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도경수 X 신입사원 01
' 지이잉 '
창문을 넘어 밝게 빛나는 햇빛과, 진동소리에 눈이 떠졌다.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시간을 확인했다.
8시 10분 이라는 시간과 함께 망했다는 걸 나는 직감적으로 생각했다. 또 혼날 일이 일어난 것이다 ….
급하다 급해-. 머리도 안 말리고 급한채로 택시를 타고 회사에 도착했다. 9시 3분, 3분이나 지각했다.
내 아까운 택시비 .. 월급 날은 아직 한참 남았는데 아까워 죽겠다, 다음부턴 절대로 늦게 안 일어날꺼야! 라는 다짐을 하고
엘레베이터를 기다렸다. 엘레베이터에 올라타 층수를 누르고 덜 마른 머리를 이제서야 대충 빗었다.
띵. 사무실에 도착하고 나는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고개를 푹 숙인채 내 자리로 가려던 참,
바로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성이름씨? 뭐이리 급해요, 와보세요. "
망했다…. 망했다구! 조곤조곤 하게 오라는 팀장님의 말과 모습은 전혀 달랐다.
책상에 가방을 두고 팀장님한테 가까이 다가갔다.
" 네.. ? "
분명히 살금살금 들어왔는데 언제 보신거지 역시 팀장님이시다.
또 혼나겠지.. 맨날 혼날짓을 하니 진짜 바보인가봐, 나 .. 내일 부터 진짜 안 늦을꺼야 입술을 꾹 깨물었다.
" 성이름씨, 머리가 안 말랐잖아요. 그러다가 감기 걸리면 결근하면 어쩌려고요. "
" 아 …."
차라리 감기 걸려서 집에서 좀 쉬고 싶다! 조곤조곤히 말씀하시는 팀장님의 잔소리 좀 안 듣고 싶지만 ..
얼굴을 보면 또 맨날 듣고 싶게 하는 외모니까 다니는 거지 뭐.
" 5분 지각했네요, 잘못했죠? "
5분, 5분 밖에 안했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 중간에서 말이 턱 막혀왔다.
그래도 지각은 지각이니까 반박을 할 수가 없다. 늦게 일어난 다 내 잘못인것이다.
" 네에, 잘못했습니다 "
이번에 또 혼내시려나, 시무룩한 표정을 하고 바닥을 쳐다봤다. 진짜 내가 아침 잠이 많은게 죄다 죄!
" 그러면 벌 받아요, 오늘 점심은 저랑 먹어요. "
" 아, 네.. 네?! "
벌을 주실 줄 알았는데, 같이 점심을 먹자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팀장님의 말에 당황했다. 밥이라니 밥을 팀장님과?
이게 벌 인가.. 밥 먹을때 잔소리 들으면서 먹어야겠구나, 팀장님이랑 같이 먹는 건 좋은데 잔소리는 싫다.
" 왜요, 싫어요? 난 먹고싶은데. "
" 아닙니다! 꼭꼭 먹을게요 같이 "
여기서 거절하면 엄청나게 실망하실께 뻔하다. 오늘 점심은 체할각오를 하고 먹으러 가는 것인가.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그래도 지각했는데 이렇게 밥으로 넘어간다는 것이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 같이 먹어야됩니다? 이름씨, 지금은 열심히 일해요. "
팀장님 도경수X신입사원
어느덧 시간은 오전을 지나, 열 두시가 다 되어갔다. 팀장님과 같이 먹기로한 점심시간이 다가왔고
언제 먹으러 갈까. 라는 눈치만 이리저리 살필 뿐 이였다. 그때 팀장님이 자리에서 일어섰고, '먼저 점심 먹고 오겠습니다. ' 라며
직원 분들께 말하고 내 어깨를 툭툭 치며 나오라는 손짓을 보인다.
화장 수정이라도 하고 가야하는데….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팀장님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 이름씨, 뭐 먹고 싶어요? "
밖에 나오자 팀장님은 내게 물었고, 나는 아무생각이 없었다.
음식은 다 좋았기 때문이다. 뭘 고를 수가 있나요 ..
" 음, 저는 음 그게 뭐 다 좋아서 .. "
수 많은 음식들을 계속 떠올리고 있었을까, 우동이 생각이 난다.
뜬끔없는 생각이지만 밥 보단 면이 더 먹고 싶었다.
" 우동 먹을래요? "
에? 내 속 마음을 다 알고 있는것인지 바로 우동이란 소리가 나오다니 신기하다.
당연히 나는 먹으러 가자고 했고, 근처에 있는 우동집으로 우린 향했다.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은 북적거렸지만, 다행히도 자리는 몇 군데 남아있어서 자리에 편히 앉았다.
내 앞자리엔 팀장님께서 앉으셨고, 어색한 분위기가 우리 곁에 떠나지 않았다.
" 회사 입사 한지 얼마 안되서 힘든 거 많죠? "
네, 그럼요 .. 당연한걸 물으시네요,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와 처음 접해보는 일들이 나한텐 많이 힘들었다.
" 네…. "
" 모르는건 물어봐요, 내가 이름씨 도와주는 팀장이잖아요. "
그렇다고 모르는 거 전부다 물어보면 팀장님 스트레스 쌓일껄요, 엄청 많이 ..
" 네 알겠습니다 .. "
" 내가 자주 혼내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요, 이렇게 해야 나중에 실력이 더 좋아져요 "
팀장님의 솔직한 말에 괜히 찡했다, 앞에선 못하면 뭐라고 잔소리도 하시지만 속 마음은 다 나를 위한것이라니
괜히 감동이다. 사실 속으론 담아두긴 뒀지만 팀장님의 얼굴을 보면 다 풀렸다.
" 안 담아둬요, 팀장님 좋은데요? "
물론 외모가 좋다구요…. 잔소리만 빼면 다 좋죠. 뭐하나 빠질건 없는 팀장님이시니.
" 고마워요, 오늘은 내가 살테니까 회사가면 열심히 일해야됩니다? "
좋다고 말을 했으면 저도 좋아해요! 이런 대답이 나올 줄 알았건만 ..
우동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벌써 체하는 기분이다, 밥 먹을땐 밥 이야기만 해요! 회사일은 회사에서만!
" 나도 잔소리는 많이해도 속으론 이름씨 많이 아끼고 좋아하는 거 알죠 ? "
더 볼래요? |
저도 좋아함다 팀장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유 연재에요! 1화만했는데 벌써 달달한게 느껴지네요 후 질문은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경수 팀장님 왈: 또 와요, 기다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