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많은 상사 박찬열과 철벽녀 징어 1편
같은 입사 동기인 김종대씨는 아까 전부터 뭐 마려운 사람처럼 자꾸 징어 앞을 어물쩡거려 중요한 업무를 보고있던 징어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들었다.
평소 별로 친하지 않았던 김종대씨는 사실 며칠 전부터 징어에게 다가와 특유의 친화력으로 친근하게 대했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 없다고 개죽이처럼 웃으면서 다가오는 김종대씨를 징어는 차마 무시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하게 매일 아침 제게 하던 인사도 없었고 징어랑 눈이 마주칠 때면 어김없이 눈 피하기 바빴다. 못 본 척 모니터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징어는 자신을 향하는 강렬한 시선에 무의식적으로 김종대씨를 쳐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눈에서 레이저라도 쏠 듯이 징어를 쳐다보던 김종대는 징어와 눈이 마주치자 무언가 결심한듯 주먹을 한 번 불끈쥐고는 징어에게 다가왔다.
"저.. 징어씨 혹시 퇴근하고 시간되세요?"
"왜 그러신데요?"
"저 징어씨한테 중요하게 할 말이 있는데..."
"지금 하시면 안되나요? 제가 오늘 선약이 있어서..."
"아.. 여기서 하긴 좀 그런데...."
사실 선약같은건 없는 징어였지만 왠지 김종대씨가 부담스러워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징어의 단호함에 아까의 당당함은 어디갔는지 풀이 꺾인 김종대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징어를 쳐다봤다.
"징어씨 진짜 오늘 잠깐만이라도 안될까요...?"
"네. 죄송합니다 종대씨."
징어의 완벽한 철벽에 결국 무너진 김종대는 어깨를 푹 숙이고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다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된 징어는 김종대씨의 마지막 그 얼굴이 자꾸 모니터로 아른거려 김종대씨의 부탁을 수락할껄 그랬나 싶다가도 마음을 다잡았다. 징어가 김종대씨의 부탁을 거절한 이유는 따로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안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친근하게 대하고 잘해주면 그건 분명히 이유가 있었다. 징어의 감으로는 왠지 김종대씨가 저에게 아마.. 돈을 꿔기위해 그랬던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같은 회사 동기로서 충분히 빌려줄 수 있지만 요즘 카메라에 푹 빠져있는 징어가 며칠 전 구입한 고가의 카메라로 인해 생활이 조금 빠듯해져 김종대씨에게 쉽게 돈을 빌려줄 수가 없었다.
그에 징어는 오늘 김종대씨의 부탁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는건 어디까지나 징어의 생각이었지 실상 김종대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
사실 김종대는 처음 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부터 징어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다. 나름 훈훈한 얼굴에 모두가 좋아하는 성격, 고수입의 4대보험 들어가있는 정규직의 직장은 김종대를 멋진 남자로 만들어주기 충분했다. 물론 징어도 청순가련한 예쁜 얼굴에 몸매도 좋고 같은 회사인 점에서 김종대와 별다를게 없다지만 묘하게 징어는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차가운 징어의 성격에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던 김종대는 회사 안에서도 은근히 인기가 많은 징어로 인해 하루하루 불안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던 김종대는 고급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해 아주 멋진 프로포즈를 징어에게 할 생각이었다. 비록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다고해도 제 마음만큼은 확실히 전하고 싶었던 김종대였다. 평소에는 징어씨에게 잘만 인사하던 김종대는 이상하게 오늘따라 왜 이렇게 쑥쓰러운건지 징어씨와 눈만 마주쳐도 심장이 두근거려 인사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카오스의 상태로 오후 업무를 보내던 김종대는 이제 퇴근 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업무를 보고있는 징어를 종대 본인도 모르게 뚫어져라 쳐다봤다.
마음이 통한걸까 줄곧 모니터만 쳐다보던 징어씨와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눈이 마주쳐 순간 당황스러웠던 종대였지만 당황한 자신 못지 않게 더 깜짝 놀랜 징어씨가 마치 흰 토끼처럼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제 눈을 피하는 모습에 순간 너무 귀여워 종대는 징어를 꼭 껴안아 주고싶었다. 그런 징어의 모습에 힘을 얻은 김종대는 직원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징어씨에게 다가가 혹시 오늘 시간이 되느냐고 정중하게 물어봤다.
잔뜩 두근거리며 징어의 대답을 기다리던 종대는 엄청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거절을 표하는 징어의 모습에 심장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은 김종대가 다시 한번 더 물어봤으나 결과는 완전 대 참패...........
완전히 낙담한 종대는 결국 다음을 기약하며 자리에 돌아갈 수 밖에 없다는게 실상이었다.
입사 동기 김종대의 우울_편 끗.
저녁에 또 올게요 ㅎㅎ
~암호닉 신청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