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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꼭 돌아올게."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듯 희미한 배경을 등지고 난 내 또래의 남자아이를 보며 몇 번이고 같은 얘기를 되풀이한다. 상대가 이 얘기를 듣던 말던, 내 말에 반응을 내비치던 말던 다짐하듯 몇 번이나 실질적으로 이별이 맞는 그 단어를 말하면, 기어코 어린 마음 한구석으로 쌓아놓은 감정들이 터지고 한 방울씩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 아이를 보며 다시 한 번. 이번엔 누구에게 전하는 것인지도 헷갈릴 말들을 해댄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이 스위치가 된 것 마냥 이제 그 작은 몸은 덜덜 떨며 서럽게 울어대는 아이의 작은 몸을 꼭 껴안아 뒷머리를 쓸어 내리며 가지 말라고, 나를 홀로 두고 가지 말라고.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 내게 애원하는 소년의 머리통에서 손을 떼고 눈물 범벅으로 얼룩진 얼굴을 마주보며 생긋 웃어 보인다. 빛을 머금은 것 마냥 맑던 눈동자가 잔뜩 젖어 눈물로 축축해진 얼굴에 손을 얹어 다시 한 번 얼굴을 닦아주면 그 때서야 전처럼 예쁘게 웃으며 내게 다짐을 받아낸다. 꼭 돌아와.



까마득한 기억이지만 이 작은 조각만이라도 잊어버리지 않은 것은 다만 어린 시절 가장 처음 한 이별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눈 앞에서 서럽게 우는 누군가를 보면서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 첫 번째 약속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어린 나와 누군지 모를 남자아이가 서로를 마주하며 생긋 웃고는 서로의 못 생겨진 얼굴을 마주보곤 웃음이 터져 서로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다 내 손가락을 치우고는 말한다. 말하는 그 목소리는 아까와는 달리 많이 성장한 목소리로 온 머릿속에 메아리친다.




 





자기야.








어?


… 자기야?








언제까지 잘 거야?


 








 


꿈 속의 피터팬









[EXO/백현민석찬열종대경수] 꿈 속의 피터팬 - 1 - | 인스티즈

[EXO/백현민석찬열종대경수] 꿈 속의 피터팬 - 1 - | 인스티즈



“아아 나 심심하다 자기야..”





감긴 눈 사이로 눈물이 잔뜩 고여 눈을 뜨고도 뿌연 시야에 손을 눈가로 가져갔다. 눈물덕에 잔뜩 불은 듯한 질척한 느낌이 싫어 거칠게 눈가를 닦아내면 변백현은 그러지 말라며 제 손을 내 눈가에 가져다 대 조심스레 닦아준다. 언제부터 이랬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변백현은 툭하면 나를 자기야, 하고 부르곤 했다. 처음에는 하지 마라, 죽는다. 하고 온 몸으로 오글거림을 표혔했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까 별 거 아니던데.


뭐, 가끔 오해하는 사람은 있지만서도.




 




“왔으면 좀 일찍 깨워. 남 자는 거 구경하지 말고.”





관음증이냐, 하는 말은 속으로 삼키고는 침대 위에서 벌떡 일어나 맞은편의 화장대로 흘깃 시선을 돌려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


아…. 볼만 했겠네 내 얼굴. 끝내주네 아주.






안 깨운 게 아니라 자는 얼굴 보고 놀라 못 깨웠던 게 맞을 것 같은 몰골을 확인하니 조금 미안해져 씻고 나올 테니까 기다려. 하면 고개를 끄덕이고는 제 집마냥 익숙하게 내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변백현을 보다 화장실 문을 닫아 세면대에 물을 틀고는 한참 동안 물줄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흐릿했던 기억 속의 그 남자아이는 아마 변백현이 맞을 텐데도 항상 억지로 얼굴을 대입시키려고만 하면 떠오르지 않는다. 무언가를 떠올리려 하면 오히려 이젠 배경뿐 아니라 서럽게 울던 그 장면마저 녹아내릴 것 같아 고개를 저으며 얼굴로 물을 끼얹었다.








아직도 퉁퉁 부은 것 같은 얼굴을 수건으로 손을 감싸 눈가부터 꾹꾹 누르며 내려오는데 침대에 누워서 날 보던 변백현은 어디서 꺼내왔는지 과자를 씹으며 나를 바라본다.





“또 내 꿈 꿨어?”


...어 그것도 또 서럽게 울면서.




어린 나는 저런 놈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펑펑 울면서 미래를 기약하기까지 했는지. 꿈 속의 희미한 얼굴이 다시 떠올라 착잡한 마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눈 앞에 놓인 크림을 손으로 찍어다 얼굴 위에 대충 펴 바르면, 변백현은 꿈 속의 내요이 대충 짐작이 가는지 이번엔 어디서 꺼내왔는지도 모를 다이어리 같은 책을 펼쳐보며 읽고 있다. 같이 있던 시간이 내 평생의 반 이상일텐데도 변백현의 책을 들고 있는 저 손은 어색함이 뚝뚝 묻어난다.





“니가 책도 읽었었나?”


“이거 네 건데.”





