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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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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조파 보스 김종인 X 구멍가게 주인딸 쫄보 OOO

 

 

 

 

내가 씀 (이미 초록창에 올린거 ㅎ..)

 

 

 

 

 

 

 

 

 

후텁지근한 날이었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야하는 시기에 봄은 커녕 바로 여름으로 넘어갔다 다시 겨울로 돌아가는 것같은 극악의 기온차에 너는 결국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쿨쩍. 주르륵 흐르는 듯한 느낌에 코를 들이 마신 너는 따듯하게 입고 있으라는 김여사님의 말에 반팔에 얇은 가디건을 걸쳐입고 있었다. 한동안 감기에 걸리지 않더니 결국 걸렸는데 그래서 그런가 지독하지는 않으면서 오래 붙어있는게 불편하기는 엄청 불편했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있는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김여사님을 도와 특별한 직업없이 지내기는 했지만 그런 너를 믿고 이젠 읍내를 벗어나 타 지역까지 진출을 하기 시작한 김여사님 덕분에 너의 직업은 구멍가게 주인으로 굳혀지는 상황이었다. 평상을 가져다놓은 카운터에 늘어져 앉아 코를 훌쩍이며 TV를 보고있는데 가게 밖에서 왁자지껄한 소음이 들려왔다.

 

 

 

앞머리를 기르겠다고 단언한 이후로 한번도 자르지 않은 눈 앞을 가리는 앞머리를 올려 묶어 사과머리를 하고 있던 너는 동네 사람들이겠거니- 생각하며 늘어져있던 몸을 일으켜 슬리퍼를 꿰어신었다. 찍- 찍- 끌며 가게 밖으로 나가면 오랜만에 보는 햇빛에 잠시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 빛에 적응하려 한 손을 들어 이마 아래로 그늘을 만들어 두어번 눈을 꿈뻑이니 곧 제일 말짱하다 할 수 있는 너의 두 눈이 햇빛에 적응을 했다.

 


 

 

 

 

 

"아..?"

"뭐시여! 내가 이거 먹을거여!"

"여기 또 있잖아여!!! 아 망치형님 진짜 너무한거 아니에여?!"

"임마 우리 사이에 너무한게 어디있냐~ 형님! 저는 이걸로 골랐습니다! 너도 얼른 골라 임마!"

"앜!! 내 구렛나루!! 형님 아이스크림 고르라해놓고 이러시면 어떡하십니까?!"

"어쭈 이제 막 덤빈다 이거지?"

"아니, 저기.."

"제가 언제 덤볐습니까?! 와 이 형님 생사람잡네?!"

 


 

 

 

 

 

이 사람들 뭐야. 왜 이 날씨에 보기만해도 더워보이는 검은 양복인데!! 어벙하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용히 지켜보던 너는 흔들리는 동공을 애써 진정시키고 아이스크림 하나에 발발한 전쟁에 발을 들이밀려다 냉큼 후퇴했다. 아니, 저기..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한데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채 이어나가기도 전에 기생오래비같이 생긴 허여멀건 키 큰 남자의 큰 목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아 무서워 그냥 같은 아이스크림 가져가면 되지 왜 그런거에 목숨을 걸어!!

 

 

 

하지만 딱 봐도 나 힘 쓰는 사람이오라는 포스가 물씬 풍기는 남자들에 너는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그래 아이스크림 냉동고만 안 망가지면 되지. 그럼그럼. 설마 저 사람들이 망가뜨리겠어~ 하며 소심히 뒷걸음질 치다 냉큼 뒤돌아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무언가에 막혀 얼굴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꽤 큰 고통이 너를 덮쳐왔다.

 


 

 

 

 

 

"아.. 아아..."

"……."

"아파.. 뭐지..이?"

 


 

 

 

 

 

털썩 주저앉아 아픈 코를 부여잡고 한참을 끙끙 앓았다. 그새 맺힌 눈물을 가디건 소매로 닦아낸 네가 끙차 일어나며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아픔에 중얼거리며 네가 부딪힌 무언가를 쳐다보는데 왜 눈 앞에 보이는게 새하얀 셔츠인걸까. 왜 그 위로 검은색 양복 자켓이 있는거지? 멍청하게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채 놀란 얼굴로 고개를 올려보면 그 위에는 나른한 표정에 미간이 잔뜩 구겨져있는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ㅎ..헐... 김여사님 ㅂ..보험..

 

 

 

보험은 무슨. 그냥 서로 사과하고 지나치면 그만인 상황에서 너는 무서움에 그만 이상한 쪽으로 사고하기 시작했다. 보험, 보험 불러. 아니 경찰 부를까? 내가 막 잘못한건 아니니까 때리지는 않겠지? 아니야 때리면 어떡해.. 김여사님 여사님 딸 어떡해여 흐잉..

 

 

 

눈동자를 마구 굴리며 울상을 짓는 너의 모습은 퍽이나 우스웠다. 망치와 세훈이 아이스크림으로 공방전을 벌이고 있을 즈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온 종인은 아까의 너와 마찬가지로 바로 적응되지 않는 강한 햇빛에 인상을 쓰고 있을 뿐이었다.

 

 

 

종인은 뒷세계에서 알아준다하는 이그조파 보스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내부 분란으로 인해 잠시 몸을 피해 한적한 시골 마을로 요양 아닌 요양을 온 직후였다. 종인보다 먼저 내려와 집 정리를 마쳐놓은 망치와 세훈에게 상이라도 줘야겠다는 생각에 집에서 나와 흙먼지가 폴폴 일어나는 시골 흙길을 걷다 발견한 구멍가게에 망치와 세훈이 구세주라도 만난듯 달려갔다. 형님! 저희 다른거 필요없습니다! 아이스크림 하나씩만 사주십쇼!! 생긴것과는 다르게 소박한 제 동생들의 요구에 종인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조금 떨어진 그늘 아래서 망치와 세훈의 공방전을 지켜보던 종인은 흘낏 가게 안을 들여다 보았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켜져있는 TV와 논에 모내기라도 한 듯 뿅 올라온 검은색의 무언가에 관심이 가던 찰나였다. 점점 거세져가는 둘의 공방전에 종인의 눈쌀이 찌푸려지려할때, 슬리퍼를 찍- 찍- 끄는 소리와 함께 앞머리를 쫑 묶은 네가 가게 안에서 걸어 나왔다. 세상 만사 귀찮은듯 인상을 쓴채 설렁설렁 걸어나오던 네가 양복을 입은채 유치한 공방전에 여념이 없는 망치와 세훈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바로 걸음을 멈추었다. 잠시 둘의 대화를 멈추려했던 시도도 있었지만 세훈의 여과없는 하극상에 너의 두 눈엔 지진이 난듯 싶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던 종인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최대한 소리를 죽여 웃었지만 가벼운 숨소리와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슬쩍 자리를 옮겨 가게 안으로 살짝 들어가 너의 뒤에서 네가 하는 냥을 지켜 보았다. 그런데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던 네가 갑자기 몸을 휙 돌려 그대로 종인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딪혔고 제 코를 부여잡은채 바닥에 주저앉아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작지 않은 소란에 망치와 세훈의 공방전이 드디어 끝났다. 놀란 얼굴로 종인과 너를 번갈아 쳐다보던 망치가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종인에게 다가왔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ㅎ..형님.."

