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업 도중에 뒷문이 드르륵 열리며 좀 알아주는 양아치이자, 네 짝인 김종인이 들어온다. 입꼬리에 상처를 단 채 말이다.
교실을 휘적휘적 가로질러 제 자리로 향하는 뻔뻔한 김종인을 본 선생님이 쓴소리를 하려다 그만 두었다. 어차피 이 아이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소리내어 의자에 털썩 앉은 김종인은 수업에 집중할 생각 따윈 없는 듯 제 손만 꼼지락거렸다.
그리고 '교과서 86페이지를 펴 보자.'하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옆에서 김종인이 네 눈치를 보며 무슨 말이 있는 것처럼 굴었다.
그 시선이 신경쓰여 고개를 훽 돌려 김종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가 머쓱한 표정을 하며 말한다.
"야, 나 교과서 없는데 같이 봐도 되지."
2
"야, 나 시험 끝나면 피자도 먹을 거고, 치킨도 먹을 거고, 짜장면도 먹을 거고, 또 빙수도 먹으러 갈 거야……."
"알았어. 같이 먹으러 가자."
시험끝나고 먹고싶은 것들을 주욱 나열하는 널 보고서는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도경수
3
남자들에게 둘러쌓여 번호를 따이고 있는 널 발견한 오세훈. 거절하지도 못 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네 모습에 굉장히 심기가 불편해보인다.
4
교과서를 가지러 잠깐 교실에 올라왔는데 아무도 없어야 할 교실에 세네명의 남자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듯 남자아이들의 표정이 들떠있다.
궁금해진 넌 슬쩍 귀를 기울이는데 그들의 대화에서 갑자기 네 이름이 들렸다. 네가 줄곧 좋아해오던 도경수였다.
"아, 이제까지 말 못했지만 솔직히 걔 너무 이쁘지않냐."
5
진실 게임에서 너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고 물은 변백현.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이 방에는 그 사람이 없다는 네 대답에 내심 기대했던 백현은 풀이 죽는다.
6
오랜만에 준면을 만나 데이트를 하고있는데 회사에서 온 듯한 전화를 받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통화를 한다.
통화 후에는 곤란한 표정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긴다.
왜? 회사에 무슨 일 있대? 하는 물음에 미안하다며 다시 회사에 들어가봐야 할 것 같다는 김준면
7
학교에서 네가 공개고백을 받았다.
널 남몰래 좋아하던 백현은 그 고백 장면들을 실시간으로 보며 상황을 즐기는 척 했지만, 사실은 네가 무슨 대답을 할까 불안하다.
8
김종인이랑 이미 연애 중인데 김민석이 자꾸 바람피자고 꼬신다. 어떻게 해야하지?
9
타오: 형 전 여친 있잖아 새남자 생겼다는데?
민석: 어쩌라고? 나랑 뭔 상관이야. (쿨한 척)
10
직원들 회식에 눈치없이 낀 술 취한 부장님st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요! 예헷!
11
학교 운동회 날, 애들 케어하긴 귀찮고 앉아있긴 뭐해서 그냥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주워먹는 할 거 없는 쌤 김준면
12
"우와아아아. 으와!"
서울 갓 상경한 시골뜨기 김준면. 기차에서 막 내린 그는 모든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준면을 마중 나온 서울친구 김종대의 표정이 말한다. 아 진짜 김준면 촌스럽게 왜 저래;
13
너와 김준면의 결혼식.
떨리는 마음으로 결혼식장 뒷편에서 대기를 하다 '신부 입장.' 이라는 말이 들리자 너는 웨딩 드레스를 살짝 들어올리며 걸어나간다.
저 멀리 네 남편이 될,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준면이 보이자 너는 부끄러운 듯 웃었다.
그런 네 모습을 보고 행복한 듯 미소짓는 김준면
14
아무리 봐도 잘생겼다, 네 과외 선생님은.
오늘도 넌 수업 도중에 넋을 놓고 그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종인이 교과서 풀이에 열중하다가 너의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집중하라고 혼내기는 커녕, 오히려 네게 얼굴을 들이밀며 다정하게 물었다.
"이해한 거 맞지? 안 했으면 쌤한테 혼난다."
15
카페에 앉아 친구와 수다를 떨고있던 참이었다. 너와 좀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있던 한 남자가 자꾸만 너를 힐끗거린다.
애써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내 그가 너와 네 친구 쪽으로 다가왔다.
고개를 들어 남자를 의아하게 올려다 보자, 남자는 잠시 당황하다가 제 귀를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기, 아까부터 지켜봤는데요…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번호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