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엄마가 아빠를 어떻게 만났냐면... 18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년들...>
W.Adela Jhanis
준면오빠와 대화를 나누고 벌써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다행히 다른오빠들도 준면오빠에게서 내 말을 전해들은 것인지
전과 똑같이 나를 대하기 시작했고,
백현오빠와 세훈오빠는 다시 똥강아지와 오기집애로 돌아왔다.
하지만 찬열오빠는 여전히 내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고,
찬열오빠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에 나는 찬열오빠의 행동만큼은 제지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어느 새 성큼 8월에 들어섰고, 이곳의 날씨도 전보다는 조금 더워졌다.
전날 '내일은 오빠들과 어떤 추억을 쌓아볼까.'하고 한참을 생각하다
늦은 시간에 잠들었더니 결국 점심시간을 조금 넘겨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으... 벌써 오후야...."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고 서랍장 위로 다시 내려놓으려는 찰나
반대편에서 낯익은 머리색이 보인 것 같았다.
그에 천천히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자 언제부터 있었던 것인지
찬열오빠가 바닥에 앉아 침대 위에 자신의 두 팔을 포개어 그 위에
자신의 머리를 얹은 상태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에 깜짝 놀란 내가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키자 찬열오빠의 시선 또한 위로 올라갔다.
"ㅁ,뭐,뭐야. 큼, 오빠 여기서 뭐해."
낮게 가라앉아 듣기 싫게 갈라지는 목소리에 헛기침을 한 뒤 다시 말을 이어가자
찬열오빠는 태연하게 웃어보이며 ' ㅇㅇ야, 잘 잤어?'하고 말한 뒤
한쪽 손을 뻗어 헝크러져있던 내 머리를 조심스러운 손길로 정리했다.
그에 멍하니 찬열오빠를 내려다보다 꿈인가싶어 두 눈을 비벼보았지만
찬열오빠는 여전히 방긋방긋 웃으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나는 경악에 가득찬 표정으로 다시 한번 찬열오빠에게 여기서 뭐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우리 ㅇㅇ 자는 모습 보고 있었지."
"아니, 그러니까 왜 내 자는 모습을..."
"그냥. 갑자기 보고싶어서."
"....나 자는 모습 많이 추했을텐데..."
"아니, 오히려 아기처럼 새근새근 자는게 귀엽던데."
낯간지러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찬열오빠에 의해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찬열오빠는 그런 나를 올려다보며 작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곧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내게 '씻고 나와. 애들 밖에서 물놀이 중.'하고 말한 뒤, 내 방을 빠져나갔고,
나는 멍하니 오빠가 나간 방문을 쳐다보다 곧 정신을 차리고는
욕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한 뒤, 잠옷을 갈아입고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을 내려가자 현관문에 기대어 서있는 찬열오빠의 모습이 보였고,
찬열오빠에게 다가가 먼저 손을 잡으니 찬열오빠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마주잡은 손에 힘을 더 주어 잡고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현관문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풍경에 나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밖으로 나가자마자 물속에 있던 종대오빠와 백현오빠의 합작에 의해
강제입수된 준면오빠의 모습을 정면으로 목격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참을 웃음을 터트리고 있자, 물가와 물속에 있던 오빠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꽂혔고, 찬열오빠는 그런 내게 '바닥 조심.'하고 말하며 나를 이끌어
수영장 근처로 다가갔다.
"웬일이야아? 우리 ㅇㅇ가 늦잠을 다자고??"
물속에서 나를 올려다보며 해맑게 웃어보이는 종대오빠를 내려다보며
똑같이 환하게 웃어보인 뒤, 수영장 난간에 앉아 발을 물에 담그는데
갑자기 옆에서 '야!'하는 찬열오빠의 큰소리와 함께 물이 내게로 튀었다.
"으앗, 차가워!"
내 말에 종대오빠가 생글생글 웃으며 내 다리 위로 물을 조금씩 뿌렸고,
찬열오빠는 옷 입은 상태 그대로 물에 빠진 바람에 티셔츠가 몸에 들러붙어
상체 라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엄마, 나 계탔나봐...
짜증스레 물에 젖은 머리를 쓸어넘긴 찬열오빠는 도망치는 백현오빠를 쫓아가
머리를 강제로 물속에 입수시켰다. 쯧, 그러게 왜 장신라인에게 덤벼, 똥강아지야...
그렇게 백현오빠와 한바탕을 한 찬열오빠가 유유히 내게로 다가왔고,
백현오빠는 이제 목표물을 바꾼 것인지 종대오빠에게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물 많이 튀었어?"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다 바로 앞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찬열오빠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보여 나는 고개를 저어보였다.
