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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즈 전체글ll조회 592l
두번째긴 한데 ㅎㅎㅎㅎ
뭔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에요!

며칠동안
조금씩 쓴 글이라서
막 기대는 안하시는게...
그럼
스타뚜!







#


봄이 오자 다시 시작된 편두통에 쉬는시간 내내 책상에 엎드려 진통제를 먹어야 할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었다.아침부터 무기력했던 내가 걱정이 됬는지 김지원은 쉬는시간마다 2학년 교실에 내려와 내 옆에 앉아 내 뒷머리를 살살 쓸어주며 걱정스런 질문을 계속 했다.


"아파?"


무뚝뚝한 성격의 김지원이 이렇게 묻는 건 굉장한 노력이 가미된 질문이다. 어쩌면 이 짧은 말이 다정하게 느껴질 정도다.


"조금.. 아직 참을만해."

"약은?"

"있어."

"아프지마."


매년 봄이 되면 어릴적 다쳤던 머리는 유세라도 떨듯 편두통으로 날 찾아왔다. 아무리 병원을 다니며 검사를 받아 보아도 이유 없는 통증이었기에 편두통을 잠재우는 방법은 단 하나, 진통제였다. 손에 쥔 진통제를 김지원에게 펴 보이자 다시 내 손을 주먹을 쥐게 했고 종이치자 앞머리에 덮힌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고 일어나 교실을 나갔고 나 또한 책상에서 일어나 다음 수업의 책을 꺼냈다. 아까와 다르게 아무 말 못하던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꺼냇고 화살이된 아이들의 말이 귓가에 꽂혔다.


"김지원 왜저래? 진짜 정신이라도 나갔나?"

"말도마. 김지원, ㅇㅇㅇ한테는 껌뻑 죽잖아."

"ㅇㅇㅇ이 김지원 약점 잡고 연극하는거라던데?"

"왠 다정남 코스프레?"

"김지원이 저러는거 진짜 이해 안돼."

"진짜 김지원 소문이랑 너무 달라."


오늘따라 늦는 선생님이 얼른 들어오기를 바라며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깐깐하고 까칠하기로 중학교 시절부터 유명했던 김지원이었다. 애들사이에서는 나쁜남자의 정석이라며 로망같은 선배였던 김지원은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날부터 나에게 무장해제에 좋아한다는 말을 서스럼 없이하며 나를 따라다녔다. 사실 소문의 내용들의 대부분 사실이라 김지원이 꺼려졌었다. 하지만 나에게 진심을 다하는 모습과 달라지겠다는 다짐, 그리고 변화를 보여주며 내 남자친구가 된지도 어느덧 6개월.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며 나와 김지원이 사귄다는 걸 알게된 아이들은 언발란스한 우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연애는 우리가 하는데 본인들이 더 유난이다.


"자, 오늘 수학선생님께서 급한일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수업을 못하게 됬으니 모두 자습을 하도록."


수학이 아닌 영어선생님의 등장에 애들은 조용해지고 선생님말에 귀를 기우리다 소리를 질렀다. 난 진통제를 손에 꼭 쥐고서 책상에 고개를 편하게 대었다. 선생님이 나가자 다시 커진 아이들의 목소리 때문에 자고 싶었지만 결코 잠을 잘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아이들의 얘기를 듣다 종이 쳤다. 다음 쉬는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엎드린 나를 걱정하는 김지원과 알게모르게 우리를 아니꼽게 바라보는 아이들. 순간 김지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냥."


그냥이라는 말이 좀 걸리긴 했지만 한동안 잠잠히 내 곁을 지켰던 김지원이기에 믿으려 했지만 자습 내내 나와 김지원에 대해 뒷담을 하던 애들에게 다가가는 김지원을 보았다. 일어나 김지원을 불렀지만 이미 화가 굉장히 많이 나 보였다.


"선배..."

"내가 니 선배야? 그랬었나?"


김지원의 뒷모습만 보아도 부들거리며 화를 참는게 눈에 보여 얼른 김지원을 돌려 세워 밖으로 끌었지만 김지원을 혼자 감당할 수 없었다. 점점 심해지는 두통과 온몸에는 힘이 빠졌다. 김지원이 다시 나를 향해 돌아섬과 동시에 내 눈에는 하얀 교실 천장이 보였다.

*

잠이 깻을 때는 내 손을 잡은 굳은 살 가득한 손이 느껴졌다. 눈을 뜨자 보이는건 고개 숙인 김지원과 익숙한 보건실 풍경. 서서히 김지원의 고개가 들리고 나를 보는 김지원의 눈은 걱정이 가득하다.


