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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어제 사탕 잘 먹었어?? 체리랑 복숭아맛이 내가 좋아하는 맛이라고 했잖아
근데 괜히 너랑도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서 혼자 막 뿌듯해하고 그랬어 헤헤 좀 변태같니 아니야 난 절대.. 아니야...크흡
난 사탕이나 껌 같은 거 체리맛이 너무 좋더라 복숭아맛도!!
그그 옛날 캬라멜중에 메론맛도 있고 복숭아맛도 있고 그거 뭐지 나 그거 진짜 좋아하는데 요즘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네 이름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그건 진즉에 포기했고 이제 체리사탕 복숭아마이쮸 좋아해!!!
근데 막상 과일로 된 체리랑 복숭아 먹으라고 하면 잘 안 먹게 되더라 과일은 포도 좋아해 씨 없는 외국포도!!!!
예전엔 청포도가 맛있었는데 요즘은 적포도가 더 맛있더라... 그냥 음.. 내 취향이야!히히
아아아 맞아맞아 나 어제 하교하는데 너 봤어!!
정류장에 우리 교복 입은 사람들 짱짱 많이 봤찌?? 사람 짱 많았는데 너가 제일 잘생겼었어 너밖에 안 보이더라! 대박이야..... 나도 모르게 너 이름 부를 뻔했더라!!
아 근데 나 생각해보니까 너 이름 한 번도 안 말해봤어 심지어 편지 주면서 써보지도 않았어
딱히 안 쓰려고 안 쓴 건 아닌데 뭔가 쓰려고 하다 보면 되게 부끄럽더라...
부르면 너가 대답해주는 거도 아니고 쓰면 너가 답장해주는 거도 아닌데 괜히 막 부끄럽고... 그래서! 지금 한 번 써볼까 해 왁 부끄러워!!!
정국아! 전정국!!!! 전!!정!!!국!!!!!!!!!!!
헤헤 특별한 문장이니까 위아래로 몇 칸씩 벌려썼당 내가 처음으로 너 이름 부른 날이니까...!
아아 진짜 부끄럽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이만 끝! 오늘 하루도 즐겁게 잘 보내! 이동수업 늦게 들어오지 말구...!
201x년 3월 15일
변태가 절대 아닌 내가 전!정!국!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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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에 너의 이름 세글자를 몇 번 반복해서 쓴 것 뿐인데도 내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이대로 거실에 나간다면 벌건 내 얼굴을 보고 엄마가 무슨 일 있냐며 물어올 게 뻔해 씻지도 않고 그대로 불을 끄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평소엔 답답하다며 상체의 반도 덮지 않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쓴 채로 두눈을 꼭 감으니 평소에 보이던 노란, 하얀 이상한 물체들은 보이지 않고 온통 너 뿐이여서 고작 내 상상 속의 내 기억 속의 너인데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 옆에 스탠드가 내 방을 아늑하게 밝히고 있었다.
내일을 기대하는, 긴장된 내 마음을 진정시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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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또 왔시유 왜냐면 오늘은 드디어 편지를 받느 ㄴ사람이 누군지 밝혀졌거든요
우오오오오옷 짠짜잔 결국 누군지 밝혀졌네요!!!!!! 희희ㅏ희!!!!!!! (반복)
으으윽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져 빨리 좋다고 말 해요 좋지요 사실 안 좋지요 재미도 없고
딱히 찌통도 안 오져 설레는 장면도 없고..........ㅠㅠ 제가 그래유..휴...
아아 역사쌤이 서울분이신데 청담동 앨리스 너무 열심히 봐서 자꾸 뭐뭐 했시유 하신다고 하신 게 너무 인상이 깊어서.. 자꾸 저도 그 말투 쓰네요....껄껄
이제 누군지 나왔으니까 점점 전개될 거예요! 아마...? 크흡...........
근데 전개 되는 과정에서 마저 노잼일 수도...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