"근데 이 물 되게 차갑다. 지금도 이렇게 차가운데,
첫날와서 빠진 세훈오빠랑,백현오빠,준면오빠가
감기에 안걸린게 되게 신기하다."
"자기 관리가 철저해서 그래. 특히, 준면이형은."
그렇게 한참동안 찬열오빠는 물속에서, 나는 수영장 난간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등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것 같더니 누군가 나를 물속으로 밀어넣었다.
물속에서 머리를 들어 얼굴에 잔뜩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짜증을 내려는 찰나, 찬열오빠가 나를 자신의 품에 끌어안더니
'오세훈, 네가 아직 덜 혼났지.'하고 말하며 오기집애의 발목을 잡아당겨 입수시켰다.
아, 코에 물 들어간 것 같아....
콧속에서부터 무언가 찡하게 울려와 눈에 눈물이 살짝 고이자
찬열오빠가 그런 나를 내려다보며 '코에 물 들어간 것 같아?'하고 말하더니
내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려 눈에 맺힌 눈물과 얼굴에 묻은 물들을 조심스레 닦아내었고,
한켠에서는 오기집애가 종대오빠와 종인오빠에게 괴롭힘을 받고 있었다.
잘한다,잘한다 우리 오빠들!!!
그렇게 오기집애가 괴롭힘 받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머리 위에서 갑자기
헛기침 소리가 들려와 시선을 돌려 찬열오빠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어찌된 일인지
찬열오빠가 얼굴을 잔뜩 붉힌 상태로 안절부절거리며 나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왜 그래?"
"큼, ㄴ,너, 옷."
옷? 찬열오빠의 말에 시선을 아래로 숙이자 하얀 민소매가 몸에 적나라하게 들러붙어
옷안이 비쳤다. 그에 깜짝 놀라 물속에 몸을 집어넣고 찬열오빠를 올려다보자
찬열오빠가 눈둘 곳을 찾지못해 안절부절거리다 결국 작게 '오세훈, 진짜.'하고 나직히
말한 뒤, 자신의 검은색 티셔츠를 벗어 내게 건네었다.
"일단 젖었어도 이거 입어. ㅇㅇ 너는 올라가서 옷 갈아입자."
찬열오빠의 말에 작게 '응.'하고 답한 뒤 검은색 티셔츠를 받아 입었다.
'다 입었어.'하고 찬열오빠에게 말하자 검은색 민소매 차림인 찬열오빠가
내 허리를 잡고 들어올려 수영장 난간에 앉히고는 곧 자기도 물속에서 빠져나왔다.
...아, 엄마... 오늘 제 심장이 남아나질 않겠어요, 아주...
난간에서 일어나 계속해서 몸에 들러붙는 찬열오빠의 티셔츠를 손으로 잡아떼고 있는데
찬열오빠의 두 귀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붉게 물든 것이 보였다.
왜 저러지??
"오빠, 괜찮아?"
내가 찬열오빠의 팔을 붙잡고 올려다보며 물어보자 찬열오빠가 움찔하더니
'ㅇ,어? 어. 괜찮아.'하고 말하고는 내 손을 잡아 이끌어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를 잠시 현관에 세워둔 뒤, 화장실로 들어가 큰 타월을 한 장 들고나와
내 몸에 둘러주었다. 그에 내가 오빠를 향해 고맙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자
찬열오빠도 그런 나를 향해 작게 웃음을 터트리고는 내 손을 잡아 이끌었다.
2층 내 방으로 들어선 찬열오빠는 내게 씻고 나오라고 말한 뒤,
방밖으로 모습을 감추었고, 나는 두르고 있던 타월을 내려 찬열오빠의 티셔츠를 벗었다.
와, 진짜 키가 커서 그런지 무슨 티셔츠가 내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와.
티셔츠를 들고 욕실로 들어가 물을 짜낸 뒤, 발코니에 걸어두고
갈아입을 옷과 속옷을 챙겨 다시 욕실로 들어갔다.
와, 나 진짜... 이러다 한여름에 감기 걸리는거 아냐...?
샤워를 끝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 그 위에 샤워가운을 덧입었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밖에 나오니 어찌나 몸이 덜덜 떨리던지.
이러다 진짜 감기에 걸리겠다싶어 머리를 말리기위해 재빨리 욕실을 나서자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아 있는 찬열오빠의 모습이 보였다.
"아, 깜짝이야! 오빠 거기서 뭐해?"
내 말에 자신의 휴대폰을 내려다보고 있던 찬열오빠가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려
나를 쳐다보는데 찬열오빠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오빠도 씻은거야?"
