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얼굴이 하얗게 변한 채로 쓰러진 그 남자애를 보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아무리 그 애가 날 때리려 했다지만 순식간에 독이 나올 리가 없다는 거다. 머릿속에서 온갖 시나리오가 쓰이지만 결국 결론은 그거다.
상대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여주야.……"
주변의 시선이 따갑다. 입 속에서 머무는 그 액이 쓰다. 괴물을 보는 눈빛이 매서워 손이 저 혼자 떨린다. 숨이 막혀서 침을 삼키고 독으로 죽어버리고 싶었다. 주위 환경을 조심스레 살피고 숨을 삼킨다. 공기 속에 독이 멤돌아서 그 자리에서 쓰러졌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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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우리반에 편입학생 들어오는 거 아냐?"
"누가? 일반인이? 어떻게?"
"좀 하나만 물을 순 없어?"
칠판에 빽빽하게 흰 글자를 채우던 용국이 조용히 앞으로 돌아보고는 금방 그들에게 분필을 직행으로 선물했다. 책상에 일부러 빗맞은 분필이 바닥에 떨어져 동강이 났고, 교실 안은 무섭도록 조용하다. 용국이 다음 분필을 손에 잡고 또 설교를 할 듯한 포즈를 취했는데, 그의 콧속에 방문한 괘씸한 향기가 설교를 막아주었다.
"수업 시간에 떠드는 장민지, 권혜지도 문제지만 담배를 자랑스럽게 들고 다니는 학생은 답이 없다. 이지민 나와라."
"……네?"
"니 자리쪽에서 담배향기 난다 새끼야. 너 아니면 니 짝이냐?"
깊게 깔린 목소리에 교실에는 살기만이 풍겨졌고, 지민이라는 학생은 주위를 조심스레 살펴보고는 제 주머니에 든 물건을 순식간에 아주 깊게 잠든 짝의 주머니 속에 넣었다. 정말 아무도 못 볼 정도의 속도였다. 바로 뒷자리에 앉은 학생도 못 볼 정도였다. 다만 모든 학생이 그를 지켜봤기에 한 두명에게는 걸릴 수도 있겠다.
"네. 제 짝인데요."
"……매과 손 들어봐."
이런 학생 말이다. 조용히 그의 애제자 지영이 손을 든다. 용국이 씩 웃어주자 지영은 손을 조심스레 더 번쩍 들어줬다.
"이지민이 어떻게 했는지 봤냐?"
"주머니에서 담배 꺼내서 최준홍 주머니에 넣었어요."
용국은 분필 하나를 더 꺼내 준홍과 지민에게 각각 던져줬다. 준홍이 잠에서 깨자 용국이 심문한다. 너 담배피냐? 네? 정신이 번쩍 든 준홍이 두 손을 내저었다. 지영이 아무래도 상점을 받을 모양이다. 용국이 다시 물었다. 너 잤냐? ……네. 자랑이다. 거짓말을 못 하는 애들은 티가 난다. 용국은 떠든 둘과 잠잔 하나, 담배소유자 하나를 복도로 내보냈다. 그리고 학생 특기사항을 꺼내 이지민을 찾는다. 도마뱀과 고속행동. 거짓말 하는 입도 고속이더니. 용국이 30명의 학생들 명단을 모조리 읽다가 마지막에 프린터가 입력한 이름이 아닌 갓 볼펜으로 쓰여진 이름을 주시한다.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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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아카데미 노트~
방용국-감각계 교사, 개과 후각 발달, A학년 2반 담임
최준홍-변화계 학생, 고슴도치과 가시 발달, A학년 2반
이지민-물리계 학생, 도마뱀과 고속행동 발달, A학년 2반
이지영-감각계 학생, 매과 시각능력 발달, A학년 2반
장민지-감각계 학생, 애기박쥐과 초음파 발달, A학년 2반
권혜지-감각계 학생, 고양이과 촉모 발달, A학년 2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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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와일드아카데미 작가 와아입니다!!!!
조금..많이..생소하시죠! 아직 프롤로그라 그런지 되게 두서없고 양도 적습니다만 1화에서는 틀을 잡을겁니다! 연재주기는 조금 들쑥날쑥일 것 같네요ㅠㅠ
우리 주인공 여신이 프로필은 1화에서 나올 예정입니다. 전체적인 중심스토리도 다음화에 바로 나타날 것 같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