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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구준회] 귀신이 보이는 나, 비정상인가요? 01 | 인스티즈

 

귀신이 보이는 나, 비정상인가요?

01

 

 

 

 

솔직히 조금은 찝찝한 집이었다. 엄마가 얼른 독립하라고 재촉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은 했다만, 아파트 주제에 반지하랑 월세가 비등비등하다니. 누가 봐도 미심쩍은 상황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희한한 것들이 눈에 보이는 나로서는 더욱 더 꺼림칙했지만, 그래도 돈 없는 25살이 어찌할 쏘냐. 아이고, 모르겠다, 냅다 이사해버렸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상한 것들이 눈에 보였다. 얼굴이 새파래서는 엄마만 찾아대는 남자아이라던가, 저 구석에서 혼자 쪼그려 앉아 질질 짜고 있는 여자라던가. 남들은 볼 수 없는 것들이 내 눈엔 보이고는 했다. 그저 인간과 다름없던 것들은 내가 커갈수록 어째 점점 더 기묘한 모양새를 갖춰져갔다. 목이 달랑달랑해서는 살려달라고 외치며 달려오는 군인,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질질 끌고 아이를 찾아다니는 여자 등등. 벌써 25년 동안 별 해괴한 것들을 많이 보고 자란 덕분에 이제는 공포영화를 봐도 아무렇지 않은 지경까지 왔다. 늘 보던 거니까. 보통 사람들은 그것들을 귀신이라 불렀다. 내가 귀신을 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렸을 때야 이거저거 가리키면서 뭐라 뭐라 했겠지만, 어린 애가 하는 말에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머리가 커지면서 내가 남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안 후 나는 스스로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단련된 나라도 귀신들이 버글버글한 아파트에 살면 기겁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그 아파트는 예상과는 다르게 깔끔했다. 물론 낡고 추레하기 짝이 없었지만, 귀신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게 정말 깔끔한 곳이었다. 이런 곳은 난생 처음 보는 터라 쾌재를 외치며 당장 도장을 탕, 찍었다. 신나서 집주인과 주절주절 떠드는 나를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남학생이 신기하다는 듯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래, 그 남학생. 흰 티에 바지 하나 덜렁 입고서 늘 뚱한 표정으로 구석을 차지하는 고놈. 저녁 10시 쯤 일에 시달리다 지쳐 헤롱헤롱한 몸으로 엘리베이터를 타면 늘 그 녀석이 구석을 차지한 상태였다. 벽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그저 가만히 서있는 놈이 멀뚱멀뚱 있어서 수상한 놈인가 싶었는데, 그 아이는 내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도 그저 구석에 가만히 있었다. 사지 멀쩡하고 귀에 피어싱까지 하고 있는 것이 잘생긴 얼굴만 빼면 그냥 어딜 가나 있는 흔한 고딩인 것 같아서 무시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날이 벌써 두 달을 넘어가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일찍 엘리베이터에 탔는데도 그 놈이 있기에 결국 슬쩍 말을 걸어버렸다.

 

 

“안녕, 몇 층 살아? 맨날 버튼도 안 누르던데.”

 

 

얼굴에 미소 범벅을 해 웃는 낯으로 슬쩍 말을 건넸는데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뒤를 힐끔 돌아보니 놈은 늘 그렇듯 뚱한 얼굴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 볼 뿐이었다. 하하… 민망해 죽겠네. 쪽팔림에 얼굴을 붉히는데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길래 냅다 내려버렸다. 그제야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9층.”

 

 

어라? 의외로 좋은 목소리에 뒤를 다시 돌아봤는데 엘리베이터 문은 닫힌 지 오래였다. 그런데 9층이라고? 여기가 9층인데? 내가 지금 살고 있는 901호 문짝을 슬쩍 바라보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광고 전단지가 지저분하게 붙어져있는 902호가 눈에 들어왔다. 한 번도 문이 열린 적이 없던 집이라 사람이 없는 줄 알았는데. 근데 저 놈은 왜 한 번도 내린 적이 없지? 끙끙 고민을 하다 문득 집에서 애처롭게 짖는 냥이 소리가 들리길래 허겁지겁 문을 따고 들어왔다. 들어가자마자 멍멍 왈왈 짖어대는 소리와 함께 포근한 것이 내게 달려들었다. 벌써 동고동락한 지 3년이 된 냥이는 길거리에서 낑낑대고 있어 안쓰러운 마음에 주워 온 강아진데, 동물은 반전매력이 짱이라는 엄마의 주장에 따라 ‘냥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그저 안쓰러운 마음 하나로 데려왔는데 운 좋게도 내게 달려드는 귀신들을 맘껏 쫓아내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놈이었다.

