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나는 말이예요. 형같은 게이가 너무 싫어요.그러니까 가까이오지마요."
"재환아,나는 왜 안돼는데?"
"...그럼 왜 형은 왜 저 아니면 안돼요?"
"켄형!엔형 좀 깨워봐요."
홍빈이 재환을 재촉했다. 엔은 죽은듯이 계속 잠만 잤다.피곤했는지 다크서클이 턱끝까지 내려오고,입술은 매말랐다.
재환은 노래도 안들으면서 아까부터 이어폰을 끼고는 종이를 보며 흥얼거렸다. 홍빈은 그 모습을 안 그런척하는데 기분나빠하는 얼굴로 보다가 결국 일어섰다.
재환은 홍빈이 다가오는걸 알면서 일부러 모른척했다. 그걸 홍빈이 안다는것도 알았다. 홍빈은 그런 모습이 화났다.
홍빈이 거칠게 이어폰을 빼 재환을 거의 노려보았다. 일종의 둘만의 신경전이였다.
"어,뭐야"
재환이 히히 웃었다.홍빈은 상황이 퍽 재미없지만 예의상 같이 웃으며 얘기했다.
"무슨 노래를 듣길래,내말은 아예 안들려요?"
"..왜?"
"엔형 좀 깨워주세요."
"싫어,니가 깨워."
왜 하며 입꼬리를 올리며 다정히 웃던 재환이 금세 표정이 굳고는 종이에 시선을 두었다. 홍빈은 억지로 웃으며 다시 말했다.
"내가 깨우면 안일어나.좀 깨워봐요."
"자게 냅두지 왜 깨우려고하는데."
켄의 말투가 변했다. 홍빈은화를 돋우려하는건지,아님 깨우기를 원해서인지 재환의 신경을 건들였다. 재환이 고개만 살짝들어 홍빈을 쳐다보았다.
그림자가져서?방이 어두워서? 이유는 모르지만 홍빈의 눈이 어둠에 가려졌다.입은 비소를 짓는것처럼 보였다.
"엔형 보고싶어서요.됐어요?"
홍빈이 어휴,너도참 징하다. 와 같은 한마디에 재환은 표정없이 답했다.
"난 보기싫어.됐지?"
"너희들 뭐해?"
학연은 이미 일어나있었다는듯이 침대 끝 벽에 등을 붙히고 팔짱을 낀채 둘을 보았다. 얼굴은 귀엽다는 듯 둘을 보고있었다.
홍빈은 잠시 낮게 욕을 읊조렸다. 학연은 듣지못했지만 재환은 확실히 듣고선 홍빈을 올려다보았다.
홍빈이 왜? 하는듯이 눈썹을 슬쩍올리고선 아무일없단듯 학연에게 달려갔다.
"형! 일어났어요?"
"응,너희 싸우는거야? 되게 살벌하다. 재환아."
굳이 콕 재환을 찝어 얘기했다. 얼굴은 역시 마냥 귀엽다는듯,그리고 예쁘다는듯 재환을 바라보았다.
재환은 학연을 아무 얼굴없이 보다가 홍빈을 살짝 보았다. 홍빈은 억지로 입꼬리를 미미하게 올리고있었지만 입은 욕을 지 껄였다.
재환은 그 모습이 어 이가없었다.
"홍빈아.그렇게 질투나?"
"..질투라뇨.말을 이상하게 하시네."
"학연이형.앞으로 알람 좀 키고사세요."
재환은 그 말을 하고 예쁘게 웃었다. 그리곤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갔다. 고요해진 방안엔 씁쓸하게 웃는 학연과 그런 그를 슬프게 바라보는 홍빈만이 있을뿐이였다.
*
홍빈은 학연을 사랑했다. 학연은 재환을 사랑했고. 재환은 동성애자가 아니였다. 그들은 그렇게 엇갈렸다.
"라비야,나 좀 귀엽지?"
"응,귀여워."
언제 들어온건지 학연이 문에 기대서 재환을 빤히 바라보았다. 라비는 또 어디간건지 옆에서 잘만 휴대폰을 보다 없어졌고.
형한테 말한거아닌데요. 재환의 얼굴이 굳었다. 학연이 재환이 앉은 침대 옆에 살포시 앉았다. 바로 일어나려는 재환에 학연의 얼굴이
상처로 가득했다.
