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꼭 읽어주세요♥ |
안녕하세요 비스팟입니다. 1년 전에 글을 올릴 땐 학생이었는데 이제 직딩이되었네요.(는 나름 학생처럼 보이고 싶어서..우엥)
뒷북일지도 모르지만 나름 대로 변명을 하자면, 백현이 열애설 터지고 한참 힘들어하다가 도저히 글을 쓸 자신이 없어서 말도 없이 휴재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그 이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돌아가는건 고향이라고, 아프더라도 엑소밖에 없네요. 정말. 매 회 마다 사죄해도 모자를 판이에요.(찰싹)
그나저나 오늘도 밤샘 작업에 치이는 직딩 작가가 몰래 회사컴으로 인티를 들어왔더니! 글쎄!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셨다면서 오신 분도 있고,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와주신 분들도 많더라구요ㅠㅠ.. 부족한 실력인데도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트♥ 이렇게 초록글까지!!!!!!!!!!!!!몸둘 바를 모르겠어요 정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여러분은 제 사랑이에요ㅎㅎ헤
사실 이렇게 길게 사담을 하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아마 오늘을 기점으로 이번주 다음주 내내 바쁠 것 같아서 4편으로 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요. 그래도 2주가 지나기 전엔 꼭 오리라 약속드리면서!
오늘 슬며시 던지고 가는 이 글은! 얼마 전에 친구를 통해 본 만화와 글을 통해 모티브를 따와 쓰게 된 글입니다. 사실 며칠 전에 제출했다가 까인 글이기도 하지만..껄껄 소재가 너무 좋아서 제 노잼+똥손으로 소화가 가능할지도 모르겠고 단편으로도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만 혹시라도, 아주 만약에 욕심이 생긴다면 미스터 백현을 보내주고 후속작으로도 꼭 써보고 싶어요! 아직 본 편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ㅋㅋㅋㅋ
그럼 여러분 2주 안에 꼭 만나요.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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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胡蝶夢]
: 꿈도 현실도 죽음도 삶도 구별이 없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생각으로 느끼고 하는 것은 한낱 만물의 변화에 불과한 것이다.
호접몽
: 들판에 나비는 없었다 :
오랜만에 아주 익숙한 꿈을 꾸었다. 고향 집에 내려간 기분 마냥 낯선 느낌도, 그 어떤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 기분 좋은 꿈이었다. 상경한지 딱 52일 째 되는 날 꾼 꿈이었다. 꿈을 꾸면서 익숙하다는 표현을 쓰는 사람은 아마 나밖에 없을 것이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정말 우습게도 날 쫓아오듯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꿈이었다. 이상한건 꿈을 꾸고 나면 항상 가슴이 아리다는 것이었다. 필시 기분은 좋은게 분명했으나 가슴께가 쿡쿡 쑤시는 듯한 느낌은 지우지 못했다. 꿈에 나오는 상대가 남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처음 꿈을 꾼 날은 17살 여름방학 때라고 기억한다. 꿈의 시작은 늘 넓은 들판이었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했고, 집 앞마당과 연결되어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낯설지가 않았다.
들판에서 혼자 잠을 자던 내가 눈을 뜨면 날씨는 늘 화창했던 때가 대부분이었다. 습하지도 않고 너무 뜨겁지도 않은 날씨에 기분이 좋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내 주머니에선 늘 터울이 많은 형이 고등학교 입학 선물로 사 준 값비싼 샤프가 떨어졌다. 떨어진 샤프가 바닥에 채 닿기도 전에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고나면 그제서야 나는 그 곳이 꿈의 세계라는 것을 깨닫곤 했었다. 그 다음은 각본이 짜여진 드라마처럼 똑같이 이어졌다. 아무 것도 없는 들판을 그저 정신없이 뛰어 놀다가 나중에서야 잃어버린 샤프를 찾으러 다녔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엄마를 잃은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고있으면 키다리 아저씨 마냥 꼭 샤프를 찾아다주는 사람이 있었다. 꿈이었지만 매번 봐서 그런지 아직도 얼굴이 기억이 난다. 큰 키와 비례하는 크고 듬직했던 손, 긴 다리와 작은 얼굴, 축 쳐진 내 눈과는 다르게 크지만 어딘가 공허해 보이는 눈까지. 나이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도 않았는데 늘 나를 아이 취급하 듯 그 큰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고 달래주기도 했다.
