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記 00
w. 천왕성
남아 있는 기록에 따르자면 2016년 2월 18일,
원인불명의 '무엇' 때문에 세계가 멸망해 인류는 물론 세상 어떤 것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한다.
다시 태초로 돌아간 지구는 깨끗한 바다 빛과 푸릇한 자연의 색들로 머물렀지만 그도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자생 할 수 없는 것을 깨달아 버린 것인지.
약육강식. 즉, 생태 피라미드형의 먹이사슬형태로 진화되어 과거 '사람'이라고 불리우는 형태들로 다시 태어났다.
현재의 계급으로 말하자면 C, E, J, K, H로 각각의 속성으로 나눌 수가 있다.
대체적으로 C계급은 상위 1%로 돌 속성을 띄고 있는 이를 일컬어 구분한다.
특징적으로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피도 눈물도 없다는 말을 담기도 부족한 잔인하고 권위의식에 빠져있는 계급이다.
E계급은 10%에 속하는 물 속성을 띄고 있는 이로 상위 계급에 속하지만 유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띄고 있다.
J계급은 25%로 E계급과는 반대 속성인 불 속성이라 상극이며 활동적인 성격이 대부분이다.
K계급은 30%로써 빛 속성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는 계급이지만 최근 눈에 띄게 J계급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H계급은 최하층의 계급으로 자연 속성을 가지고 있다.
먹이사슬의 맨 하위층으로 약하고 무르기 짝이 없지만 그만큼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는 특징이 있다.
계급사회에 속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C계급과 H계급이 만나 아이를 잉태한다고 하여도
다른 계급의 아이가 태어날 수 있기 때문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가족이 아닌 그 속성에 따라 가족을 이룬다.
각 계층마다 영역이 존재하며 통칭 C, E, J, K, H로 일컬으며 '食'에 있어서 다른 공급원이 없기 때문에
계층 별로 공물을 바치거나 자손배출을 원활히 하게 하였지만 비윤리적인 말이 오르락 거리면서,
이에 따라 秀같은 또 다른 존재들을 양성하게 되었다.
秀는 C계급을 제외한 나머지의 계급 중 외모나 지성등 만능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을 뽑아 殖할 수 있도록 한다.
그 안에서는 계급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이 계급사회 안에서 평등한 관계에 있으며 따로 영역이 존재하여 신성적으로 모셔진다.
하지만 이렇게 따로 분류를 하게 되었더라도 암암리에 食에 대한 이전의 방식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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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탁.
많은 글자들을 태워 적지 않았지만 벌써 해가 지어 어둑해진 하늘이었다.
자신의 소(방) 안에서 흙으로 빚은 원통에 불을 만들어 주변을 밝히며 다시 거즈를 조심스레 태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다.
현재 연 스물일곱, 벌써 팔 년이 지난 과거에 발견 했던 유적들로 인해 호기심과 선망이 되어버린 그 안의 세계로
단순한 이유를 가지고 자신의 기록지를 몰래 남기고 있었다.
운아, 아직 안 자고 있는 거냐? 차의 목소리에 놀래서 조금 떨던 손으로 인해 거즈를 모두 태워버릴 뻔 하여 놀래 아무말도 하지 못하다가.
이제 잘꺼야 라고 안심을 시키며 불을 껐다.
J계급인 자신이 秀에 들어 올 수 있던 것은 정기적인 시험을 보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차의 눈에 들어서였고
그 차가 이 곳의 주인이기에 고분스러운 말과 행동을 하지만.
가끔의 계급적인 말투를 쓰는 걸 제외하자면 어릴 적 같이 자라 온 환을 보는 듯 해 조심스러운 미소가 지어질 수 밖에 없었다.
평등으로 묶여 있는 秀는 앞서 적어 놓았 듯 뛰어난 사람들만이 들어오는 곳.
정기적인 시험으로 다섯, 나와 같은 경우의 다섯으로 하여 총 열 명을 선출하고,
단 한 번의 실수는 퇴출을 당하기 때문에 불가 오십도 되지 못 하는 인원이 안에 있다.
저는 秀에 들어 온 것도 벌써 아흔아홉일.
내일은 드디어 백일이 되는 날로 자신의 소 안에 벗어나 첫 식을 가지는 날이었다.
어떠한 순으로 이루어 지는지 예행과 빈에게 언질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설레고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눈을 질끔 감고 최대한 웅크린 몸이 어느새 잠에 빠져 날이 밝아 오를 때까지 자신의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