"제발. 아무것도 안할게.. 피하지만 마.."
학연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묻어났다. 재환은 학연이 살짝 잡은 저의 소매에 배째란 식으로 풀썩 앉아버렸다. 귀찮게,또 온갖 상처받은척하기는.
학연은 살짝 떨어져 앉은 재환과의 빈 공간을 한번 보곤,사랑스럽단 눈빛으로 재환을 보았다.
"환아,환아! 내가 여상에 갔다왔는데,반응이 쩔었다니까?"
"근데 왜 남자를 좋아하고그래요,자기 좋아해주는 여자를 좋아해야지."
"아..그래.근데 거기서 피구를 했다? 근데ㅋㅋㅋ 어떤 여학생이 쓰러지는 설정이여서,내가 막 업고 그랬어."
"여자는 업지만 남자는 못 업잖아요.근데 왜 남자를 좋아해.."
학연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 재환은 애써 모른척하며 고개를 아예 돌렸다. 학연은 부들거리는 주먹을 겨우 다른 손으로 꾹꾹 누르며 뒤로 숨겼다.
학연이 억지로 웃으며 재환을 바라보았다.
"말끝마다 여자,여자..재환이 귀엽다."
"남자한테 귀여워보여서 뭐해요,여자한테 귀여워야ㅈ.."
"그만하죠,이제."
둘의 대화를 언제부터 엿들었는지 조금 열려있는 문틈을 확 열어제끼고 홍빈이 들어왔다. 재환은 그를 흘긋보다 관심없다는 듯이 제 손을 만지작거렸다.
학연은 홍빈이 무슨말을 할까 겁났다.
"..홍빈아,나가있어.아무것도 안했는데 뭘 그만해."
"아니.나가지말고 계속 들어."
학연은 후 한숨을 내쉬었다. 재환이 그저 막막하고 답답했다. 재환은 홍빈에게 앉으라며 고갯짓했다.
"켄형,뭐하자는거에요,지금?"
"내가 뭘?"
"이홍빈,나가있으라했다."
"엔형,형 등신이에요? 왜 저런새낄 좋아하는데요."
재환이 피식 웃었다. 사실 홍빈아 잘했어 라고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학연은 진심으로 화가 났다.
"이홍빈 미쳤어? 형한테 못하는 소리가 없네,등신? 그리고 내가 누굴 좋아하던말던 니가 무슨 상관인데? 왜 저런새낀데,니가 뭘안다고!"
"왜 몰라요.형 눈이있으면 좀 보라고요.저렇게 동생한테 욕처먹어도 쪼개는데 신경이 안 쓰여요?"
"너 당장 사과해. 재환아,미안해.이홍빈 신경쓰지마."
학연이 고개를 숙여 재환을 마주했다.재환이 고개를 휙 돌려 학연을 보았다. 가식적인 웃음이 섞인 얼굴이였다.
"그래.형 말이맞네 홍빈아.저런새끼가 뭐냐,형한테."
재환은 상황이 흥미로웠다.반면에 홍빈은.. 두 주먹의 핏줄이 터질듯이 벌벌 떨렸다.정말 화가나고 치욕스러운 순간이지만
뭐 어쩌겠나.학연의 말인데.
"형 죄송해요."
영혼이 없는 한마디를 한채 홍빈은 쿵쿵 걸어오더니, 학연을 끌고 나갔다. 아니 그러려했다.
"너 뭐하는거야!"
놀란 학연이 손을 거세게 피하며 홍빈을 노려보았다.
"나오라고요."
학연의 저항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힘을 세게 주어 학연을 끌고가는 홍빈에,몸이 중심을 잃고 결국 넘어지다싶이 끌려갔다.
둘이 나간 방, 재환은 낄낄 웃었다.
-그리고,번외.
"라비~"
"왜 이리 오래걸려요."
"미안해,여보.화났어?"
"그럴리가."
둘은 짧게 입맞추었다. 참 평화로운 그룹,빅스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 원래는 예정에 없던 '알고보니재환이도게이'였는데 강렬한 마무리를 위해 랍켄이 희생되었쯉미다 ㅠ^ㅠ
반전이라기엔 좀 억지스럽네요큐ㅠ 홍빈이 안쓰러워ㅠㅠ 흑 청게청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