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X/이홍빈] 내 첫사랑이 귀신인 이야기 1
안녕!
나는 25살 여자이고,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직해서 이제 막 회사원이 되었어.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내 첫사랑을 정리하려고 해.
제목에서도 말했듯이 내 첫사랑은 귀신이야.
못 믿겠다고?
그래그래, 이해해.
나도 처음 홍빈이를 봤을때는 진짜 믿기지 않았거든.
아, 내 첫사랑 이름이 홍빈이야. 이홍빈.
믿는 사람이 많진 않겠지만 내 얘기를 시작해볼게.
나는 17살, 그러니까 고1때 귀신 홍빈이를 만났어.
그날은 개학한지 얼마 되지 않은 봄이었는데 내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학교를 못나간 날이었어.
엄마아빠는 다 회사나가셔서 안계시고 나 혼자 약먹고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었지.
근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아파서 그런지 잠을 깊게 못자고 있어서 그 소리에 놀라 눈을 떴어.
이상한 사람이 집에 들어온건 아닌가 너무 무서워서 진짜 슬금슬금 방 문을 열었는데
TV소리가 들리는거야. 소파에는 누가 앉아있는 것 같고.
그래서 엄마가 온건가 하고 거실로 나가서 소파를 보니까 어떤 처음 보는 남자가 앉아있었어.
너무 놀라서 소리를 빽 질렀지.
"너 누구야!!!"
근데 그 남자는 완전 태평하게 웃으면서
"티비 소리 안들리잖아, 소리 지르지마봐."
이러는거야. 이러니까 내가 어이가 있어?없어?
얼른 이 남자를 기절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눈 앞에 보이는 책을 들고
남자를 내리치려던 순간,
"이름아, 일어나 있었네?"
뒤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
그 순간 안도감이 확 밀려와서 뒤를 돌아 엄마한테 달려갔는데
엄마는 그 남자가 신경쓰이지도 않는지 태연하게 리모콘으로 티비를 끄시는거야.
나는 당황스러워서 엄마한테 엄마 저 사람 누구냐고, 엄마 아는 사람이냐고 그랬는데
돌아오는 엄마 대답은 충격적이었어.
"사람? 누구? 방금 티비에 나오던 사람?"
엄마는 꼭 그 남자가 안보이는 것처럼 말하셨지.
내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니까 남자가 실실 웃으면서 말했어.
"나 너한테 밖에 안 보여. 나 귀신이거든."
그 순간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어.
다시 깨어나보니 병원이었고, 깨어난 나를 보고 엄마가 의사선생님을 부르러 갔어.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까 아까 봤던 그 남자가 앉아있었어.
"뭘 기절까지 하고 그래. 사람 미안해지게."
"당신 뭐야. 당신 진짜 귀신이야? 어?"
내 말에 남자는 너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누워있던 침대 위로 손을 짚었어.
그런데 말이야.
남자의 손이 침대를 관통해서 들어가는거야. 꼭 내가 어렸을때 봤던 공포영화에서처럼.
너무 놀라서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어.
내 얼굴이 허옇게 질리니까 남자가 잔뜩 미안한 표정으로 손을 침대에서 빼더니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내 얼굴을 감싸잡았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침대는 관통하는 그 남자의 손이 내 얼굴은 관통하지 않았었네ㅋㅋㅋ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었어.
나는 귀신을 볼 줄도 모르고
신기 이런거 하나 없이 여지껏 살아왔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지.
엄청나게 혼란스러웠어.
어쨌든 이게 우리의 첫만남이야.
짐작했겠지만 그 귀신 남자가 이홍빈이야.
그날 이후로, 나는 내 10대의 마지막을 줄곧 이홍빈과 함께 했어.
내 인생에서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시절이었지.
말하고 싶은 것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참 많아.
작은 바람이 있다면 어딘가에 있는 너도 이 이야기를 읽었으면 좋겠다.
또 들려주러 올게. 그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