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공지가 닫혀있습니다 l 열기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그녀 전체글ll조회 1224l

 

 

 

 

" 아가씨, 이제 그만 가실 시간입니다. "

 

 

 

벌써? 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시간을 보니 나온지 겨우 3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 며칠만에 이렇게 나왔는데 벌써 들어간다니. 안 돼! 지금 들어가면 또 언제 나올줄 안다고.  나 아직 할 거 많이 남았어! 아직 옷 구경도 덜 했고, 화장품 구경도 더 해야하고 또, 또..

 

 

 

" 회장님이 곧 돌아오실 시간입니다 "

 

 

 

씨.. 그놈의 회장님. 회장님이 그렇게 무섭냐! ...라고 하면 그렇다고 하겠지. 나한테나 회장님이 아빠지, 전정국한텐 아니니까. 당연히 어렵겠지. 아아, 그래도 싫어! 들어가기 싫다고! 뭐 이렇게 콧바람만 쐬고 들어가!

 

 

 

" 조금..만 늦게 들어가면 안 되지? "

 

" 이미 지금도 충분히 늦으셨습니다. "

 

" 그래도.. 엄청 오랜만에 나왔는데.. 또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데.. "

 

" 아가씨. "

 

 

 

낮게 중저음으로 깔리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쫄아버렸다. 야.. 너 니가 그렇게 정색하고 목소리 깔면 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지? 명색이 내가 아가씬데, 어? 경호원한테 이렇게 막 쫄면 안 되는데. 근데 난 엄청난 쫄보라 그러면 막 쫄아버린다고..

 

 

 

" 그.. 그럼! 마지막으로 한군데만 더 들리고 가자. 응? 어때? "

 

" 이제 들를만한 데는 다 들르지 않으셨습니까. "

 

" 아, 아닌데! 아직 못 간데가 얼마나 많은데..! "

 

" ..어딜 말씀하시는 겁니까. "

 

 

 

어.. 그게.. 어디냐면... 어... 생각을 안 해봤는데.. 어....

 

 

 

" 저.. 저기! "

 

" ....저길 가시겠다는 겁니까? "

 

 

 

아 그래. 내가 생각해도 존나 어이가 없다. 하하..

내가 가르킨 곳은, 교복을 입은 여자애들이 여럿 몰려있는 스티커 사진 방이였다. 아 왜 아무거나 가르킨 데가 하필 저런 곳일까. 전정국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있다. 그래 나도 이해가 안 가는데 너가 이해가 가겠니. 어떡하지, 그냥 다른데로 바꿀까 하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또 여기가 술집이 몰려있는 유흥가인듯, 주변이 다 술집뿐이였다. 나 참 운도 없지. 휴..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 나, 나 사진찍는 거 좋아하거든! 가끔 이렇게 나와서 스티커 사진도 찍고 막 그래! "

 

 

 

당연히 거짓말. 스티커 사진은 초등학교때 친구들이랑 딱 한번 찍은 게 다다. 사진찍는걸 좋아하긴 뭘 좋아해. 셀카찍는 것도 귀찮아하면서. 내가 말하면서 속으로 코웃음이 쳐졌다.

 

 

 

" ..꼭 가시고 싶으십니까? "

 

" 응. 꼭!! "

 

 

 

전정국은 잠시 고민하는 가 싶더니 내 고집에 답도 없다는 걸 느꼈는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 이걸 좋아해야 하는건가.

 

 

 

" 그대신 이번이 정말 마지막입니다. 이걸 끝으로 정말 집에 가시는 겁니다. "

 

" 알겠어. 알겠다고.. "

 

 

 

그래, 나는 이왕 이렇게 된거 겁나 제대로 찍고 나오자 하는 심산으로 힘차게 스티커 사진 방 문을 열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 천국인 이 곳에 사복인 나와 수트를 입은 전정국의 모습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우리 둘을 쳐다보는게 느껴졌지만, 살포시 무시하고 나는 옛날에 찍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스티커 사진기계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너무 옛날이라 가물가물하긴 한데, 그래도 얼핏 기억은 난다. 들어가서 사진 찍고 다 되면 꾸미고 막 했었던 거 같은데.

