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갑작스레 내린비였다. 피하지는 않았다. 처량해 보일 생각도 없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은 한번씩 내눈과 마주치고 갔다. 생각없이 쳐다 봤었겠지만. 이윽고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렸다. 내가 봐도 미친것만 같았다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거처럼, 이내 천둥이 내리쳤음에도 나는 공원 벤치에서 비를 온몸으로 다 받아내고 있었으며 따갑기까지한 비도 그렇게 다 받아냈다. 처음에는 한 사람이 와서 우산을 쓰라며 건네주고 갔다. 우산 이름표에 귀엽게 이름이 적혀있었다. '디호꼬에여' 라고 그사람은 일부러 자신의 부끄럽게 적힌 이름을 알고 건네준것일까 모르고 바로 건네준 것일까. 우산을 만지작 거리다 펼쳐보니 우산밖은 그저 검은 우산이였건만 안에는 환한 빛으로 치장하듯 무척 하이옜다.
"저기요"
우산을 건네준사람이였다. 분명 맞았을거같은 비를 한방울도 맞지도 않았는지 깨끗한 모습으로 와서는 말을 걸었다.
"네"
"여기서 뭐하세요?"
답하기엔 너무나도 부끄러울 대답이였다. 한참을 고민했다 답을 할까 무시할까, 그래도 내게 우산을 쓰라고 건네준사람인데, 부끄럽더라도 대답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거짓말을 쳐서 답을 한다면 상대방에게, 내게 우산을 건네주는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인데 너무한것만 같아 답을 해야겠구나 하고 생각을 마쳤을땐 자신의 축축하게 젖은 바지는 신경도 안쓴체 내옆에 앉아있었다.
"사람 기다려요"
이앞은 그사람이 절대 와본적도 여기가 어디있는지도 모를것이다. 앞으로, 평생
"누구요"
"그냥 아는 사람이요"
아는사람, 아는사람이다 내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아마, 아는사람일것이다.
"그래요, 그래도 뭐 먹기라도 하셔야죠"
나를 비내리기 전부터 본사람처럼 굴었다. 한번도 본적이 없던 사람인데,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친절을 이렇게 처음본사람에게 베푸는사람은 드물텐데
"어..?"
올리없던 사람이 왔다, 내가 기다리던 사람 올줄몰랐던사람 여기를 알리도 없는 사람, 표지훈이 어떻게 찾아온것일까
"OO아, 빨리 가자"
"응, 어떻게 알고왔어?"
"있어 그런게"
오랜만에 눈을 마주했다. 어찌된일인지는 몰라도 그와 손을 잡고 어디든 갔다, 검지만 안은 하얀우산을 쓴체. 뒤를 돌아 우산을 건넨사람을 봤을땐 나를 좀 안타깝게, 미안하게 보며 인사를 건넸다. 앞서 같이 인사하려 흔들던 내손은 붉고, 표지훈과 맞잡은 내손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