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자꾸 하트 날리는 썰 01
어김없이 찾아오는 오티날짜는 나를 압박하고 있다. 열여덟.
그래도 난 이제 2학년이니까 건들건들 시비거는
선배는 없겠지만 학생부라는 노예군단에 속해있는
나는 종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학교에 소환되는 포켓몬이 되었다.
덕분에 나는 얼굴인듯 얼굴아닌 얼굴같은 얼굴을 하고
오티날 아침에 수정이 뒤에 숨어 버스에 탔다. (수줍)
"야 아무래도 경수오빠가 나 진짜 싫어하는거 같애"
"ㅇㅇ 공감"
"나 이따 도착하면 깨워줘..."
측은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수정이를 마지막으로
잠의 늪에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뻗고 나서
한 2시간은 잔 것 같은데 차가 안움직이네....
싶어서 눈이 팟 떠졌는데,
"ㅇ...ㅏ?"
"누,누구 세요?"
"아! 14학번 변백현 이라구 해요 백현이!"
묻지도 않은 이름에
친히 3인칭까지 붙여가며 설명하는데
그렇게 열정적일 수가 없다.
나도 이제 선배긴 선배구나.. (부그)
"응 근데 너 왜 여깄어?"
"수정이누나가 자리 바꿔달라고 하셔서요! "
"그..그래?"
왠지 대놓고 버림받은것 같아 쪽팔린맘에
눈만 데굴데굴 굴리는데
자꾸 옆에서 멍멍이 같은게 말을 걸어온다.
끊으면 걸어오고 또 끊으면 걸어오고 고무줄인가
앵간히 끈질긴 놈이다.
"선배 지금 휴게소인데 안내리세요?"
"난 추워서 안나갈래.. 너무 추워.. 안그래?"
"맞아요 너무 추워요! "
"너 왜웃어.."
"선배 너무 귀여워서요"
"뭐,뭐라는거야"
정수정이였으면 대가리를 후려치며
'뭐? 다시말해봐' 라고 했겠지만
난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 선배니까...
이건 신종 선배농락인가 싶어
뜨거운 볼을 숨기려 몸을 돌렸다.
"아- 선배 화났어요?"
"됬어.. 나 놀리려면 너 딴자리로가"
난 얠 본지 몇분이나 됬다고 삐지고 난리;
정신없이 또 잠들고 나서 도착했는데
내가 맡아 챙겨온 짐덩어리가
생각난 나는 잽싸게 도망쳤지만
뒷덜미를 잡은 경수오빠 덕에 fail..
"이 짐 담당은 너니까 너가 마지막까지 책임져야지?"
"아ㅎㅎㅎ 네ㅎㅎㅎㅎ"
저 선배는 날 혐오함에 틀림없다.
목까지 차오르는 욕설을 삼키고 튼실한 팔뚝으로
생수병더미를 낑낑 옮기는데
멍멍이의 실루엣이 앞을 가로막았다.
"선배! 제가 도와줄게요!"
"너 얼른 가서 친구나 사겨 왕따된다?"
"왕따되면 저 선배랑 놀면되요!"
"누가 너랑 놀아준대?"
둘이서 낑낑대며 다 옮기고 농땡이좀 필까 싶어
멍멍이를 데리고 숙소에 들어와 버렸다.
정수정은 어딜 간거야... 너무한년...
둘이 숙소 거실에 대자로 뻗어 숨만 색색 쉬어대는데
멍멍이가 물어왔다.
"선배는 왜 일만해요? 다른 여자선배들은
잘생긴후배 꼬시고 장난도 아니던데"
"다- 부질없다.. 사귈놈들은 제짝 귀신같이 찾아서 사귄단다"
"선배 늙은이같아요"
"뒤ㅈ.."
뒤질래? 라고 욕을 뱉던 찰나에 현관 밖으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뒤질래는 무슨
내가 뒤지게 생겼다ㅠㅠㅠㅠㅠㅠㅠㅠ
황급히 멍멍이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서 숨어버렸다.
"미쳤다.. 난 죽었어 어떡해"
"왜요?"
"쩌기 여자선배들도 다 있잖아.... 난 죽었어.."
"우리 일하구 쉰거잖아요! 정당해요!"
니가 저 앞에 나가서 그렇게 말해봐...
넌 당장 휴학계를 내는 마법에 걸릴거야.
"조용히 해 곧 나갈거같다"
숨죽이고 방에 숨어 선배들이 빨리 나가길 기다리는데
멍멍이놈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눈싸움..? 째려봄..?
"너 왜 그렇게 쳐다ㅂ,"
"쉿"
아무래도 여자가 2층을 쓰는 모양이다.
우르르 올라오는 소리에 변백현은
잽싸게 날 끌고 옷장으로 숨었다.
한 열댓명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짐을 던져놓고
화장을 고치는데 열중이다. 선배들은
'짐정리 하고 얼른 내려와-' 라며 먼저 내려가버렸고
신입생만 남은 방안은 언제 친해졌는지 수다소리로 가득했다.
"야 아까 봤냐"
"뭘?"
"변백현이랑 붙어있는애"
"선배아냐? 아까 존댓말 하던데?"
"아 진짜? 난 우리랑 동갑인줄.."
"그니까.. 근데 변백현이 그 선배 좋아하는것 같지 않냐?"
"헐 나만 그렇게 생각한 줄"
"눈에서 꿀떨어져 진짜-"
"변백현 톡방에서도 철벽쩔더니 취향이 연상인가"
괜히 민망해지려하는데 신입생들이 눈치가 보였는지
1층으로 후다닥 내려가버렸다. 애들이 나감과 동시에
우리 둘은 옷장에서 튕겨져 나오듯 재빨리 나왔다.
뻘줌한 공기에 손으로 부채질을 해대는데
변백현이 아까처럼 날 뚫을듯 쳐다본다.
"너 왜 자꾸 그렇게 보냐"
"보는것도 안돼요?"
"ㅇ,어?"
"아까 그말 어떻게 생각해요?"
(당황)
"전 나름 그럴듯 하다고 생각하는데,"
인사드립니다! |
00편부터 신알신 해주신다던 분들도 계셔서 굉장히 떨리는 마음으로 1편을 급히 써서 데려왔어요! 시간약속이 쩰 ! 중요하니까 빨리 가져오려다 보니 문단수정이나 공지도 수정하면서 쓰게되네요..허허 참으로 죄송합니다ㅠ_ㅠ 적극적인 백현이 많이 응원해주세요! 잘 부탁 드립니다 ♡ (애교) (눈웃음) (교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