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il
앞이 보이지 않은지도 오래.
검은 안개가 자욱한 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온 몸의 감각만이 살아 숨쉬는 밤.
습기가 가득 차 검은 안개가 생길 정도의 축축한 방에 종현 혼자 아무것도, 아무도 없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얼굴에는 식은땀인 듯 보이는 액체가 그의 머리카락을 적시고, 그의 옷을 적시고, 그의 몸을 적시는 것도 모자라 그의 몸 속, 심장에까지 스며들어 종현의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나게 만들었다.
누워있던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댄 종현이 숨이 넘어갈 듯 기침을 하더니 얼굴이 벌개진 채로 거친 숨을 토해내었다. 지친 종현이 두 손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이곳에서 나갈 수나 있을까.
이미 정해져 있는 대답. 종현도 알고 있다. 굳이 자신에게 한 번 더 묻지 않아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못 나갈걸. 아니 절대 못나가. 그렇게 단정을 지은 종현이 쓰게 웃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종현이 이곳에서의 탈출을 포기한 것이.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부터였을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더럽고 차가운 흙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던 제 자신을 발견하고, 그 더러운 흙 바닥이 꼭 제 인생 같아 눈물을 흘렸을 때부터였을까? 아닌가, Evil, 너에게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질렀을 때부터 난 이 운명을 직감했을까.
더 거슬러 올라가 회상하던 종현은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 작디 작은 미소에서 시작된 그것은 이내 꽤나 큰 소리의 웃음으로 번졌다. 너무 어이가 없어 미칠 지경의 웃음은 종현의 눈가에 반짝이는 작은 보석을 만들어냈고, 그 보석은 한 방울이 되고, 두 방울이 되어 흐르기 시작했다. 채 마르지 않은 눈물줄기를 따라가던 보석은 한동안 그의 턱에 머물러 있더니 보석이 더 커지고 영롱해질 때마다 한 번, 두 번, 떨어졌다. 제 얼굴의 보석을 훔친 종현은 그대로 손에 얼굴을 묻었다.
어... 안녕하세요! 추워예영! 처음 만나뵈네요!
이 썰은 팬픽일지, 빙의글일지, 아니면 다른 가수를 바꿔서 나올지도 모르는, 그냥 끄적인 글이예요! 그래서 구독료는 없는 걸로!
전에 썼던 것 위주로 들고 올 지도 모르겠네요....
아 어쨌든 잘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