 


 

 

 

 

 

망치의 큰 목소리에 너는 큰 의미로 다가오는 '형님'이라는 단어를 되뇌었다. 형님.. 형님이래.. 그럼 이 사람이 저 무서운 아저씨보다 더 윗사람이라는거잖아.. 말도안돼.. 아픈건 난데.. 왜!!!!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망치와 종인을 쳐다보던 너는 뒤이어 달려와 종인에게 괜찮으냐 묻는 세훈에 안좋던 안색이 더더욱 안좋아졌다. 아,아이스크림은 계산을 하고 먹어야지!!! 한 푼이라도 틀리면 김여사님이 용돈 끊어버린댔는데!! 이미 봉지를 뜯어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스크림의 자태에 눈이 돌아가려던 너는 상대가 검은 양복의 무서운 이들이라는것을 다시금 생각해내고 머뭇대며 입을 열었다.

 


 

 

 

 

 

"ㅈ, 저기요!"
"앙? 뭐야 이 꼬맹이는? 네가 우리 형님 쳤냐?"
"아,안쳤거든요! 그,그보다 그 아이스크, 아이스크림! 왜 계산도 안하고 먹어요!!"

 


 

 

 

 

 

바보같이 뭐야 이게!! ㄱ..그래도 마지막은 안 더듬고 말했어! 장하다 OOO!! 홀로 자책하고 칭찬하는 너를 알리 없는 세훈이 제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과 동공지진이 제대로 난 너를 번갈아 보다가 아~하는 감탄사인지 뭔지 모를 것을 뱉었다. 너 지금 내가 계산 안하고 아이스크림 먹었다고 우리 형님 쳤다 이거지?

 

 

 

해석이 왜 그렇게 되는데!! 오들오들 떨리는 제 두 손을 부여잡고 고개를 있는 힘껏 내저으면 세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이렇게 보니까 너 꽤 귀염상이다? 뜬금없는 칭찬에 네가 에?하며 멍하게 세훈을 올려다봤다. 이..이렇게 넘어가면 안되거든여..? 차마 입 밖으로 뱉지 못한 말을 속으로 삼키며 네가 침을 꿀꺽 삼켰다.

 


 

 

 

 

 

"거기까지해. 계산은 안에서 하면 되나?"

"아, 네,네!"

 


 

 

 

 

 

아 살았다. 이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제게 흥미를 보이는 세훈보다 더 무서운건 종인이었다. 살았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종인에게로 고개를 돌린 너는 아까보다 인상을 더 쓰고 있는 종인의 인상에 이건 아니지 싶었다. 왜 끝났다 싶으면 또 시작인건데!! 그래도 돈은 받아야하는 입장이라 눈치를 보며 카운터로 올라갔다. 건내진 오만원짜리 지폐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받아든 너는 제 표정이 잔뜩 찡그려진걸 알지 못하는듯 했다. 포스기를 열어 돈을 세던 네가 어느새 그것에 집중해 표정이 달라졌다. 금액이 딱 맞았는지 오!하며 종인을 올려다본 너는 아차 싶어 큼큼 헛기침을 하며 종인에게 돈을 건내주었다.

 

 

 

너에게 거스름 돈을 건내 받았지만 종인은 나갈 생각이 없어보였다. 거스름돈을 한 손에 쥔채 너를 유심히 내려다보는게 어찌나 부담스럽던지. 얼른 가주었으면 했지만 그러지는 않을것같아 네 표정이 다시 울상으로 변하려던 찰나, 가게 안으로 시끌벅적함을 몰고 너의 모태친구 찬열과 백현이 들어왔다. 반가운 마음에 벌떡 일어나 둘을 반겼다.

 


 

 

 

 

 

"찬열아! 백현아!"
"오! 우리 쫄보 왠일로 우릴 반겨줘?"
"그러게 말이야. 맨날 왜왔어어~ 이랬으면서!"

"뭐뭐, 그래서 싫다고?"

"에이 우리 쫄보 그새 마음이 코딱지만해졌나~?"

"맞아맞아 누가 싫댔어! 그래서 좋다고오~"

 


 

 

 

 

 

슬리퍼도 신지 않고 맨발로 뛰쳐나와 자신들을 반겨주자 어안이 벙벙하던 찬열과 백현이었지만 곧 원래대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게 장난을 쳐댔다. 맨발로 나온 널 본 백현이 찬열을 툭툭 쳤고 찬열은 백현의 신호에 장난스레 대답하며 너를 안아들었다. 그게 익숙한건지 비명한번 지르지않고 찬열에게 얌전히 안겨 카운터 평상에 옮겨지는 너를 묵묵히 지켜보던 종인은 갑자기 고개를 쳐든 의미모를 기분나쁨에 인상을 쓴채로 가게를 나갔다. 종인이 나가는 모습을 살곰살곰 지켜보던 너는 안녕히가세요오-하고 인사했고 백현이 잠시 돌아보긴했지만 종인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백현이 옆에 놓인 물티슈 두 장을 꺼내 한 장은 찬열에게 건내며 말했다.

 


 

 

 

 

 

"하여튼 우리 쫄보. 저 아저씨들 보고 또 쫄았구나?"

"아니야, 진짜 무서운 아저씨들이야! 막 저기 이쁘장하게 생긴 사람이랑 우락부락하게 생긴 사람이 방금 나간 사람한테 형님이라했다니깐?"

"오구오구 그래쪄여~ 야 박찬 넌 쫄보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냐"

"동감 못함~ 울 엄마가 그랬어 우리 마을에 겁나 잘난 사람들이 이사온다고. 그 사람들이 저 사람들 아니야?"

"아닌데.. 진짠데.."

 


 

 

 

 

 

백현과 찬열의 대화에 너는 작게 울먹이듯 말했다. 그 목소리에 찬열이 너를 와락 끌어안으며 귀여워!!하고 소리쳤다. 백현도 그렇게 느낀건 마찬가지였는지 마침 네가 하고 있는 사과머리까지 눈에 들어왔나보다. 난데없는 사과머리 찬양에 너는 두 귀를 막고 백현과 찬열에게 나가라 소리쳤다.

 

 

 

네가 백현과 찬열에게 시달리지 않는 듯 시달리고 있을 무렵. 양 쪽에 아이스크림을 문 세훈과 망치를 달고 집으로 돌아가던 종인은 걸음을 멈추었다. 도대체 이 기분 나쁜 느낌은 뭐지. 귀여웠고 신기했을뿐이었다. 칙칙한 남정네들 사이에서 약육강식의 세계를 살아온 종인에겐 너처럼 작고 앙증맞은 여자들은 참 신기했다. 하지만 가게를 나오기 전, 백현과 찬열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드는 이 기분은 그런 여자들을 보고 난 후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왜 신경이 쓰이고 짜증이 나는건지.

