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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찬백] 열이 백을 취하는 법 中

 

 

 

 

 

 

 

[EXO/찬백] 열이 백을 취하는 법 中 | 인스티즈

 

 

 

 

떡잎부터 남다른 어린 피의 등장에 흥분되지 않은건 거짓이다. 당장이라도 목덜미에 이를 묻어 고통을 줌과 동시에 쾌락을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 어째서인지 쉽게 목덜미에 손이 가지 않았다. 한참동안 고민 끝에 저 어린잎이 성인이 된 후에, 그때 다시 한번 찾아와서 무엇이든간에 끝을 보리라 결심했다. 그때까지 백현이 살고있는 곳에 자기 흔적을 남겨 다른 이들의 침입을 보호해나갔거늘.

 

 

"혹,혹시..."
"...."
"저..아세요?"

 

 

두려움이 섞여 잔뜩 일렁이는 눈가를 가까이보니 막힌 숨이 탁 트인 기분이었다. 그렇지. 넌 오랜기간동안 숙성시켜두고나면 고귀한 가치덩어리로 변해있을 줄 알았어. 눈물섞인 울음소리에서도 나타나는 특유의 저릿한 향내음에 온몸이 설레였다. 욕망과 만족스러움이 섞인 미소로 백현을 내려다보던 찬열은 곧 덜덜 떨리는 몸짓을 알아차렸다.

 

 

"그게 아니라면..이것좀 놓고,"
"어째 넌 변한게 없을까."
"네,네?.."
"뭐만 해도 징징징. 이제는 어머니 어머니하고 안부르나봐?"

"그게 무슨,!"


장난치는 행동에 백현은 저가 놀림받고있단 것을 알아채고 그를 떨어트리기 위해 발버둥쳤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가냘픈 손목을 잡고있는 악력의 힘은 그대로여서 더 열이났다. 밤길 어두운 시간이라 주위는 기척 하나없어서 도와줄 사람도 당연 없었다. 저를 마냥 기다리고있을 어머니도 걱정되고, 이 남자가 위험한 인물이라서 제 생명이 위험할지도 몰라 무서웠다. 은은히 내려오는 달빛 아래서 얼핏 보이는 얼굴에 묘한 웃음기가 있는걸 확인하곤 괜한 울컥함이 치솟았다. 뭣하면 소리라도 지를 작정이었다.

 

 

"일부러 기억을 지웠다지만..그래도 역시 서운하네. 형이 업고 가주면 기억 나겠어?"
"이상한 소리 하지마세요! 아무 상관도 없으면 그냥 보내줘요!"
"아가야. 일부러 목소리 높이는건 알겠는데 그래봤자 아무도 못나와."


내가 있는데. 감히 어떻게 나오겠어. 조곤조곤 귓가에 덧붙이는 말에 백현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사람을 막아뒀단건 그렇다면 날 죽이기 위해서인가? 점점 암담해지는 상황에 백현의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겁 조금 줬다고 바로 토라지는 모습에 찬열은 몸만 컸지 역시 애는 애라며 생각하곤 백현을 끌고 앞장섰다. 갑자기 당겨지는 힘에 겨우 중심잡고 찬열의 옆에 붙은 백현은 어디가냐고 다급히 물어봤다. 눈도 안마주치고 성큼성큼 걷는 찬열에 백현은 안절부절 못하며 이걸 도망쳐야되나 생각하더니 손목을 붙잡은 커다란 손을 보곤 그를 접었다. 추운 밤길에 남자의 손은 따뜻해서 맞닿은 손목에 열이 올라왔다. 체격차이로인해 보폭이 맞지않아 백현은 아예 뛰다시피 걸었다. 찬열은 그를 알고있음에도 쉽사리 마음을 진정시키지못해 서둘러 걸을 수 밖에 없었다. 눈 앞에서 재회하고 보니 더 이상 기다리는것은 못하겠더라. 서둘러 사태를 마무리하고 백현을 취할예정이었다. 뭔 놈의 길이 이렇게 멀어. 잠시 인상쓰며 백현의 집을 향해 한참을 걷던 찬열은 집앞에 다가오자 슬며시 머뭇거리는 백현을 바라봤다.

 

 

"....."
"...뭘 그렇게 봐?"

