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일이 있고 김한빈에게는 단 한 통의 연락도 오지 않았다. 바쁜가보다, 하고 이해를 하려고 했지만 속 좁은 나는 절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내가 나갈 땐 붙잡더니 어떻게 연락 한 통이 없어? 따라나오지 않았던것도 솔직히 섭섭했다. 옛날의 우리 사이였으면 내가 나가지도 못하게 붙잡았을거다. 내가 만일 나갔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쫓아왔을꺼고, 근데 옛날의 사이가 아니라는 게 조금 속상하기도 하고 좀 그냥 답답했다. 그래도 난 다시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만의 생각이였다는 걸 나는 깨달았다. 2. 솔직히 털어놓자면, 나는 김한빈을 좋아한다. 이미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좀 많이 좋아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짝피구를 하는 순간부터, 그리고 지금 현재까지도 쭉 좋아했다. 중간에는 포기할까 생각도 해봤고 친구들에게 다른 남자들도 소개 받아봤는데, 아무래도 좀 힘들었다. 김한빈 이상으로 나에게 설렘을 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친한 친구들은 이제 김한빈은 연습생이고 곧 데뷔도 할 텐데 사귀는 게 가능하기나 하겠냐고 꿈 깨라며 막말을 던졌지만 김한빈이 연습생이면 어떻고, 또 백수이면 어떠랴. 그저 김한빈 자체가 좋은 건데. 3. 일주일하고도 4일이 지났다. 기다리고 기다린 김한빈의 연락이였다. 저번에 한강 근처로 이사 왔다고 말 한 적이 있는데, 그냥 흘린 줄 알았는데 아마 기억하고 있었는 지 한강으로 나오라는 연락이였다.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아까 샤워를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옷을 챙겨입고 화장도 간단히 한 뒤 한강으로 나갔다. 3-1. 혹시 누군가 보고있을까 싶어서 한강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조심스러웠다. 다행인건 지 당일날에는 우리나라와 외국의 축구 경기가 있는날이라 그런 지 사람은 커녕 소름 돋을 정도로 한강은 삭막했다. 김한빈은 어디쯤에 있으려나, 싶어 두리번거리니 저 멀리 혼자 벤치에 앉아있는 김한빈을 발견하고는 조심조심히 다가가 두 손으로 어깨를 잡으니 화들짝 놀랜다. 뭐야 왜이리 놀래? 하고는 그대로 김한빈 옆에가서 앉으니까 팔 옆으로 무엇인가 숨긴다. 뭔가 싶어서 겨우겨우 뺏어드니 랩 가사인지 삐뚤빼뚤 겨우겨우 읽을 정도의 필체로 빼곡히 차있는 노트였다. 푸흡, 뭐야 이거 왜 숨긴거야? 그냥 랩 가사 아니야? 하니까 우물쭈물대며 입을 뗀다. " 그거, 나중에 너한테 들려주려고 쓰는거야. " 순간적으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김한빈이 나한테 들려주려 랩 가사를 쓴다고? 여태까지 내 생일에 편지 한 번, 아니 평소에도 짤막한 글 한 번 써준적이 없던 김한빈이? 입가에 미소가 번지면서 손으로는 김한빈의 뒷통수를 쓸어내렸다. 내 새끼, 다 컸네. 발끈하며 손을 밀어내는 모습마저 웃음이 나왔다. 3-2. 어젯밤에 몇 시간 걸려 한 네일이 벗겨지진 않을 까 노심초사하며 김한빈이 내민 캔음료를 땄다. 탄산이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기도 무섭게 입으로 갖다대어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입을 뗐다. 그래서, 언제쯤 불러줄껀데? 