"울지마. 그래야 다음에 또 찾아주지."
"네?"
"다음에도 잃어버릴거야?"
"…아니요."
"잃어버려도 괜찮아. 내가 또 찾아줄게."
소중한 것을 다루듯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말투와 행동이었다. 남자는 어디서 나타나는지 매 번 꿈에서 샤프를 잃어버릴 때마다 내게 찾아왔다. 마치 내가 또 다시 잃어버릴 것이란걸 알고 있었다는 듯 말이다.
사실 요상스러운 이 꿈은 고등학교 3년 내내 계속 되었다가 수능이 끝난 이 후로 한 번도 꾼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심지어 원하는 대학교에 떨어지는 바람에 재수를 하던 와중에도 꾼 적이 없었다. 근데 이상하게 군대까지 미뤄가며 어렵사리 입학한 대학교 때문에 시작한 서울에서의 자취생활 52일 째에 딱 그 때 다시 꾼 꿈이었다. 합격 통지서에 변백현, 내 이름 세 글자가 있을 때보다 더 기쁜 느낌마저 들었다. 왜 그렇게 갑자기 꿈을 꾼 건지, 꿈에서 깨자마자 갑자기 달력을 보며 52일이라는 수에 왜 집착했는지는 여전히 의문투성이었지만 풀어나갈 길은 전혀 없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은 기분만큼이나 의문의 남자도 이상했다. 그 남자는 내게 늘 찾아주겠단 말이 아닌 다른 말을 건넸었다.
"이제 안 잃어버리는 줄 알았는데."
"그러게요. 오랜만이에요."
"아니야. 우리 오랜만에 본 거 아닌데, 좀 서운하다."
"저를 아세요?"
"아니 몰라. 네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나는 전혀 몰라."
"근데 모르겠어. 내가 왜 자꾸 네 꿈에 나타나는지."
"한 가지 확실한건, 난 꼭 찾을 거라는거?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너겠지."
"…네?"
"잊지마. 꼭 찾을게."
남자는 아리송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뒤를 돌아봤을 땐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꿈에서 깬 뒤에도 여전히 생생했고,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었다. 왠지, 오늘 하루 종일 이 기분이 가시지 않을 것만 같았다.
호접몽 : Writter by B.SPOT
꿈 때문에 한참을 자취방에서 홀로 생각을 하느라 보란 듯이 지각을 면하지 못할 것 같았다. 시계를 보니 강의 시작까지 5분가량 남았지만 자취방에서 정문을 통과해 강의실까지 가려면 죽을 힘을 다해 뛰는 수 밖에 없었다. 가방을 고쳐매고 죽기 살기로 정문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 평소에 운동 좀 해둘걸. 금새 가빠지는 숨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속도를 늦춰 빠르게 걷는 방법을 택했다. 시계를 바라보니 시간은 이제 2분 남짓 남았지만 차라리 지각을 택하는 편이 나은 듯 싶었다. 이대로 가다간 숨이 모자라 죽을지도 모를 것 같았으니깐.
언덕 끝에 올라서고 나서야 잠시 숨을 골랐다. 질끈 눈을 감으며 하늘을 바라보니 꿈에서 느꼈던 기분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하늘 한 번 참 더럽게 맑네.