 

심드렁한 찬열에게 바로 이 앞이 집이라고 말하면 그때 제 가족의 생사여부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지금이 죽으러 가는 길이라면 차라리 알리지않는것이 낫겠지 싶어 백현은 살며시 고갤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란 뜻을 남기고 시무룩하게 땅끝을 바라보며 애써 집을 외면했다. 찬열은 제 집앞을 보란듯이 외면하는 모습에 설마 제 가족을 죽일까 오해한것에 황당한 기색이 드러났다. 더 놀리다간 울음보 한번 더 터트리겠네. 중얼거린 찬열은 잡던 손목을 끌어 홱 하니 백현을 집안으로 들이밀었다. 어어 하고 딸려나간 백현은 어느덧 집안에 들인 모습에 멍하니 찬열을 올려봤다.

 

 

"데려다준거거든? 저번엔 땅바닥에 떨궈서 미안하니까."
"...아, 감사합.."
"추우니까 불때고, 문 잘 잠그고."


 

제 할말만 하고 휙 돌아선 찬열에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뭐지. 나 죽이려고 온거 아니었어? 성큼성큼 멀어지는 보폭이 밤길에 가려져 금방 어둔 그림자에 잡아먹혔지만 그가 사라진곳을 한참이나 바라보던 백현은 뒤늦게서야 부엌으로 달려갔다. 예상대로 냉랭한 아궁이에 얼른 장작을 찾아나섰지만 벌써 다 썼는지 주변이 텅 비었다. 급히 나가서 나뭇가지 여러개를 가져온 백현은 임시로 불씨를 키워냈고 연기 가득한 부엌에서 콜록이며 한참을 씨름하고 나왔다. 방 안으로 들어서려던때 뒤로 돌아 찬열이 사라진 곳을 바라봤다. 처음부터 말했을때 느꼈지만, 어쩐지 저를 아는 사람인것만 같아 아리송했다.

 

 

 

 

 

 

 

 

 [EXO/찬백] 열이 백을 취하는 법 中 | 인스티즈

 

 

 

"사,살려주,! 아,아무도 없어!? 아무도..!!!"
"그렇게 질러봤자 내 먹잇감만 몰아올테고 네 죽음도 빨리온다니까. 이래서 멍청한 인간들이란."

 

 

한밤중까지 산길에서 장작패던 늙은 남자는 저를 덮쳐오는 거대한 살기덩어리에 덜덜 떨리는 몸으로 뒤로 물러났다. 미끄러운 눈길에 순식간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어도 뒤로 물러남은 그치지않았다. 그에 반해 잘도 따라붙은 살기덩어리는 날카로운 손끝을 그에게 뻗어 단숨에 숨통을 잡아챘다. 비명을 지르는 입을 다른 손으로 막고선 얼굴을 가져오더니 눈빛만으로 벌써 영혼을 먹어치운듯한 생생한 붉은 눈망울에 절로 남자의 비명이 먹혔다. 저 붉은 눈망울을 채운 원동력이 영혼일지 피일지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목숨이 바탕이란것은 분명했다. 목덜미를 조이는 힘에 고통스럽게 앓는 소리내자 만족스러운 미소로 지켜보는 살기덩어리는 뒤에서 다른 이방인이 찾아온줄도 모르고 힘을 쏟아부었다. 곧이어 옆구리를 거세게 강타하고 거대한 살기덩어리가 떨어져나가자 늙은 남자는 갑작스럽게 뚫린 호흡통에 급히 숨을 몰아쉬었다.

 

 

"어떤 건방진 새끼가..!!"
"뭐야 이 건방진 새끼는. 누가 네 맘대로 내 구역에 들어오랬어."


이번것은 살기덩어리가 아니었다. 높고 높은 공포의 벽이 현실화되어 눈앞에 나타난 수준이었다. 늙은 남자의 눈에 그렇게 뵈인줄도 모르고 나타난 이방인은 옆구리를 강타당한 이에게 다가가더니 거침없이 발을 움직였다. 몇번 맞던 이는 이방인의 눈 한번 깜빡임속에서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아. 능력을 써?"

