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엄마가 아빠를 어떻게 만났냐면... 08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들...>
W.Adela Jhanis
박찬열은 그 말을 끝으로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하지만 틈틈히 테이블 위에 놓여진 간식들을 내게 챙겨주었고,
나는 그가 챙겨줄 때마다 감사의 표시로 고개를 꾸벅꾸벅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박찬열은 씨익,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그, 여자들이 설렌다는 정수리에서 뒷머리쪽을 향해 쓰다듬는데, 으허.. 진짜 심장마비 오는 줄 알았다.
그렇게 반정도 정신이 나간 상태로 오빠들의 질문에 답했고,
변백현, 오세훈의 장난도 맞받아치고 그랬다.
오빠들에게 오빠들 얘기는 물어보지 않았다. 상처인 것 같아서.
그리고 조금 더 친해지면 먼저 나에게 말해주겠지, 하는 마음에.
그렇게 한참 떠들고 노는데 호주머니에 넣어놓은 휴대폰의 진동이 작게 울렸고,
꺼내 확인해보니 아주머니의 '아직 친구집이니?'라는 문자였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벌써 9시를 넘겼다. 아, 아주머니 걱정하실만하네..
평소 내뱉은 말은 잘지키던 내가 9시가 넘어도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 되셨는지
문자를 보낸 것 같다. 그에 재빨리 문자를 보냈다. 지금 돌아간다고.
그리고 고개를 딱 들었을 때, 경수오빠가 내게 '집?'이라 묻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 진짜 9시 넘은 줄 몰랐어.'라 답하고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오빠들 전부 나를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아, 왜 다 일어나. 그냥 앉아 있어!'하니
민석오빠가 '어떻게 그래. 그래도 손님인데.'라 말하고는 현관까지 따라온다.
물론 다른 오빠들까지.
"아, 나오지 마 나오지 마!! 나 혼자 갈 수 있어!!"
"씁- 혼나려고.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 것 아냐.
설마 그 전에도 그랬어?"
나오지 말라며 손사레를 젓는 내게 준면오빠가 한 마디하는데, 아 진짜 선생님 같애..
결국 내가 작게 웅얼거리며 '전에도 그러긴 했는데.. 위험하지 않았는데..'라 말하니
준면오빠가 '위험은 언제, 어디서 다가올 지 모르는거야.'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며
'오빠들이 데려다 줄거야. 그러니까 같이 가.'라 말한다.
설마... 8명 전부 다??? 미친, 그게 더 눈에 띄어요 이 오빠야!!
내 눈빛을 읽은 것인지 준면오빠가 '2명만 보낼게.' 하는데..
오빠... 2명도 많다고 생각안해요?
결국 준면오빠가 '그럼, 한 명.'이라 말하더니 이것만은 양보 못한다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결국 나도 한 명에서 합의를 보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이니
현관 통로가 시끌시끌해진다. 서로 가겠다고. 뭐야, 이 사람들... 무서워...
"종인이는 아직 집에서 쉬어, 백현이 넌 아까 못끝낸 잔소리 들어야지.
민석이 형이랑 경수 너도 오늘 수고 많이 했으니까 쉬고,"
준면오빠의 한 마디에 김종인과 변백현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민석오빠랑 경수오빠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리고 김종대와 오세훈이 준면오빠를 향해 두 눈을 반짝거리며 바라보았고,
준면오빠가 두 사람의 눈빛에 하던 말을 멈칫했다.
그리고 그 순간, 누군가의 큰 손이 내 손목을 움켜쥐더니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데려다줄게.'라는 한 마디와 함께.
갑작스러운 손길에 당황한 나는 고개를 돌려
내 손목을 잡고있는 남자를 올려다보았고, 미처 뭐라 말할 새도 없이 밖으로 이끌려 나갔다.
내 손목을 잡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는 남자는,
바로 박찬열이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현관 안에서 벙찐 상태로 우리 둘을 바라보던 오빠들 중
제일 먼저 김종대와 오세훈이 정신을 차린 것인지 짜증 가득한 목소리로 박찬열의 이름을 불렀고,
뒤이어 변백현과 준면오빠, 김종인이 '잘가! ㅇㅇ야!!!'하고 외쳤다.
