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한테까지 질투해요?"
"어?"
"걱정마요. 딴 여자 쳐다보지도 않을게."
저렇게 얘기하는데 어떻게 안 반하고 배김..? 치명적이야ㅜㅜㅜㅠㅠ
내가 아무 말도 못하고 쳐다만 보니까 계속 흐뭇하단 표정으로 쳐다보고만 있더라구
이때 연애 초반이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꽉 잡혀 살았던거 같다 왠지?ㅋㅋㅋㅋ
경수 말 한마디에 꼼짝도 못 하고 부끄러워만 했어 진짜
가끔은 내가 고등학생이랑 사귀는 건지 동갑이랑 사귀는 건지 구분도 안됨
원래 저런 말들 가르쳐 주는데 있음?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곸ㅋㅋㅋㅋ
"약속했다? 여고 애들 왔다고 눈 돌아가고 그러면 안 돼~"
"핳, 알았어요."
"레크레이션 할 때 여자애들이랑 놀지도 말고. 여자애들 방에도 가지 말고."
"그럴 일 없어요."
"아니야. 가면 할 수도 있는 데가 수학여행이야."
"그렇게 걱정되면 같이 갈래요?"
"못 가는 거 알면서. 안 그래도 지금 찬열이가 부러워."
"왜?"
"찬열이는 학교에서도 붙어있고, 수학여행 갈 때도 계속 붙어있을 거 아니야."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왜 저랬지?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같이 못가는게 서운했나봐 내가 저정도로 티내진 않거든?ㅋㅋㅋㅋㅋ
경수도 그걸 아는지 계속 내 눈치를 보더라고 그러다가 의자를 쭉 당겨서 앉음
"난 찬열이보다 선생님이 더 좋은데."
"아, 도경수‥"
"왜요? 너무 설레요?"
솔직히 심장에 무리 올 정도야... 말도 못하고 까불지마 이러고 맘ㅋㅋㅋㅋ
그러면서 꿀밤 좀 때렸더니 충격받은 표정으로 헛웃음을 치는거야
가끔 보면 할아버지 같앜ㅋㅋㅋ 무슨 열여덟 고딩이 허허, 이러면서 웃엌ㅋㅋ
"전화 꼬박 꼬박 할게요."
"응."
"박찬열은 뭐, 내가 떨어지란다고 떨어질 놈도 아니어서 어떻게 못 할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장난이지! 같이 잘 놀고 와."
"알았어요. 나 이제 갈게요. 모일 시간 다 되서."
가방메고 의자 정리하는데 괜히 가슴이 찡했어 저 예쁜 내 새끼를 3일 동안 못 본다니ㅠㅠㅠ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새 문 앞까지 간 경수 보다가 문득 비상약품 갖고 온게 생각나는거야
그래서 급하게 경수 불러세웠음
"경수야!!"
"네?"
"이거 갖고 가."
비상약품 깔끔히 정리된 거 내미니까 또 광대 승천해가지고 웃는거야
민망해서 내가 직접 사와서 만든거는 얘기 못하고 그냥 가방 한 구석에 넣어줬어
"언제 이런 걸 준비했어요?"
"아, 그냥 아침에 오는 길에 샀어."
"나 다치지 말라고?"
"그것도 있고, 친구들 다치면 발라주라고~"
"거짓말. 선생님 거짓말할 때 내 눈 못 보는 거 알아요?"
"아‥ 하여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그래, 맞아. 너 다치지 말라고 준비했어. 됐어?"
"응. 다른 애들까지 챙겨주라 그랬으면 서운할 뻔 했어요."
"참나‥ 그래. 용머리 해안 위험하니까 발목 안 삐게 조심하고, 오름이나 일출봉 오르다가 넘어지지 말고. 여행가서 다치는 게 제일 짜증나는 거야."
내가 막 저렇게 잔소리 주절주절 늘어놓은 스타일이 아닌데, 그날따라 되게 걱정되서인지 계속 잔소리만 했더라?
그래도 잘 들어주고 고개도 끄덕여줘서 안심이 되긴 했어
경수가 원래 좀 조심성 있는 성격이라 안 다칠 걸 알지만 혹시 모르니까!
경수가 싫어하지 않을 거란거 알고 있어 오히려 걱정해주길 바래 내가 하도 걱정 안해섴ㅋㅋㅋㅋㅋ
"진짜 갈게요."
"응. 잘 다녀와."
"3일 동안 못 보는데 뽀뽀?"
"죽어."