 

같은 종족앞에서 홀로 살고자 능력을 쓰는 수준낮은 인물에 찬열은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인간보다 못한 새끼.. 중얼거림을 분명 들었음에도 그는 나타나지않았다. 혹시나 해 뒤돌아보니 늙은 남자는 떨고있는 눈망울로 저를 바라보더니 눈이 마주치자 옆으로 쓰러졌다. 차라리 저렇게 솔직하게 쓰러지는게 훨배 더 낫겠네. 제 목숨을 부지하고자 하는 동족의 요망함에 찬열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살며시 떠보였다. 순간의 붉은 일렁임이 보였지만 그것은 순간이었다. 찬열은 말없이 어디론가 향하더니 오른손에 순식간에 열덩어리를 만들어내고 바로 앞으로 꽂아내렸다. 그러자 크게울리는 비명과 함께 불에 타고있는 남자가 드러났다.

 

 

"내가 열감지엔 조금 일가견이 있어서."

"크으윽..!아,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여길 떠,떠날테니까!"
"잘못하면 혼나야지. 근데 단순히 저 인간을 물려고해서 내가 화난게 아니거든 지금."

"크으으..!!"

 

열덩이가 꽂히자 없애려고 눈밭에 이리저리 뒹구는 모습에 찬열은 비소가 절로 나왔다. 마구 눈밭에 뒤엉키는 몸을 보다 일순간 강하게 발을 내려찍으니 바로 목덜미가 밟혔고 덩달아 경악과 고통에 찬 얼굴과 마주쳤다.

 

 

"내 흔적을 보고도 저번 냇가에서부터 시작해서 먹어치운 인간 수만 해도 여러개더라."
"그,그건 이 동네가 아니라..!"
"아니지. 여긴 아닌데, 네가 지금 이 자리에 서있지 말라고 내가 흔적을 남겨뒀던거라고."

 

 

아주 지긋한 오래전 찬열과 같은 동족의 수는 적지않았다만, 다양한 혁명과 전쟁, 그들만의 전투, 벼러별 이유로 다사다난했던 오랜 역사가 지나고나서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를 방지하기위해 그들은 서로 살고자 흩어지는 방안을 택했고, 목숨을 이어오기위해 마음에 든 구역이 있다면 제 흔적을 남겨 다른 이들이 건들이지않도록 남기는게 규율이었다. 그 규율을 어긴 이들이라면 아무리 특별한 그 누구라도 해도 남의 것을 노리는 천박한 죄는 엄중히 벌하여야되는이므로 숨을 끊는것이 도리였다. 찬열은 그렇기 때문에 쉽게 화를 가라앉힐 수 없었다. 이 늙은 남자가 그 애였다고 치면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일이었다.

 

 

"옆에서 알짱거릴때 처리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거긴 내 구역이 아니었거든. 조금 두니까 이렇게 행차를 다 해주시고."

 

 

되게 고마운거 있지. 말꼬리를 늘리며 그를 밟은 발을 좌우로 움직이던 찬열은 이내 그토록 인간들이 두려워하던 붉은 눈동자를 드러냈다. 덕분에 나 귀찮게 만들어줘서 대단히 고맙다. 같지도 않은 말로 선처베풀듯 중얼이던 찬열은 이내 열기로 가득한 화기를 내뿜으며 마지막 앞날을 바라보고있는 동족을 향해 한꺼번에 몰아퍼부었다. 거대한 화기의 소음이 숲을 진동시킬정도로 대단한 규모였지만 순식간에 짙은 저녁으로 돌아온 숲에선 그 어느것 하나 화재에 그을린 흔적 하나 남아있지않았다. 소리없이 어두운 밤길처럼 사라진 이 마을의 이방인은 쓰러진 노인을 보고 무심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 둘의 존재를 아는 유일한 목격자인 늙은 남자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뜨여진 눈앞에서 익숙한 마을주변이 보인것을 깨닫고선 크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O/찬백] 열이 백을 취하는 법 中 | 인스티즈

 

 

"야 변백현!!!"

방 안에서 어머니가 편히 드실 수 있게 수저로 죽을 푸던 백현은 시끌벅적한 바깥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침부터 무슨 요란이라며 문을 열자 어느새 마당을 가로질러 달려온 종대가 불안감이 찬 얼굴로 서있었다.

 

 

"너희 아버지 지금..!"