그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는 그제서야 뒤로 시선을 돌려
현관에 서서 내게 손을 흔들고 있는 오빠들을 봤다.
경수오빠도 옅은 미소를 띈 상태로 '잘가. 또 보자.'라 입모양으로 말하며 손을 흔들어 주었고,
민석오빠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손을 흔들다,
갑자기 입모양으로 '문자해.'라 말하고는 휴대폰 타자를 치는 것 같은 모션을 취해보였다.
그에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고개를 끄덕여보이고는 붙잡히지 않은 팔로 크게 흔들어보이니,
일곱 남자 모두 크게 웃음을 터트리는데, 아니...쟤가 정말 개그맨인 줄 아시나요..?
그렇게 계속해서 뒤를 향해 손을 흔들다 내리막길인 줄 모르고
발을 잠시 헛디뎌 몸이 앞쪽으로 쏠렸다.
그 순간 뒤에서 7명의 '어어어어어어!!!!!!!!!!!!!'하는 비명소리가 아주 크게 들려왔고,
나도 넘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무의식적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았는데,
단단한 무엇인가가 얼굴에 닿였고, 그 단단한 것이 나로인해 뒤로 살짝 눕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에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니 어둠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 살짝 인상을 찌푸렸고,
곧 머리 바로 위에서 '괜찮아?'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깜짝 놀란 내가 고개를 뒤로 휙 젖혔는데, 무언가 내 코끝을 스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내 코끝에 스친 것이 박찬열의 코끝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어둠에 익숙해진 내 눈 바로 앞에 박찬열의 두 눈이 보였기 때문에.
박찬열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것인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고,
나는 가까이에 있는 박찬열의 얼굴에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내 뒷편에서
'뭐야!!!! ㅇㅇ 괜찮아???!!!!!!'하는 준면오빠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고,
그 목소리에 박찬열이 재빨리 고개를 들며 '어!!!! 괜찮아!!!!!'하고 답했다.
박찬열의 품안에 안긴 꼴이었기 때문에 박찬열이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박찬열 몸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의 진동이 느껴졌고,
한 쪽 손목과, 허리에 박찬열의 두 팔에서 풍겨나오는 열기가 느껴지는데
그 열기와 울려퍼짐이 내게도 옮겨진 것인지,
온몸에 내 심장소리가 크게 울려퍼지면서 박찬열의 손길이 닿아있는 곳뿐만 아니라
몸전체에 열꽃이 오르는 듯 뜨거운 기운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내 심장박동이 빨리 뛰고 있는 것을 느낀 것인지
박찬열이 다시 고개를 숙여 내게 '많이 놀랬지?'하고 물어봤고,
나는 놀란 것 때문에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이 아닌 것을 알고 있지만
그냥 고개를 위아래로 주억거렸다.
그러자 박찬열은 나때문에 뒤로 살짝 휜 허리를 천천히 똑바로 세우며
나를 똑바로 세웠고, 그리고 허리에 감겨있던 팔과 손목을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떼어내었다.
"괜찮아? 어디 다치진 않았어?"
다정하게 묻는 그의 목소리와 다정하게 나를 쳐다보는 그의 눈길에
온몸에 다시 한 번 열꽃이 피어남을 느꼈다.
발을 헛디딘 것 때문인지 왼쪽 발목이 시큰거렸지만 참을만 했기에
그의 질문에 다시 고개를 위아래로 주억거렸다.
그러자 '그래? 다행이다.' 하는 말소리가 들려오면서
아래로 숙인 내 시야에 불쑥, 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내가 그 손을 멀뚱히 바라보다 고개를 들어 박찬열을 쳐다보니
박찬열이 '잡아. 또 넘어질라.'하고 말하는데,
나는 또다시 고개를 숙여 그의 손을 바라보며 정말 이 손을 잡아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그런 내 생각을 읽은 것인지
박찬열이 '아,아아아, 팔 떨어질 것 같애.
