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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탄소] 만월 : real moon 8 | 인스티즈












남준은 연신 툴툴거렸다. 그 문제의 가면을 얼굴에 쓴 채였다. 반쯤 잠긴 남준 특유의 목소리가 얼굴을 덮은 나무 판에 부딪혀 웅웅거리는 소리를 만들어 냈다. 얼굴 전체를 가리는 남준의 가면과는 달리, 눈부터 코 끝선까지 가리는 반 가면을 쓴 호석은 웃음을 참느라 야단이었다. 조선에서 유행하는 '탈'이라는 거야, 그게. 근거없는 소리를 내뱉는 말투는 남준을 놀리는 듯 했다. 우스꽝스러운 가면 때문에 황제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일국에서_특히 정전에서 관료들을 대할 때_ 기다란 나무 막대를 톡톡 부러뜨리는 듯한 언행으로 냉한 눈빛을 쏘던 황제가 맞나. 호석은 제 옆을 걷는 남준의 얼굴을 한 번 보았다가 눈을 돌리고 입꼬리를 내렸다. 위로 올라가려는 근육과 그걸 저지하려는 힘이 치고 박고 싸우며 난리가 났다. 호석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평소 멋에 죽고 사는 황제가 이런 꼴이라니. 빈정이 상했는지 남준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 황제 체면이 말이 아니네, 친구. "

" 시끄러워. "






자포자기한 듯 했다. 고개를 살레살레 젓는 남준을 본 호석이 키득거렸다. 솔직히 말해서, 가면 자체가 그리 흉하게 생긴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것을 쓴 사람이 남준이라는 사실이 웃길 뿐이지. 호석은 느긋하게 뒷짐을 졌다.



거리는 만월제 행사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고기 꼬치나 만두 같은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도 있었고, 간혹 얼굴 가릴 것을 미처 구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남은 것들을 좌판에 늘어놓은 가게도 있었다. 얼굴을 가리는 가면이나 가리개를 두른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남녀였다. 그리고 그들이 미처 가리지 못한 옷, 신분의 귀천. 그들은 대체로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 길의 끝에 선 커다란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나뉘어지는 두 갈래 길과 함께 사람들도 두 부류로 나뉠 것이다. 만월각으로 향하는 무리와 작은 누각으로 향하는 무리로. 남준과 호석의 눈에 점차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건조한 나뭇가지가 들어왔다. 한데 섞여 걷던 사람들은 천천히 자신의 길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단 옷을 입은 사람들을 따라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남준의 팔을 호석이 붙잡아 당겼다.






" 우리는 이 쪽. "






왼쪽 길은 상민들의 누각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언뜻 본 남준도 아는 것인데 호석이 그것을 모를리 없었다. 남준은 호석의 손을 뿌리치고 소매자락을 턱턱 털어 주름을 폈다.






" 우리가 왜 저리로 가? 신분에도 귀하고 천함이 있… "

" 너 호패 있어? "

" 아니. "

" 저기로 가면 입구에서 신분 조사해. "

" …. "

" 한 *식경 쯤 지나면 만월각하고 붙은 모호한 경계 쪽은 보초를 안 돈다고. 그 때 가면 돼. "

" 어… 그래. "

" 나, 참. 이래서 궐에만 틀어박혀 산 황제는 안 된다니까? "

* 식경 : 밥을 먹을 동안이라는 뜻으로, 잠깐 동안을 이르는 말. 약 30분.






자기 얼굴에 황제, 라고 떡하니 쓰여있는 줄 알지? 호석이 덧붙였다. 가면 아래로 숨겨진 남준의 얼굴이 구겨진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호석은 한숨을 푹 내쉬며 빈정거렸다. 아니 그리고, 여기는 일국도 아니고 월국인데, 황제가 어쩌고 할 건 뭐야. 일국 황제가 여기에 왜 있겠어. 월국에는 황제가 없나? 응? 묵묵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려던 남준은 계속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걸음을 빨리 해 호석을 앞서나갔다. 시선은 다른 데 두고 입만 놀리던 호석이 옆에 가던 남준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남준은 이미 저만치 앞에서 등을 보이고 있었다. 친구, 친구! 호석이 남준을 부르며 뛰어갔다.