 

다급함이 보이는 얼굴에 일순간 지난밤 보이지않던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없는 모습에 늦게오시고 일찍나가신건지, 아님 어디서 외박하고계신건지 별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마치 큰일을 알리는듯한 모습에 본능적으로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 어머니 식사만 도와드리고 얼른 나가려고 자리에 앉으려 하자 본인은 괜찮으니 어서 가보라 떠미는 손길에 결국 옷을 챙겨입고 종대를 따라 달려나왔다. 굳이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묻지는 않았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곳엔 사람들이 가득 웅성여댔다. 종대를 꼭 붙잡고 앞으로 나아가다가 평상에 앉아 치료를 받으며 무어라 열심히 말씀하시는 아버지가 보였다. 흙길을 구르신것처럼 옷가지에 흙뭉치가 가득이었고 목깃에서 물들인 핏자국에 절로 움찔거렸다. 어릴적 아버지께 받은 구타로 받은 충격덕에 아직까지 피를 보면 망설이는 기질이 어김없이 드러났다.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백현에 아버지는 핏대까지 세우며 연설하던걸 그만두고 곁에서 치료하는 의원을 제지했다.

 

 

"...그러니깐 당장 그놈들을 찾아 죽여버려야된단거요! 안그럼 우리 마을이 머지않아 쑥대밭이 된다고!"

 

대충 옷을 입고 신을 신어 지게를 지려는 모습에 백현이 바로 제지했다. 아버지 제가 할게요 치료 받으시고.. 눈도 못마주치고 땅을 보며 하는 백현에 아버지는 품에 있던 삯을 의원에게 주고 빠르게 빠져나갔다.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냉랭하게 굴기로 유명한 부자사이에 사람들이 일순간 동정어린 말로 백현을 위로했다. 백현은 익숙하단 듯 지게를 대신 지더니 순간 행동을 멈췄다. 어젯밤 장작이 없어서 오늘 아침 구하려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먼저 구하고계셨었다. 생각치도 못한 아버지의 행동에 낯선 기분이 들어 떨떠름해진 백현에게 의원이 다가왔다. 팔과 목덜미가 좀 긁혔지만 금방 나을테니 걱정하지않아도 된다는 말에 백현은 고갤 끄덕이고 지게를 지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심히 다치지않았단말에 안심이 되는걸보니 피는 못속인다는 말이 난생처음으로 이해가능해졌다. 뒤를 따라나선 종대는 지게위로 있는 장작을 몇 개 집어 품에 안았다. 그리고 곁에 붙어 백현이 듣지못한 상황을 더 자세하게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너희 아버지께서 어떻게 되셨냐면..

 

 

"...그래서 우리마을에 악귀가 있다고?"
"어! 진짜 무섭지않냐. 그래서 오늘밤에 성인 남자들이 다같이 모여서 그 악귀놈들 타도하려고 모인다더라. 옆동네 사람들도 모인데!"
"그래.."


아버지께서 장작을 구하시다 악귀와도 같은 놈에게 목숨을 잃을뻔하다가 다른 악귀의 등장으로 겨우 살아남으셨다했다. 그 둘의 공통점은 괴팍한 힘과 동시에 붉은 눈동자. 붉은 눈동자란 소리에 사람들은 급격한 신뢰도가 들었고 당장 모이기로 결심했다. 악귀..악귀라.. 언뜻 생각나는 인물에 묘한 공포심이 들었지만 그것도 순간이었다. 그에게서 붉은 눈동자는 보이지도 않았고 조금 무섭긴 했어도 저를 해치려는 기색은 보이지않았다. 음... 정말 해치진 않았으니까.. 어느덧 종대와 집에 돌아오고 지게를 내려놓자 자연스레 종대는 부엌으로 들어가 들고왔던 장작을 내려놓았다. 불씨를 키우려고 만지려는 손길에 내가 하겠다며 그를 물렸다.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불씨키우는걸 말없이 지켜보던 종대는 무슨 할말 있는것처럼 얼쩡거렸다.

 

 

"뭐 왜. 할 말 있어?"

