 기분이고 또, 정신병자가 될 거 같아요."

 

 

 

 

아 이미 정신병자인가? 하긴... 정신이 이상해서 여기에 있는 거니까...  그녀는 혼자 중얼중얼 댔다.

경수는 그런 그녀를 보고 TV라도 한대 놔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달 동안 이런 방에서 참고 지내왔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많이 심심했을 텐데...

 

 

 

 

"저 이 방에서 나가면 안돼요?"

"안돼요."

 

 

 

 

경수는 단호했다.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경수의 눈치를 살피며 계속 나가고 싶다고 칭얼댔다.

경수는 난감했다. 티는 안 냈지만 난감했다.

자신도 그녀를 이런 방에 가둬둔 게 너무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OO씨가 이 방에서 나가면 또 자살시도를 할 게 뻔해요."

"아니에요."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

 

 

 

 

심심해서 그런 거면 제가 TV라도 한대 놔드릴게요. 그럼 되죠?  그녀는 경수의 말에도 꿈쩍을 안했다. 단단히 삐친듯했다.

그녀는 경수에게 토라져 이불을 머리끝까지 싸매고 반대로 누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읏차'

 

 

사비로 주문한 TV가 드디어 도착했다. 그녀가 조금이라도 덜 심심해하길 바라며 경수는 TV를 들고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환자분들이 경수에게 인사를 건넸고, 경수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한 분 한 분 인사해드렸다.

경수는 그녀의 방 문 앞에서 잠시 TV를 내려놓고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경수는 다시 TV를 끙차 하고 들어 올렸다.

 

 

 

 

"어...진짜 사오신 거예요?"

"네. 심심하다면서요."

"그냥 한번 해보신 말씀인 줄 알았죠..."

 

 

 

 

그녀는 TV를 설치하는 경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너무 고마웠다. 별거 아닌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준다는 게 너무 고마웠다.

TV설치가 끝나고 경수는 그녀에게 리모컨을 쥐여줬다.

 

 

 

 

"설마 작동법 까먹은 건 아니죠?"

"너무해요. 아무리 오래됐다 해도 그 정도로 바본 아니에요."

 

 

 

 

그녀는 경수에게서 리모컨을 받아들고 TV를 켰다. 그리고 화면이 켜지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우와...'하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경수는 그런 그녀를 보고 웃었다. 그녀는 부모님으로부터 장난감을 선물 받은 일곱살배기 아기 같았다.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작고 귀여운 하얀 손과 신기하다는 듯 초롱초롱하게 뜬 눈.

 

마치.

일곱살배기 아기 같았다.

 

 

 

 

"오랜만이라 그런지 낯선 얼굴들이 되게 많네요..."

"제가 재밌는 거 틀어줄까요?"

 

 

 

 

경수가 재미있는 방송을 틀어준다는 말에 그녀의 눈은 더욱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경수는 그녀도 이 방송을 재미있어할까 잠시 멈칫하다 채널 버튼을 눌렀다. 재미없으면 딴 채널로 돌리면 되니까

 

 

 

 

"무슨 방송이에요?"

"요즘 뜨는 연예인들을 데리고 하는 토크쇼예요."

"아..."

 

 

 

그녀는 내가 틀어준 방송을 집중해서 봤다. 이제 막 시작하려나 보다.

TV에서는 15세 이상이라는 문구가 떴고, 그다음엔 MC들이 나와 오프닝 멘트를 쳤다. 그리고 게스트들이 나오는데

이번 게스트는 요즘 잘 나간다는 아이돌 XO였다. 넘사벽 수준까진 아니어도 요즘 대세라고 볼 수 있는 남자아이돌 그룹이었다.

 

 

 

 

"OO씨는 저 아이돌이 누군지 모르죠? 작년에 데뷔한 XO라는..."

 

 

 

 

'OO씨 울어요?'  경수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게스트에 대해 설명을 해주려는데 그녀는 화면을 응시한 채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경수는 급한 대로 자신의 가운 소매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왜 우냐고, 울지 말라고 그녀를 달래주었다.

경수는 갑자기 눈물을 보이는 그녀로 인해 놀람과 동시에 어리둥절해했다. 그리고 몇 분간 아무 말 없이 계속 울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제가 꿈에서 계속 봐왔다던 그 남자..."

"네?"

"그 남자가 저기 있어요... 저기..."

 

 

 

 

 

드디어 눈물을 그치나 싶었는데... 그녀는 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TV 속 어떤 한 남자를 가리키며.

 

 

 

 

 

 

 

 

 

 

 

[EXO/찬열백현경수] 사계절(four seasons) 01 | 인스티즈

도경수

29살

정신과 의사

 

 

 

 

 


자까

새벽에 ㄱ갑자기 생각나서 쓴 글인데 짧은데도 지루하네여ㅕ핳ㅎㅎ하ㅏㅎ

그냥 심심할때마다 써야게또용 읽어주신 독자님들 알랍ㅂ휴~

아참 내일 크리스마스네 독자님들 ~ 메리솔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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