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그것도 아주 많이.
현재 마크는 그저 시끄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클럽에서 공연이라. 딱 그놈 답구만. 앞에 놓인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대니를 쳐다보았다. 대니가 연주하는 기타를 보니 괜히 클래스 운운하던 그 때가 생각나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허나 곧 꽤나 여러 종류의 술을 품안에 담아 가져오는 타일러로 인해 꾸깃거렸던 이마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마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타일러 품에 있는 몇 병을 들어주었다.
뭘 이렇게 많이 가져왔어요.
제가 오자고 해서 조른 건데 이 정도는 해드려야죠
헤헤 웃으며 답하는 타일러를 보던 마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타일러가 아니면 이런 곳을 어떻게 왔겠어. 마크는 며칠 전 회사에서 자신에게 조심스럽게 티켓을 내밀던 타일러를 생각했다. 그 때 제 오랜 친구가 무례하게 군것을 사과할 겸 기분 풀어드리고 싶다며 제안했던 공연이었다. 어떻게 대니가 귀신같이 알아서 여기에 공연을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마크는 타일러가 제게 데이트 비슷한 걸 신청했다는 점, 지금 이렇게 둘이 마주앉아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타일러가 내민 술잔에 건배를 하며 이 시간을 최대한 즐기리라 생각한 참이었다.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셨네요.
저 분 또 오셨네, 저 지겹지도 않으세요? 마이크를 타고 울려 퍼지는 대니의 굵은 목소리에 타일러가 자연스럽게 대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능글맞게 관객들과 소통하는 자신의 소꿉친구를 보며 타일러는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듯 꺄르르 웃어댔다. 타일러가 대니를 향해 작게 손을 흔들자, 대니도 관객들 사이사이로 타일러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몇 번의 대화가 자연스레 노래의 시작으로 이어지자 타일러도 그 관객들 중 한 명이 되어 함께 소리를 질렀다. 자신은 끼어들 수 없는 이질감에 보다 못한 마크가 타일러의 어깨를 톡톡 치며 투덜거리는 내뱉었다.
내 기분 풀어주려고 온 거 아니었어요?
어린아이처럼 툴툴거리는 마크의 말에 타일러가 그럼 같이 즐기자며 술병을 들었다. 이제야 돌아오는 자신의 차례를 마크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
공연은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었다. 막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관객들의 분위기가 뜨거워졌고 타일러의 볼도 뜨거워졌다. 아마 관객들은 음악에, 타일러는 술에 취한 까닭이겠지. 마크는 살짝 눈이 풀린 타일러를 턱을 괴고 바라보았다. 술기운에 빨개진 볼, 활짝 웃어 휘어진 눈, 제 친구가 자랑스러워 한껏 올라간 입 꼬리.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평소에도 예뻤지만 술이 들어가니 더더욱 예뻐 보이는 듯 했다. 그러다 타일러가 고개를 돌려 저를 보고 웃자, 클럽 공연 특유의 시끄러운 소리들이 한 가닥의 이명처럼 들려왔다. 오직 타일러의 웃음소리만이 볼륨을 세게 높인 듯 제 귀를 점점 파고들자 마크는 몸을 앞으로 천천히 숙이기 시작했다. 상황파악을 위해 눈을 깜빡거리는 타일러를 보며 한 번 씩 웃어주고는 눈을 감고 입술에 저를 맞대었다. 타일러가 놀라서 어깨를 밀어내자, 잠시 움찔거리던 마크가 아쉬운 듯 입술을 오물거렸다. 꾹 다물린 타일러의 입술을 은근히 혀로 톡톡 쳐보기도 하고 슬쩍 햝기도 했다. 술에 취한 와중에도 타일러가 고개를 흔들며 거절을 표하자 결국 마크는 짧은 버드키스를 마무리로 타일러에게서 떨어졌다. 눈을 뜨고 앞의 인물을 바라보니 어둠 속 간간히 비춰지는 불빛 속 빨개진 타일러의 얼굴이 보였다. 거기에 또 무한한 귀여움을 느껴버린 마크는 타일러를 그대로 제 품에 꼭 껴안아 버렸다. 사이즈를 맞춘 듯 쏙 들어오는 작은 체구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저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타일러 씨.
네, 네!
저 지금 좀 취했는데.
아....?
조금만 안고 있을게요.
저를 껴안은 채 눈을 다시 감는 마크를, 타일러는 고개를 살짝 들어 바라보았다. 정말 기분 좋은, 편안한 웃음을 짓고 있는 제 상사를 보며 타일러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시선을 땅에 떨구는 것도 잠시, 타일러는 팔을 들어 마크의 등을 엄마가 아이를 달래 듯 토닥거려주었다. 그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말이다. 마크는 타일러의 토닥임을 느껴며 무대 위에서 죽일 듯 자신을 노려보는 대니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관객들은 분위기에 심취해지은 표정이라 생각하겠지만 마크는 온전히 저를 향한 분노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크는 오히려 타일러의 허리를 더 힘껏 잡아당기며 입을 움직였다.
‘내 사람이야.’
.....
‘절대 못줘.’
급격히 일그러지는 대니의 얼굴에 묘한 희열을 느끼며 마크는 그저 놓치지 않겠다는 듯 타일러를 안고 있을 뿐이었다.
-
1.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자...작가에요....!!!
저번에 잠깐 짧게 썼던 마크일러대니를 좀 이어써봤습니다ㅋㅋㅋㅋㅋㅋ!!
일단 마크가 타일러 소유권 주장하는 게 너무 쓰고 싶은 나머지(.....) 갑자기 필 받아서 써내려갔네요 ㅋㅋㅋ
마크일러대니 말고도 다른 탈총도 여러가지 쓰고 싶은데 소재가 없어서 못쓰는 못난 작가....★
2. 작가 영국갑니다!!!!!!!!!!!!!!!!!!!!!!
에.......그런 고로 글은 아마 2월 11일 이후에나 다시 올라올 것 같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서 글 쓸 소재 많이 줍줍 해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재미있게 봐주시고 덧글 달아주시는 모든 독자분들 제가 많이 사랑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