"응...! 오늘 저녁에 애들 다 모이기로 했어! 너도 갈래?"
"뭐, 미쳤어? 밤길이 얼마나 위험한데! 죽고싶어서 환장했어?"
"아 그니까! 밤길이 위험하잖아! 우리같은 청년들이 나가서 그 놈들을 때려부수고 와야 마을이 안전해지지! 어차피 어른들도 다 모여서 수도 우리가 많어."

 

 

종대입에서 흘러나온게 말인지 방구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모함에 기겁해댔다. 그래서 넌 안나올래? 여유롭게 아무것도 모르는 미소로 묻는 종대에 백현은 정색을 지었다.

 

 

"너 당장 죽고싶지않으면 그만둬. 옆 동네에 시체떠다니는게 장난같아?"
"아버님 말씀 못들었어? 너 오늘 잘못하다가 아버님..큰일 날 뻔하셨어. 오히려 당장이라도 기를 쓰고 나가야될건 너지않아?"

"난 물보듯 뻔하게 목숨 잃는 멍청한 짓 안 해. 너네 오늘 나갔다간 봐. 그 즉시 너네두고 야반도주할거야."
"......"


생각보다 강하게 나오는 백현에, 생각보다 질긴 종대에 서로가 팽팽하리만큼 물러설 수 없는 기싸움을 펼쳤다. 어머니면 껌뻑죽는 놈이 할 협박이 없어서 그런.. 종대의 속을 백현도 모르진않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순 없었다. 바로 어젯밤에 만난 인물이 어쩌면 그 붉은 눈동자일지도 몰랐다. 말할때마다 공포감이 뚝뚝흘러넘치며 그 위압감또한 어마무시할텐데 그걸 이런 쫄보가 어떻게 맞서겠는가. 서로 언성이 높혀지고 의견은 한치앞도 좁혀지지않을때 방 안에서 작은 기척이 들렸다.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백현은 잠시 움찔하더니 가보라는 뜻으로 옆으로 비켜준 종대에 먼저 방 안으로 들어섰다. 굳게 닫힌 방 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종대는 곧 시선을 돌려 울타리쪽에 시선을 두었고 그곳에서 세 명의 인물이 속속 드러났다. 이미 대화소리가 들려 눈치챈 그들이었지만 종대는 그들에게 확답을 주기위해 시무룩한 얼굴로 고갤 저었다. 그러자 한숨을 내뱉는 세 친구들에 맞춰서 같이 큰 숨을 내쉬었다.

 

 

 

 

 

 

 

 

 

[EXO/찬백] 열이 백을 취하는 법 中 | 인스티즈

 

 

 

 

내가 저 놈들이 나갔는지 안나갔는지 어떻게알지.. 방 한켠에 앉아 서책을 읽던 백현은 순간 드는 생각에 멍해지다가 벌떡 일어났다. 걔네 확인하러 가는길에 내가 죽을거같은데..불안하게 스치는 예감은 어째 현실성이 강했다. 불안한 마음에 입술을 곱씹던 백현은 약드시고 바로 잠에 빠지신 어머니를 살피더니 이내 옷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벌써 저녁이 되려는 하늘에 머뭇거렸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빨리 확인이나 하고 오자 결심했다. 조심조심 하면서도 빠르게 뛰어온 백현은 제일 가까운 종대집 울타리에 서서 집안을 살폈다. 방안에 불이 켜져있는걸 보니 나가진 않은것같은데..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가까이 가서 신발대를 확인해보니 종대의 신이 없었다. 이 자식이 어딜 간거야.. 이를 물고 다시 움직였다. 종대네에서 가까운 집은 종인네였다. 마찬가지로 뛰다시피 걸어 확인했지만 종대네와 다를것이 없었다. 설마하는 마음에 헐떡이며 마지막 경수네로 달려간 백현은 아예 집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나서 평상위에 횃대막대기를 준비해놓고 모여 앉아 나갈준비를 마친 웬수덩어리들과 마주쳤다. 백현의 등장에 세 명은 귀신이라도 본 것 처럼 헉 숨을 들이켰다.

 

 

"야 너네 미쳤어!!? 죽고싶어서 이래!? 너네 가면 죽는다고 이 바보들아!!"
"어..? 백현아.."
"이럴 때 일수록 입 닫고 가만히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거야, 이 멍청이들아! 잡숴달라고 횃대까지 들고 아주 지랄이다 지랄이야!"
"어 근데..그.."
"당장 집에 돌아가 너네. 지금 당장!!!"
"알았어알았어..근데..뒤에 분은 누구..?"