滿月 :  real moon 8

탄소발자국











만월제에 참여한 것은 태형도 올해가 처음이었다. 작년이 첫 만월제였지만 호위를 다 물리고 홀로 검을 들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만월각에는 가지 않았었다. 이번 해에 만월각으로 걸음을 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현재 혼담이 오가고 있는 댁의 영애에게서 만월제에서 만나자는 서찰이 왔기 때문이고 둘째는 올해로 눈치 빠른 정국이 만월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으며, 셋째는…. 태형은 허리춤에 숨긴 단도를 다시 정리했다. 검이라고 들고 온 것은 일반적인 단도라 치기엔 길고 날이 시퍼렇게 선, 팔뚝 정도 길이의 칼이었다. 하여튼 만월각에 온 것은 여유있는 누구네들처럼 즐기기 위함이 아니었다. 전정국은 눈치가 빠르지, 태형은 생각했다. 그래서 초장부터 만월각 근처에서 정국에게 눈도장을 찍어두었다. 만월각의 불빛과 음악소리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서 태형은 서찰을 폈다.






/ 만월각 건물 안에서 도련님을 뵙고 싶습니다.






정국의 앞 쪽에 서 있던 동그란 뒤통수를 떠올렸다. 태형은 서찰을 대충 구겨 주머니에 넣었다. 만월각 건물 안에서 보자는 말만 아니었어도 얼굴 한 번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며칠 전 집까지 찾아와 징징대던 얼굴을 떠올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건물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다. 태형은 귀 끝에 걸린 고리를 빼어 얼굴 가리개를 걷어냈다. 잠겨있는 북쪽 문으로 걸음을 옮기며, 주머니에 든 또 다른 서찰을 폈다.






/ 滿月祭 樓閣






만월제 누각. 까만 다섯 글자가 어스름한 달빛에 희미하게 보였다. 정재의 집에서 살게된 뒤부터 불규칙적으로 주고 받던 서찰이었다. 서찰이라기 보다는 손바닥만한 쪽지에 가까웠다. 만월제 누각, 하고 곱씹으며 태형은 종이를 입에 구겨 넣었다. 질겅질겅 씹히는 종이의 느낌이 그닥 유쾌한 편은 아니었다. 작년처럼, 만월제 누각, 근처의 그 곳에서 보자. 다섯 글자에 함축되어 드러나지 않은 글자가 눈에 보이듯 훤했다. 고개를 만월각 쪽으로 하고 다섯 걸음 정도 뒷걸음질 치던 태형이 몸을 휙 돌려 뛰기 시작했다. 눈 앞에 굳게 닫힌 북문(北問)과 그 옆으로 제 키보다 약간 낮아보이는 담이 서 있었다. 태형은 달리는 다리에 힘을 조금 더 실었다. 입 속에서 우물거리던 종이를 삼킴과 동시에, 담 위로 손을 뻗어 한 발로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 … 씨발. "






마른 풀이 부서지듯 요란한 소리를 냈다. 담 너머에 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풀 나무가 있었던 것이다. 예상치 못했던 큰 소음에 욕을 읊조린 태형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달만 떠 있는 어둠 속에 커다란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였다. 어둠에 갇힌 나무와 풀, 간혹 있는 문 닫은 가게들이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태형의 곁에는 바람 소리만 스산하게 지나갔다. 태형은 몸을 낮춘 채 숨을 죽이고 있다가, 천천히 등을 폈다.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왼발부터 흙바닥으로 내딛었다. 느린 동작으로 허리춤에 있는 칼을 칼집 통째로 빼내었다. 그의 움직임에는 소리가 없었다. 소리 없이, 조용히 태형은 자리를 떴다.