"괜찮아?"


대답 대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는데도 내 손을 꽉잡은 김지원은 뭔가 굉장히 불안해 보였다.


"나 잘못한거 맞지?"


뜬금없는 김지원의 말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자 손등을 살살 만지며 약속 못지켜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제서야 김지원이 무슨말을 하는지 알아차렸다.


"화낸건 잘못했지만 그래도 통쾌했어."

"어...?"


의외의 내 반응에 놀란 김지원은 그저 내 손을 잡고 만지작 거렸다.


"칭찬이 어색하긴 한가보다? 왜이렇게 쑥쓰러워해."


내 말에 아이처럼 베시시 웃는 김지원이었다. 시계를 보자 점심시간을 지나 마칠 시간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좀 더 누워있다가 종례하고 가자."

"오늘 왜이렇게 다정해?"

"좋으면서 괜히그런다."

"신기해서."


1년전만 해도 지금 우리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항상 무섭게만 느껴지던 김지원이 바보처럼 웃으며 내 옆에 있으니 게다가 내 남자친구라니 더 신기할 따름이다. 보건실 문이 열리며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나를 보고 가까이 다가오셨다.


"이제 정신이 드나보구나? 생각보다 편두통이 심한가보더라 거의 하루종일 누워있었어. 더군다나 지원이 이녀석은 꼼짝도 안했고."

"김지원."

"걱정되서. 이해할거지?"

"어휴.. 닭살 커플나셨어요. 그래도 다행이야. ㅇㅇ 덕분에 지원이가 제자리를 찾았네."


선생님의 말에 왠지 뿌듯하면서도 김지원이 새삼스레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여전히 내 손을 잡고 있는 김지원의 손등을 꼭 잡았다.


"점심도 안먹었지?"

"니가 누워있는데 내가 왜먹어."

"밥해줄게. 집에 같이가."


방학때도 종종 서로의 집에 놀러가며 밥을 해주곤했다. 매번 요리를 하는건 나였지만 맛있게 먹는 김지원의 모습이 너무 좋아서 힘든건 금방 잊었다. 오늘도 나 때문에 수고한 김지원에게 주는 내 상이었다.

*

입안 가득 음식을 오물조물 씹는 김지원을 보다 교실에서의 일이 궁금해 졌다. 조용히 우리를 보던 애들이었는데 김지원이 왜 일어나 그애들에게 화를 냈는지. 물을 마시던 김지원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묻자 사례가 걸린듯 콜록 거리며 가슴을 툭툭 쳤다.


"미안. 놀랬어?"

"아니..."


조금 잠잠해진 김지원을 보고 다시 묻자 '김한빈'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김한빈과 같은반이라는 걸. 김한빈은 김지원의 사촌동생이자 우리반 반장이다. 두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아이들로서 무슨 얘기를 하든 다 김지원의 귀로 들어가는 건 당연했다. 오늘의 일도 그랬다. 아이들의 뒷담은 고스란히 김지원의 귀로 모조리 녹음이 된채 들어갔다고.. 쇼파에 앉아 내 어깨에 팔을 걸친 김지원은 왼쪽 귀를 만지막거리며 조심스레 물었다.


"하나가 안들린다는건 무슨 느낌이야?"

"그냥.. 조금 답답할 뿐이야."

"그래도 다행이야. 한쪽이라도 내 목소리 들리잖아."


어린시절 머리를 다치면서 난 편두통를 얻으면서 왼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김지원과 만나기로 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나의 청각장애 사실도 밝혔을땐 김지원은 울었다. 매번 나의 왼쪽편에서 걸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안들어 준다는 내게 투정을 부린게 미안하는 이유에서 였다. 왼쪽편에 선 김지원이 불편해 오른쪽으로 서면 다시 왼쪽으로 서는 김지원이었기에 더욱더 눈물의 의미는 짙어졌었다. 한참을 울던 김지원은 나를 안아주며 한 말이있었다.

'내가 많이 부족하겠지만 니 왼쪽 귀가 되어줄게.'

그말을 듣고서 나도 참 많이 울었다. 누구에게 쉽게 말할 수 없었던 나의 치부를 남자친구에게 말하기까지 참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나를 안아주는 김지원이 너무 고마웠다.


"김지원씨."

"오빠라고 부르라니까."

"나 많이 좋아해?"

"응. 근데 사랑도 해."



#


눈을 뜨자 보이는건 울고있는 내게 반지를 끼워주는 김지원이었다. 오늘은 우리가 만난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이다. 그리고 김지원은 나에게 청혼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사람이 되게 해준다며 자신을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


"울지마. 이렇게 좋은 날 왜울어."