 

뒤에? 멍하니 등 뒤를 가리키는 손가락에 뒤로 돌자 백현은 숨이 막혔다. 어젯밤에 저를 데려다줬던 그 미심쩍은 남자가 떡하니 서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어제본것보다 인물이 훤칠한게 그대로 드러났다. 언제 왔는지 기척하나 듣지 못해 그의 등장에 소리없이 제일 놀란 백현이었다. 낯선 인물에 세 친구들이 조심스레 일어나자 덕분에 그쪽으로 시선을 튼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혼자와 세 명이었지만 그 세 명의 기가 다 눌려버렸다. 저를 두고 친구들을 바라보는 눈짓에 백현 또한 뒤로 돌아 친구를 살폈다. 역시나 기가 죽어 주춤거리며 평상 뒤로 물러나는 쫄보들이었다. 저를 노리고 찾아온 인물이니 저 불쌍한 쫄보들에게 영향을 주어선 안된단 사명감이 생겨났다.

 

 

"..아는 분이야. 너네 허튼 생각 말고 당장 집에 가라 진짜."

"백현이 너는 어디가게..?"
"백현이랑 잠깐 얘기하고싶어서 쫒아왔는데. 이제 빌려가도 되지?"
"네?..아 저 그게.."

 

 

 

기습으로 백현의 손목을 쥐어잡고 선심쓰듯 세 명에게 묻자 하나같이 당황한 얼굴로 주저했다. 손사래를 치고싶은건지 우왕좌왕 못할 때 남자는 답을 바란 게 아닌지 백현을 끌고 나갔다. 예상대로 저를 노리고 온 남자의 태도에 백현은 모든 걸 내려놓은 기색으로 순순히 끌려갔다. 종대가 전해준 말이 사실이었는지 지나가는 집집마다 횃대와 함께 성인 남자들이 나올 기색을 갖추고 있었다. 위험해진 분위기에도 백현은 마냥 남자를 멈춰세우질 못했다. 그저 강한 손아귀에 끌려 따라갈 뿐.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딸려온 백현은 귓가를 매섭게 스치는 바람의 향연에 숙인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밤중에도 푸른 달빛을 받아 은은히 넘실거리는 냇가가 보였다. 한밤 중에 물구경이라도 하고싶은건가. 속으로 생각할때 남자는 발걸음을 틀어 냇가 구석에 방치해있는 숲길로 옮겼다. 따로 입구가 없는 거친 수풀에 앞장 선 남자 뒤에 딱 붙어서 갈 수 밖에 없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뒤로 붙어오는 백현에 남자는 웃음을 지으며 열심히 수풀을 헤쳐나갔다. 한참을 걸어왔을까. 우뚝 멈춰서는 등앞에 절로 이마를 부딪혔다.

 

 

"도착했어요? 무슨 얘길 하려고 이런데까지 끌고와요.."


난 이제 죽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뒤를 돌아 눈을 마주친 순간말이다. 붉게 타오르는 두 개의 눈망울이 저를 뚫어지게 보고있는것을 깨닫고선 절로 무릎이 꿇릴뻔했다. 힘이 풀린걸 어떻게 감지했는지 빠르게 허리에 손이 들어와 부축했다. 잘게 떨리는 손으로 앞에 놓인 팔을 붙들었다. 어제 저를 그냥 보내준것은 그저 가지고놀던 먹잇감의 기한을 하루 늘린것 뿐인건가.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고 생각한 제가 미련멍청이었다. 벌써부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어머니와 친구들의 얼굴에 백현은 울컥함이 치밀어 올랐다. 마음속에선 이미 억울함으로 펑펑 우는 중이었다. 다른 이도 아니고 대체 왜 나냐고.

 

 

 

"아 미안. 눈 봤어? 흥분한거 들켰네" 
"....."
"고개 들어봐. 숙이지 말고."



나직한 명령조에 절로 고개가 들렸다. 평범한 검은 눈으로 돌아온 모습에 절로 팔을 붙든 손에 힘이들어갔다. 본인 마음대로 눈을 다스릴 수 있는거였어. 그래서 사람들 사이로 쉽게 파고들고 해치지. 그렁그렁 차오르는 눈물에 시야가 뿌옇게 되자 뜨끈한 감촉이 턱을 붙잡았다.

