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과 함께 들어주세요!
" 야, 야. 그 얘기 들었어? 이번에는 중학생이래. "
" 풉… 멍청한놈, 그걸믿냐? 야, 세상에 뱀파이어가 어딨어. "
또다, 또. 책상위로 엎어져 입술을 살며시 짓씹었다. 왜 자꾸 설치는거야, 짜증나게. 웅성웅성거리는 소음에 금방 묻혀버린 내 목소리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래, 살인사건이라면 살인사건이라고 할수있는, 그런. 몇일전이었다. 목에서 구멍이 뚫린채로 죽어있는 시체가 나오면서 여론에 폭발적인 관심이 일었다. 생체실험이라는둥, 희귀병이라는둥… 쓸데없는 말을 짓걸이는 정부를 제치고 단연 논란거리가 되었던건, 뱀파이어였다.
에이, 요즘세상에 뱀파이어가?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도저히 그것아니면 설명하기 힘든 사건에 모두들 입을 꾹 다물고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여전히 내 귓가에서 떠드는 친구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으악, 내친구들은 아니겠지? 야, 너 입벌려봐! 송곳니 보자, 어?
" 미안한데, 조금 시끄럽다. "
" ……. "
" 그런 얘기는 나중에해, 지금은 자습시간이야. "
" ……. "
" ……. "
무심한듯 들려오는 목소리에 살짝, 몸을 일으켜 쳐다봤다. 우연치 않게 마주친 눈에서는 무언가 말로 표현할수 없는 살기가 어렴풋이 들어있었다. 흠칫, 놀람과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가 버린 의자에 뒤를 한번 쳐다보고 다시 고개를 돌려 김준면을 쳐다봤다. 아예 몸까지 돌린 네가 가소롭다는듯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다가도 금새 싱긋, 웃으며 네가 말했다.
" ㅇㅇ아, 미안한데. "
" ……응. "
" 지금, 자습시간이야. 자리에 앉아줘. "
처음 볼때부터 느낌이 좋지않았다. 공부도 잘하고, 반장이기도 한 네가 질투나기보다는, 조금… 낯설었다. 그러니까, 인간에게서는 느껴지지않는 그런, 묘한 냄새. 그리고 어딘가 이질적인 행동. 아까와는 사뭇다른 네 행동에 고개를 푹 숙이며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갑작스러운 일에 목에서 타는듯한 갈증이 느껴졌다. 애써 갈증을 억누르며 책상에 엎어졌다. 한숨자고 일어나면, 갈증도 사라져있겠지.
" …어나. "
" ……. "
" ㅇㅇㅇ? 일어나. "
귓가에서 들려오는 네 목소리에 퍼뜩, 눈을 뜨고는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내 옆에 앉아있는 너를 보고 눈쌀을 찌푸렸다. 왜불렀어? 이리저리 내얼굴을 흝는 시선에 한마디 하려고 할때, 네가 입을 열었다. 어때? 뜬금없는 니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뭐가 어떻냐는건데. 어느새 입가에 잔잔한 미소까지 걸친 네가 다시 물었다. 알고보니까, 어떻냐고. 말라가는 입술을 혀로 축였다. 그러니까, 뭘 아는데.
" 모르는척 하긴, 어짜피 우리밖에 없어. "
" …김준면. 말돌리지 말고, 뭘아냐고. "
" 정말, 몰라서 물어? "
" ……. "
순간적으로 표정을 굳힌 니가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몰라서 물어? 뼈대 박힌 말에 잠시 숨을 흡, 들이마셨다. 마주친 눈에서 묘한 신경전이 이루어졌다. 순간적으로 붉게 빛나는 눈동자에 눈을 내리깔았다. …모르니까, 묻는거지. 그런 내말에 한참이나 입을 다물고 있던 네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그럼 됐고. 예상외로 순순히 넘어가는 모습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 …애들은? "
지나치게 조용한 교실에 정신을 차리고 둘러보자 보이는 텅빈교실에 물었다. 글쎄, 어디갔으려나. 굳었던 표정을 푼 네가 장난치듯 내게 물었다. 싱글벙글 웃고있는 그 모습에 어딘가 불안했지만 애써 무시하며 다시물었다. 어디있냐구. 글쎄, 나도 모르겠다니까? 짖궃음이 섞여 있는 네 목소리에 좋지않은 예감이 들었다. 나 농담할 기분이 아니라서. 마지막으로 물을께. 애들, 어디갔어?
" 죽였어. "
" ……뭐? 너, 지금. "
" 너도 알고있었잖아. "
" ……뭘. "
다시 표정을 굳힌 네가 말했다. 죽였어. 그말에 눈을 꼭 감고 가만히 감각을 기울였다. 비릿한 피냄새가 진동을 하는 교실안에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막고 일어났다. 다시한번 나뒹군 의자가 처량한 모습으로 엎어졌다. 태연하게 내 옆자리에 앉은 네가 턱을 괴고 말했다. 너도 알고있었잖아. 아무런 감흥도 느껴지지않는 눈을 보며 물었다. …뭘? 어느새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 내가 뱀파이어라는거, 그리고. "
" ……. "
" 그 살인사건 범인도, 전부 나라는거. "
어라, 설마 몰랐어? 난 니가 날 그딴식으로 쳐다보길래 안줄알았지. 음… 표정보니까 모른거같네. 곧 나를 따라 일어선 네가 천천히 내게 다가오며 말했다. 나도, 널 처음보며 느꼈어. 슬슬, 뒷걸음질 치는 내 발을 빤히 바라보던 네가 피식, 웃으며 나를 벽으로 밀쳤다. …아! 아픈듯한 신음소리를 듣고도 눈하나 깜짝안한 네가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말했다.
" 너도, 나와 같다는것을. "
" ……하지마. "
" 워워, 힘빼. 어차피 같은종족 피먹는건 나도 원치않으니까. "
점점 진득해지는 손길에 고개를 비틀었다. 어느새 노을이 져가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젠장, 큰일이다. 흡혈귀, 그러니까 뱀파이어는 본능적으로 밤에 더 활동이 왕성해진다. 그래서 살인사건도 대부분 밤이었고…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겠다는 느낌이 직감적으로 들었다. 그러기도 잠시, 작게 으르렁 거리는 네 목소리에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자마자 보이는 날카로운 송곳니에 입술을 세게 베어물었다,
" 니 피를 먹진 않을꺼야. "
" …그럼 나 좀 보내, "
" 니 몸을 원하는것 뿐이지. "
" 여기서 죽는것보단, 낫지않나. "
" …미친새끼, 이거놔! "
" 니가 선택해. 여기서 피빨려서 죽을건지, 몸 한번 주고 끝낼껀지. "
*
이렇게 첫 글이 끝났네요! 너무 짧은거같지만.. (머쓱) 단편이고 단순한 망상이니 너무 아쉬워 하지 마세요 (눈물) 시리즈 물처럼 매 편마다 다른멤버, 다른주제로 글을 써올꺼니 실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ㅎㅎ.. 그냥 덕후희 망상이니 가볍게! 가볍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ㅠㅠㅠ 준..면.. (사망) 순둥순둥 바른 이미지 준면이보다 이런 느낌의 준면이를 써보고싶어서 써봤어요 ㅠㅠ 뱀파이어에 안어울리나, 하고 인물을 변경할까 했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취저네요.. ㅇ<-^< 발려요 준면오빠한테. 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