무뚝뚝하던 10년전의 김지원은 이제 없다. 모두가 나를 부러워 할 만큼 김지원은 다정하고 좋은 사람으로 변해갔고 군대를 다녀오고 부터는 나에게 더욱 더 진심을 다하고 솔직한 사람이 되었다. 10년동안 한번도 헤어지지 않고 어떻게 연애를 했냐는 말에 우리는 당당히 말한다.


사랑하니까.

*

상견례를 할때는 왜 이제서야 청혼을 한거냐며 아버님은 김지원을 혼내키셨고 엄마와 어머님은 소중하고 귀한 자식을 보내줘서 너무 고맙다며 부둥켜 안고 우셔서 양가의 아버지들께서 결혼 날짜를 잡아주셨다. 내년 봄, 벚꽃이 만개할거라는 4월 20일. 우리는 부부가 된다.


"자기, 앞으로 우리 할일 되게 많다. 그치?"


앞으로 7개월 남짓 남은 시간동안 우리는 결혼준비를 해야한다. 신혼집, 가구, 예물과 청첩장, 하객선물 그리고 가장중요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행복하다.

*

7개월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갔다. 흔히들 결혼준비를 하며 싸우기 마련이라고 했지만 우린 더 알콩달콩 닭살스러워 져 친구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홀에 들어오며 봤던 김지원과 나의 웨딩사진을 보고 울컥 했지만 다시 웃었다. 메이크업을 받는 내내 내 옆에 앉아 거울 속 내 모습을 빤히 보던 김지원이 나를 대신해 눈물을 보였다. 이유는 너무 행복해서란다. 신부대기실로 옮기고 나서는 틈만나면 문 사이로 힐끔힐끔 보는 김지원이 귀여워 자꾸 웃자 김지원도 똑같이 웃어보였다. 지금 이순간이 그 어느때보다 행복하다.


"지금부터 신랑 김지원군과 신부 ㅇㅇㅇ양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는 우리 사이에서 제일 고생했던 김한빈이 맡았고 주례 없이 양가 부모님의 말씀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문제아라는 말을 달고 다녔던 우리 지원이를 ㅇㅇ이가 사람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 남들처럼 공부하고 대학을 가는 걸 보고 행복하다 생각했는데 지금이 진짜 행복이라는걸 알게됬네. 언제나 우리 가족이었지만 다시 정식으로 우리 가족이 된걸 환영한다."


10년 동안 만나오면서 아들뿐인 아버님어머님께 난 사랑으로 낳은 딸이었고, 딸뿐인 우리 부모님께 김지원은 사랑으로 낳은 아들이었다. 언제나 가족이라 생각하며 지내온 시간들이었지만 오늘에서야 우리는 정식으로 가족이 되었다. 오로지 사랑하기에 우리는 서로를 아내로,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가족으로 다시 마주했다. 어머님과 엄마는 상견례 때처럼 울고 계셨고 아빠도 아버님도 조금씩 눈물을 보이셨다. 마지막으로 김지원과 마주섯다. 키스하라는 김한빈의 말에 김지원은 망설임 없이 내 볼을 감싸고 키스했다. 행복하다는 생각만 가득했고 우린 그렇게 하나가 되었다.

*

김지원은 내게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사람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나를 이해했고 나의 귀가 되어줬다. 봄이 되면 시달리던 편두통은 김지원과 함께하는 시간동안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었다. 문제아라는 오명과 깐깐하고 까칠한 선배 김지원은 더이상 없었다. 나를 위해 늦게나마 공부를 시작했고 당당히 대학에 합격을 했고 군대도 다녀왔고 번듯한 회사에 취직도 했다. 나는 변하는 그를 볼때마다 사랑을 느꼈고 새삼스레 내사람이라는게 자랑스러웠다. 17살, 18살 어렸던 우리의 첫만남은 지금의 우리를 상상이나 했을까? 어울리지 않게 수줍은듯 고백하던 김지원의 모습이 눈앞에 선명하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가 좋다. 그래서 행복했다. 앞으로 남은 시간도 우린 여전히 행복할 예정이다. 아니, 더 행복해 질거다.


"사랑해 김지원. 아니, 더 사랑할게 자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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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ㅠㅠㅠㅠㅠㅠㅜ지원이순정남ㅠㅠㅠㅠㅠ작가님글진짜잘쓰세요ㅜㅜ
9년 전
셰인즈
헐 ㅠㅠㅠ 첫댓글 ㅠㅠㅠ저의 비루한 글솜씨를 칭찬해 주시다니 ㅠㅠㅠ 감사합니다!!!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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