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禁忌)
그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고, 절대 이루어질 수도 없었다.
"정 나인님! 소원이와 소주방에 다녀왔사옵니다. 소주방 나인들께서 이것 좀 잡숴보시라고 약과를 보내시었어요."
"왔구나. 그래, 박 나인 몸은 어떻냐고 하드냐?"
"아직 나흘 정도는 누워 계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정 나인께 약과를 건내드리고 소원이가 기다리겠다고 한 연생전 별채로 뛰어갔다.
"소원아!"
"쉬쉬, 내가 이거 비밀이라고 했잖아. 곧 오실거야."
"그런데 대전에 계셔야 할 분들이 어찌 연생전까지 오신단 말이냐?"
"송 환관이 어렸을 적 부터 내 동무라고 누누이 얘기해오지 않았니? 제발 조용히 좀 해."
저 멀리서 궁에 들어온 뒤로는 눈 한 번 맞춰보지 못한 남정네 둘이 걸어오고 있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워 고개를 푹 숙인체 애꿎은 옷깃 끝을 뜯고 있었다.
"송윤형!"
소원이가 조심스럽게 송 환관으로 보이는 남정네를 불렀다.
둘이 눈빛을 주고 받더니 소원이는 날 별채에서도 제일 안쪽, 사람이 잘 들지 않는 곳으로 끌고갔다.
송 환관 또한 같이 온 다른 남정네를 이리로 끌고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대전 소속 송 환관이라 하옵니다."
송 환관이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인사를 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이쪽은 저와 같은 대전 소속 김 환관이옵니다."
그와 동시에 내 시선은 옆에 있던 남정네에게로 닿았다.
이 차갑고 냉정한 궁궐과는 어울리지 않는 선하고 맑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아, 정 나인님이 날 찾으시던데."
"전 사정전에 볼 일이 있어서 그만,"
소원이 꺄르륵 웃으며 송 환관과 이 별채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안녕."
앞에 있던 김 환관이라는 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저 자는 이렇게 될 것이라고 알았던 것일까.
이러한 수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나갔다.
"난 한빈이야. 김한빈."
궁궐 내에서는 익숙치 않은 짧은 말이었다.
"아.. 소녀는 00이라고 하옵니다."
아직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 나는 말이 내뱉어지는대로 내 소개를 하였다.
한빈은 나의 이름을 듣고는 살짝 웃으며 눈인사를 하곤 별채를 나가버렸다.
.
여기. 딱 여기까지만 했었어야만 했다.
*소주방 : 궁궐 안에 음식을 만들던 곳
*연생전 : 경복궁의 내전인 강녕전에 부속된 임금의 침전
뭐죠? 이 똥망 글은?.. 그냥 심심해서 쓰는 걸로 봐주세요ㅠㅠㅠㅠ
스토리는 궁궐 내에서는 엄하게 금기되던 궁녀와 환관의 러브-★ 스토리입니다
뭐 이게 다음 편이 나올지 안 나올지는.. 글잡에 올리기에도 부끄럽네요..ㅠㅅㅠ..
진짜 굉장히 짧네요.. 분량 긴 작가님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