조용한 1층 강의실 복도를 지나 발걸음 소리가 혹여 다른 강의실에 들려 민폐가 될까 조심스레 계단을 올랐다. 4층까지 올라가야 된다는 생각에 한참 위로 나있는 계단들이 까마득하게 보였다. 하필이면 엘레베이터도 없는, 학교에서 제일 오래된 건물이었다. 괜히 꿈 때문인가 싶어 꿈 속의 키다리 아저씨를 곱씹으며 한 계단씩 올라갔고, 마지막 층을 남겨두었을 때 막 코너를 꺾을 때 였다. 차마 앞을 보지 못하고 같은 방향으로 내려오던 사람과 부딫혀 넘어져 버리고 말았다.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제가 앞을 제대로 안 보고 걸어서 그런ㄱ…,"
나를 일으키는 손이 어딘가 익숙해서 고개를 든 것 뿐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부딫힌 남자는 꿈 속의 그 사람이었다. 조금 더 편해보이는 옷차림 외에는 얼굴이나 목소리까지 의심할 구석 없이, 확실히 그 남자가 맞았다. 머리를 돌로 맞은 듯한 느낌에 입을 벌리며 멍청이 한참이고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애석하게도 남자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일방적으로 내 꿈에서 나 혼자 만난 것이었으니 사실 기억이라도 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한 건 정말 꿈 속의 그 남자가 내 눈 앞에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남자는 그런 내 바보같은 모습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눈 앞에서 자신의 손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정신을 차리라는 듯, 리액션을 취하기 바빴다. 그제야 정신이 들어 상대를 민망하게 했다는 사실에 온 몸에 열이 오르는 것만 같았다. 황급히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피하듯 계단을 빠르게 올라 강의실로 들어왔다. 뒤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그리고 왠지, 돌아보면 오늘 꾸었던 꿈처럼 남자가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도 들었었다.
그 뒤로 강의를 어떻게 들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고양이 걸음으로 강의실로 들어간 나를 노려보는 교수님의 눈빛에 살짝 고개를 숙여 죄송하다는 표현을 건넸고, 강의는 별 문제 없이 계속 이어졌다. 문제는 나였다. 한참을 집중하지 못하다 자료화면으로 틀어 준 동영상이 끝나고 강의실이 밝아졌을 때야 정신을 차렸다. 가방에서 노트와 필통을 꺼냈고, 필기를 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찾아도 샤프는 존재 하지 않았다. 갑자기 오한이 서리는 느낌에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남자도, 내 샤프도 존재하지 않았다. 꿈인가? 아직 꿈에서 덜 깬건가, 싶어 그냥 책상에 누워버렸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수업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을 때였다. 하나 둘씩 가방을 챙기는 사람들의 모습에 나는 그제야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겨우 자각을 했다. 어딘가 허탈한 마음에 힘 없이 가방에 소지품을 넣고 있는데, 책상 구석에 잃어버린 샤프가 고스란히 놓여져있었고 나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남자였다.
잊지마? 잃지마?
꽤 거리가 멀었기에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남자의 입모양으로만 말 뜻을 이해하려 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답답한 마음에 인상을 쓴 채 그를 바라보았지만 나와는 다르게 남자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이었다.
"과제는 늦지않게 제출하도록 하고. 그럼 다음주에 봅시다."
"수고하셨습니다ㅡ."
수업이 끝남을 알리는 교수의 말과 함께 사람들이 우르르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한 손에 샤프를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 재빨리 주변을 살폈지만 남자는 금새 어디론가 사라졌는지 온데간데 없었다. 가방을 여미지도 못하고 사람들을 지나쳐 강의실을 나와 복도를 휘젓고 다녔지만 남자는 존재하지않았다. 남들보다 한 뼘은 더 되는 키에 인물도 뛰어났으니 못 알아볼리가 없는데도, 남자는 없었다.
샤프를 떨어트렸다. 공중에 뜨길 바랬지만 샤프는 작은 마찰음을 내며 복도 바닥에 그대로 떨어졌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남자는 없었다.
이건, 꿈이 아닌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