 

 

 

갑자기 우뚝 멈춘 제 보스를 한참 후에야 안 세훈과 망치는 얼른 종인에게로 달려와 무슨일있느냐 물었지만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다시 묵묵히 걷기 시작한 종인에 의문만 느낀채 종인의 뒤를 따라 걸을 뿐이었다.

 

 

 

 

종인네가 이 마을에 온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그 사이 김여사님은 돌아오긴 했지만 종인네와 아주 잠깐의 인사를 하곤 또다시 너에게 가게를 맞기고 떠났다. 어디로? 제주도로! 제주도는 커녕 읍내 이상으로는 나가본 적도 없는 너는 유일무이한 딸자식만 덩그러니 놔두고 홀로 유유자적 놀러다니는 김여사님이 무척이나 원망스러웠다. 가려면 나도 데리고 가던가! 나도 맛있는거 먹을 줄 아는데!!

 

 

 

그래도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는걸 원하지는 않았는지 너에게 스마트폰은 쥐여준 김여사님은 이렇게 놀러가게되면 꼭! 맛있는것만! 사진으로 찍어 너에게 보내주었다. 얄미워 얄미워!! 나도 맛있는거!! 하지만 그보다 더 큰일이 있었다. 이 마을 제일 가는 마당발답게 김여사님은 종인네를 보자마자 잘생겼네부터 시작해 온갖 칭찬을 하기 시작했고 그 끝은 너에게 암담함을 선물해주었다.

 

 

 

딸, 너 혼자 밥 먹기 그럴텐데 이 총각들네 가서 먹어!

 

 

 

말뿐이면 좋으련만. 친히 부탁까지 하고 가신 김여사님 덕분에 김여사님이 제주도에 간지 벌써 일주일째가 되는 오늘도 너는 세훈의 손에 이끌려 그들의 집으로 가고 있었다. 아 배 안고파요! 그리고 나 혼자 먹는거 완전 좋아해요!!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지금 세훈의 상태가 영 꽝이었다. 아침 나절동안 보스의 심부름을 다닌데다가 여태껏의 끼니가 영 부실했던 탓이었다. 빨리 뭐라도 집어넣어달라 아우성인 뱃속의 신호에 누가 건들기라도 하면 물 기세였다. 그런 세훈의 상태를 눈치껏 알아챈 너는 조용히 세훈의 손에 이끌려 그들의 집에 도착했다.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맛있는 냄새에 너는 침을 꿀꺽 삼켰다.

 

 

 

네가 이렇게 생활하게 되면서 놀란 점이 몇가지 있었다. 그 중 제일 큰것들만 나열해보자면 첫번째, 종인과 망치, 세훈은 그리 무섭지 않았다. 망치와 세훈은 장난끼가 아주 다분했다. 그 장난끼 덕분에 네가 종종 쫄기는 했지만 그것때문에 더 빨리 친해지기도 했다. 종인은 네가 생각하는것만큼 무서운 사람이 아니었다. 망치와 세훈과 같이 장난끼가 있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다정한 사람이었고 단지 여자를 대하는 법이 서투른 남자였다.

 

 

 

그리고 두번째, 네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놀랐던 것. 망치가 무척이나 가정적인 남자라는것이었다. 이 집에 처음 발을 들인 그 첫 날부터 망치의 임팩트는 어마무시했다. 여자가 있지않아 프릴이나 분홍색인 앞치마는 아니었지만 무난한 색의 앞치마를 한채 국자를 들고 너를 반겨주는 모습은 굉장히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OO이 왔구나!"
"예에.. 안녕하세요오.."
"에이 이쁜아 왜 또~ 오면서 세훈이 저 자식이 뭐라고 갈궜어??"

"아니거든요! 형님 배고파요! 우리 얼른 밥 먹으면 안되요?"

"지금 네 배고프다고 이쁜이 겁 먹게 한거냐? 너 임마 형님이 아시면..!"

"악! 그런 끔찍한 소리 하지마요! 그리고! 내가 언제 이쁜이 겁 먹게 했대요? 이쁜아 네가 말해봐 내가 너 겁 줬어?"

 


 

 

 

 

 

네. 엄청요. 나 무서워 죽는줄. 입 안에선 맴도는데 입 밖으로 차마 나가지 않는 말을 또다시 꾹 삼킨 너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거봐요 형님! 아니라잖아! 어쭈, 너 점점 맞먹는다? 네가 오늘 굶어봐야 형님이 형님으로 제대로 보이지? 아, 아아! 형니임!! 망치형니임!! 부엌으로 가며 세훈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말을 한 망치의 뒤를 세훈은 울먹이며 빠르게 쫒아갔다. 저 오빠들은 도대체가 나보다 더 어린애들같아.

 

 

 

아참참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망치의 나이는 28. 세훈은 26. 종인은 30이라는 사실이었다. 제일 어려보이는 종인이 너와 10살이나 차이가 나다니! 뜻하지 않은 나이어택에 넌 망치와 세훈은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종인은 어떻게 불러야하지 고민을 하던 너는 딱히 부를일이 없어 그 고민을 훨훨~ 날려보냈다.

 

 

 

망치와 세훈의 재롱 아닌 재롱에 현관 근처에서 여전히 서서 키득 웃던 너를 마침 2층에서 내려오던 종인이 발견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그 작은 손으로 작은 입을 가리고 웃는데 온 몸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아무렇지 않은척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종인이 네 이름을 부르며 가까이 가면 너는 조금은 멍한 상태로 종인을 올려다봤다.

 


 

 

 

 

 

"OO가 왔구나"
"아, 네에.. 안녕하세요.."

"배, 안 고파?"

"고픈것같아요.."

"고픈게 아니고 고픈거 같아?"

"아 배고프다아! 망치오빠아! 세훈이오빠아!!"

 


 

 

 

 

 

네가 종인에게 인사하면 종인이 씨익 웃으며 네게 물었다. 낮지만 다정한 목소리가 잔잔하게 네 귓가에 들려오자 너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면서도 제 물음에 꼬박꼬박 대답하는게 귀여웠던 종인은 답지않게 너에게 먼저 장난을 쳤다. 곤란했던건지 고개를 번쩍 든 너의 표정은 울상이었다. 그런 얼굴로 종인을 아주 잠시 노려본 너는 큰소리로 배고프다 말하며 망치와 세훈을 부르며 둘이 있는 부엌으로 달려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웃던 종인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생각했다. 쟤네는 오빠인데 나는?