이래뵈도 철저해서 학교에서 스킨십 일절 안하기로 약속했거든?ㅋㅋㅋㅋ 근데 자꾸 뽀뽀 타령 하길래
단호하게 얼굴 밀어내면서 죽는다 그러니까 입이 삐죽 나와가지곤 에휴, 그냥 확 다쳐야지 걱정하게. 이러는거야
내가 놀래서 뭐? 이러니까
"아니, 뽀뽀해주면 안 그럴 거 같기도 하고~"
"야, 도경수."
"정 싫으면 가서 막 뛰어 다녀야지."
저러는데 어떻게 안해주고 배겨ㅠㅠㅠ 진짜 못됐어 걱정하는거 알면서!
그래서 걍 아이씨, 하고는 볼에다가 쪽 뽀뽀해줌
보건실 안에 누구 있는것도 아닌데 양쪽 둘러보면섴ㅋㅋㅋㅋ 비밀연애가 이렇게 힘들다 진짜...
해줬더니만 기분이 금새 좋아진건지 반대 볼도 갖다대는걸 이건 안된다고 막았어
"얼른 가. 혼나."
"아, 알았어요. 다녀올게요."
"응. 진짜로 잘 다녀와."
그렇게 경수는 떠나갔다고 한다... 차마 버스타고 가는 건 못 보겠어서 보건실에서 창문 열어놓고 봄ㅋㅋㅋㅋ
그렇게 애들 떠나고 나니 마음이 착잡하더라구
3학년 애들만 남아서 공부하는거여서 오는 사람도 없었어 무료하게 앉아있는데 한 2시간 지났나? 경수한테 톡이 온거야
-뭐해요? 난 지금 공항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어요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ㅠㅠ 몇시 비행기야?]
-11시요 심심하죠?
[ㅇㅇ 심심해 놀러가서 좋겠다..]
-쌤 보고싶어요!!! -찬열
[어 찬열아 쌤도~]
-어디서 함부로 보고싶대요
-핸드폰 안본사이에..
[경수 삐졌어?]
경수랑 문자하다보니 누가 들어온지도 모르고 있었나봐 3학년 학생이 앞에 와서 테이블을 툭툭 치더라고?
급하게 핸드폰 집어넣고 어색하게 웃었어
"아, 미안! 어디 아파서 왔어?"
"어제부터 감기 기운 있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요.."
"병원은 다녀왔어?"
"네. 약도 먹었어요."
"식은 땀이 너무 심하게 나네. 침대에 일단 누워있을래?"
여학생이었는데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감기에 걸렸더라고 얼른 침대에 눕히고 물수건 가져다가 이마를 닦아줬어
그러면서 열을 재봤는데 장난 아니었어 어떻게 버텼는지 모를만큼..
걱정되는 마음에 계속 옆에서 간호해주다가 보니 한 시간이 지나있더라고 그래도 괴로워하다가 잠까지 들어서 다행이다 싶었어
다시 내자리로 와서 보니까 경수가 카톡을 엄청 많이 보내놨더라구
-실망이에요
-답장도 안해요?
-선생님
-바빠요?
-나이제 비행기타요
-진짜 바쁜가보네..
-안바쁠때 답장해요
-나 아직 삐졌어요
그 이후로 뚝 끊겼더라곸ㅋㅋㅋ 지금이 11시 반이니까 한참 비행기타고 날아가고 있겠지 싶어서 도착하자마자 보라고 톡 남겨둠
[벌써 보고싶어 경수야 삐지지 말고 비행기에서 내리면 전화해♡]
보내놓고 계속 학생 간호하다가 좀 괜찮아 진거 같아서 조퇴 시켰어 집가서 쉬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데 내가 고 3때 생각나더라고
1년 뒤면 경수도 겪어야 될거라는 생각에 걱정도 많이 됐어 물론 지금 고 3이 됐지만?ㅋㅋㅋㅋ
학생 보내고 나니 밥 먹을 시간이 돼서 급식실로 올라갔어
여 선생님들이 앉아계신 곳으로 걸어가서 앉았는데 다들 심각하게 뭔 얘기 하시다가 날 보더니 말해주셨어
"2학년 누가 다쳤대요. 버스 타러 가다가 차에 치일 뻔 했다는데."
"진짜요?"
"네. 선생님이 가셨어야 되나봐요. 타박상이라고는 하는데, 그 조 선생님이 죄다 남자여가지고 구급상자 같은 것도 안 들고 갔대요."
그 소식 듣고 나니까 엄청 걱정 되더라구 경수네 조일지는 알 수 없지만 느낌이 안좋았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대충 먹은다음 일어섰어 먼저 간다고 하니까 다들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구
내가 원래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걱정하시는 줄 알았나봐 그것도 사실이지만 역시 제일 걱정되는 건 우리 경수지 뭐
빠른 걸음으로 보건실로 들어가니까 핸드폰이 반짝이고 있더라구 경수한테 온 전화였어
"여보세요?"