 

 

 

" ..안 들어와? "

 

" 네? "

 

" 왜 거기 서있어? 들어와 "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고, 이어서 들어오라고 문을 닫지 않고 있었는데 전정국은 밖에서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 저는 사진 찍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

 

" 누구는.. 아, 아니, 그래도 이왕 이렇게 같이 온 거 같이 찍자. "

 

" 저는 밖에 서있겠습니다. 아가씨 찍으세요. "

 

 

 

아니, 스티커 사진 혼자 찍는 그런 청승이 어딨어. 나는 밖에 서있는 전정국의 팔을 방 안으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나가려고 하기 전에 문을 닫아버렸다.

 

 

 

" 아가씨! "

 

" 그냥 한번만 같이 찍자. 혼자 찍으면 그게 뭔 재미야. 너 그냥 거기 가만히 서있기만 해. 나머진 내가 다 알아서 할게 "

 

" 그래도, "

 

" 빨리빨리 찍어야 집에 얼른 가죠. 네? "

 

 

 

전정국이 더 뭐라고 하기 전에 난 얼른 기계를 만져 사진 찍을 준비를 마쳤다. 하나 둘 셋 하는 경쾌한 소리가 울리고, 나는 혹시나 전정국이 문을 열고 나가버리지 않을까 옆에 바짝 붙어 포즈를 취했다. 다행히 나가지는 않았는데, 얘는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지 정말 가만히 정자세로 서있기만 했다. 8장을 내리 똑같은 그 자세로 찍었다. 나는 중간에 웃음이 튀어나올 뻔한 걸 참았다. 아 얘 가만히 있으라고 하니까 진짜 가만히만 있어. 무슨 석고상인 줄.

 

어찌어찌 사진을 다 찍고, 완성된 사진을 꾸미는 단계였다. 포즈가 비교적 다양한 나에 비해 정말 한결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전정국이 보였다. 나는 펜을 들어 사진분위기를 밝게하기 위해 전정국 머리 위에 머리띠 스티커를 붙여보았다.

 

 

 

" 와 대박 "

 

" 아, 아가씨! "

 

 

 

옆에서 내 모습을 보고있던 전정국이 기겁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근데 진심 대박ㅋㅋㅋㅋ 머리띠 하나로 정적인 포즈가 한순간에 귀엽게 변했다. 난 나 혼자 빵터져서 혼자 끅끅대며 웃는데, 전정국은 얼른 지우라며 옆에서 난리다. 싫어! 이 진귀한 모습은 평생 간직해야지! 난 후다닥 꾸미기를 마치고 출력버튼을 눌렀다. 전정국이 뭘 할 틈도 없이 사진은 출력이 됐다.

 

 

 

" 제발 혼자 간직해주세요. 아무한테도 보여주시지 마시고.. "

 

" 그래 알았어. 뭐 내가 어디 보여줄 사람이 있다고! "

 

 

 

출력되는 사진을 보고 전정국은 포기한 듯 한숨을 푹 쉬었다. 아 좀 미안하긴 한데, 근데 웃겨. 너무.

 

 

 

" 아저씨, 사진 좀 4장씩 잘라주세요 "

 

 

 

난 출력된 사진을 갖고 나와 아저씨께 반으로 잘라달라고 부탁했다. 왜냐고?

 

 

 

" 자 여기 "

 

 

 

사진엔 나 말고 한명 더 있으니까. 나만 나온거면 나 혼자 갖겠는데, 같이 찍은건데 나 혼자 갖는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난 잘린 반 장을 전정국에게 내밀었다.

 

 

 

 

" 저 주시는 겁니까? "

 

" 응. 같이 찍은 거니까 "

 

 

 

 

전정국이 사진을 받아들고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뭐, 넌 그 사진이 흑역사겠지만. 갖던지 버리던지 마음대로 해라.

 

 

 

" ..감사합니다 "

 

" 뭘 감사까지야 "

 

 

 

아, 우연찮게 재밌는 추억 하나 쌓은 거 같아서 기분 좋다. 나 이사진 계속 간직했다가 슬플때 한번씩 봐야지. 볼때마다 빵빵 터질듯.

 

 

 

[ 지이이잉 ]

 

 

 

갑자기 울리는 진동소리에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뭐야 누구...