뽀송뽀송해 보이는 옷과 금방 감은 것인지 젖어있는 머리카락에 찬열오빠에게
물어보니 찬열오빠가 피식,하고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였다.
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오더니 내 손을 잡아 이끌어
화장대 의자에 앉혔다.
"오빠가 머리 말려줄거야??"
"응, 내가 말려줄게."
그 말을 끝으로 찬열오빠가 화장대에서 드라이기를 집어들더니 약한 바람으로
천천히 내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 아, 오빠 손길 좋다..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느껴지는 찬열오빠의 손길에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두 눈을 천천히 감자 내 앞에 서있던 찬열오빠가 '잠와?'하고 내게 다정스레 물어왔다.
"응... 오빠 손길 받고있으니까 나른해져..."
"그럼 머리 말리는 동안이라도 자."
찬열오빠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이자 오빠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며
'왜?'하고 물어왔다.
"잠들면 오빠 손길 못느끼잖아."
천천히 두 눈을 뜨며 찬열오빠를 올려다보자 오빠가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리 ㅇㅇ, 이런 잔망은 어디서 배워온걸까."
"음... 우리 열매오빠한테서?"
내 대답에 작게 웃음을 터트린 찬열오빠가 '열매라는 말은 또 어디서 들은거야.'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어디서 들었긴, 오빠들 팬질하면서 내가 알아낸거지.
그렇게 한참동안 오빠의 손길을 받고있다 드라이기 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자
감았던 두 눈을 천천히 뜨니 찬열오빠가 나를 내려다보며
'머리 다 말렸어. 아직도 졸려?'하고 물어왔고, 그에 내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여보이자 찬열오빠가 내 손을 잡아 이끌어 침대 위로 올라갔다.
자신은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고, 나는 침대에 눕힌 뒤 이불을
목끝까지 덮어주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고, 등을 토닥거리기도 했다.
"...오빠아..."
"응."
"나 자장가 불러줘..."
"무슨 자장가?"
"...still with you 불러줘.."
이전에 오빠의 무릎에 눕히고 불러주었던 노래가 생각나 말하자
오빠가 작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곧 목을 가다듬고 천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Heaven knows what you've been through
(천국은 네가 겪어온 것을 알아)
so much pain
(많은 아픔이 있다는 것을)
Even though you can't see me
(비록 네가 나를 볼 수 없다고 해도)
I'm not far away
(나는 멀리에 있지 않아)
We always say if one of us somehow went away
(우린 항상 말했었지. 만일 우리 중 하나가 떠나게 된다면)
We'd light a candle and say a prayer
(우리는 촛불을 켜고 기도할거라고)
Know that love still remains
(사랑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알아)"
나긋한 오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오빠의 품으로 조금 더 파고 들었다.
그러자 낮은 웃음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토닥거림의 속도가 느려졌다.
"Close your eyes, go to sleep
(눈을 감아봐, 그리고 잠을 자)
Know my love is all around you
(내 사랑이 너의 곁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거야)
Dream in peace, when you wake
(평화 속에서 꿈을 꾸고, 네가 깼을때는)
You will know i'm still with you
(너는 내가 여전히 너와 함께라는 것을 알게 될거야)"
오빠의 노래소리가 점점 멀어져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잠들기 직전에 오빠의 한 마디와 함께 이마에서 오빠의 입술이 느껴졌다.
"..I'm still with you.."
...나도 여전히 오빠와 함께야...
결국 다음 날, 내 예상대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밤새 내 곁에 있었던 것인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찬열오빠의 잠든 얼굴이 보였다.
곤히 잠든 모습을 그 어느 날처럼 빤히 쳐다보다 조심스레 손을 들어올려
오빠의 얼굴 부위 하나하나를 천천히 그려나갔다.
그렇게 한참동안 오빠의 얼굴을 쳐다보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오빠에게
이불을 덮어주고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가운을 벗고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한 뒤
밤새 식은땀에 젖어 온몸에 들러붙은 옷을 새 것으로 갈아입고 방을 나갔다.
가디건을 걸쳤음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며
거실로 향하자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는 민석오빠의 모습이 보였다.
"...오빠..."
잔뜩 갈라지는 목소리에 민석오빠가 고개를 번쩍들어 나를 쳐다보더니
재빠른 걸음으로 내게 다가와 이마에 손을 짚었다.
"ㅇㅇ 너, 감기 걸렸구나. 다행히 열은 없는 것 같네."