아. 내 거구나. 넌 지금 내 일기를 보고 있구나. ….어?




“나 일기 안 쓰는데?”





변백현에게로 완전히 몸통을 돌려 대답하자 이건 네 것이 맞다는 듯 단호하게 고개를 젓고는 다시 ‘내 일기’ 라는 책에 집중하는 변백현을 보다 거울로 고개를 돌려 크림이 뭉친 곳은 없나 확인하고는 내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책으로 손을 뻗어 받아 들었다.





[네가 없는 여기서는 아무런 할 일이 없어.]




[금방 돌아올거지? 기다리라고, 금방 오겠다고 했잖아.]




[보고싶어.]




 



… 이거 다이어리 아니고 편지 아냐?

그것도 엄청 집착하는




혼자 쓰는 일기라기엔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듯한. 그것도 아주 구구절절한 사연이 담긴 듯한 내용에 인상을 쓰며 책을 덮었다. 집착이 엄청난데 이거?


아니면 상대방이 잠수라도 탔나;;

내가 누구한테 이런 편지를 써. 내용도 없고 쓰다 만 듯 한게.. 


두꺼운 표지가 손을 놓자 자연스레 덮히며 탁- 하는 소리를 낸다. 침대에 누워 턱을 괴고는 책을 읽는 나를 보던 백현이를 향해 휙 던지며 말 했다. 이거 내 거 아니야.



.. 쓴 사람 끈기는 나랑 비슷한 거 같지만.




“그럼 이 책은 누구 거야?”






어깨를 으쓱 올려보이고 옷을 갈아입겠다며 변백현을 밖으로 내쫓아 문을 닫고는 장롱을 열어 대충 니트를 주워 입으며 침대 위를 바라봤다. 계속 보다 보니 마냥 낯설지만은 않은 느낌인데 어디서 봤다. 하는 똑똑한 기억은 없어 바지까지 걸친 후에 침대 위에 슬쩍 걸터앉아 다시 한 번 다이어리로 손을 뻗는데 방 문을 쿵쿵 두드리며 문 너머로 변백현이 말을 걸어온다.




“자기야.. 나 기다리다 지치겠다..”





끙끙거리며 강아지마냥 말 하는 것에 피식 웃고는 문을 열자 문 앞에서 기다렸다는 듯 내 손을 잡아 이끈다. 가자, 민석이 형 카페 구경하러 가야지.

 

 



 


 




 


[EXO/백현민석찬열종대경수] 꿈 속의 피터팬 - 1 - | 인스티즈






“형! 저희 왔어요!”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바닥마감까지 직접 신경을 썼는지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신발과 나무바닥이 닿는 소리가 들려오고 테이블부터 주문하는 곳까지 비슷한 톤과 재질의 나무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카페의 커피프레스 앞에 서있던 민석오빠가 고개를 돌린다. "왜 이제 와." 하고 웃으면서 물어오면 "얘가 늦잠자서요." 하고 단호하게 대답하는 변백현을 흘깃 째려봐주고는 가게를 한 바퀴 돌다 민석오빠의 앞으로 다가갔다. 하얀 와이셔츠에 가볍게 두른 갈색 앞치마. 이렇게 보면 완벽하게 바리스타가 천직인데, 심리학과를 다니면서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며 몇 번이고 우리에게 졸업하면 다른길을 찾겠다더니, 정말로 번듯하게 카페 하나를 가지고 있는 바리스타로 변한 오빠가 새삼 대단해보인다.


카페를 다 둘러보고도 어디에 앉을까 하는 우리 둘을 보고는 턱짓으로 카운터 앞 테이블을 가리킨다.



“그러지 말고 앉아. 백현이는 뭐 마실래? 후배님은, 자몽?”




 



오… 완전 잘 아는데..


단순한 내 취향 따위는 오래 전부터 다 꿰고 있다는 듯 씨익 웃으며 내게 음료수를 내미는 손에서 자몽에이드를 받아 한 입 빨아올리곤 다시 가게를 둘러보는데 아까는 보지 못 한 문 손잡이 옆에 붙은 ‘아르바이트 구함’ 이 눈에 들어온다.







“오빠 알바 구하세요?”


“어? 아 저거, 구해야 하는데..”




 

내 말의 속 뜻을 일치감치 눈치 챈 듯 "왜? 너 하게?" 하는 변백현에게 지나가듯 할 수 있으면 좋지. 하고 대답했다.

요즘은 취업도 불황이지만 알바도 불황이니까. 


걸그룹 못 보셨나요 사장님들 최저시급은 오천 오백.. 무튼 그거. 



적어도 사장님이 민석오빠면 알바비는 안 떼어먹을 거 아냐.




안 그래도 엄마가 틈틈히 전화해 대학도 안 갔으면 알바라도 하라며 커피콩마냥 내 속을 볶아대시는 엄마를 생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뜨는데 턱에다 손을 얹고는 고민하던 것 같은 민석오빠가 입을 연다.




“그럼 다음주부터 할래?”




“네?”




“.. 너무 빠른가?”




할래, 말래도 아니고 다음 주 부터 하고 딱 날짜를 제시하는 쿨가이 김민석. 26세.


