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김종대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졌다
주말에만 일찍 일찍 일어나지는 이 몸뚱아리가 원망스러우면서도
일찍 일어난김에 종대한테 밥이나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밥도 앉히고 찌개도 끓이고 이것저것 반찬도 하고 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된장찌개의 간을 보고 있는데
뒤에서 종대가 안아왔다
“여보야 뭐해요”
“어? 어? 밥하지 뭐 왜 여보는 무슨 여보야 빨리 씻고와”
“에이 부끄러워하기는”
“가라”
“하긴 넌 이게 매력이지”
쪽-
말을 마치고 내 볼에 뽀뽀 한뒤 씻으러가는 김종대 때문에
오늘도 내 심장은 남아나지 않을 예정인가보다
그렇게 밥을 다먹고 오늘도 하릴없이 뒹굴거리는 우리였다
“이름아”
“왜애”
“우리 축제나가서 노래할래”
분명 질문인데 끝음이 내려가있다
저거는 분명 지가 다 준비해논거다
내가 안하겠다고 해도 무조건 해야되는거
“뭐 준비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눈치챘어?”
“뭐 부를껀데”
“All for you. 정은지랑 서인국이 부른거”
“에휴 알았어”
“그러니까 우리 노래방가자”
결국엔 종대랑 노래방을 오게됬다
워낙에 노래를 잘하는 김종대인데다
나도 흥으로는 어디서 빠지지 않아서 둘이 자주왔었다
“이름아”
“왜”
오자마자 정신없이 노래를 예약하더니 나를 부른다
갑자기 진지해진 종대의 눈에 애써 아무렇지 않은척 대답했다
“사랑해”
눈웃음을 지어오며 갑작스럽게 한 고백에 내가 더 당황했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포맨의 Baby baby
하여튼 김종대
백퍼 이거 하려고 오자고 한거다 진짜
근데 이런 종대가 좋아죽겠는 나도 중증이다
‘니가 너무 고맙잖아 오 baby
니가 너무 예쁘잖아‘
‘눈을 뗄수가 없어 내눈엔 너만 보여
너만 계속 바라보고 싶잖아 난 정말‘
노래가 끝나고
감동도 받고 설레기도 하고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몰랐는데
“오빠 좀 멋있었다 그지 솔직히 인정해라 이거 진짜 멋있었다”
저놈의 입 진짜
결국 큰소리로 웃어버렸다
“아 왜애애애애애 왜웃는데 멋있었잖아 빨리 감동받았다고 해”
“나도 사랑해”
갑작스런 내말에 김종대는 당황한듯하더니
어쩔수 없다는 듯이 웃어버렸다
“아-축제연습하자 이제!!”
그렇게 노래연습으로만 2주를 보내고 드디어 축제날이 되었다
워낙에 노래로 유명한 종대는 같이 부르자는 제의를 다 거절했단다
왠지 모르게 뿌듯해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었다
무대에 올라가기 전 떨려오는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자
김종대는 이런 나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더니
“사람들 보지말고 나만봐 나 옆에 있잖아 걱정할필요없어”
라며 또 당연한 듯이 나를 안심시킨다
드디어 무대에 올라갔고
종대는 무대에 서자마자 얼어버린 나의 어깨를 잡아 자기를 보게 만들었다
그리곤 씩웃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나 만 봐 ’
‘사 랑 해’
그렇게 반주가 시작되었고 나는 노래를 시작했다
‘너를 위해서 너만을 위해서
난 세상 모든 걸 다 안겨 주지는 못하지만’
‘난 너에게만 이제 약속할게
오직 너를 위한 내가 될게‘
노래가 끝나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럭저럭 잘 한거 같아 기분이 좋아져서 무대를 내려오는데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내 뒤에서 따라 내려오던 종대가
내 팔목을 잡아 돌려세웠다
“아 예쁘다 키스하고 싶어 죽는줄 알았네”
그렇게 김종대의 혀가 내입술사이로 들어왔고
놀라 종대의 어깨위에 올려져있던 내 팔은
종대의 목뒤로 둘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