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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빵공장 전체글ll조회 800l 7

 

#1~#5 에피소드 中 다섯소년의 국제통신교류학교 입학식 전날 中2

 

[프로그램이 종료됩니다.]

 

"흐아아아암~.아오 진짜 이딴일 그만 두던가 해야지-."

종현은 힘껏 기지개를 펴며 중얼거렸다.방금 전까지 시끌벅적했던 집안에는 컴퓨터 프로그램 작동하는 소리만 들릴뿐이었다.

시계 초침 움직이는 박자에 맞추어 무료한 듯 고개를 까닥거리던 종현은 바로 앞에 놓여있는 커다란 헤드셋을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종현의 손이 꽤나 커서일까, 헤드셋이 그의 손에 채 들어가지 않았다. 종현은 헤드셋을 오른팔에 살짝 걸쳐놓고는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한 듯 베개를 머리맡에 끌어와놓았다. 가만보니 아랫목에는 솜이불도 보인다. 종현은 몸을 반쯤 뉘이고 발가락을 움직여 이불을 움켜쥔 뒤 끌어당겼다.

 

"김종현 선생님아?"

이제 막 베개에 머리를 파묻은 종현의 귀로 낭랑하지만 어딘가 화나보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종현은 아직까지 헤드셋을 끼어놓았던 오른팔을 위로 들어올리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대답했다.

 

"반말을 하려면 반말만 하고 존대어를 붙일거면 제대로 하던가."

"닌 지금 잠이 오냐 잠이 응?내일이면 애들 새로 이 학교 들어올텐데 넌 애가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정신이 있는 거냐고? 너 때문에 있는 정신도 다 날아가게 생겼다.

종현은 벌떡 일어나 그렇게 쏘아붙이고 싶은 마음을 접어두었다. 동시에 이런 호기심이 일었다,

여자의 목소리가 적당한 자극을 받았을 때 상대방에게 얼마만큼의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해보자고.

불행히도 아마 그 첫번째 실험의 타깃이 바로 자신이 된 것 같았다.

종현은 귓가에 박혀오는 누나의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 노력했다. 가끔 '의지박약, 꼬맹이, '같은 거슬리는 단어가 들려왔지만 늘상 듣는 말이라 신경쓰지 않기로 했으니 문제는 없었다. 지금은 이 말을 듣는 종현보단 그의 누나가 더 힘드고 지칠 뿐이라는 걸 잘 아는 종현이었다.

한참을 씩씩거리며 떠들어대던 그녀는 종현이 꼼짝도 하질 않자 지쳤는지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그러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종현은 나지막히 말을 내뱉었다.

 

"누나.누나가 한가지 잊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뭐-"

"..............."

"아 개새끼야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해~!"

"나도 그 학교 학생이야."

꽤나 비장하게 말하는 종현. 그 모습에 순간 방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종현의 누나는 아무말이 없다가 갑자기 푸흡,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이 박장대소로 이어지기까지는 3초라는 시간이면 충분했다.

"아낰ㅋㅋㅋㅋ아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내 눈앞에 키읔 이라는 모음이 보이는 게 착각은 아니지?"

"너 지금 언어시각화 장치 썼어?"

"아니,렌즈로 꼈는데."

"그거 빼,별 쓸모없고 혼란스럽기만 한거 뭐하러 껴..그나저나..으흐흐흐.....ㅋ크크크크크크킄"

종현은 렌즈를 빼라는 누나의 말에 주머니에 투명한 유리막을 꺼내고 눈을 뜬 채 눈가에 가져다대었다.곧 렌즈가 스르륵 하고 빨려나왔다.

"아 왜웃어?!!!"

종현은 몸을 일으켜 쓰러질 듯 웃는 누나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 자신은 나름 진지하게 대답했는데 저런식의 반응이 나오니 속상하고 창피했다.

"니가 그 학교 학생인건 아는데...흐흐흐..아니..너무 진지하게 말해서...크크크크..에구 귀여운 내동생!"

종현의 누나는 억지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종현의 두 볼을 감싸쥐고 귀엽다는 듯 손을 비벼댔다. 그렇지만 또 종현과 눈이 마주치자 마자 그녀는 웃음보가 다시 터져 시선을 피해야만 했다.

"아 진짜-누나 나 잘래."

"자긴 어딜 자려고-저거 프로그래밍 다 끝냈어?"

"나는 불어 담당이야 누나 응? 프랑스애들하고 교류하는 프로그만 짜면 된다고 언더스탠드? 그러니까 난 이만-"

종현은 투정을 살짝 부리며 다시 이불위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이불에 닿은 피부의 감촉을 느끼기도 전에 종현의 누나가 종현의 팔을 잡아끌어 일으켜세웠다.

