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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민석찬열경수세훈종인백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계집인지, 사내인지 아랫돌이를 보지 않고선 모르겠구나 | 인스티즈

 

일체유심조

一 切 唯 心 造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쏘크라테스

 

 

 

2

계집인지, 사내인지 아랫돌이를 보지 않고선 모르겠구나

 

 

 

 

 

 

도망 간 기생을 잡으러 이 산 속까지 뛰어온 내가, 이 박찬열이가 얼마나 대단한가. 내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은 조선 통틀어 아무도 없을 것이다.

기생은 어젯밤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는 내가 공들여 세운 기생집을 나가버리고 말았다. 꽤 반반하고 싹싹하던 기생이 이렇게 뒤통수를 치고 나갈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나는 기필고 이 기생을 잡아야만 했다. 기생이 함께 도망간 개자식은 시장바닥에서 비녀를 팔던 상놈이었는데 고새 눈이라도 맞았는지, 어휴. 말을 해서 뭐하나.

하여튼 나는 철이를 데리고 무작정 산으로 간 것이다. 철이는 내가 데리고 다니는 노비인데, 옛날에 산에서 먹고 자라서인지 아주 산의 지리라면 빠삭한 놈이었다.

 

 

 

 

 

 

 

 

 

 

 

"철이야! 이 길로 가면 그 년이 도망 간 집이 나오는 거 맞지?"

"예, 도련님. 그러게 왜 따라오셨어요, 여기 산은 바닥에 구멍이 많아서 다니기 힘들다니깐요!"

"내 그 년 꼬라지 좀 보려고 나온 거라고, 어휴, 숨 차. 근데 왜 자꾸 같은 길만 도는 것 같애!"

"여기 산 이름이 패(沛)산입니다. 늪 패를 써서 패산이어요. 평소 도적들이 많이 다니는 산이라 일부러 피해다니는 것입니다."

"도적들이 많다고?"

"예, 지금은 설나비단이 잡고 있다던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일단 피하고 보는게 상책이니까요. 저 잘 보고 따라오십쇼!"

 

 

 

 

 

 

 

 

 

 

설나비단, 조선에서는 꽤 유명한 도적단 이름이다. 지나가다 얼핏 들었을 때는 꽤 대단한 영웅들이었다. 악질 중에 악질이었던 황영감네 노비들을 풀어주고 밀폐했던 돈이며 쌀을 백성들에게 나눠줬다던 크나큰 사건 하나가 있었다. 포청에서는 그 설나비단을 잡으려 손이며 발이며 닳도록 뛰어다니고 있다던데. 그리고 그 우두머리인 민석이란 사내가 아주 기묘하게 생겼단다. 피부도 희고 눈색깔도 희한하여 딱 겨울나비 같은 생김새라는데. 내 그 얼굴을 꼭 보고 싶었으나 왠만하면 절대로 중심가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한다. 설나비단이라, 참 웃기는 이름 아닌가.

 

철이만 계속 따라다니다 보니 다리며 허리며 어디 안 쑤신곳이 없었다. 근처 바위에서 잠깐 몸을 뉘고 있을 때 앞서 가던 철이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이 깊고도 깊은 패산에서 길을 잃은 것이었다. 순간 머릿 속이 하얘지고, 정신도 멍해져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주변에는 시끄러운 새소리와 바람소리 뿐이고. 그때부터 나는 눈이 먼 심봉사처럼 더듬거리며 산을 쏘다니기 시작했다.

 

 

 

 

 

 

 

 

 

 

"처, 철이야! 어딨어! 나 여기 있어! 철이야!"

 

 

 

 

 

 

 

 

 

 

철이 새끼는 절대 나타나지 않았고, 난 그렇게 미아가 된 것이었다. 내 24년 인생이 이렇게 가는 건가 싶어 눈물을 삼키려 하늘을 보고 있을 때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들 짐승인가, 도적인가 하고 소리가 난 쪽을 보았을 때 나는 사람을 만났다. 도적인가, 하고 유심히 지켜보았을 때 도적의 험상궂은 얼굴은 아니어서 나는 그에게로 뛰쳐갔다. 이 패산에서 사람을 만났다.