 

 

 

" 헐... 아빠다. "

 

 

 

 

[방탄소년단/전정국] 아가씨, 아가씨! 02 | 인스티즈

 

 

 

 

 

나 지금 떨고있니. 응, 아마 그런 것 같아. 아빠의 당장 들어오라는 호출에 전정국과 나는 잽싸게 집으로 컴백했다. 집에 도착하니, 아빠가 나를 찾는다는 말에 아, 또 혼나겠구나. 생각했다. 무슨 말을 하시려고 그러는 걸까. 또 경호원 한명 추가하겠다는 걸까. 근데 이번은 몰래 나간 거 아닌데.. 경호원도 대동하고 나간건데! 그래, 허락 안 맡고 나간건 큰 잘못이긴 한데.. 음.. 그래 다 내 잘못이라 해야겠다. 전정국한테 불똥튀면 안 되니까. 전정국은 내 옆에서 나보다 더 안절부절하며 서있었다.

 

 

 

" 아가씨, 저도 같이 들어갈까요? "

 

" 아냐 됐어. 나만 호출하신 거잖아. 걱정하지 말고 있어. 별 말 안 하실거야 "

 

 

 

과연 그럴까. 나도 잘 모르겠다만.. 나는 한숨을 한번 푹 쉬고 갔다올게, 라고 말한 뒤 회장실 문을 열었다.

 

 

 

" 아빠.. "

 

 

 

조심스럽게 아빠를 부르니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고있던 아빠가 나를 쳐다봤다. 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왜 불렀어..? 하고 물었는데, 아빠는 분명 나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내 물음을 들은체 만체 했다. 화.. 화났나. 아... 백퍼네.. 표정 엄청 무서워 지금.. 또 혼나겠구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겠다, 하고 생각하는 순간,

 

 

 

 

" 새로 온 경호원은 어떠니? "

 

 

 

정적을 깬 것은 아빠의 목소리였다. 응? 전정국 말하는 건가? 걔, 걔는 왜.. 걔까지 같이 혼내게? 아니 뭘 그렇게 까지. 혼나는 건 나 혼자만으로도 족한데. 나는 뭐라고 말해야 되나 고민하다 그냥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 응, 좋아. 나이도 같아서 말도 잘 통하고.. 친구 같달까. "

 

" 그래? 그렇담 다행이네. "

 

" 응? "

 

" 너 맨날 친구 없다고 쓸쓸해 했잖아. 일부로 나이 비슷한 또래 경호원 수소문해서 찾은거야. 맘에 든다니 다행이라고 "

 

 

 

아.. 그렇구나. 내가 매일 집에만 처박혀 있으니까 친구따윈 절대 사귈 수 없어서 저번에 한번 아빠한테 나 너무 쓸쓸하다고, 옆에는 다 깍두기머리 아저씨들 밖에 없다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렸는데, 아빠가 그걸 잊지 않아준 것 같다. 워.. 감동인데? 우리 아빠가 이렇게 다정했었나?

 

 

 

" 그 친구 그 나이에 안 맞게 능력이 좋아. 그래서 데려온 것도 있어. 경호원들 사이에서 평판도 좋고. "

 

" 그..래? "

 

" 특히 믿음이 가, 아빠는. 어린 나이에 그렇게 노력한 것도 쉽지 않았을테니까 말이야. "

 

 

 

오.. 전정국이 아빠한테 칭찬을 받고있다. 아빠는 생색을 그렇게 막 내시는 분이 아니라 왠만한 거엔 칭찬같은 거 잘 하지 않는데.. 웬일이야.

 

 

 

" 오늘 같이 나갔다 왔다고? "

 

" 어? 어.. "

 

" 가끔 아빠 허락 받지 않고도 그렇게 나가도 괜찮으니까 그 경호원이랑 같이 다니도록 해. "

 

" 어? 진짜..? "

 

 

 

헐? 이게 무슨 말이야? 아니, 내가 알던 아빠 맞아? 회장님 맞아? 그렇게 외출에 엄청난 통제를 가했으면서 정녕 저 말이 아빠 입에서 나온건지 의심이 됐다. 전정국이 그렇게 믿을만한 애야? 그렇게 보수적이였던 아빠가 저런 말을 할 정도로? 헐..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그래. 어디 아빠가 거짓말 하는 거 봤니. "

 

" 아.. 아니 없지. "

 

" 그래. 알았으면 그만 나가보도록 해라. 아빠 다시 일하러 나가봐야 해. "