 

 

 

종인이 부엌으로 가자 너만 너의 지정석에 딱 앉아 양 손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쥐고 종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망치와 세훈은 종인이 앉은 후에야 각자의 자리에 앉았고 종인이 음식을 입에 넣음과 동시에 나머지 사람들의 식사가 시작되었다. 종인이 어서 음식을 먹기만을 기다리던 너는 매의 눈으로 종인을 쳐다보다 빠르게 젓가락을 놀렸다. 오늘은 네가 먹고싶다 노래를 불렀던 갈비찜이 주 메뉴였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고기에 네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망치에게 보여주었다. 망치는 쑥스러운듯 머리를 긁적이다 고마움에 너의 밥에 반찬을 올려주었다. 감동받은 얼굴로 망치를 쳐다보던 너는 냉큼 밥을 떠먹었다. 열심히 제 밥을 먹던 세훈이 그것을 보고는 저도 해보고싶었는지 굳은 다짐을 한 얼굴로 직접 고기를 너의 밥 위에 올려주었다. 세훈과 겸상을 하게 된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고기를 준다는것은 정말 친한 사이일때만 이뤄지는 일임을 알게된 너는 마찬가지로 감동받은 얼굴로 세훈을 보았다. 오빠들 진짜 대박..!

 

 

 

조용히 제 몫을 먹고있던 종인은 난데없는 훈훈함에 무척이나 당황한 상태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했고 특히 너는 더더욱 그랬다. 김여사님이 주고 간 아삭거림이 살아있는 김치를 입에 넣은 종인은 좋다며 세훈이 준 고기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너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 시선을 느낀 네가 종인을 쳐다보았지만 그 시선에 놀란 종인이 눈을 피해버렸다. 이미 피해놓고 내가 왜 그랬지 하며 저도 모르게 자책하고 있던 종인이 용기를 내어 너를 쳐다봤지만 너는 이미 먹는데 집중해있었다.

 


 

 

 

 

 

"에헤이! 이쁜아 오빠 말 듣자~ 여자 손에 물 묻히는거 아니다~"

"아니 그래도오! 여태 망치오빠가 밥 해줬잖아요!"

"어허. 우리 이쁜이 이제 오빠가 많이 편해졌나봐? 막 큰소리도 치고?"

"아,아니.. 그게 아니라요오.."

"장난이야 장난~ 우리 이쁜이는 이거 가지고 거실가서 형님이랑 TV 보고있어!"

"고로지고로지 우리 이쁜이는 저~기 가서 앉아있어"

 


 

 

 

 

 

망치의 말에 자연스럽게 맞장구치며 너의 손에 과일이 담긴 접시가 올려진 쟁반을 들려준 세훈이 너를 빙글 돌려 거실쪽으로 밀었다. 이미 거실 소파에 앉아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있던 종인의 뒤통수와 마주한 너는 아무도 몰래 작게 한숨을 내쉬고선 슬금슬금 종인의 옆으로 가 앉았다. 옆이라곤 하지만 한참이나 뚝 떨어져있었다. 쟁반을 테이블 위에 올려 종인의 쪽으로 쭉 민 네가 종인의 눈치를 살금살금 보며 말했다.

 

 

 

 

 

 


"과..과일 좀 드세여.."

 

 

 

 

 

 


네 말에 TV에서 시선을 뗀 종인이 고개를 돌려 너를 쳐다봤다. 아무 말 없이 뚫어져라 쳐다보는게 왠지 민망해져 네가 고개를 숙이면 머리 위로 종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눈으로 고개를 살짝 들어 종인을 보면 종인은 여전히 웃는 낯이었다. 손을 꼼지락대며 그런 종인을 보고있던 너는 갑자기 정색하며 너를 쳐다보는 종인에 화들짝 놀랐다. 아,아니 왜 갑자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다시 제 눈치를 보기 시작한 네 행동에 종인이 한결 풀어진 얼굴로 제 옆자리를 팡팡 쳤다.

 


 

 

 

 

 

"이리와"

"ㄴ,네?"

"소파가 넓긴하지만 과일 먹으려면 이 쪽으로 와야지"

"아,아니에요"

"씁- 착하지"

 


 

 

 

 

 

흡사 어린아이에게 대하는것과 같았다. 네가 고개까지 저어가며 거절하자 종인이 아이를 달래듯 너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밀어진 손을 멍하게 쳐다보고있던 너는 생각보다 고운 종인의 손에 눈을 떼지 못했다. 얼른. 오빠 팔아픈데. 종인의 한마디에 너는 뒤집어질뻔했다. 오,오빠요? 오빠? 경기를 일으키듯 놀라는 너를 보며 종인은 서운함을 숨김없이 표현했다. 왜? 난 오빠 아니야? 종인의 질문에 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자 보다못한 종인이 너의 손을 잡고 제 쪽으로 너를 당겼다. 종인의 힘에 쑥 당겨진 너는 놀라 동그래진 눈을 도로록 굴려 종인을 쳐다봤다. 너무 가까웠다. 아무리 편해졌다한들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너에게 무서운 사람들이었다.

 

 

 

너를 끌어당겨 안다싶이한 종인은 주체할 수 없는 심장의 뜀박질에 너를 더 힘주어 안았다. 아무 이유 없어. 단지 왜 내가 이러는지 알기 위해서야. 아무것도 모른채 종인의 품에 안겨있던 너는 펄쩍대는 심장 박동에 입을 꾹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당장이라도 입을 열면 심장이 튀어나올것같아서. 그래서.

 

 

 

그,근데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해..? 나 죽을거같은데..!! 종인의 품에 있다보니 점점 편해지고 적응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기억이 형성되기도 전 아빠를 잃은 너는 남자라는 존재와 그리 친하지 못했다. 어렸을때부터 백현이나 찬열이 없었더라면 아마 세상을 살아가는데 많이 힘들었을지도 모른다고 김여사님이 종종 말하곤 했었다. 그런 네가 백현과 찬열이 아닌 낯선 남자의 품에 이렇게 오래 안겨있다니. 점점 한계치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오,오,오빠 과일 드셔야죠!!"

"아- 듣기 좋다"

"네,네?"

"오빠라며. 원래 그런거 딱 질색이었는데"

 


 

 

 

 

 

종인의 말에 네가 정신을 놓은듯 또다시 멍해졌다. 고개를 들어 본 종인의 얼굴은 어느때보다 더 아이같았다. 손을 들어 종인의 볼에 너의 손끝이 닿으려던 찰나, 너의 휴대폰이 울어댔고 놀라 벌떡 일어난 네가 주머니에 손을 쑥 넣어 제 휴대폰을 꺼냈다. 누군지도 확인하지 않은 네가 일단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백현의 장난기 짙은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린 네가 종인에게서 멀어졌다. 마침 부엌에서 나오는 망치와 세훈에게 대충 인사를 한 너는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채 도망치듯 집을 벗어났다. 여보세요? OO야 너 어디야. 왜 집에 없어? 우리가 같이 밥 먹어주려고 왔는데. 무슨 일있어? 여보세요? 한참을 달려 종인네 집과 멀어진 네가 그제서야 뜀박질을 멈추고 거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네가 대답하지 않은 수화기 너머로는 백현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숨 쉬는게 한결 편해지자 넌 그런 백현에게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어 백현아"

["쫄보! 뭐야, 어디야? 너 무슨 일 있어?"]