 

 

 

 

 

 

 

 

 

 

 

"흐어어어, 나 진짜 산 속에서 죽는 거 아닌가 생각했어! 왜 이제야 온 것이야!"

"저, 저기 괘, 괜찮으신지. 일단 모, 몸 좀 일으키시는 게."

 

 

 

 

 

 

 

 

 

 

 

그의 위에 엎어져 한참을 흐느끼고 있을 때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내치고는 뽀얀 피부와 붉은 뺨, 선한 눈매와 오똑한 코가 계집애 같아 보였다. 사내새끼가, 그것도 산에서 사는 놈이 저렇게 피부가 희고 고울리는 없었다. 내 피부가 흰 사람은 백현이 밖에 본 적이 없는데. 참 신기한 놈이었다.

 

 

 

 

 

 

 

 

 

 

"뭐야, 계집애야? 아님 사내새끼야?"

"초, 초면에 무슨 말이오!"

"곱상하게 생긴게 꼭 계집애 같아서 그렇다."

"계, 계집이라니."

"하여튼 반갑다. 찬열이라고 한다. 우리 통성명은 해야지. 그나저나 이 거지같은 산에서 나가는 길 좀 알려줘라."

 

 

 

 

 

 

 

 

 

 

그렇게 나는 계집애인지, 사내인지 헷갈리는 작자와 동맹 아닌 동맹을 맺었다.

 

 

 

 

 

 

 

 

/

 

 

 

 

 

 

 

 

 

찬열은, 아니 찬열이란 사람은 길을 잃은 사람치고는 꽤나 긍정적으로 보였다. 어미 오리 뒤로 졸졸 쫒아다니는 새끼 거위들처럼 나를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나는 찬열에게 길을 알려주려 일부러 걷기 쉬운 땅만 찾아 다니며 걸었다. 나를 바라보는 찬열의 눈초리가 조금은 이상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아무 죄 없는 백성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주는 것이 설나비단의 철칙이었기에.

 

 

 

 

 

 

 

 

 

"있잖아."

"왜 그러시오."

"넌 계집애야, 아니면 사내야?"

"그게 지금 왜 궁금하시오. 잘 보고 따라오기나 하시오. 또 길 잃지 말고."

"내가 말이야, 조선에서 제일 큰 기생집을 운영해서 요 눈썰미라는 게 좋아. 내 눈썰미로는 말이지, 네가 계집애 같단 말이지."

"허, 헛소리 하지 마시오!"

"아니면 아닌거지, 왜 화를 내고 그래. 진짜 계집애 같게."

 

 

 

 

 

 

 

 

내가 찬열과 함께 다니면서 알아간 게 몇가지 생겼다. 첫째, 조선에서 기생집을 한다는 것. 둘째, 눈썰미가 좋다는 것. 셋째, 주둥이가 방정이라는 것. 넷째, 너무 심각하게 능글맞다는 점이다. 확 길이라도 잃게 하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참자, 참자 하고 속으로 웅얼거리고 있을 때 갑자기 뒤에서 찬열이 나를 껴안는 것이었다. 그것도 두 손은 내 가슴을 향한 채로.

 

 

 

 

 

 

 

 

 

"어, 이상하다. 계집애 아닌가. 왜 아무것도 잡히지가 않는거야. 확실한데, 진짠데."

"지금 이 새끼가!!"

 

 

 

 

 

 

 

 

 

이성이 끊기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다. 딱 한번이었는데, 종인이가 동네 아이들에게 맞고 온 날이었을 것이다. 그때 나는 서럽게 울던 종인이를 달래가며 그 아이들의 이름과 생김새를 알아내었고 땅에 굴러다니는 가장 큰 짱돌을 들고 가 비오는 날 개패듯이 때렸다. 그 아이들은 전부 넷이었는데 하나 같이 눈에 푸른 멍이 들었었다. 그의 반에 나는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몸이었다. 그 날 나는 대장에게 호되게 혼이 났다. 사람은 함부로 때려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주먹을 쓸 수 있는 순간은 자신의 몸을 지킬 때 아니면 다른 사람이 당하고 있을 때에 쓰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두번째로 이성이 끊키려 한다.

 

 

 

 

 

 

 

 

 

"이런 호로 잡 놈을 봤나!!!"