아니 빠른게 아니라 그.. 보통 알바들은.. 면접도 보고.. 그래 면접이야 뭐. 이력서도.. 어… 아 다 필요 없네. 인맥 짱짱이네 나. 인생 잘 살았네.


 



그럼.. 하고 언제부터 나를 부릴까 생각하는 듯한 민석오빠에게 아니라고 당장 내일이라도 하겠습니다! 하며 사나이마냥 굵직한 목소리로 말하자 그럼 내일부터 보자며, 내일은 일 하느라 피곤할 테니 일찍 들어가보라는 민석오빠에게 벌써부터 알바비 처음 받은 것 마냥 90도로 인사를 하고는 여기가 제 집인 듯 곧 소파위에 드러누울 것 같은 변백현을 끌곤 한 번 더 격한 허리꺾음을 선보이며 밖으로 나왔다.





“.. 민석이형네서 알바 하는 게 그렇게 좋아?”


“좋지 그럼. 딱 봐도 좋은 사장님 아냐?”




 


뭘 물어보냐는 듯 변백현에게 대꾸해주곤 갈라지는 길목에 서서 익숙하게 손을 흔들었다. 몇 년째 같은 곳에서 같은 방식으로 갈라진다.


.. 이렇게 다닌 게 벌써 몇 년 전이더라.. 다시 한 번 예전 기억을 떠올리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 난다.


내 생각보다 더 오래 전인가.




무튼, 잘 가라 똥백. 내일 보겠지 아마.






똥백이라는 말에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툭 밀고는 온 팔을 다 사용해 내게 잘 가라고 흔드는 변백현을 보다 나도 뒤를 돌았다.


이제 알바도 구했으니까 좀 더 생산성 있게 살아봐야지. 돈 벌어서 흥청망청 쓰고 덕질도 좀 하고, 방탕하게도 한 번 놀아보고… 가로등 아래에 멍청하게 서서 첫 알바비로는 뭘 사야 하나 고민하는데 머리 위로 그림자가 지고 머리 바로 위에서조금 낮은 듯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웬디?" 


 


 


 


 




 

[EXO/백현민석찬열종대경수] 꿈 속의 피터팬 - 1 - | 인스티즈


“웬디?” 





예? 웬디요?


피터팬 여자친구 걔요?



… 아 혹시 집 나간 개를 찾으신다면 전 아닙니다만.




 




똥 씹은 내 표정이 보이는지 아닌지 남자는 나를 내려다 보며 네가 그 웬디 맞아? 하고는 자꾸 내 얼굴을 이리저리 훑어본다. 


술을 드셨으면 곱게 들어가시던가, 집 개는 공원에 가보시던가. 이리저리 나를 구경하는 듯한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신경질적으로 대꾸하며 목소리가 들리는 위쪽으로 고개를 들었다.




“개는 공원에 가서 찾..”





워후......?


잘생겼다. 키도 훤칠한 게 목소리도 좋아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날 관찰하듯 보는 눈빛이 마냥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맞아 그래 나 외모지상주의야. 이렇게 생긴 사람이 나쁜 사람일리가 없잖아;; 귀가 조금 특이한 게, 요정마냥 뾰족하다. 근데, 이 얼굴로 이런 정신상태라니. 새삼 신은 참 공평하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지 모르는 지 남자는 혼자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한 번 더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내가 듣던 웬디보단 좀 나이가 많은 거 같은데?”




… 지금 나 나이 많다고 까인 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자기 집 개를 잃어버린 것 같은 잘생긴 남자한테. 고등학교 졸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처음 보는 남자한테 나이로 까이고 있냐 나..




.. 아니면 그냥 얼굴나이의 문제려나.




웬디고 뭐고 이제는 남자가 날 뭐라고 부르던간에 아주 해탈해 그래 너 할 말 다 하고 집에 가라는 심정으로 남자의 말을 다 들어주고 있는데 혼자 그럴 수도 있느니 어쩌니 떠들고 있던 남자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가자 웬디.”





 





 -사담 -

글잡에서 포인트를 달고 쓰는 글은 처음이네요

?가 되어있는 멤버는 추가가 될 지 안 될지 모르겠어 저렇게 달아뒀답니다.

생각보다 훨씬 정신사나운 글이 될 것 같네요...ㅎㅎ.ㅎ..ㅎ.ㅎ;;;;;내가그렇지뭫ㅎㅎㅎㅎㅎㅎ

별 것 아닌 글이지만 덧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브금을ㅋㅋㅋㅋㅋ안넣었ㅇ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어울리는것도 못찾겠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브금좀..추천해주실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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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신 하고갈게요:)
9년 전
미츄
감사합니다~
9년 전
비회원153.33
오오옹오오이런글 좋아요오오옹
9년 전
미츄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2
와 이런 판타지스럽고 예쁜 글 좋아요! 구독할게요:)
9년 전
미츄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오 뭔가 재밌을거같아요...다음편이 기대된다는..!ㅋㅋㅋㅋ신알신 하고갈게요!!!><
9년 전
미츄
신알신 감사해요!ㅎㅎ
9년 전
독자4
오 대박.. 재밌을거가타여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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