"어?! 아니?! 나 잠깐 운동 나왔어!"

["저녁도 안먹고? (쫄보! 너 살 안빼도 돼!) 들었지? 너 안그래도 살 없는데 뭔 운동을 또해. 빨리와 이 오빠들이 맛있는거 가지고 왔어!"]

"응! 금방 갈게!"

 


 

 

 

 

 

백현과 찬열의 말에 네가 다시금 웃으며 집으로 달려가고 있을 무렵. 종인은 순식간에 온기가 사라진 비어버린 제 품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아직도 제 팔 안에 있는것 같은 느낌에 이렇게나 떨리는데. 그런 종인을 이상하게 쳐다보던 망치와 세훈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잔다며 홀연히 2층으로 사라져버린 종인에 서로를 쳐다봤지만 두 사람 모두 어깨를 으쓱이며 서로에게 모른다는 것을 표현했다.

 

 

 

제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누운 종인은 아쉬웠다. 그래, 아쉬워. 오랜만이었다. 누군가를 품에 안고 그 온기를 느껴본 것이. 30년을 살아오며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갔지만 이번만큼 잡고싶은 마음이 간절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이 따라줄지가 의문이었다. 승승장구하던 조직 내부에서 내란이 일어났다. 그 내란을 피해 종인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망치와 세훈을 데리고 이 곳으로 왔고 너를 만났다. 왜 자꾸 보고싶은걸까. 이런 착해빠지고 순수한 사람은 아프기만 할텐데. 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수장으로써 두려울 것 없었던 종인은 지금 현 상황이 너무도 두려웠다. 너에 대한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갈것같은데, 과연 너를 옆에 두고 지킬 수 있을까. 종인은 제 스스로가 뱉어낸 약한 소리에 헛웃음이 났다. 언제부터 이런걸 생각하고 살았다고. 은연중 포기해야해-라 생각하던 그것은 어느새 포기 못해-로 바뀌었고 어느 순간이던 흔들리지 않는 조직원들이 믿고 따르는 제 모습으로 돌아왔다. 못 지키는건 없어. 그러니까. 포기 못해.

 

 

 

 

그 날 이후 너는 종인네로 식사를 하러 가지 않았다. 하루 이틀은 망치와 세훈이 와 너를 데려가려 애를 썼지만 무서워하는게 빤히 보이면서도 안가겠다 버티는 너의 모습에 두 사람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허탈한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본게 바로 어제. 오늘부터는 오지않겠지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너는 가게 안으로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한숨을 쉬며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왜 안와? 엊그제도 어제도"

"아, 아아.."

"네가 안와서 내가 왔어. 나 배고픈데"

"자,잠시만여!"

 


 

 

 

 

 

눈 앞에 보이는 종인의 모습에 너는 헛것을 본 느낌이었다. 환영이 말도 하는건가싶었다 정신을 차리니 배고프다며 카운터 평상에 걸터앉으며 제 배를 문지르는 종인이 보였다. 다급한 목소리로 가게와 연결되있는 집 안으로 달려들어가면 심장은 콩콩 뛰었고 문 뒤로는 종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화끈거리는 두 볼을 차가운 두 손으로 식히며 냉장고 앞으로 간 너는 있는 반찬을 모두 꺼내어봤다. 콩자반, 배추김치, 가지볶음, 시금치 무침 등 항상 먹어왔던 반찬들이었다. 특별할거없는 반찬들에 잠시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배고픈데 뭐가 대수냐싶어 반찬 뚜껑을 열었다. 인간적으로 통째로 가져가는건 아니다싶어 작은 그릇들에 조금씩 옮겨 담으니 그럴듯한 밥상이 차려졌다. 안그래도 저녁을 먹기위해 방금 막 다 된 밥통 뚜껑을 열면 윤기가 흐르는 밥이 보였다. 군침을 삼킨 네가 얼른 밥을 퍼 상에 놓고 문 앞으로 달려갔다. 소심하게 문을 열자 그 소리를 들은 종인이 문틈 사이로 보이는 너를 쳐다봤다.

 


 

 

 

 

 

"얼른 오세요. 상 무거워서도 못 내가요.."

"응"

 


 

 

 

 

 

그 잠깐 사이에도 눈동자를 도로록 굴리며 말하는 네가 귀여워 종인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이같은 웃음에 헉!하며 네가 문 뒤로 사라졌다. 그런 네가 보고싶어 성큼성큼 그 문 가까이로 간 종인이 문을 활짝 열었고 너는 어느새 젓가락을 든채 종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뭐야- 별거 아닌데 왜 이렇게 간질간질하지?

 

 

 

얼른 오라고 손짓하는 네 모습에 종인이 신발을 벗고 너의 집으로 들어섰다. 너의 앞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넌 종인의 손에 젓가락을 쥐여주었고 곧 '잘먹겠습니다!'하고 외치며 먼저 밥 한 숟가락을 떴다. 입 한가득 밥을 떠넣고 반찬도 먹은 네가 우물거리는걸 보던 종인이 제 밥그릇에 있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보곤 한 숟가락 떠 먹었다. 분명 별거없는 밥상이었다. 망치가 차려주는 밥상은 굉장히 화려했고 맛깔스러웠지만 지금 네가 차려준 이 밥상이 더 마음에 들었다. 특별한 무언가가 없더라도 평생 받아보고싶은 그런 밥상이었다.

 

 

 

발동이라도 걸린듯 맛있게 제 몫을 먹어 나가는 종인의 모습에 네가 흐뭇하게 웃었다. 순식간에 한그릇 뚝딱 비운 너와 종인은 부른 배를 통통 두드리며 웃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종인이 다 먹고 나자 네가 일어나 빈 그릇들을 하나하나 치워냈다. 어느새 상 위는 깨끗해졌고 벽에 기대 앉아 네가 하는것을 지켜보는 종인은 상관치않고 개수대 앞에 선 너는 분홍색의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몇 안되는 설거지거리에 금방 끝낸 네가 뒷정리까지 마치고 나자 종인의 앞에 슬그머니 앉았다.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내일"

"네?"

"오빠랑 같이 시내 나갈까?"

"시내요..?"

"응. 엄마 대신 가게 보느라 잘 나가지도 못할거 아니야"

"그렇긴한데.."

"시내 나가서 맛있는거 먹자, 우리"

 


 

 

 

 

 

어색함을 깨고 먼저 건내온 종인의 말에 너는 귀가 번쩍 뜨였다. 시내? 마침 내일은 장이 서는 날이었다. 종인의 말 그대로였다. 김여사님 대신 가게를 보느라 백현과 찬열이 시내에 나가자해도 가지 못했던 적이 수두룩했다. 네가 설레어하는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종인의 말에 너는 홀리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가게는 어쩌나하는 생각에 종인에게 그것에 대해 말하려는 순간 종인이 먼저 말했다. 내일 망치랑 세훈이가 가게 대신 봐줄거야. 그러니까 걱정하지말고. 알았지?

