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망상글]가면무도회
화려한 가면들, 개성이 뚜렷히 자신을 알리듯한 가면들의 행렬
그리고 뒤늦게 촐레촐레따라가는 꽤나 작은 숙녀.
그녀의 가면색은 그의 여림을 알리듯한 연분홍색의 아름다움
한사람 한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며 발을 맞추고, 다 같은 춤으로 꽉채운
성의 안쪽은 진득하게 허연페인트로 덕지덕지 칠해져있는 이곳.
웅장한 소리의 울림이 더욱이 자신의 자태를 뽐내듯 어디든 들렸다.
그리고, 어느 검은 가면은 곧이어 연분홍색의 가면을 가진 소녀를 유혹하듯이
부드럽게, 부드럽게 발을 맞추어가며 서서히 뒤로, 그리고 자신만이 알고싶었던
자신만이 있고싶던 자신만의 성으로 데려가는 검은가면속 미친얼굴
홀린듯, 경계하나없는 소녀의 얼굴.
크나큰 소리로 열리는 검은 가면의 성은 그렇게 그녀를 잡아먹듯.
소녀는 잡아먹히듯 성의 그림자속에 자신의 그림자를 잃는다.
그리고 밝은 방안, 화려하지않게, 폼나지않게, 그저 수수하게
그녀와 어우러지는 모습의 방안.
그녀는 방안의 자신과 어울리는 향기에 온몸을 맡기듯
서서히 가면을 벗으며 들어나는 그녀의 얼굴.
볼품없이 망가져있는 왼쪽얼굴을 가진 그녀.
그리고 방과 대비되는 검은 가면.
그가 소녀의 왼쪽을 쓰다듬듯 어루어주며 벗는 가면안의 얼굴은
여우상의 얼굴, 그 얼굴의 눈은 그저 그녀의 왼쪽을 향하여
고개는 옆으로 숙여보는 그의 모습
그리고 곧이어 행복에 젖는 그들의 모습
금세 방안은 그의 검은 가면처럼, 그녀의 연했던 가면처럼
물들어가고 있었다.
서서히 검은가면, 그의 목소리에 홀렸던 그녀는 그의 이름을 알고싶었다.
그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때의 물음에 우지호라고 답하는
검은 가면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