누가 이 손 좀 잡아주면 괜찮을 것 같은데.'하며 자신의 손목을 움켜쥐며 나를 향해 말했다.
그에 피식,하고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낸 나는 한쪽 팔을 천천히 들어올려
그의 손을 잡으려고 했고 그 순간,
그가 먼저 내 자손을 잡아 자신의 손에 힘을 주었다.
빈틈없이 맞닿은 손에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박찬열이 씨익 웃으며 '또 넘어지면 안되잖아.'하고 말하는데,
이 남자... 괜히 연예인을 한 것이 아니구나. 끼가...
그렇게 박찬열의 손과 맞잡은 상태로 조심조심 언덕을 내려갔다.
그리고 언덕을 모두 내려와 보도를 걷는 순간에도 그는 손을 놓지 않았고,
그래서 나도 그 손을 놓지 않았다. 괜히 먼저 손 놓았다 분위기 어색해지면 어떻게해..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걸어가다 옆에서 '있잖아,'하는 작은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에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 보았고,
박찬열은 고개를 돌려 잠시 나를 쳐다보다 다시 앞을 바라봤다.
"왜요?"
"너는 '첫눈에 반한다'라는 말을 믿어?"
그의 말에 한참을 생각하다 곧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첫눈에 반한다는 말 믿어요!"
"왜?"
왜?? 왜냐니.. 음, 그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첫눈에 반한다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고,
그럼 그건 더이상 불가능하거나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게 되는거 아닌가요?
그게 불가능하거나 있을 수 없는 일이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도
불가능하고 있을 수 없다는 말이 되는건데."
내 말에 박찬열은 무엇을 생각하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하다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웃더니 '그래, 맞는 말이네. 역시 똑똑한 애한테 물어보길 잘한 것 같다.'하고 말했다.
그런데 그건 갑자기 왜 묻는거지??
"아, 그러고보니 너 'True love'라는 노래 좋아해?"
"..네?"
"아까 분수대에서 잘 따라 부르길래."
"...아! 아..네. 좋아해요. coldplay 노래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에요."
"그래? 나도 그 노래 되게 좋아하는데."
그 말을 시작으로 서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나와 취향이 비슷한 구석이 많은 박찬열에 나는 나도 모르게 신나서
목소리를 한 옥타브 높인 상태로 말을 해나갔고,
박찬열도 미소 띈 얼굴로 내 말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호응해주었다.
그렇게 신난 상태로 말하며 걷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와 붙잡은 손을 앞뒤로 신나게 흔들며 걷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순간 흔들고 있던 손움직임을 멈추면서 입을 꾹 다물었다.
갑자기 조용해진 나와 잠잠해진 손의 움직임에 이상함을 감지한 것인지
앞만을 바라보며 걷던 박찬열이 고개를 돌려 나를 내려다봤다.
"왜?"
"아...그게..."
"왜. 신난 목소리 듣기 좋았는데. 왜 갑자기 멈춰."
그 말을 하면서 박찬열이 천천히 손을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움직임을 지켜보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박찬열을 바라보니
박찬열이 별처럼 반짝거리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래서? 응?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아...그게...그래서..."
박찬열의 말에 다시 더듬더듬 말을 이어나갔고,
박찬열은 내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여보이거나
'아, 진짜? 그랬어?'와 같은 종류의 리액션을 조금 전과 같이 보여줬다.
달라진게 있다면 지금은 나를 바라보면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
결국 그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먼저 시선을 돌린 나는
우연히 밤하늘에 총총 박혀있는 별들을 보게되었고,
"와...."
무의식적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갑작스러운 나의 감탄사에 잠시 앞을 바라보고 있던 박찬열도
나를 따라 고개를 위로 들어본 것인지 '우와...'하고 작게 감탄사를 냈다.
"와...여기서 이렇게 별 볼 수 있는 기회 흔치 않은데.."