" … . "






파사삭 거리는 요란한 소리에 놀란 것은 태형 뿐만이 아니었다. 담을 넘으려 그 근처에 몸을 숨긴 남준과 호석은 크게 놀라 입을 손으로 가리고 앉아 있었다. 한참을 앉아있던 남준은 다리에 쥐가 나는 것 같았다. 남준보다 앞에 앉은 호석은 등을 보인 채 무슨 상황인지 보려고 고개를 내밀었다 숨겼다 하기를 반복했다. 호석은 볼록 솟아난 벽 뒤에 몸을 숨기고 인상을 찡그리며 소리가 난 쪽을 살폈다. 누군가가 서 있는 것 같았다. 서늘한 바람에 그의 도포 자락이 작게 흔들렸다. 천천히 움직이던 고개가 이쪽을 향해 돌아본 순간, 호석은 고개를 당겼다.



봤다, 얼굴.

호석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곁눈으로 보이는 남준의 얼굴이 재촉하듯 호석을 쳐다보고 있었다. 바깥 쪽에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호석은 다시, 천천히 남자가 서 있던 쪽을 살폈다. 아무도 없었다.






" … 없다. "

" 뭐? "






목소리 대신 바람소리만 내어 중얼거렸다. 남준 역시 같은 소리로 호석에게 물었다. 호석은 고개를 휙휙 돌려 주변을 살피다 탈을 손에 들고 있는 남준을 보았다. 눈을 돌려 담 너머를 힐끗 쳐다보고 입술을 축였다.






" 여기 넘으면 음악 소리 따라서 가. 그러면 불빛 많고, 사람도 많은 데 있거든. 거기가 만월각이야. "

" 어. "

" 만월각에는 흰색 기둥이 네 개야. 거기 아무데나 골라잡아서 서 있어. "

" 뭔 소리야. "

" 흰 기둥 아래에서 만나. 알겠지? "

" 나 혼자 가라고? "

" 아까 누각에서 본 예쁜 처녀가 자꾸 아른거려서 안 되겠다. "

" 미친 새끼. "






호석이 히죽거렸다. 표정을 구긴 남준은 몸을 일으켜 담과 조금 떨어졌다. 가볍게 뛰어 도움닫기를 한 남준이 버겁게 담을 넘는 것을 본 뒤에야 호석도 몸을 일으켰다. 어둠에 번진 얼굴을 떠올렸다. 워낙 뚜렷한 이목구비여서 한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어제 그 집에서 보았던 사내, 라고 확신한 호석은 태형이 사라졌으리라 짐작되는 길로 향했다. 그 사내가 여기에 있다면 탄소라는 그 여인도 함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여인이 제발 사내와 같이 있길 바라며 주변을 살폈다. 만월각 안에는 없어야 한다. 제발, 제발 바깥에 있어라.






" 제발…. "






마음 속으로 주문을 외듯이 하던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 순간이었다. 싸한 감촉이 느껴짐과 동시에 호석은 숨을 흡 들이마시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서늘한 날이 목 바로 앞에 바짝 붙어 있었다. 호석은 입을 꾹 다물고 두 발자국 정도 뒤로 물러났다. 칼날이 호석을 따라 다가오며, 검을 쥔 손부터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달을 등지고 선 사내는 냉랭한 눈으로 호석을 내려보았다. 달빛이 쏟아지며 사내의 얼굴에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사내가 맞다, 호석은 생각했다. 뚜렷한 이목구비가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 …. "

" 누구야. "

" …. "

" 누가 시켜서 보냈…. "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또한 그랬다. 호석을 쏘아보던 태형이 말을 멈추고 미간을 좁혔다. 호석은 최대한 입을 옆으로 끌어당겼다.






" 저, 저는…, "

" …. "

" 길을 잃었, 아니, 길을 잃어서… "

" 월국 사람이 아니구나. "

" … 예? "

" 월국인이 아니야, 너. 일국인이지. "






어떻게 알았지?

호석의 심장 박동이 쿵쾅거리며 빨라지기 시작했다. 일국인이라고 써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았을까. 호석은 태형의 눈치를 살폈다. 미묘한 표정으로 호석을 보던 태형은 칼을 더 가까이 들이밀었다. 지금 태형의 태도를 보아 곧 죽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호석을 엄습해왔다. 살려달라는 말이 목구멍을 타고 기어올라왔다.






