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그렇겠지만 난 영화같은 삶을 바란다
우연히 만난 인연이 내 인생을 송두리채 바꾸는 그런 삶 말이다.
하지만 18세가 되기까지 나는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지루한 삶을 살아왔다.
학교에 갈때에도 동네 슈퍼에 갈때에도 나는 특별한 인연을 늘 기대하고 기다린다.
혹시나 누가 나에게 첫 눈에 반했다거나 내가 놓고간 수첩을 보고 연락을 할까봐 난 늘 기다린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기만 하는 삶이 이젠 조금씩 지쳐간다. 그냥 나는 보잘것 없는 여고생일 뿐인 것을 자각해간다.
방과 후 집에가는 방향도 아닌데 나는 일부러 남고 앞을 지나간다. 쓰다보니까 난 정말 관심종자인 것 같다.
저 자식들은 내가 눈에 보이지도 않나봐.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지나가려는데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건낸다.
"저기요"
굵직한 목소리에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드디어 나에게도 라는 생각으로 뒤를 돌아봤다.
이게 왠일인가? 멀쩡하게 교복을 입은 남자 인간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정확히 내 눈을 쳐다보면서 말을 꺼내려는 모습에 가슴이 터질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대답했다
"네?"
그 남자는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냈다.
"ㅇㅇ여고 맞으시죠?"
"네., 맞아요"
얼굴이 갑자기 새빨게진 그는 갑자기 다짐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ㅇㅇㅇ아세요?"
내가 아는 여자애였다. 내가 안다고 하자 그는 목소리가 한층 밝아지면서 말을 씨부리기 시작했다.
ㅇㅇㅇ는 자기가 좋아하는 앤데 ㅇㅇ여고에 아는 애가 없어서 ㅇㅇㅇ랑 접촉할 방법이 없었고 마침 ㅇㅇ여고 교복을 입은 내가 지나가는 걸 보고 물어봤다는 것이었다.
그는 내가 혹시 자기를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나는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기대감에 차있는 저 남자애의 눈빛을 보니 분노가 치밀었다.
"조까"
내가 말했다. 그리고 달렸다. 계속.. 집 반대 방향인데도 나는 쉴새 없이 달렸다.
그래... 언젠가 들었었어... 솔로인생 2년만 더 채우면 마법사가 될 수 있다고.
마법사가 되자.... 마법사가 되자....
그렇게 나는 집에 돌아왔고 엄마한테 짜증을 부렸다.
그래. 이게 내 삶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