 

 

"왜 울어 맨날. 내가 너 잡아먹어?"
"그럼 안먹어요?.."
"아니, 먹으려고 데려온건데."

 

썩을놈!! 입을 열었다간 욕설이 섞인 울분이 튀어나올까봐 입술을 꾹 말았다. 뺨만한 엄지손가락이 슥슥 눈가를 분지르자 한 두방울 떨어진 눈물이 말라지는게 느껴졌다. 더군다나 시린 밤공기에 얼었던 볼이 순식간에 따스해졌다. 이 와중에 어떻게 이렇게 따뜻할 수 있는지 궁금한 내가 참으로 미련했다. 속타는 맘도 모른 체 방싯웃는 얼굴이 김종대와 김종인을 섞은 얄미움보다 더했다.

 

 

"어릴 때 네가 나 살려준거 알아?"
"제가요?..언제요?"
"그때 나 진짜 놀랬어. 뭔 어린 놈이 향이 얼마나 좋은지.."
"흐억...." 

 

 

말하는 중간에 목덜미로 또 한번 붙어오는 얼굴에 백현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 목덜미에 무슨 보물이라도 숨겨놓은건지 아예 목깃을 젖혀 코끝을 어깨선에 닿게했다. 그마저도 뜨거운 열기에 백현은 절로 그를 밀어냈다. 열망이 가득찬 뜨끈한 콧김이 쇄골위로 쏟아지자 절로 입이 벌려졌다. 말도 안돼게 소름끼쳤고 따뜻해서 이 정도에서 딱 죽고만 싶었다.

 

 

"되도록이면..!"
"응?"
"피는..안보이게 죽여주세요.."

 

 

뜬금없는 소리에 찬열이 얼굴을 묻다 말고 백현을 내려봤다. 들었어요. 저.. 붉은 눈동자가 피를 다 빨아먹어서 죽인다고.. 중얼중얼 덧붙이는 백현의 말에 찬열은 그건 그렇다며 고갤끄덕였다. 그에 백현은 정말 그가 그렇게 죽여준다고 약조해준줄 알고 순간당황함에 눈이 커졌다. 진짜 날 죽인다고?

 

 

 

"저,저 진짜 죽여요? 정말?"
"피 안보이게 죽여달라며."
"그,건 그런데..왜 저에요?"
"네가 전에 나 살려줬다 그랬잖아"

 

 

그거랑 이거랑 뭔상관..?! 슬슬 그에게 익숙해지자 백현은 겁이 없어졌다. 아니, 죽음이 임박해지자 겁이 없어진걸지도 몰랐다.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는 백현에 찬열은 만족스럽단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놀리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커서 어른이 되면 어떤 인물로 자라있을지, 떠돌이 찬열의 지루한 삶 중 백현이 유일한 기대감이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그렇고 눈앞에서 슬슬 말을 푸는 백현에 작은 똥강아지 하나 만난것같아 마음에 들었다. 순둥하게 쳐진 눈매가 어릴때와 똑같아 더욱 더 좋았다. 기나긴 여행에 강아지 하나 대동하면 그것도 나쁘진않겠지. 알았다며 머릴 쓱쓱 쓸어주는 찬열에 백현의 입이 합 다물렸다. 그러고보면 이 남자는 아까 보았던 붉은 눈 빼고 지금까지 계속해서 웃는 눈으로 저를 내려다보고있었다. 무언가 이상함을 알아챈 백현이 슬슬 뒷걸음을 치자 단박에 허리가 잡아채였다. 꼼짝없이 붙어있는 몸에 백현의 얼굴이 조금씩 달아올랐다. 남사스럽게 계속 허리를 잡아채는것이 드디어 부끄러워진 백현이었다. 이 쪼끄만 백구같은 순수함을 어떻게 물고빨고 다닐지, 중간에 너무 사랑스러워 깨물어죽이면 어떡할지, 그런 쓸데없는 고민을 찬열이 짓고있을때였다.

 

 

"...무슨 소리 안들려요?"
"들려."