" 따라오지 마. "

" …. "

" 요절하는 건 억울하잖아. "

" 알겠, 알겠습니…. "






헉, 하는 소리와 함께 호석이 목을 감싸쥐고 몸을 숙였다. 손바닥에 미지근하고 붉은 것이 약간 묻어났다. 흠칫거리며 고개를 들었으나 태형은 사라지고 없었다. 호석은 인상을 구겼다. 알겠다고 했는데 칼로 긁고 갔어, 저 새끼. 깊게 베인 것은 아니었기에 목 언저리가 따끔거리는 정도였다. 베인 곳을 손으로 슥슥 문질렀다. 손바닥에 얼룩덜룩 묻어난 핏자국을 보던 호석이 픽, 웃었다.


뭐야. 되게 별 거 있어 보이네.











[방탄소년단/탄소] 만월 : real moon 8 | 인스티즈











관자놀이 부근이 지끈거렸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음과 만월각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음악이 뒤섞여 귀를 울렸다. 역시, 오는 게 아니었어. 마당 한 켠의 화단 옆에 놓인 의자에 풀썩 앉았다.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정국이 이마를 짚었다. 열은 없다고 그에게 말하니 바로 손을 거둔다.






" 물 한 잔만 가져다 줄 수 있어? "

" … 기다려. "






말 없이 내 얼굴을 살피던 정국이는 벌떡 일어서 만월각 안으로 향했다. 도포 자락 끝에 흙이 묻어 얼룩이 져 있었다. 털지도 않고 가네. 그것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니 시야가 흐려지는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손 끝으로 그 위를 감쌌다. 태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혼자 다닌다고 했다는데 어디 다치진 않으려나. 걱정이 되었다.

아, 바보.

바보, 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렇게 된다니까. 혼자 있으면 이렇게 자꾸 생각이 난다니까.






" 저기. "






한없이 우울해지려는 찰나, 어깨를 가볍게 톡톡 치는 손길과 함께 잠에서 막 깬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얼굴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드는데, 눈을 너무 세게 누르고 있었나, 눈 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여러 번 눈을 깜박이며 앞에 선 사내를 보았다.






" 길을 잘 몰라 그러는데…. "

" …. "

" …. "

" … 말씀하시어요. "






점차 시야가 선명해졌다. 초점을 맞추어 제대로 본 사내는 입이 커다랗게 벌어져 웃고 있는 모양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사내는 나를 불러놓고 말을 하다 말았다. 눈 부근의 동그랗게 뚫린 어두운 구멍 너머로 나를 보는 빤한 시선이 전해졌다. 괜히 낯 부끄러워지는 기분에 눈을 옆으로 굴리는데 갑자기 올라온 손이 얼굴 가리개를 잡아당긴다. 볼에 닿은 손톱에 놀라 그 손을 쳐내며 벌떡 일어나니 나를 내려보던 고개가 따라 올라갔다.






" 지금 뭐 하는…! "

" 벗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

" …. "

" 부탁입니다. "






돌리지 않고 말하는 목소리는 선명하고 또렷했다. 가면에 가려진 얼굴 또한 그렇게 확고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당황하여 눈을 몇 번 깜박거리다 입을 열었다.






" 지금 아녀자를 희롱하시는 겝니까. "

" 희롱? "






사내는 고개를 왼쪽으로 까닥 기울였다. 뭔가를 고심히 생각하는 듯 얼굴이 바닥을 향했다가 다시 내 쪽으로 들어올려졌다. 그러다 작게 웃음을 터뜨린 사내는 큼큼, 하며 목을 가다듬더니 뒷머리를 긁적였다.






" 미안합니다. 내 말이, 그리 들리는 게 맞는 것이지요. 허나 나는 그저… "

" …. "

" 먼지를 걷어내고 꽃을 보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

" …. "

" 바람이 불어 보일 듯 말 듯 애태우니, 어리석은 손이 멋대로 그것을 털어내려 했습니다. 다시 한 번 미안합니다. "






전보다 나긋한 목소리로 사내는 말을 이었다. 가리개를 벗어달라던 아까와는 달리 예의를 차린 말투였다.






