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트윈즈
W.트윈즈
때는 작년 새 학기 첫날이었다. 1학년에 이어 또다시 다른 반이 되어 잔뜩 성질을 내던 김준면이 (이 땐 김종인또한 다른 반이었다.) 생각나 손수 김준면 반을 찾아가니 창가 뒷자리에 홀로 앉아 인상을 찌푸린 김준면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런 김준면에게 다가가려다 김준면 옆자리에 제 가방을 올려두곤 조금은 붉어진 볼을 한 체 김준면에게 말을 거는 여자아이에 발걸음을 멈춰 섰다.
“ 저기, 여기 자리있어...? ”
“ 아니. ”
“ 그럼... 나 여기 앉아도 돼..? ”
“ 아니. ”
“ 어...? 아까 여기 자리 없다고 안했어..? ”
돌아오는 김준면의 앞뒤가 안 맞는 대답에 잔뜩 당황한 여자아이가 어리둥절하며 물어왔고 그제야 여자아이에게 시선을 돌린 김준면은 찌푸려진 인상을 더 찌푸리며 말했다.
“ 자리는 없는데 니가 앉는건 싫어 ”
저 싸가지. 김준면의 말에 당황한 여자아이는 아까보다 더 붉어진 얼굴을 한 체 안절부절못했고 그런 여자아이에게서 시선을 돌리던 김준면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인상을 풀곤 환히 웃으며 자신의 옆자리에 굳은 체 서있는 여자아이를 무시한 체 내게 다가왔다.
“ 언제부터 와있었어? 나보러 온거야? ”
“ 어..어. 근데 저 여자얘 괜찮아..? ”
“ 아 쟤? 신경쓰지마. ”
나와 김준면의 대화가 들렸던 건지 나를 째려보던 여자아이는 제 가방을 거칠게 들곤 제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왜 나를 째려보고 그런데 잘못한 건 김준면인데. 이런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닌지라 그저 이런 내 처지를 한탄하며 아직까지도 나를 보고 웃고 있는 김준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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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선생님 오셨어. ”
슬기의 부름에 떠지지 않는 눈을 겨우 뜨며 옆을 바라보니 내 손을 베고 자던 김종인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대신 슬기가 자리해있었다. 아마 아까 거절한 김준면의 부탁 때문인 것 같았다. 안 들어줄 것 같이 굴더니 김준면이 어지간히 무서웠나 보다. 하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 전에도 말했지만 김준면은 한 싸가지 했다. 나를 제외하고서 말이다. 방금 잠에서 깨 아직까지 몽롱한 정신을 간신히 붙잡으며 교탁에서 얘기하시는 선생님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곤 김종인을 찾았다. 아직까지 흐릿한 눈을 비비며 뒷문 쪽 좌석을 확인하자 김종대의 옆자리에 앉아 나를 빤히 쳐다보는 김종인과 눈이 마주쳤다. 보고 있었던 건가. 한참을 김종인과 눈을 맞추다 교탁을 두드리시는 선생님에 시선을 돌렸다. 선생님은 이젠 고삼이라며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한참을 말씀하시다 때마침 친 종소리에 자리는 지금 그대로 앉으라는 말씀을 남기곤 반을 나섰다.
“ ㅇㅇ아!! ”
종이 친지 얼마 안 돼 뒷문이 벌컥 열리고 김준면이 내 이름을 부르며 반으로 들어왔다. 내 자리로 걸어오던 김종인은 그런 김준면을 보곤 인상을 찌푸렸고 김종인 옆에 있던 김종대는 자기는 눈에 안 보이냐며 울상을 지었다. 김종대를 가볍게 무시한 김준면은 내 옆에 앉아있는 슬기를 보곤 안심하며 나와 눈을 맞춰왔다.
“ 김종인이랑 안붙어있었지? ”
“ 어...어. ”
찔려서 당황하는 내 대답에 조금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짓던 김준면은 이내 다시 말을 이었다.
“ 근데 김종대도 같은반이었어? ”
“ 아. 나도 방금 알았어. ”
김종대도 같은 반인데 왜 자신은 같은 반이 아니냐며 또다시 화를 내는 김준면을 향해 너니까 안되는 거지 종대님 정도는 돼야지 하며 깐족거리던 김종대는 결국 김준면에게 한대 맞곤 제 옆에 있는 김종인에게 찡찡대왔다. 저러다 김종인한테까지 맞을라. 쯧쯧.
“ 그래도 다행이다. 김종인 막을 사람 한면 더 늘어서. ”
“ 누가 막아준대? 더 붙일거야! ”
김준면에 맞은 곳이 많이 아팠는지 빽 하고 소리 지르던 김종대는 이내 사악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손을 들곤 다가오는 김준면에 아.. 아니.. 준면이 너 붙여준다고.. 하며 찌질하게 말해왔다. 그래야지 종대야 하며 들고 있던 자신의 손으로 김종대의 어깨를 두드려준 김준면은 때마침 들려오는 종소리에 벌써라는 아쉬운 소리를 뱉으며 다음 시간에 또 온다는 말을 남긴 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 자신의 반으로 걸어갔다. 김준면 때문에 쉬는 시간 내내 나에게 말 한마디 하지 못한 김종인은 나를 빤히 바라보다 제 자리로 돌아갔고 김준면이 가고 나서야 김준면욕을 내뱉던 김종대는 김준면에게 이른다는 슬기의 말에 안 된다며 울상을 짓곤 김종인을 따라 제 자리로 돌아갔다.
암호닉
[차됴르]
[오윈]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