-"밥 먹었어요?"
"경수야, 너 어디 안 다쳤어?"
-"다치다뇨? …아, 벌써 학교까지 소문난 거에요?"
"다쳤어?!"
그런 반응이면 다쳤다고 하고 싶잖아요. 안 다쳤어요.
다행이다‥ 진짜 너무 놀랐던 가슴이 한번에 가라앉았어 그제서야 정신이 좀 돌아오는 거 같더라구
경수가 그런 존재야 갑자기 정신을 잃게 만들만큼 소중한 존재? 그런거
그럼 누가 다친거야? 걱정되는 마음에 물어보니까 바로 대답해줬어
-"옆 반 김종대요."
"많이 다친 건 아니지?"
-"네, 괜찮아요. 치료하는데 구급상자 없길래 선생님이 준 약 줬어요."
"잘했어. 진짜 잘했어."
-"선생님들이 완전 영웅 취급해주던데요? 앞으로는 꼭 챙겨가야 겠어요. 마침 여자친구도 보건 선생님이겠다~"
"선생님이랑 사귀는 거 자랑하고 싶어? 목소리가 너무 크다?"
"맘 같아선 얘기하고 싶죠. 그리고 지금 혼자 있어요. 다친 거 때문에 일정 딜레이 됐어요."
그 뒤로 한 30분? 동안 통화만 주구장창 했어 더 하고 싶었는데 찬열이가 얼른 오라고 재촉해서 끊을수 밖에 없었음ㅠㅠㅠ
그래도 경수가 가는데마다 인증샷 찍어서 보내주는 덕에 심심하지 않게 있었음ㅋㅋㅋㅋ
승마도 하고 일출봉도 올라가고 날씨가 좋아서 용머리 해안도 다녀왔다는데 주책일지 모르겠지만 진짜 부럽더라..
퇴근하고 나서도 틈날때마다 전화했는데도 그렇더라구 뭘 어쩌겠어 내가 늙은걸...ㅋㅋㅋㅋㅋ
-"이제 숙소 왔어요."
"그래. 얼른 가서 밥 먹어."
-"안 끊을건데?"
"안 끊으면 어쩌려고?"
-"그러니까 반말 좀 할게요. 우리 사귀는 거 안 들켜야 되니까?"
"혼난다."
-"야, 도경수! 인원파악하게 줄서!" "어."
"미안해. 여자 목소리 들려서 화났거나 그런 거 아니지?"
이새키가 진짜로 반말을 하네?ㅋㅋㅋㅋㅋ 나 진짜 당황해가지고 어버버 거리는데도 계속 반말 시전함
-"쟨 여자도 아니야. 알지 자기?"
"야 도경수, 너 진짜‥"
-"거봐, 화났네. 화내는 게 싫은 건 아닌데 그래도 나 좀 믿어."
그 목소리가 또 설레서 화도 제대로 못내고 야, 얼른 끊어! 이러고 끊어버림ㅋㅋㅋㅋㅋ
이러다가 진짜 끌려다닐거 같은거야 애가 언제 저렇게 능글 맞아져가지고 진짜...
빨개진 얼굴 겨우 식히고 있는데 띠링 하고 카톡 옴ㅋㅋㅋㅋ 누구긴 누구겠어 도경수지
-ㅋㅋㅋㅋㅋ 아 반응 진짜 귀여워
-밥 먹고 또 전화할게요
-자기도 밥 맛있게 먹어~!
[도경수..]
-난 진짜 자기 뿐이야
또 저거 보고 광대승천해서 침대 뒹굴면서 웃었지 뭨ㅋㅋㅋㅋ
여기까지 썼는데 고작 하루 밖에 안지난거야..? 아직 이틀이나 남았는데?ㅋㅋㅋㅋㅋㅋ
나머지는 내일이나 모레 또 와서 알려줄게
사실 우리가 그렇게 재밌는 커플은 아니어서 재미가 없을수도 있지만 우리 경수 좋아해줘서 고마웤ㅋㅋㅋ
수학여행 편 다음엔 재밌었던 일화도 찾아올게ㅋㅋㅋㅋㅋ
알랍 뿅~!!!
둘의 대화내용.kakaotalk +보너스지롱 |
위에 있는 내용을 카톡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당 실제로도 이랬겠죠?ㅋㅋㅋㅋㅋ |
암호닉 받아요♡
[설렘/메리미/신촌/큥큥/백허그/헤엄헤엄/완두콩/잇치/민속만두/곶감/루아]님♡
빠지신 분 있으면 바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