" 이상하게 생각지는 말아주십시오. 그대 얼굴을 한 번 보고싶었을 뿐입니다. "











[방탄소년단/탄소] 만월 : real moon 8 | 인스티즈











만월제의 밤은 깊어만 갔다. 피곤이 몰려오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적지는 않았지만, 역시 만월제는 밤이지! 하며 몰려드는 사람들의 수가 더 많았기에, 만월각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와 정국이는 북적거리는 만월각에는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정원을 거닐 뿐이었다. 정국이도 나도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천성에 맞지 않아서 차라리 이 편이 나았다. 만월각 근처를 둥그렇게 걸었다. 앞마당과 달리 뒤뜰은 비교적 한산했다.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소리는 앞마당과 같았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밤 새소리는 이 곳만의 특권인 듯 했다.






" 사월이랑 유모가 그렇게 난리였는데, 별거 없네. 만월제도. "

" 별 게 있길 바랐어? "

" 아니. 그런 건 아니었지만. "

" 피곤해 보인다. "

" 이제 돌아갈까? "

" 좋을대로 해. "

" 아니, 잠시만. 음악이 듣고 싶어. 만월각에서 한 곡조만 듣고 가자. "






무슨 용기였는지는 모르겠다. 정국이는 경악스러운 눈을 하고 나를 쳐다봤다. 저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 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표정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왔다. 몸을 뒤로 빼는 정국이의 팔을 끌어당겼다.


만월각 안은 예상대로 술과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중앙에는 턱이 없는 커다란 무대에서 음악에 맞춰 남녀 짝을 이루어 춤을 추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는 탁자와 의자, 그 의자에 앉은 사람들과 빈 탁자를 채우는 사람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만월각 한 쪽 벽에 붙은 커다란 부엌에서 고소하고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퍼졌다. 이 곳 만월각에서 일하는 이들은 관청에 소속된 하인들이었다. 정국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며 내 팔을 끌었다. 앞쪽에 빈 탁자와 의자에서 막 일어나는 사내 둘이 보였다. 나는 정국이를 따라 무대 옆을 지나고 있었고, 뒤에서 울리던 가야금 소리가 멈추고 음악이 막 끝난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오른팔을 낚아채 확 끌어당기는 힘에 넘어지지 않으려 반사적으로 발을 내딛었다. 빙글 돌아가는 시야와 비틀거리는 몸이 뜻대로 되지 않아 허공에 들려진 팔 아래로 허리를 감싸 등을 단단히 받치는 손이 느껴졌다. 숨을 훅 들이마시며 고개를 들었다.






" …. "

" …. "






음악이 시작되었다. 그는 천천히 발을 움직이며 나를 끌었다. 눈 앞에 곤색의 얇은 천이 아른거렸고, 얼굴을 덮은 그 위로 시원하게 드러난 눈이 나를 다정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턱 아래가 시큰해졌다.






" … 아. "






나는 정신을 차릴 새도 없었기에 발을 움직일 정신이 있을리는 만무했다. 그러다 발을 밟은 것이다. 작게 신음을 뱉은 태형이 픽 웃었다. 입에서 새어나온 바람에 가리개가 펄럭였다. 태형은 나를 배려하듯 움직이는 속도를 늦췄다. 천천히, 천천히 움직이며 귀를 감싸던 음악소리는 아득해져갔다. 언제 무대의 중앙으로 온 것인지 우리를 중심으로 사방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저마다 춤을 추며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태형의 얼굴만 선명하게 보였다. 그 날 밤 이후로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하고픈 말이 있었는데, 하고픈 말이 많았는데. 무슨 말을 하려 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고, 풀을 발라 놓은 듯 닫힌 입은 열리지 않았다.


너도 나와 같은 것일까?

나를 내려보는 태형 또한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말이 없었다.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와 웅장한 음악 소리 속에서 둘만이 고요했다. 우리의 시선이 교점을 이루는 곳에서 우리는 서로의 눈동자를 품었다. 저고리 너머로 느껴지는 손의 온기, 나를 다정하게 안은 눈빛. 이건 네가 분명해, 하고 생각했다. 커다란 손과 닿은 오른손에 힘을 주어 꼭 잡았다. 조금이라도 힘을 풀면 놓칠 것 같아서, 힘을 더 주었다.