내 말에 박찬열이 '진짜?'하는 반응을 보였고, 나는 고개를 젖힌상태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여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공기도 맑고, 날씨도 좋은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 별 많이 보인건 여기온 이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라 말하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씨익 웃으며
'오빠들이 저 별들 끌고온 거 아니에요? 탑스타니까.'하고 말했다.
그러자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박찬열의 고개도 내쪽으로 천천히 돌려지더니
곧 그와 시선을 마주하게 됐다.
그 두 눈을 쳐다보고 있으니 밤하늘이 그 눈에 그대로 담긴 것 같아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데 박찬열이 나를 향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가 끌고온게 아니라,"
"...."
"네가 오늘 우리한테 착한 일해서 별들이 상 주는거야."
박찬열의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 둘 사이에는 더 이상의 말이 오가지 않았지만
두 손만은 여전히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 더 걸으니 우리 집이 보이기 시작했고,
얼마 안있어 집앞에 도착했다. 그제서야 박찬열은 맞잡은 손을 먼저 놓았고,
손에 땀이 살짝 났었던 것인지 그와 손을 놓는 순간 그 사이를 파고든
공기에 의해 손이 시원해짐을 느꼈다.
"어...오늘 데려다 주셔서 감사해요.
돌아가실 때, 조심해서 가세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박찬열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보이고는
내 가슴팍까지 오는 나무로 된 대문을 살짝 미는 순간,
'ㅇㅇ야,'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그에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니
그가 내게 자신의 휴대폰을 천천히 내밀었다.
그의 휴대폰을 멀뚱히 쳐다만보다 고개를 들어올려 그를 바라보니,
'앞으로 말동무 좀 해 줘.'하고 말하는데, 에? 네?
"여기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
"내 생각에 조금 오래 있을 것 같거든."
"...."
"우리 멤버들끼리 있어도 심심할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내 말동무 좀 해줘."
"...."
"마을 구경이나, 도시 투어 시켜주면 더 고맙고."
그의 말에 그의 얼굴과 그의 휴대폰을 번갈아 쳐다보는데
그가 '안...될까?'하고 물어왔고, 나는 그의 손에서 휴대폰을 가져와 번호 11자리를 눌렀다.
그러자 그의 목소리가 조금 전보다 한결 더 밝아지며 '연락할게, 잘자!'하는 말을 해왔고,
나도 그에게 밝은 목소리로 '네. 오빠도 조심히 들어가고, 잘자요.'하고 말한 뒤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현관문에서 비밀번호를 치고 문을 열었다.
그리고 고개를 흘깃 뒤로 돌려 박찬열을 쳐다보니
박찬열도 내 시선을 느낀 것인지 나를 향해 작게 손을 흔들었고,
그에 나도 작게 손을 흔들어주고는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아...심장 떨려, 진짜.
=엄마, 저 왔어요!
=어, ㅇㅇ 왔니?
=네, 아직까지 안 주무셨어요?
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아직 주무시지 않은 것인지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계시는 아주머니가 보였다.
아주머니도 우리 엄마처럼 다 큰 자녀분들을 해외로 유학 보내셨기 때문에
홈스테이하는 나를 당신의 딸처럼 여기며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나도 그런 그녀를 '엄마'라고 불렀다.
=아빠는요?
=주무셔. 오늘 친구들이랑 폴로를 했다는데 많이 피곤했는지 골아떨어졌어.
=푸핫, 다치지는 않으셨데요?
=응, 다치지는 않았나봐. 그런데 왠일로 약속시간보다 늦게 들어왔어?
=아, 오랜만에 한국친구들을 만났거든요.
=한국친구들??
아주머니의 반문에 엑소의 얼굴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한국친구들이요.
=어머, 그래서 ㅇㅇ가 늦게 들어온거구나.. 그런거였으면 조금 더 놀지!
=아녜요, 시간도 늦었고 다음에 또 만나기로 했어요.
제 생각에는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아요.
=어머, 이쪽으로 온거야?
=완전히는 아니구요. 여행차 왔대요.
=그래? 언제 한 번 우리집으로 오라고 그래! 엄마가 맛있는 음식해줄게.
