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도 따듯했고, 졸음도 수면제를 먹은것처럼 몰려왔다. 아주 딱 좋은 날이었다. 개뿔, 덕분에 지각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를 찾다가 문득 떠올랐다. 아, 엄마할머니 병원갔지. 하필 이럴때 늦잠을 자 버려서 하는 수 없이 교복을 입고, 신발을 신고, 머리를 하나로 묶고 밖으로 나와서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갔다.
다행히도 신이 나에게 기회를 주시는건지 버스는 2분후 도착이라는 빨간 글씨가 써져있었고, 곧 이어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올라타서 핸드폰을 카드기에 가져다대니 카드를 다시 대 주십시오. 하는 기계음 소리가 들렸다. 제발 빨리! 뒤에 사람도 있는데! 항상 이모양 이꼴로 말썽을 부리는 핸드폰 교통카드때문에 나는 민망해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하는 수 없이 핸드폰 홀드를 켜고, 잠금을 풀고, NFC를 껐다 켰다. 하여튼 맨날 말썽이지 맨날. 되는게 없는 날인게 틀림없었다.
학교는 제시간에 도착했고, 다행히 선생님은 조례를 짧게 끝내주신 후 다시 교무실로 돌아가셨다. 맨날 길게 하더니 뭔 바람이 불었지? 옆에서 말을 걸어오는 친구에게 대충 어, 그러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햇살이 좋아서 눈을 감고 잠에 빠지고 싶다. 물론, 생각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했다. 뭐든지 빠른게 좋은거야. 좋은게 좋은거니까 나는 내 팔을 베게삼아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무언가가 내 볼을 쿡쿡 찌르는 느낌에 부시시한 머리를 정돈하며 허리를 폈다. 아, 꿀잠자고 있었는데 누구야 대체. 누군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번 나를 깨운 이유가 무엇이지 들어보려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더니, 한 손으로는 자신의 턱을 괴고 나를 쳐다보며 싱긋 웃는 변백현이 있었다.
"아, 왜. 뭔 일로 나를 깨우셨냐고요"
"그냥."
"...나 방금 진심 꿀잠잤는데?"
"응."
"그런데, 그냥?"
"응."
"...말을 말자."
귀여워서 찔러보고싶었어. 작게들리는 목소리를 모른체 했다. 환청이 들리나 요즘 저런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눈을 비비며 칠판을 바라보니, 어느새 우리 반의 칠판에는 체육복 갈아입고 운동장ㄱㄱ 라는 말이 써있었다. 아, 왜 하필 일교시가 체육으로 바뀌어서 귀찮음에 쩔어서 옆에 앉아있던 변백현을 발로 툭툭건드리며 말했다.
"야, 니가 내 체육복좀 갖다주라."
"니가 가져, 아니다 그래."
"...뭐야 왜 이렇게 쉽게 허락해?"
"넌 거절해도 계속 조르잖아."
"...넌 날 너무 잘 알아."
작게 웃으며 사물함으로 걸어가는 변백현을 보면서 미소지었다. 내가 소꿉친구 하나는 잘 뒀다니까?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변백현이 다시 내 옆으로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ㅎㅎㅎ.....
예, 지나가던 콘이 지나가다 글잡에 글 올리고 가요...ㅎ 반응이 좋을거라고 예상은 하지 않지만 그래듀 올려유...ㅎ그뢔 마좌!! 독방에서 와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