" …. "






꿈같은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정신을 차려보니 무대의 가장자리였다. 정확히 말해서, 나는 무대의 바깥에, 그는 무대의 끝에 서 있었다. 태형이 손을 놓음과 동시에 음악은 끝을 보았다. 약간의 공간을 두고 나와 떨어진 태형의 눈이 작게 휘어졌다. 웃는 것 같았다. 그러다 살짝 고개를 숙여 목례를 한다. 나는 그 모양을 가만히 보고만 서 있었다. 분위기가 바뀐 음악이 다시 시작되고, 사람들은 다시 움직이고, 태형은 천천히 멀어졌다. 뒷걸음질로 멀어지던 그가 완전히 몸을 돌렸다. 춤을 추며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 가려져서, 완전히 몸을 숨겼다. 나는 그제서야 그를 놓쳤음을 깨달았다.






" 태형아…. "






내가 너를 놓쳤다.

네가 나를 놓았다.











[방탄소년단/탄소] 만월 : real moon 8 | 인스티즈











윤기는 자꾸만 올라오는 하품을 참느라 야단이었다. 만월제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의 곁에 선 운검이 윤기의 눈치를 살피다 물었다. 잠행을 끝내고 돌아가심이 어떠십니까? 윤기는 뒷짐을 지고 만월각 근처에 모인 사람들을 쳐다보다 고개를 돌렸다. 검은 하늘에 뜬 달은 유독시리 선명했다. 선명했고, 밝았다. 또, 밝았으며, 눈이 시릴만큼 맑기도 했다. 고개를 살레살레 젓는 황제를 본 운검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뒤뜰로 향하는 그를 따랐다. 그러다 갑자기 우뚝 멈춰 선 윤기의 발 뒤꿈치를 보고 고개를 들었다. 뒤뜰에는 등을 돌리고 선 웬 여인과 약간 떨어져 서 있는 사내 하나가 있었다. 그 모양을 살피던 윤기는 저보다 조금 앞에 떨어진 흰 손수건같은 것을 보고 몸을 숙였다. 바닥과 닿은 부분에 약간 묻은 흙먼지를 털어내고 보니, 얼굴 가리개였다. 저 여인의 것인가. 눈을 돌려 여인의 등을 보던 윤기가 성큼성큼 그쪽으로 걸어갔다. 운검은 두어 걸음 정도 따라가다 그 자리에 발을 멈추었고, 여인과 함께 있던 사내는 윤기를 경계하듯 다가오다 뒤쪽에 선 운검을 보고 되려 뒤로 물러났다.






" 이것을 떨어뜨리셨습니다. "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목소리에 탄소는 고개를 들었다. 제 앞에 선 정국은 약간 물러난 자리에서 탄소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뒤를 돌아봐도 괜찮다고 말하는 것 같은 정국의 눈에 탄소는 느리게 몸을 돌렸다. 흰색 얼굴가리개 위로 날렵한 눈매와 하얀 얼굴이 보였다. 자신의 쪽으로 내밀어진 손 위에 얼굴 가리개가 있는 것을 보고 황급히 어깨에 걸친 장옷을 머리 위로 덮어썼다. 그러자 윤기가 재빨리 가리개를 걷어 제 얼굴을 드러냈다.






" 이렇게 하는 것이 예의에 맞는 것이겠지요. "

" …. "

" 이 가리개가 공녀의 것이 맞습니까? "

" 예. "

" 받으세요. "






장옷 사이로 손을 뻗어 가리개를 거두어 갔다. 윤기는 탄소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단정하면서도 뚜렷한 생김새가 자꾸 눈을 잡아끌었다. 시선을 빗겨 내리깐 그녀의 눈은 약간 발갛게 부어있었다. 감사합니다, 하고 작게 인사를 건네는 입술은 붉은 꽃 같았다.