 

 

아무튼, 쥐 죽은 듯이 조용하던 엘리베이터 안은 점점 대화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말을 걸어도 내가 내릴 때가 되어서야 입을 열던 놈이었는데, 점점 내게 익숙해졌는지 이젠 서로 주고받는 대화도 가능해졌다. 영화나 드라마 얘기를 건네면 “난 그런 거 안 봐.”하고 뚝 잘라버리고, 학교에서의 생활을 슬쩍 물으면 “그걸 알아서 뭐하게.”하고 뚝 잘라버리는 놈의 대화절단기 같은 성격 덕에 그나마 이어가던 대화도 중간에 뚝뚝 끊겨버리는 게 대다수였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꽤나 친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말을 찍찍 하는 걸 참은 덕이었다. 놈의 이름은 구준회, 나이는 19살. 가족관계를 물어보니 한참을 묵묵히 있어 고아인가 싶어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와중 문이 열려서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내렸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르 닫히며 놈의, 아니, 준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랑 아빠.”

 

 

하여튼 알 수 없는 고딩이었다.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내 생각은 엘리베이터가 수리를 시작하면서 와장창 깨져버렸다. 여느 때처럼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앞까지 갔으나 ‘엘리베이터 수리중’이라는 종이가 대문짝만하게 붙여 있길래 아쉬운 마음을 슬쩍 감추며 힘들게 9층까지 올라갔다. 아침에는 멀쩡했는데. 알고 보니 낡고 헌 엘리베이터를 보기 좋게 단장한다는 핑계로 거울을 달고 있는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니 엘리베이터엔 거울이 없었다. 모두 뜯겨 나가 닳고 닳은 쇠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딱히 불편하지는 않은 터라 신경을 껐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줌마들의 항의로 거울을 붙인다고 하니. 다음 날, 운동을 한다는 목적으로 늘 그랬듯이 계단으로 내려가고, 일터에서 진이 빠지도록 일을 끝마친 후, 아파트로 돌아왔다. 아침에는 늘 계단으로 내려가지만 어두컴컴한 밤에도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 이제는 익숙해진 준회를 만나기 위해 오늘도 올라가는 버튼을 꾹 눌렀다. 7층에서 가만히 멈춰있던 엘리베이터가 느리게 내려오는 걸 멀뚱멀뚱 서서 기다리다가, 마침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늘 그렇듯 구석에는 뚱한 표정의 준회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활짝 웃으며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번쩍번쩍 빛을 반사시키는 거울 탓인가 싶어 찬찬히 살피는데, 희한하게도 거울에 비치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굳은 표정인 나를 발견한 준회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거울에 비치지 않는 건 귀신 뿐이었다.

 

 

그럼 준회가 귀신이라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 늘 그랬듯 9층 버튼을 꾹 눌렀다. 다시 한 번 거울을 살펴도 오직 나뿐이었다. 잘생긴 고딩 얼굴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평소와는 달리 정적만이 맴돌았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 못하다 결국 문이 열리길래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왔다. 뒤에서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어떻게 할 거지, 김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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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대박 짱좋아요 어떻게 하긴 널..널...널..!!!우리 집으로..!!(쿨럭)
9년 전
독자2
.......?!?!?!?!?!?!?!주네야?! 헐? 아무튼 어떻게하긴...ㅇㅅㅁㅎㅎㅎㅎㅎㅎ미안 신알신하고 갈깨여
9년 전
독자3
헐 대박 완전 소재 짱이다 첫편인데도 기재밌어요!! 다음편 빨리보고 싶다ㅏㅠㅠㅠㅠㅜㅜ 신알신 하고 갈게요!
9년 전
독자4
소재 진짜 좋아여 대박 ㅜㅜ 신알신이요!! 기다릴게요!!
9년 전
독자5
이야... 자까님, 깔끔한 문체도 그렇고 특이한 주제도 그렇고 전부 제 취향이에요...TT 요즘 점점 퀄리티 높은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너무 기쁘네여...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달까.TT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9년 전
독자6
헐대박ㅜㅠㅠㅜㅠ소재신선해요!!취저ㅜㅠㅠ잘보고갑니다ㅠㅠ
9년 전
비회원93.37
나레기 귀신한테 설레다니...
9년 전
독자7
? 뭘 어떡해. 너랑 결혼해야지^^! ㅋㅋㅋㅋㅋㅋ싱선하고 재밌어요!잘보고갑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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