펜을 잡고 다시 가사를 적어내려 가던 김한빈이 펜을 든 손을 올려 머리를 긁적거렸다. 글쎄, 언제 듣고 싶은데? 나야 뭐- 언제든 Welcome. 뻣뻣한 나의 영어 발음에 소리내어 웃는 김한빈에 발끈해 헤드락을 걸었다. 크, 이것도 오랜만인데? 하며 팔에 더 힘을 주자 내 팔을 치며 항복을 외치는 김한빈에 팔을 풀어냈다. 김한빈은 목이 자유로워 지자마자 팔을 휘둘러 나에게 헤드락을 거는 가 싶어 움찔했는데 그냥 어깨에 손을 올렸다. 4. 김한빈이 먼저 저번 일을 입에서 꺼냈다. 사실 김한빈에게 연락이 왔을때 반, 그리고 아까 어깨에 손을 올렸을 때부터 다 풀려있었다. 미안하긴 했는 지 펜을 잡은 손을 가만히 놔두지를 못하는 김한빈에 정신이 사나워 내가 직접 손을 내려 펜을 뺏어들었다. 머쓱하게 웃던 김한빈이 입을 열었다. 그때는, ... 그냥 미안했어. ... 따라나가려고 했는데, 녹음도 그 날안에 끝내야 되서 섣불리 못 따라나갔어. 녹음 내내 네 생각만 들더라. ... 네 생각에 나도 모르게 녹음에는 집중도 안 됐고, 그러다보니까 녹음도 엉망진창으로 진행되고. ...야. 그냥..., 내가 다 미안해 그 일은. 김한빈. 네가 사왔던 커피랑 마카롱, 걔한테 먹인것도 다 미안하고... 아... 근데, 일주일 넘도록 미안해서 연락도 못 하겠더라. 너한테 그렇게 대했는데 어떻게 사과해야 될 지도 모르겠고, 네가 날 더 싫어할까봐 그냥... 미치겠더라. ... 그래서 미친듯이 랩 가사만 썼어. 네 생각하면서.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걸로, 너에게 사과하고 싶었어. 그냥, 그냥... 이게 내 진심이야. 한빈아. 아직 다 완성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사과는 미리 하고 싶었어. 받아주라. 저 말을 끝으로 고개를 숙이는 너에게 얼마나 미안했는 지, 좀 눈물도 맺혔다. 근데 여기서 내가 울어버리면 네가 더 당황하고 미안해할 걸 알았기에 그냥 꾹꾹 담아냈다. 랩 가사가 적혀진 공책과 펜을 벤치 위에 올려둔채로 일어난 김한빈이 내 앞에 섰다. 그리고는 내 시선에 맞추어 몸을 숙였다. 그냥, 다 미안해. .... 내 머리를 감싸 안았다. 몇 년간 참아온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았다. 동시에 대한민국이 골을 넣은건 지 엄청나게 큰 함성들이 들려왔다. 머릿속이 웅웅댔다. 5. 그 날 이후로 다시 급속도로 친해진 우리는 이제 매일매일 연락하는 사이가 됐고 전보다 더 바빠진 김한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나고 있었다. 솔직히 점보다 김한빈에 대한 감정이 더 커진 것 같은데 이 새낀 눈치가 없는건지 그렇게 티를 내도 모르는 것 같다. 가끔 카톡을 하면서 설레는 순간도 있긴한데, 솔직히 김한빈 모솔 맞다. 아무리 봐도 모솔이다. 썸도 못 타본, 진짜 딱 그냥 모태솔로.
솔직히, 그냥 이래도 저래도 김한빈이라 좋다. ....... 이렇게 짧다니.... 죄송합니다 (꾸벅) 오늘 예비소집이라 학교에 가봐야 해서 정신 없는것도 있고 막상 글을 쓰려니까 잘 감이 안잡히고 글이 엉망진창이 되버려서...(민망) 요즘 너무 피곤해서 눈꺼풀 위에 빌딩 세 채를 올려놓은 것 같아요. 읽어주시는 모든분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은 물론 그냥 읽고 지나가주시는분들도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지금보다 더 나은 글 쓰기 위해 많이 노력 하겠습니다. 적은 분량 죄송해요 얼른 긴 글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월요일 힘차게 시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