"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그대의 이름을 물어도 되겠습니까. "

" … 이탄소. 그것이 제 이름이옵니다. "







탄소는 잠시 망설이다 대답을 내어놓았다. 이탄소. 윤기는 중얼거렸다. 머리에 걸쳐 쓴 장옷을 잡은 탄소의 손등 위로 차가운게 톡 떨어졌다. 손톱보다도 작은 살얼음 같은 것이 체온에 스르륵 녹아내렸다. 조금씩. 그것들은 흙바닥에도 떨어져 자신들의 흔적을 축축하게 수놓았다. 윤기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눈이 오는가 보오. 듣기 좋은 목소리가 하얗게 퍼졌다.






" 잘 기억하겠습니다. "






윤기는 말 그대로 하얗게 웃었다. 탄소에게 짧게 인사를 한 윤기가 등을 돌려 뒤뜰을 빠져나왔다. 발갛게 부은 눈두덩이와 붉은 입술이 머릿속을 동동 떠다녔다. 소리없이 뒤를 따르는 호위무사에게 말했다.






" 잠행을 마쳐야겠다. "

" 예. "

" 그리고…. "






흰색 천에 붉은 꽃이 수 놓인 얼굴가리개를 떠올렸다. 윤기가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 어쩌면 초간택을 진행하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

" …. "

" 이탄소. "

" …. "

" 저 여인에 대해서 알아보거라. "











[방탄소년단/탄소] 만월 : real moon 8 | 인스티즈











정국은 탄소의 방으로 향했다. 조용히 방문을 열자, 이불을 덮고 누운 탄소와 그 옆에 앉은 사월의 등이 보였다. 한 켠에 켜놓은 호롱불이 미약한 빛으로 방을 밝히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손가락으로 사월의 등을 툭툭 쳤다. 돌아본 사월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정국은 혀를 쯧쯧 찼다. 늦은 시간까지 그렇게 버티고 있으니 멀쩡할리가. 사월은 느리게 눈꺼풀을 끔벅였다.






" 들어가서 자요, 누나. "

" 아씨가 이렇게 앓으시는데…. "

" 내가 있을게요. "






못 미더운 눈으로 정국을 흘겨보던 사월이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다 내일 병나서 아씨 얼굴 못 봐요. 덧붙이는 정국의 말에 사월은 문을 닫고 나갔다. 정국은 탄소의 곁에 앉았다. 불편한 표정을 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한숨을 푹 쉬고 사월이 놓고 간 수건을 다시 개어 이마를 몇 번 찍어냈다.






" 낮에는 곱다고 생각했는데, "

" …. "

" 이리 보니 하나도 안 곱네. "

…. "

" 아깐 누가 마법을 부렸나. "






정국은 양반다리를 한 무릎에 팔꿈치를 괴고 탄소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만월각에서 넋이 나간 얼굴을 하고 태형과 춤을 추던 모습과, 도망치듯 뒤뜰로 뛰쳐나와 끅끅거리며 울음을 참던 모습이 잠든 얼굴 위에 겹쳐졌다.


넌 늘 그렇지.

넌 늘 그런 얼굴을 하지.

혼자 있으면 늘 김태형 생각을 하며 괴로워 하는데도 혼자 있으려 하고, 김태형을 떠올리며 홀로 상처받고.


미련하다, 미련해. 정국은 생각했다.






" 흐 "

" …. "

" 태형 "

… 하. "






꿈에서도 태형을 찾는 탄소를 보며 정국은 바람 빠지듯 웃었다. 탄소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태형이 얄밉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가련하기도 했다. 탄소도, 태형도. 둘 다 마찬가지인 처지였다. 정국은 탄소의 이마를 다시 한 번 꾹꾹 찍었다.






" 못났다. "






탄소가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심장이 배꼽 언저리로 뚝 떨어진 것처럼 속이 미식거리고 쿵쿵 울렸다. 탄소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정국은 입술을 물었다.


박지민 때문이야, 하고 생각했다. 네가 괴로워하면 널 좋아하는 박지민도 괴로워하니까. 벗이 힘들면 나도 힘드니까.


탄소가 눈썹을 찡그렸다. 그 모습을 보던 정국도 따라서 눈썹을 찡그렸다. 아니, 너 때문이야, 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네가 내 벗이기 때문에, 너도 내 벗이기 때문에 그런거야. 너는 내 벗이니까, 그래서 싫은거야. 네가 김태형 때문에 아파하는게 싫은거야.