 

 

정말 듣고있는게 맞는건지 시선은 정확히 백현을 보며 말하는 찬열이었다. 멀리서 웅성거리며 달려드는 소리들이 가까워지더니 제 허리를 감싸던 힘이 풀어지자 그제야 백현이 고갤 들었다. 뭐지. 이 소리는.. 겹겹이 나무로 둘러쌓인 숲길에서 바깥을 보기는 힘들었지만 단 하나는 명확히 보였다. 하늘위로 매케하게 휘날리는 연기바람과 동시에 숲길에 번지듯 보이는 열기덩어리들. 저것들은 분명 횃불들의 향연이었다.

 

 

"어이구..뜨겁겠네.."


수십개의 횃불 행렬이 지나가고 그것들을 보고 난 뒤 남자의 후기였다. 어이가 없어 백현은 절로 헛웃음을 지었다.

 

 

 

 

 

 

 

 

 

 


예헤~

메리크리! 는 이미 지나갔어요 어허허

연말이라 그러는지 의도치않았는데 연속약속들이 줄기차게.. 무서운것들..꼭 이러려고 그동안 잠수탄것처럼..

 

 

내년이 벌써 1주일도 안남았네요! 4일뒤면 무조건 내년이라니. 아이고 이게 뭐람! 난 올해 한것이 없는데! 엉엉!(먼지만날린다)

백수가되어 열심히 부모님의 등골을 빼먹어야겠어요..후..(철썩)

 

 

열심히 쓰다보니 분량조절 실패..찬백픽인데 찬백이 없엌ㅋㅋㅋ첨과 끝에만 찬백이야. 이게 뭐람! 그래서 상하 편으로 하려는걸 상중하로 하기로..

제가 전편을 보다보니 알아차렸는데, 포인트를 너무 높게잡았어욬ㅋㅋ아이고 이게뭐야..그래서 이번부터 포인트 급하락으로..담편엔 10으로 조정할생각입니다~

오타는..애교로....

 

하도 사진을 안모으고 다니다보니 사진찾는것도 시간이 오래걸리네요. 허허허. 요즘 백현이 진짜 백오빠기질 장난아니더구만유.그래도 전 붕붕붕입니더 하ㅓㅎ허허

저는 이만 말을 줄이고 담편을 쓰러 넘어갑니다~ 내년에 뵐지 언제뵐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댓글로 남겨주신 여러분 감사드려요! 싸랑해여!

 

추운 날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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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알림뜬거보고 바로왔어요!!! 이번편도 꿀잼이네요ㅋㅋㅋㅋ다음편도 기대합니다!!
9년 전
렐루야
넹! 정말 감사드려요 흡흑 제가 빨리빨리 올리면 계속해서 요로코롬 와주실텐데...느므늦었졍흑흑 죄송해여. 재밌게봐주셔서 감사드려요!! 부디 이번에 나온 하편을 그냥 지나치지마시길 흑흑..
9년 전
독자2
저번에 이어 오늘도 썸원콜더 다음펴뉴ㅠㅜㅜㅠㅠ 진짜핵잉요 언제 오시든 기다릴께여♥
9년 전
렐루야
네 썸원콜더 담편...제가 느므 늦었졍...(가루가되어사라진...ㄷ..) 저를 기다려주시다니 어헝 감동이에요 너무 감사드립니다ㅠ 재밌게봐주셔서 감사드려요 헣ㅠ 다음편 이제서야 나왔슴돠..!
9년 전
독자4
당장버러갑니더♥
9년 전
독자3
아ㅜㅜㅜ 신알신보고왔지여당연히 ㅠㅠㅜㅜㅜ재밌어요 뱀파이어찬뇨르 완전취향.. ㅠㅠㅜㅜㅜ제취향임다ㅜㅜㅜ 거기다가쫄보세명 종인종대경수 ㅋㅋㅋㅋㅋㅋ 완전귀여웤ㅋㅋㅋ
9년 전
렐루야
신알신..지금까지 신알신이 안된다면 답글로 독자님을 소환하겠어여! 헣허..저도 좀 센캐인 찬열이 보고싶어서 뱀퐈로 골랐는데..잘못살린거같아요 아쉬워랑.. 쫄보들은ㅋㅋ귀염귀염ㅋㅋ다음편이 이제야나왔슴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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