민석오빠의 다정한 말에 고개를 끄덕여보이자
민석오빠가 그런 나를 향해 '방에서 좀 더 쉬지. 왜나왔어.'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고,
나는 그런 오빠를 올려다보며 '우리 오빠 얼굴 잔뜩 보려고 나왔지.'하고 작게 웅얼거리자
민석오빠가 얼굴에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곧 나를 소파에 앉히고
창고로 들어가 두툼한 이불을 꺼내 내게 둘러주고는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민석오빠가 머그컵을 들고
나타나 내게 건네었고, 나는 머그컵을 받아들어 한 모금 마셨다.
아, 유자차 맛있다...
한 모금씩 홀짝이며 유자차를 목으로 흘러넘기자 민석오빠도 내 옆에 앉아
내가 두르고 있는 이불을 조금 더 단단히 여밀어준 뒤, 커피를 한 모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로 말없이 차와 커피를 마시다 머그컵을 두 손에 단단히 쥔 내가 먼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출국일 정했어?"
"...아니, 아직."
"나때문에 아직 못정한거야?"
"...아냐."
내 말에 민석오빠가 나직히 답했고, 시선을 돌려 민석오빠의 얼굴을 바라보니 얼굴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그럼 뭐때문에 아직 못정한건데?"
내 말에 민석오빠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그저 커피잔만 내려다보다
'그럼, 내가 출국날짜 정해도 되지?'하는 한 마디에 깜짝 놀란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때문에 아직 못정한거 맞잖아. 그러니까 내가 출국일 정해줄게."
"....."
"3주 뒤.. 그 주 금요일날. 그때 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는 민석오빠에게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괜찮지?'하고 물었고, 민석오빠는 조심스레 두 팔을 뻗어 나를 감싸안았다.
나는 천천히 두 팔을 들어올려 민석오빠의 등을 토닥였다.
괜찮다고, 나는 괜찮을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민석오빠의 어깨너머로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보였다.
아, 비 오겠다...
민석오빠와 대화를 나눈 뒤, 일주일 동안 비가 내렸다.
내 감기는 일주일 동안 지속되었고, 그 일주일 동안 세훈오빠는
무수히 많은 오빠들에게 괴롭힘을 받아야 했다.
왜, 애꿎은 애를 건들여서 감기에 걸리게 하냐며.
특히 찬열오빠와 준면오빠, 민석오빠의 잔소리가 장난 아니었다.
...나도 앞으로는 조심해야지....
나는 감기 옮는다고 찬열오빠에게 곁에 다가오지 말라고 했지만,
찬열오빠는 내 말을 무참히 무시하고는 일주일 내내 나를 품에 안고 다녔다.
체온 떨어지면 안된다나 뭐라나. ...감기 옮았으면 가만 안 둬.
내 감기도 한몫하긴 했지만 밖의 날씨가 가장 크게 작용해
오빠들은 일주일 동안 밖에 나가 놀지 못하고
집에서 책을 읽거나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며 놀았다.
가끔 집안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똥강아지와 오기집애에게 못먹고 죽은 귀신이 들러붙었나...
그렇게 비가 내린 지 일주일이 되는 날, 여태까지 내린 비 중에서
가장 많은 비가 쏟아져내렸고, 집안의 기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바람에
결국 거실에 있는 벽난로에 불을 지폈다.
세상에, 한여름에 벽난로라니...
그 상황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트리고 있는데,
다른 오빠들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간간이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때마침 종대오빠와 경수오빠가 부엌에서 머그컵들을 들고나타나 하나씩 건네었고,
머그컵을 받아든 우리들은 멍하니 벽난로를 쳐다보고 있다
나의 영화보자는 한 마디에 서로 무슨 영화를 볼 것인지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준면오빠의 'ㅇㅇ가 보고 싶은거 골라.'하는 한 마디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꽂혔다. ...다들 부담스럽게 왜 저래...
"그래, 그러고보니까 우리 ㅇㅇ 영화 취향이 어떤지 모르네??"
종대오빠의 다정한 말에 내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예상 밖의 취향일텐데...
"그러게, 우리 ㅇㅇ는 무슨 영화 좋아하나? 로맨스? 코미디?
아니면 막 19금 좋아하나??"
백현오빠가 '19금'이라는 말을 내뱉으며 부끄럽다는듯이 자신의 양볼을 감싸자
찬열오빠가 나를 끌어안고 있던 손을 잠시 풀어 내 옆에 놓여져있던 쿠션을 집어던졌다.
그렇게 백현오빠는 한동안 다른 오빠들에게 타박을 받았고,
백현오빠의 '깹송~'하는 한 마디 덕분에 분위기가 유하게 풀어졌다.
"어... 나 액션영화 좋아하는데... sf도 좋아하고.. 판타지도 좋아하고..."