 

 

 

네가 고개를 끄덕이자 종인이 만족한 얼굴로 벽에 기대고 있던 상체를 네게로 기울였다. 그리곤 네 볼을 잡고 웃는데 그 순간이 어찌나 떨리던지. 내일 놀아야하니까 오늘 일찍 자. 오빠가 내일 일찍 데리러 올게.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종인이 돌아가기 위해 문간으로 향했다. 문지방에 앉아 신발을 신고 일어섰다. 손님을 멍하니 앉아서 배웅하는건 예의가 아닌거같아 급하게 뒤따라 나가려 문가로 가면 종인은 나오지 말라는 으름장을 놓았다. 나오면 데려가 달라는걸로 알고 당장 우리집으로 데려갈거야. 딸꾹. 놀란 네가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귀여움에 종인이 다시한번 잘 자라는 말을 하고 가게의 불도 손수 끄고 문을 닫아주었다. 순식간에 지나간 상황에 다리에 힘이 풀린 네가 그대로 주저앉아 딸꾹질을 멈추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자자. 일단 자자.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거야!

 

 

 

 

짹짹- 어제도 들었던 참새소리에 잠이 깬 너는 그대로 누운채 눈만 껌뻑였다. 아 벌써 아침이구나. 가볍게 몸을 일으킨 너는 이불 속에서 나와 곧장 욕실로 향했다. 원래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 애 아닌데 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깔끔히 씻고 나온 너는 이불 위에 앉아 멍을 때리고 있었다. 한참동안 그러고 있었을까 문 밖에서 이쁜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잘못들은건가싶어 숨도 쉬지않은채 귀를 기울이면 이번에도 역시 이쁜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망치와 세훈이었다. 네에에!! 급히 대답하며 뛰어나가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너를 반기는건 종인이었다. 옅게 웃고있던 종인과 눈이 마주치자 종인의 눈이 예쁘게 휘어졌다. 그러다 갑자기 눈매가 매서워졌는데 뭐라 할 새도없이 제 외투를 벗어 너에게 입혀주었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이렇게 짧게 입고 나오면 어떡해"

"아! 죄송해요!"

 


 

 

 

 

 

종인의 말에 네가 다시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 귀여움에 망치와 세훈이 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 종인의 뒤에서 키득대며 웃었다. 형님 이쁜이 너무 귀엽지 않습니까? 너무 귀여워서 돌아갈때 같이 데려가고싶다. 저런 귀여운 애가 있으면 절로 힐링이 될거같아. 그쵸? 그러니까 얼른 보스가 성공하셔야할텐데. 그러게나 말이다. 그래도 방금 보니까 어느정도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냐? 그럼요! 우리 이쁜이 서울서도 볼 수 있을거같아요!

 

 

 

너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온 종인은 마루에 앉아 너를 기다렸다. 닫혀있던 방 문이 열리고 네가 옷을 갈아입고 한 팔에 종인의 외투를 걸친채 나왔다. 뽈뽈뽈 종인의 옆으로 와 앉은 네가 종인에게 옷을 건냈고 그것을 받아든 종인은 이쁘네- 라며 너를 칭찬해주었다. 붉어진듯한 두 볼에 어딘가로 숨고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빨리 나가자며 먼저 가게로 나가면 망치와 세훈이 카운터 평상에 나란히 늘어져 누워 너를 반겨주었다.

 


 

 

 

 

 

"와! 우리 이쁜이 오늘은 더 이쁘네!"

"오늘 잘 놀다오고~ 가게는 우리한테 맡겨! 우리 믿고 우리 형님이랑 재미있게 놀다와!"

 


 

 

 

 

 

사실 걱정이 안된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 그런 중에 망치와 세훈이 저렇게 든든하게 말해주니 그래도 안심이 되는가보다. 고개를 끄덕이니 언제 나왔는지 네 뒤로 온 종인이 너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망치와 세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너를 데리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가게에 남은 망치와 세훈은 소녀에 빙의가 된건지 작게 꺅꺅 거리며 보스의 사랑을 응원했다. 보스! 화이팅입니다!

 

 

 

종인의 차를 타고 시내로 나온 너는 잔뜩 신이 난 상태였다. 근처 임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종인이 눈을 반짝이며 바삐 고개를 돌려 이리저리 둘러보는 너를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이렇게 좋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시내에 안나온지는 한참되었지만 어디서 맛있는 것을 팔고 좋은것들을 파는지는 네 손바닥 안이었다. 한껏 좋아진 기분에 종인의 손을 덥썩 잡은 너는 갑작스런 스킨쉽에 놀란 종인을 알지 못한채 종인을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처음엔 당황하기도 했지만 던져진 기회를 놓칠 순 없다 생각한 종인이 진하게 웃으며 네 손을 더욱 꼭 잡아왔다. 꿀이 잔뜩 든 호떡을 한 입 베어 문 네가 응?하며 종인을 쳐다봤지만 종인은 휴지로 네 입가를 닦아줄 뿐이었다.

 

 

 

호떡을 물고 다른 곳으로 움직이면 종인은 그저 웃으며 네가 가는곳에 함께 가주었다. 네게 잘 어울릴 법한 스타일의 옷가게에 들어가 너에게 덥썩 선물을 안겨주기도 했고, 배가 고플새도 없이 너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었다. 신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네가 목이 말랐는지 카페를 가리키자 종인의 발걸음엔 망설임은 없었다. 블루레몬 에이드를 받아든 너는 민트초코를 마시고 있는 종인을 보며 꺄르르 웃었다.

 


 

 

 

 

 

"오빠 커피 좋아할거같은데"

"안좋아해"

"왜요?"

"사약같잖아. 그런거 돈 주고 먹는거 아니야"

"엑- 커피 맛있는데.."

"그리고, 애기는 커피 마시는거 아니야. 그러니까 오빠랑 같이 초코 마시자 다음번엔"

"나 애기 아닌데.."

"오빠한테는 한참 애기야. 알겠지?"
"네에.."

