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 해 - 씻ㅂ냐 - 야... - 야 - 양ㅇ야야야ㅑ - ㅠㅠ - 왜 이렇게 안 봐 - 오늘 RG? - 늦지 마랑ㅋ 늦지 마라? 대체 무엇에 늦지 마라는 걸까. 정상은 며칠 전의 대화를 떠올리고는 그제서야 친구의 말 뜻을 이해했다. 대화의 내용인 즉슨 중국어 학원 인기 강사가 소수정예 기초 반을 가르치게 되어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수강 신청에 성공했다는 것, 그리고 추가로 하나를 양도받게 되었으니 한 번 취미로라도 같이 다녀보는 게 어떻냐는 것. -오후 세 시야, 오후 세 시! 혹시 모르니 지금 너희 집으로 달려가는 중 현재 시각 약 오전 아홉 시. 뭐야, 오후 세 시면 한참 남았네. 것보다 왜 내 의사는 묻지 않고 우리 집에 오겠다는 건데. 못 말린다는 양 가만히 고개를 내젔다 옷장으로 발을 옮겼다. 뭘 입는 게 좋을까, 고심하고 또 고심해서 택한 옷 몇 벌을 침대 위에 나란히 올려두고는 거울 앞으로 향해 하나 하나 걸쳐본다. 이건 너무 무심한 듯하고, 이건 너무 튀고... 말 그대로 옷은 많았으나 입을 옷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맘에 안 든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다 검정색 스키니와 흰 셔츠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고는 다른 옷들을 차곡차곡 개어 다시 옷장 안으로 집어넣었다. 옷을 갈아입고 파우치를 꺼내 막 피부화장을 시작하려 할 때 즈음 누군가가 요란히 초인종을 울렸다. - “야, 너 내가 말 안 했으면 까먹을 뻔했지?” “...어어? 아니? 아닌데?” 특유의 개구진 웃음을 지으며 마치 제 집인 양 당당히 집 안으로 발을 내딯는 그녀의 물음에 아닌 척 손사래를 치며 강하게 부정했다. 해맑은 웃음소리가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화장을 끝마치고 친구와 이런 저런 수다를 떨며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는 동안 시간은 어느새 오후 두 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ㅜㅜ 무려 저번 화로부터 한달 후 연재라니 으으 죽을 죄를 지었습니... 바쁜 일정에 쫓기다 이제야 왔습니다만 안 그래도 곰손이던 손이 안 쓰다 쓰려니 더 퇴화해버려서 엉엉... 앞으로는 늦는 일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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