" …. "






벗이니까.

















지림 님, 다이 님, 버들 님, 슙루룩 님 감사합니다 :)

사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8ㅅ8

밤새고 오늘 아침에 집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자다 일어났어요

여러분은 명절 증후군 없으신가요? (울음)


그러고보니 오늘 글잡 무료데이라면서요?

알았으면 더 일찍 왔을텐데 아쉽네요

그래도 아직 한시간 정도 남았어요!


이번에도 만월과 아저씨가 초록글에 반짝 올랐다가 사라졌습니다 (박수함성)

모두 다 여러분들 덕분이에요!

감사합니다 여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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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련하다.. 서로의 마음이 같아도 함께 할 수 없어서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마음 같아선 태형이랑 여주 확 납치해서 둘이 편히 살게해주고싶다ㅠㅠㅠㅠ작가님 팬 될 거 같아요ᅲᅲ아니 팬이에요ᅲᅲᅲᅲᅲᅲᅲ다음 편도 살며시 기대해 봅니다.. ♡
9년 전
독자2
아으아ㅜㅜㅠ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너무 재밌어요 여주가 너무 애틋하네요.. 남준이에겐 얼굴을 보여준건가요? 결국 호석이는 여주 얼굴 못보고 가나보네요ㅜㅜ 정국이가 자꾸 벗이니까라고 한것도 맘에 걸리고.. 이런 사극물은 역시 찌통맛으로 보는 거죠! 오늘도 잘 읽다 갑니다ㅎㅎ
9년 전
독자3
드디어 여주와 윤기가 만났네요.. 둘이 언제만날까하고 은근 기대하고 있었는데... 태형이랑 여주사이도 정말..아련하고 슬프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지림]이에요! 윤기가..윤기가..역시 여주를 좋아할것같았어요(사실은 제바람이구요 ㅎㅎ) 여주는 인기쟁이네요 방탄멤버들이 다좋아해주다니 물론 남준이는 아직 어떨지 모르지만요 ㅎㅎ 이렇게 달달한 분위기에 문득 생각나는 1~3편내용 .. 어떻게 이어지게될지도 궁금하고 진짜 진짜 기대되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건지 안타깝기도하고..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9년 전
독자5
다이
안녕하세요 작가님 윤기도 이제 여주를 좋아하네요.
뭔가 제가 인기쟁이가 된 느낌? 태형이랑 여주가 차라리 이어지면 지민이도 그나마 편할텐데.... 정국이도 뭔가 좋아하는느낌? 걍 생을 여러번 살아서 다 이어지면 좋겠어요ㅠㅠ

9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글이 진짜 제 스타일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
9년 전
독자7
작가님 ㅠㅠ (슙루룩) 이에요!!! 등장인물들의 관계구도가 이작품을 보게 만드는거 같아요 .
항상 느끼는 거지만 BEM과 작품분위가 너무 잘 어울려서 완전 이입을 해서 보게 되는거 같아요.
여주와 윤기의 혼인에 대해서 궁금하고 태형이랑 여주의 관계, 정국이의 짝사랑 까지 다음 내용들도 너무 궁금해요 ㅠㅠㅠㅠ
항상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이야기도 기다리고 있을게요~~~

9년 전
독자8
내 이럴 줄 알았어요!!! 솔직히 황제가 나왔는데 황제가 당연히 여주한테 관심을 보이지 누구한테 관심을 보이겠어요ㅠㅠㅠㅠㅠㅠ 근데 석진이는 왜 보이지 않는 겁니까ㅠㅠㅠ 엄청나게 많은 적수들이 팽팽하게 맞서네요 마지막엔 누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정국이는 여주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고, 어...이제 남준이만...남준이만 남았네 남준이도 여주한테 관심 갖게 되는 거 아니게쬬... 여주 인기 많네 히히 그리고 저 암호닉 신청할래요 최근 화까지 다 읽어서 뿌듯합니다 [Rb] 신청해요
9년 전
독자9
어머다좋아하네요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얼마나이쁘면 여주ㅠㅠㅠㅠㅠ부럽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아요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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