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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도경수

 

03

 

 

“나 갈게.”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박찬열에게 아메리카노 한 잔과 허니 브레드를 갖다주었다.

 

 

“이제 가게?”

“응.”

 

 

오늘은 박찬열이 혼자 남아서 야근을 한다.가방을 어깨에 맨 나를 박찬열이 복잡하게 바라봤다.오가는 대화가 끊겨서 조용했다.부서에 남아 있는 사람은 나와 박찬열 뿐이었다.임 부장도 오늘은 퇴근해서 없었다.퇴근시간인 7시가 되자마자 임 부장은 회사를 뛰쳐나갔다.오늘이 그녀의 결혼 기념일이었다.그래서 아침부터 직원들이 임 부장 책상에 선물을 두고 갔다.나도 그 중 하나였다.고급스럽게 포장된 상자를 수많은 선물 사이에 두고 가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씁쓸했다.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은 항상 잊어버렸으면서 상사의 잡다한 기념일은 빠지지 않고 챙기는 것에 대해 회의가 드는 건지도 모른다.임 부장은 출근해서 자신의 책상에 선물이 어마어마하게 쌓인 것을 입 찢어지게 바라봤다.고맙다며 직원들에게 점심을 사고나서 돌아온 임 부장은 책상에 쌓인 선물 몇개를 직접 풀어보기도 했는데 전부 값이 꽤나 나가는 것들이었다.임 부장이 귀걸이를 귀에 가져다대며 어울리냐고 묻는 것을 나는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참고로 나는 임 부장에게 정관장 홍삼 액기스 한 박스를 선물했다.

 

 

“잘 가.”

 

 

박찬열은 어제 임 부장에게 올린 보고서를 다시 작성하고 있었다.임 부장이 박찬열이 올린 보고서를 다 읽더니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분쇄기에 넣어 갈아버렸기 때문이다.형편없다는 말을 그렇게 대신하는 상사는 아마 우리 회사에서는 임 부장이 유일할 거다.임 부장은 박찬열의 보고서가 갈기갈기 찢겨지자마자 얄밉게 말했다.다시 작성해야 하니까 내일 야근하세요.훈계가 어째서 야근하는 것으로 결론나는 것인지 나는 당최 모르겠다.아무튼 임 부장은 어제 박찬열에게 꾸중을 함과 동시에 오늘 야근을 하라 명했고,박찬열은 오늘 출근하자마자 자료를 찾아가며 보고서 기초 작성에 매진했다.그리고 유일하게 임 부장의 선물을 챙기지 않았다.대놓고 반항하겠다는 뜻이 명백해서 나는 속으로 박수를 쳤다.하여간 대단한 새끼다.

 

 

“그거 먹고 열심히 해.”

“나 허니 브레드 싫어하는데.”

“주는 대로 얌전히 처먹어 그냥.”

“응..”

 

 

* * *

 

 

학생 때와 다르게 직장인이 된 이후로부터는 만나는 시간에 제약이 생겼다.평일 낮에 볼 수 없는건 당연했고 주말에는 쉬느라 제대로 만나는 일이 드물었다.퇴근하고 저녁을 같이 먹는 게 어느새 데이트라고 정의되어 갔다.종사하는 분야가 달라 사내연애를 할 수 없는 직장인 연인의 비애였다.우리가 완벽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날은 조건이 맞을 때가 유일했다.오늘처럼 서로가 퇴근을 일찍 하는 날이 그 예다.

 

 

“영화 시간 얼마 남았어?”

“15분.슬슬 들어가야겠다.”

 

 

영화관이 붐볐다.자리에 앉아서 화장을 고치는데 그 사이에 내 앞에 지나간 커플이 족히 여섯명은 넘었다.다들 나보다 세살은 더 어려보였다.도경수가 나쵸 하나를 집어 먹었다.우리는 영화를 볼 때면 항상 나쵸 세트를 시켰다.대학생 때부터 그랬다.

 

 

“영화 끝나고 뭐 먹을지 생각해놔.”

“고민할 필요 있냐.당연히 스테이크지.”

“그래,소머리 국밥 먹자.”

“......”

“농담이야.째려보지마.”

 

 

설핏 웃은 도경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스프라이트 두 개를 들고 뒤따라 일어선 나는 도경수 뒤를 쫓아갔다.영화표를 직원에게 보여주고 상영관을 찾기 시작하는 도경수에게 나는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근데 우리 오늘 뭐 봐?”

 

 

영화는 도경수가 예매했다.평점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매했다는 것 외에 내가 아는 것은 없었다.

 

 

“조금 야한 로맨틱 코미디.”

“제목이 뭔데?”

“섹시한 문어의 은밀한 사생활.”

 

 

* * *

 

 

“너 나 엿먹이려고 그런거지.”

“말이 심하다.”

 

 

진심으로 내뱉은 내 말을 도경수가 스테이크를 자르며 맞받아쳤다.

 

 

“그게 무슨 로맨틱 코미디야,해양 영화지!”

 

 

내 말에 도경수가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스테이크 썰던 것을 멈췄다.굳어버린 도경수의 손을 바라보다가 한숨을 쉬었다.아직도 문어의 빨판이 아른거렸다.도경수가 '조금 야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소개한 영화는 해양 생물들 사이에서 치명적인 매력을 갖춘걸로 소문난 문어가 삼각관계에 휘말리며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영화를 함축해서 말하자면 쓰레기였다.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에게 도경수는 정말 자기는 그런 내용인줄 몰랐다고 변명했다.나도 도경수가 그런 영화를 진짜 골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찾아본 결과 이 영화는 도경수 말대로 진짜 평점수가 높았으니까.그래도 평점만 보고 덜컥 예매해버린 도경수에게 죄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재밌지 않았냐?”

“헛소리 집어치워.”

“진짜 별로였나보네.”

 

 

정색하며 대답하자 도경수가 흘려 말하듯 뇌까린다.그리고 내려두었던 나이프를 다시 들고 스테이크를 썰기 시작했다.

 

 

“야,다음부터 영화는 내가 예매한다.”

“이왕이면 야한걸로 예매해줘.”

“......”

“진심이야.”

“변태 새끼.”

“나도 알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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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럴 님,뽀로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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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97.17
엌ㅋㅋ 재밌어욬ㅋㅋ
9년 전
비회원43.94
문어무너무너무너무너...죄송해여 경수쨩애기들보다그래두여주쨩한테더다장해사다행이에여ㅠㅠ챠가운남자그래도내여자에겐따듯하겟지☆★실사판txt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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