 


 

 

 

 

 

이젠 무서워하지도 않았고 불편해하지도 않았다. 편하게 자신을 대해주는 네가 좋아 힘없이 대답하는 너의 머리를 헝클이듯 쓰다듬었다. 주전부리로 워낙 많이 먹어 점심은 딱히 챙기지 않았다. 함께 걸으며 이것저것 구경했고 힘들면 잠시 앉아 쉬기도 했다. 종인에게는 그다지 흥미롭지 못한 곳이었지만 네가 있음으로 인해 즐거웠다. 하루종일 돌아다녀서인지 늦은 오후께가 되자 네가 피곤해 하는게 보였다. 그런 너를 바로 눈치챈 종인이 많아진 사람들 사이에서 꼭 끌어안고 제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조수석에 너를 태우니 너는 몰려오는 졸음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뭐라 웅얼거리는데 귀여워 가만히 보고있으니 곧 잠이 들었는지 조용해졌다. 혹여나 바람이 찰까 조수석 문을 닫은 종인이 돌아 운전석에 올라타 백미러로 뒷자석에 가득한 너를 위한 선물들을 봤다. 기분이 좋았다. 제가 준 선물들을 사용하고 입을 너를 상상하니 더더욱. 즐거운 상상은 시간가는줄 모르고 계속되었다. 그러다 아차하며 너를 본 종인은 안전벨트를 매기 전 네 쪽으로 상체를 숙였다. 조금만 더 숙이면 네 볼에 닿을법한 거리에서 잠시 멈춰 너를 바라보기만 하던 종인이 볼이 아닌 입술에 내려앉았다 떠났다. 운전을 하는 내내 아까 전 닿았던 말랑한 입술 감촉이 계속 생각나 정신이 아찔해졌다. 온 몸에 열이 오르는게 아무래도 위험했다.

 

 

 

이미 도착한 네 집 앞. 한숨을 푹- 내쉰 종인이 핸들에 머리를 콩콩 박았다. 미쳤어. 단단히 미쳤어 김종인. 어떻게 이렇게 순수한 애를 상대로 그런 생각을 해.. 얼른 너를 들여보내야했다. 하지만 너의 집으로 보내자니 그게 너무 싫었다. 휴대폰을 꺼내든 종인은 망치와 세훈에게 문자를 넣었다. [너네 오늘 거기서 좀 자라]

 

 

 

차를 돌려 제 집으로 향한 종인은 조수석에 늘어진듯 자고있는 너를 안아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집은 캄캄하고 한기가 돌았지만 상관없었다. 바로 제 방으로 올라간 종인은 제 침대에 너를 뉘였다. 곤히도 잠든 네가 자신의 침대에서 잠들어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분되고 간질거렸다. 네가 누워있는 쪽 침대 아래에 앉아 네 작은 손을 잡고 한참을 자는 네 얼굴을 쳐다보던 종인은 미치겠다는 듯 웃었다.

 

 

 

큰일났다 너. 너 어떻게해서든 내가 데려갈건데 어떡할래, 응? 아가씨, 내가 손 잡아달라고 손 내밀면 그 손, 잡아줄래요?

 

 

 

 

시간은 빠르게 흘러 벌써 이주일이 흘렀다. 시내에 나갔다 온 다음날, 종인의 집에서 깬 너는 놀라 또다시 딸꾹질을 했고 이번엔 종인이 딸꾹질이 멈출 수 있게 도와주었다. 어렴풋이 종인의 마음을 느낀 너는 그 날 이후로 더욱 다정해진 종인에 연신 헤실대었다. 막 물건들이 배달된 직후였다. 잔뜩 쌓인 박스들을 옮겨야해 두 팔을 걷어부치고 서랍에서 꺼낸 장갑을 끼려고 하는데 그 장갑을 휙 앗아가는 손이 있었다. 놀라 몸까지 들썩이면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렇게 놀라. 그리고 이런거 있으면 오빠 부르랬지 누가 혼자 하려고 하래"

"아,아니.. 그냥 내가 해도 되는데.."

"그건 오빠가 없는 피치못할 상황에서도 안돼. 전에 왔었던 그 친구들 불러서 힘 좀 쓰게해"

"백현이랑 찬열이요?"

"..이름은 모르겠고. 이거 어디로 옮기면 돼?"

"아 이 쪽으로요!"

 


 

 

 

 

 

짐짓 엄한 표정으로 너에게 단호히 말하는 종인에 네가 베시시 웃었다.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백현과 찬열을 불러 시키라하면서도 둘의 이름이 나오면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더이상 그 얘기는 하기 싫다는 듯 말을 돌리는 종인의 모습에 네가 귀엽다-라고 작게 중얼거렸고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그 말을 뱉은 너는 화들짝 놀라며 네 입을 두 손으로 막았다. 종인은 듣지 못했는지 팔에 드러난 힘줄을 자랑하며 박스들을 열심히 나르는 중이었다. 박스를 다 옮긴 종인에게 너는 얼음이 동동 띄워진 물을 건냈다. 쭉쭉 마셔 잔을 비운 종인이 잔을 내려놓으면 너는 그 잔을 가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빈 손으로 나왔다. 그런 너의 행동에 마누라가 생긴 기분이 들었다.

 

 

 

같이 카운터 평상에 앉아 담소도 나누고 가게도 보고있는 중이었다. 이 곳에 내려오고선 단 한번도 울리지 않은 종인의 휴대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종인은 인상을 쓴채 제 휴대폰을 내려다보았고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으로 그런 종인과 휴대폰을 쳐다보았다. 후- 숨을 뱉은 종인이 너에게 전화 좀 받고 오겠다 말하곤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 사이 동네 꼬마가 아이스크림을 사기위해 들어와 더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꼬마에게 잘가라는 인사까지 하고도 한참동안 종인을 기다리던 너는 드디어 들어온 종인에 활짝 웃으려했지만 그다지 좋지 못한 표정을 한 종인에 올라갔던 입꼬리가 슬슬 내려옴을 느꼈다.

 


 

 

 

 

 

"왜요? 안좋은 전화였어요?"

"아니"

"그럼요?"

"서울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전화였어"

"…아"

"하.."

"왜 한숨이에요오~ 서울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지! 원래 오빠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거잖아요- 난 좋은데. 오빠는 싫어요?"

 


 

 

 

 

 

너의 물음에 종인은 차마 제 진심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지금 당장 제 진심을 뱉어내면 네가 도망갈까봐. 더이상 너를 보지 못할까봐. 가슴이 갑갑해져왔다. 어설프게 웃으며 저를 위로 하려드는 너와 눈이 마주친 순간 종인은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르는 무언가에 입술을 짓이기다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네게 입을 맞추었다. 난생처음, 가벼운 뽀뽀도 제대로 해본 적없는 네가 그보다 더 깊은 키스를 수월하게 받아낼리가 없었다. 금방 숨이 가빠왔지만 종인은 너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너를 벽 쪽으로 몰아붙이며 더욱 파고드는 덕에 너의 허리가 무너졌다. 그런 너를 안아 든 종인은 너를 제 위에 올렸고 쉴새없이 몰아치던 입맞춤은 어느새 평온해졌지만 진득함은 배가 되어있었다.

 

 

 

틈 없이 맞닿아 있던 입술이 떨어지고 너는 잔뜩 풀린 눈으로 종인을 내려다봤다. 그런 너를 보며 불끈한 것을 느낀 종인이었지만 이만큼도 충분히 많이 왔다 생각하고 너를 품에 안고 말했다.