이번에는 또 뭐냐고 말하려는 종현의 눈에 애원하는 듯한 그녀의 눈빛이 들어왔다.

"....뭐야?"

"종현아 프로그램 또 뭐 할 거 없을까?"

"...진짜 없는데. 누나 나한테 뭐 부탁할 일 있으면 빨리 해."

"이히, 눈치는 진짜 빠르다니까 우리 동생 키크는 속도도 빨라서 지금 이렇게.."

"누나 나 그냥 잘게-"

종현은 민감한 키 얘기가 나오자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가 황급히 종현은 붙잡으며 본심을 털어놓았다.

"아니 내가 내일 데이트를 나가야하는데 나 티비 나온 건 보고 싶은데 녹화를 해야하는데 내일 피부 좋으라고 피부 진정 캡슐을 몸에 넣었는데 이제 그거 활동할 시간인데 아니 그게 그러니까 말이야 동생아 사랑하는 내 동생아 나 티비 나온 것 좀 녹화해주라 응?"

원래도 말이 빠른 종현의 누나는 마음이 앞서는지 말이 더 빨리 나왔다. 마치 랩을 듣는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던 종현은 말이 끝나자마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렇지만 뭔가 들어주지 않으면 내일 국제학교에 내아한다는 핑계를 대고 불어가 아니라 일어 중국어, 심지어는 저 멀리 케냐어까지 프로그램을 짜게할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종현은 오늘도 철없는 누나를 챙기는 착한 동생이 되기로 했다.

 

"녹화해줄테니까 빨리 들어가서 자 또 데이트 망쳤다고 툴툴대지 말고."

"종현아 누나가 너 사랑하는 거 알지? 내일 꼭 기기 발표 잘해~"

"누나가 그렇게 말해주니까 불안하다.."

"뭐?이게 진짜-아무튼 녹화 나 이쁘게 나오게 꼭 잘하고!"

그녀는 안심이라는 듯 편안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종현은 중얼거렸다.

 

"얼굴이 안 이쁜데 어떻게 이쁘게 찍어,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희대의 병신이라니까-"

종현은 밍기적밍기적 티비 앞으로 기어가 전원을 켰다. 아직 시각은 11시58분.

(드디어 210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이제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이 뜻깊고도 벅찬 날 세계인이 모두 손을 맞잡고 하나가 되어갑니다..)

"딱 맞춰서 틀었네?"

종현은 조금은 크게 혼잣말을 하며 비디오의 녹화버튼을 꾹 눌렀다.

(kgs뉴스 김하나 기자입니다)

앵커의 말이 끝나자 화면이 전환되며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 볼이 빨개지도록 보도를 하는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흰 눈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김하나 라는 이름 석자가 야경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네 지금 저는 타임스스퀘어 광장에 나와있는데요 영하26도를 넘는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이 자리를 함께 해주시고 계십니다)

종현은 기자가 되었다며 아이처럼 기뻐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새해의 첫 소식을 전하는 것이 그녀의 오랜 꿈이었다.

 

김하나는 자신의 오래된 꿈을 이뤘다.,

 

이제 내일, 드디어 김종현의 오래된 숙원이 이루어질 차례였다.

 

 

 

 

각각 멤버들끼리 연결되는 고리가 에피소드마다 있습니다 ㅎ

입학식 전날은 이렇게 멤버별로 나와서 부분부분 이 멤버가 어떠한 성향인지를 보여주는 배경이 될거에요.

그 후의 에피는 일반적인 서술 방식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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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오오오 기대되네요
11년 전
빵공장
이게 두번째 에피에요 ㅎㅎ 첫번째는 어제날짜에 ㅎㅎ
11년 전
독자2
어제도 봤지요하하 댓글 남겼었는데 찡찡
11년 전
빵공장
으야야ㅜ죄송해요 ㅠ독자로 표시가 되어서 ㅋㅋㅋㅋ
11년 전
독자3
와아..... 종현누나 되게 귀엽네요ㅋㅋㅋㅋㅋ 종현이는 천재프로그래머?인가요? 이야 머싰는ㅠㅠ
11년 전
독자4
와 짱재밋어여!담편기대기대
11년 전
독자5
헐 재밌졍..다음은 누구 이야기가 나올가요??궁금ㅠㅠ담편 너무 기대되네요!!
11년 전
독자6
이제다음은누구일까여????기대하고있습니다ㅏㅏㅏ!!!종현이는선생님도되나여??다음편빨리나오면좋겠어요! 잘보고갑니당
11년 전
독자7
으앙 종현아ㅠㅠㅠㅠㅠ귀엽다ㅋㅋㅋㅋㅋ종현이도 귀엽고 종현이누나도 귀엽고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8
누나 짱잼씀ㅠㅠㅠㅠㅠㅠ담편 기대기대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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