"정말?? 우리 ㅇㅇ 액션 좋아해??"
"응. 장르를 안가리기는한데...코미디랑 공포는 내 돈 주고는 안 봐."
"박찬열씨 잘 기억해두셨죠? 우리 ㅇㅇ는 코미디랑 공포는 돈주고 안본대요!!"
종대오빠의 말에 찬열오빠가 다시 나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나도 귀 있다.'하고 받아치고는 나를 내려다보며 '그럼 뭐볼까?'하고 물었다.
그 말에 내가 곰곰히 생각을 하다 '아,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보자!'하고 외쳤다.
"분노의 질주?? 우리 ㅇㅇ 분노의 질주 시리즈 좋아해??"
"응응!! 그거 완전 짱좋아!! 내 인생 영화야 진짜..."
내 말에 몇몇 오빠들은 그 영화를 본 것인지 '그치그치? 그 영화 진짜 재밌지?'하고
반응을 보였고, 보지 않은 오빠들은 어서 보자고 재촉했다.
그렇게 영화가 시작되자 오빠들은 언제 떠들었냐는듯 입술을 꾹 다물고
집중해 영화를 보았고, 간간이 자동차 액션이 나올 때마다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렇게 나도 한참 몰입해서 영화를 보고있는데, 영화가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때즈음
내 어깨에 무언가 살짝 부딪힌 것 같아 고개를 돌리니
찬열오빠의 머리가 내 어깨에 불편하게 닿아있었다.
그에 내가 한쪽 팔을 들어올려 찬열오빠의 머리를 내 어깨에 조금 더 편히
기댈 수 있게 한 뒤 잠든 찬열오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일주일 동안 감기에 걸린 나 돌보느라 많이 힘들었겠지,
밤늦게 끙끙 앓는 나때문에 잠도 편히 못잤을테고...
그렇게 천천히 한 손을 들어올려 잠든 찬열오빠의 얼굴을 조심스레 쓰다듬고 있는데
수십 번을 들어 이제는 외우고 있는 남자의 대사가 들려왔다.
'It's never good bye.'
"It's never good bye."
우리 사이에 작별은 없어, 오빠.
그러니까 한국에 가서도 지금처럼만 지내.
지금처럼 곤히 자고.
그럼 내가 금방 따라갈게.
찬열오빠의 반듯한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잘자, 우리 오빠.
**
짠!! 우리 독자님 저 왔어요!!
어휴, 어제 올린 글의 댓글이 아주 눈물바람이더라구요...
오늘도..눈물바다가 될까요...?
혹시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보신 분 계세요??
계시면 손 좀 들어주세요! 저랑 취향이 아주 비슷하네요!!
저는 그 영화 후반부를 보면서 펑펑 울었어요.. 돔의 대사 왜그리 슬픈가요..ㅠㅠ
거기서 유독 와닿았던 대사가 'It's never good bye'였답니다!
작별은 없다니.. 그 얼마나 함축적인 말인가요...ㅠㅠ
그 함축적인 말이 우리 찬열이와 다른 오빠들과 ㅇㅇ에게도 적용될 것 같아
이렇게 넣어봤어요!! 어떻게 좀 ㅇㅇ의 강직한 마음이 와닿으셨나요??ㅎㅎ
어떻게 글 후반부로 갈수록 우리 ㅇㅇ가 강철심장을 가지게 되네요..허허허..
이제 곧있으면 완결의 고지가 보이네요!!!! 두둥!!!!
아, 우리 독자님들께 미리 여쭤볼게있어요!!
찬열아빠와 ㅇㅇ엄마의 육아일기를 후편으로 적을까요,
아니면 다른 멤버를 데리고 시즌2를 만들어볼까요??
우리 독자님들의 의견을 마구마구 반영해주세요!!! 아셨죠??ㅎㅎ 오늘도 제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럼, 이제 우리 사랑둥이들 암호닉 나갑니다!! (전 왜 계속 닉네임이라고 적으려는걸까요..?ㅎ)
[옹꿀탱/혱구리/밍쏘기/토드/사과잼/웬디/알찬열매/밤이죠아/꺄링/댜니/AB판다/뚀륵/
썬더/잇치/유레베/구구/바람개비/됴도르/내남편/굥슈/봄바람/큥/백큥/코끼리/말미잘/
니니랑/모히또/나니꺼/종이니/후니/오미자/뭉이/동동쓰/마지심슨/래백/꾸르렁/민트초코/
박듀/문썬/루별/홍홍/랄라]님 정말 감사해요!!
아참, 'See you again'이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같이 읽어주시면 더 몰입이 잘되어요!!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