 

 

 

 

 

 

 

 

 

 

 

나는 주변에 큰 나뭇가지를 집어 찬열의 어깨며 다리며 몸이며 구석구석을 후들겨 때리기 시작했다. 놀란 찬열이 두 팔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꽥꽥 소리를 질렀다. 이 새끼는 오늘 곱게 못 돌아 갈 것이다.

 

 

 

 

 

 

 

 

 

"아악! 내가 잘못했어! 너 사내 맞아! 맞다고!!!"

"어디 함부로 남의 몸을 만져!"

"같은 사내끼리 몸 좀 만질 수도 있잖어!!!"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씨부리는 거야!!!"

 

 

 

 

 

 

 

 

 

 

산 속에서 찬열과 나의 고함소리가 퍼져나갔다.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찬열이 데리고 왔다던 철이라는 노비가 우리의 고함소리를 듣고 찾아왔다. 철의 얼굴은 참으로 대단했다. 얼굴 구멍이란 구멍에서 눈물 콧물 침이 잔뜩 흘러나왔고 찬열은 그런 철의 모습을 보고는 박장대소를 하며 웃어 재꼈다. 생긴 건 이것저것 따지기는 엄청 따지는 도련님 같이 생겨서는 호탕하게 웃는 걸 보니 성격은 좋은 듯 싶었다. 찬열은 철과 만나 다시 기생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저기 말이야, 아까는 고마웠어. 산 속에서 길 잃은 거 말이야. 내가 고맙다는 인사는 정확히 하거든."

"아니오, 할 일을 한 것 뿐이오."

"그런데, 나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뭐요."

 

 

 

 

 

 

 

 

 

 

찬열은 내 얼굴을 다시 찬찬히 보는 듯 눈을 열심히 굴려댔다. 그 큰 눈에서 눈이 굴러가니 꽤나 귀여워 보였다.

 

 

 

 

 

 

 

 

 

 

 

"우리 기생집으로 와서 일해줘라."

 

 

 

 

 

 

 

 

 

 

 

내 눈은 자연스럽게 바닥을 향했다. 나뭇가지가 어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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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3.18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 너무재밌어요 ㅎㅎㅎㅎㅎ찬열이너어~~
왜이렇게 눈썰미가 좋은거야~?
그래서요 작가님 주인공은 기생집에 따라갔나요?

9년 전
쏘크라테스
헤헿 감사합니다! 아마 기생집 얘기는 다음 다음화로 넘어갈 것 같네요? 그때까지 꼭 지켜봐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1
차녀맄ㅋㅋㅋ 능글 맞은거봐욬ㅋㅋㅋㅋ 확인한다고 어흌ㅋㅋㅋ 여주.... ㅋㅋㅋㅋ 당황하고 여자로써 화낫을듯해욬ㅋㅋㅋㅋ
9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낰ㅋㅋㅋㅋㅋ박찬열ㅋㅋ그러다가 진짜 여자였으면 어쩔라구 막 만졐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여자지만ㅋㅋㅋ
9년 전
비회원153.25
나뭇가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갘ㅋㅋㅋㅋㅋㅋ 어딨더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이 능글능글 뻔뻔하네여 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비회원153.25
아 작가님 오타요 아랫돌이가 아니라 아랫도리(소근소근)
9년 전
독자3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현기증나니담편보러쓩쓩쓩
9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ㅋ아진짴ㅋㅋ말투 완전 웃기다ㅋㅋ
8년 전
독자5
비단옷입은사람한테도 저렇게 당당할수가ㅋㅋㅋㅋ
8년 전
독자6
나뭇가지가 어딨더랔ㅋㅋㅋㅋㅌ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 여주 너무 귀엽고 찬열이도 귀엽구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7
막줄대사에 빵 터졌네요 ㅎㅎㅎ 정말 찬열이는 대단한것 같아요 궁금하면 바로 실행하다니... 잘읽었습니다.
8년 전
독자8
나뭇가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웃겨 짱이네요 ㅋㅋㅋㅋ잘보고갑니당!
8년 전
독자9
매를 버는 인물은 어딜가나...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무 재밋어요... ㅎㅎㅎ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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