=알겠어요. 엄마 저 피곤해서 먼저 올라가 볼게요.
=그래, 좋은 꿈 꾸렴.
아주머니와 가볍게 포옹을하고 걸음을 옮겨 계단 위로 향했다.
그리고 복도의 가장 안쪽에 있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후드집업 주머니 안에 들어있던
지갑과 이어폰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후드를 옷걸이에 걸어둔 뒤,
휴대폰과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노트북을 들고 침대에 올라갔다.
그리고 노트북의 전원버튼을 누르고 인터넷 창을 클릭한 뒤,
창이 나타나길 기다리며 침대에서 내려와
방 밖으로 나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다시 방으로 들어가 침대 한 가운데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 때마침 인터넷 사이트가 모습을 드러내었고,
네이버 사이트에 들어가
자판 위에서 망설이기만 하던 손가락들을 천천히 움직여
검색창에 'EXO'를 쳤다.
그리고 제목만 보았던 기사들을 하나씩 찬찬히 읽으며,
사진과 함께 당시 상황에 대한 팬들의 블로그 글을 읽고 있는데
노트북 옆에 놓아둔 휴대폰이 반짝하면서 켜졌고,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휴대폰을 들어올리니
-[잘 들어갔어? 찬열이가 집에 들어가는 것까지 봤다는데 연락이 없어서.]
민석오빠의 카톡과
-[야야야야야, ㅇㅇ. 민석이형한테 졸라서 네 번호 따냄!]
변백현의 카톡,
-[잘 들어갔다는 연락도 없냐? 너무하네, ㅇㅇㅇ!!]
오세훈,
-[ㅇㅇ야아아아아, 잘 들어갔어어?? 걱정되서 톡했어!]
김종대,
-[다음 번에는 다른 맛있는 요리 해줄게.]
경수오빠,
-[앞으로는 밤늦게 혼자 다니지 말고! 돌아다니려면 오빠들 부르고, 알았지?]
준면오빠,
-[ㅇㅇ, 오늘 처음 봤는데 몇 년지기 친구같고 그렇네.
다음 번에는 나랑도 많이 놀아줘.]
김종인,
그리고
-[나는 잘 들어왔어, 아까 발목 삔 것 같은데 찜질하고.
내일 보자. 잘 자.]
박찬열의 카톡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조금만 시선을 트니 보이는 노트북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창들.
갑자기 왼쪽 발목이 시큰거리면서 그 강도가 점점 더 세지는 것 같다.
오늘 밤은, 아주 길고 긴 밤이 될 것 같다.
**
짠!!! 나 또 왔어요!!! 사실 글 쓴건 20분 정도 전에 다썼는데
독자님들 댓글 새로 뜬거 하나하나 확인하다보니 시간이 벌써...ㅎㅎㅎ
그렇다고 1시에 딱! 맞춰서 올리려하니... 사담때문에 불가능할 것 같네요...ㅎㅎ
오늘 밤 있었던 일 많이 설레셨어요?
우리 ㅇㅇ랑 찬열오빠 사이에 생긴 묘오하안 썸, 느끼셨어요?
아직 못느끼셨다구요? 괜찮아요! 제가 마구마구 느끼게 해드릴게요!!
그리구 세상에, 우리 독자님들 도대체 얼마나 저를 감동시킬 생각인거에요!
독자님들 덕분에 무려!!무려!! 제 글 프롤로그가 초록글 1페이지에 뙇!!
여러분, 사랑해요...♡
자, 그럼 제게 암호닉 신청을 해주신 사랑둥이들 나갑니다!
[옹꿀탱/혱구리/밍쏘기/토드/사과잼/웬디/알찬열매/밤이죠아/꺄링/댜니/AB판다/뚀륵/썬더/잇이/유레베/구구]님
그리고 새로 신청받은 사랑둥이들 [바람개비]/[됴도르]/[내남편]님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이제 잠깐 휴식시간을 가지고 9편을 준비하러...!!!!
좋은 꿈꿔요, 독자님들~ 엑소꿈꿔요 엑소꿈! 저 어제 꿨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