 


 

 

 

 

 

"돌아가면 못 보게 될거야"

"아.."

"그래서 기뻐할 수가 없었어. 내가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면 너는 없으니까"

"……."

"이런 말, 이렇게 하고싶지 않았는데"

"……."

"좋아해. 이런 내가 감당안될만큼. 그러니까, 나랑, 나랑 같이 가주세요"

 


 

 

 

 

 

종인의 고백에 너는 예상은 하고있었지만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당장 서울로 돌아가야할 사람인데, 같이 가달라고 아이처럼 졸라왔다. 어떻게 해야하지 고민을 하던것도 잠시 순간적으로 종인이 없는 이 곳에서의 삶을 상상해본 네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떨림에 종인이 놀라 너를 쳐다보았고 너는 종인과 눈이 마주치자 활짝 웃어주었다. 헷갈려하는 듯한 표정에 확신을 주기 위해 네가 먼저 종인의 입술에 뽀뽀를 하면 종인의 눈이 더욱 커지며 네 허리를 잡고 있는 두 팔에는 힘이 더욱 들어갔다.

 


 

 

 

 

 

"정말? 진짜로?"

"네, 진짜로"

"아.. 아.."

"나 방금 상상해봤어요. 내가 거절해서 오빠가 떠나고 나는 이 곳에 남았을때를"

"..어땠어?"

"너무 싫었어요. 우리 엄마는 계속 여행 다닐거고, 백현이랑 찬열이는 곧 이 마을을 떠날텐데. 오빠까지 없으면 나는 정말 어떻게 사나 싶더라구요"

"나도.. 나도 너 없으면 어떻게 살까 싶어서"

"그러니까 오빠 나 데려가줘요. 할 줄 아는건 없지만 오빠 옆에서 오빠만 좋아하고 사랑하는것만큼은 자신 있어요!"

 


 

 

 

 

 

슬픈 눈빛을 띈 네 눈동자를 본 종인이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곧 저에게 제 모든것을 표현해오는 네가 좋아서, 너를 더욱 꼭 끌어안았다. 혹여라도 너를 잃어버리면 어쩌나하는 마음에서였다. 끝에는 네가 역으로 말해왔다. 자신을 데려가달라고. 저만 좋아하고 사랑하는것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살짝 붉어진 눈가를 엄지손가락으로 쓸어주던 종인은 네 입술에 다시한번 입을 맞추었다.

 

 

 

당연하지. 내가 꼭 지켜줄게. 나도 너만 좋아하고 사랑하는건 자신 있으니까. 평생,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 사담

 

사실 새로 쓰려했지만 결국 못 써서 이미 써서 올린거 재탕해서 올리는건 안비밀 ㅎ.. (소재 겁나 땡기는거 있는데..)

종종 단편 들고 오겠슴다. 언제 올지 모름 ㅎ.. 아 근데 치환기능 신기하네여.. 대박이다...

이 글을 올리는 목적은 생일 축하지만 뭔가 말하면 혼날거같아서 그냥 생일 축하한다고만 적어놓고 갈게여 8ㅅ8..

생일 축하해요! 내가 사랑해!!

(신촌을 못갔어.. 신촌.. 엑소.. 신촌 ㅠㅠㅠㅠㅠ 신촌을 왜 못 갈까여?ㅠㅠㅠㅠ 티켓이 없어서 못갔지 ㅠㅠㅠㅠ 내일 노래방 가서 신촌을 못가 부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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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18.237
크으 짱짱!!!!!
9년 전
독자1
아ㅠㅠㅠㅠㅠ 진짜 대박이네요 와 진짜 대박 설레요 헐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몰입도 완전 잘되고.. 진짜 대박 명작이에요 ㅠㅠㅠㅠ 종인이 왜이렇게 귀여워요ㅠㅠㅠㅠ 말만 보스지 애기야ㅠㅠㅠㅠㅠㅠㅠ 이와중에 망치랑 세훈이가 여주랑 종인이보다 귀엽.....ㅋㅋㅋㅋ 아 진짜 대박 진심 취적이에요 다음편 있나요.... ㅠㅠㅠ 번외라도ㅜㅜㅜ 아 진짜 재밌어요 와 진심 작가님 사랑해요 와 진짜 짱!!! 막 글 읽으면서 설렘 슬픔 기쁨 다 느낀 것 같아요 ㅠㅠㅠㅠㅠ 저도 이런 일좀...
9년 전
독자2

9년 전
독자3
로망인데 이런거...........
9년 전
독자5
대박......완전 금손.............8ㅅ8...............................완전 자기 전에 이렇게 설레도 되나 싶을 정도에요ㅠㅠ!!!!! 종인아!!!!!!!! 니니야!!!!!!!!!!!!!!!!!!!뭘 고민해ㅠㅠ 무조건 따라가야지 당연하지ㅠㅠ 근데 지금 취한 상태라 눈이 어릿어릿거려서 내일 아침에 한 번 더 읽을 거예요ㅠㅠ 와 문체봐.........대박이야 진짜ㅠㅠㅠㅠㅠㅠ쫄보라는 말이 이렇게 귀여운 건지 몰랐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쫄보.....쫄보....장난스럽게 말하는 게 세훈이도 진짜 매력있게 나오고 몰입도가 아주ㅠㅠㅠㅠㅠㅠ하긴 취한 사람이 이렇게 읽었는데........흐아......부끄럽다...갑자기 엄청엄청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어요 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종인이가 진짜 오빠미가 철철 흐르다 못해 넘치네요ㅠㅠ 나도 니니한테 오빠라고 부르고 싶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때문에 너는 내 오빠가 아닌 거니 종인아ㅠㅠㅠㅠㅠㅠㅠ후.................일단....지금 눈이 어릿한 관계로 내일 한 번 더 읽을 거예요....이런 글 써줘서 진짜 고맙고, 내일 봐요ㅠㅠ!!!!! 아 사랑해요 진짜!!!
9년 전
독자6
아 다시 읽었는데 이건 진짜 모든 판타지의 종합이랄까....동네친구들도 부둥부둥 세니랑 망치도 부둥부둥 종인이는...하..심쿵ㅠㅠ!!!!! 여주가 너무 귀여운데 그걸 보는 종인이 시점이 너무 잘 그려져있네요ㅠㅠ 아 짱이다 진짜.....나도 어제 갈비찜 먹었는데ㅜㅜ!!! 내 밥위에 고기 올려주는 사람은 1도 없었어요ㅠㅠㅠㅠㅠㅋㅋㅋㅋ근데 나 어제 취하긴 했구나...말투좀봐.......아 그냥 작가님 사랑한다구요♥ 헿저 지금 소개팅 가는 버스 안이에요ㅎㅅㅎ
4시에 보기로 해서 아직 시간은 많은데 떨리...떨려요ㅜ_ㅜ

9년 전
독자4
진쩌이글장난아니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아요 작가님!!!!
9년 전
비회원26.11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짱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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