 

" 어.. 응.. "

 

 

 

뭔가 얼떨떨한 기분으로 회장실 문을 열고 나왔다. 나와서도 한동안 멍, 한채로 서있었었다. 뭐지. 좋..은 건가? 그래, 뭐 허락 안 맡고 나가도 되는 건 좋은 거긴 한데.. 갑자기 안 저러시던 분이 저러니까 익숙치가 않아가지고.. 문 앞에 서있던 전정국은 또 금세 무슨 일이 있는지 어딜 가고 없었다. 나는 얼떨떨한 기분을 가진 채로 방으로 향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아가씨, 아가씨! 02 | 인스티즈

 

 

 

 

 

 

며칠 뒤, 전정국이 내 전담 경호원이 된지도 2주 가량이 흘렀다. 아빠의 외출 자유 허락 뭐 그 비슷한게 떨어졌긴 했지만 그렇다고 매일매일 외출하고 그러진 않았다. 그리고, 아빠한테 허락 맞으면 뭐해? 전정국이 허락을 안 해주는데. 전정국은 이제 자기 허락만 있으면 내가 외출 가능하다는 걸 알고, 오히려 아빠한테 허락맡고 다녔을 때가 더 편했을 정도로 절대 허락을 해주지 않았다. 아빠는 어떻게든 조르면 허락해줬는데, 얘는 아니다. 아니 내가 외출하면 뭐 살인이라도 당하는 줄 아나봐. 아빠보다 속박이 더 심해.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저번에 전정국이랑 같이 나갔던 뒤로 한번도 나가질 못해 몸이 근질근질거려서 오늘 살포시 외출이란 단어를 꺼내봤는데, 참.. 정색도 그런 정색이 없지. 무서워서 어디 말 하겠냐고.. 내가 지 정색하는거 무서워 하는거 아는게 틀림없다. 거기에 또 쫄아버려서 그냥 쏙 들어가버렸다. 아나.. 나 이렇게 경호원한테 쫄면서 살아야 하는거야? 어? 그래야 되는 거냐고!

 

 

 

 

" 아 심심해!!!!!!!!! "

 

 

 

 

아 다 됐고! 심심해 죽을 것 같다. 방에서 박혀있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어휴. 집순이도 이런 집순이가 없을거야. 난 좀이 쑤시는 기분에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밖에 나갈 수 없다면 정원이라도 걸어야겠어. 이대로 계속 있으면 집먼지랑 합체될 기세야. 갑자기 내가 방문을 열고 나오자, 문 앞에 서있던 전정국이 화들짝 놀라 뭘 숨긴다. 음?

 

 

 

" 뭐야? "

 

" 네? "

 

" 왜 내가 나오니까 뭘 그렇게 숨겨? "

 

" 아무것도 아닙니다 "

 

" 뭔데? 보여줘! 뭐야? "

 

"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

 

 

 

그러더니 주머니 안으로 넣어버린다. 뭐야. 겁나 궁금하네. 계속 보여달라고 추긍했지만 단호박을 한 박스 먹었는지 '안 됩니다' 하고 계속 딱 잘라 말한다. 어휴.. 포기다 포기.

 

 

 

" 왜 나오셨습니까? "

 

" 그냥 너무 답답해서. 정원이나 걸을까 하고. "

 

 

 

 

전정국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계단을 내려가 정원으로 향했다. 뒤에 전정국이 따라오는 걸 느꼈다. 어차피 집 안에 있는건데 안 따라와도 되는데. 뭐, 내가 어디 튈까봐 그러나. 그래 뭐.. 그럴수도.

 

 

 

" 같이 걸을래? "

 

" 네? "

 

" 아니, 계속 졸졸 따라 오길래. 그러지 말고 옆에서 같이 걷자고. "

 

 

 

나는 옆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전정국이 약간 고민하는 가 싶더니 이내 내 옆으로 걸어왔다.

 

 

 

" 넌 계속 집에만 있으면 안 심심해? 난 엄청 심심한데.. "

 

" 전 이게 직업인데요 뭘. "

 

" 어쩌다 이런 재미없는 직업을 선택했어. 다른 직업도 많은데 "

 

 

 

예전에도 말했지만 넌 내가 연예인 소속사 사장이였으면 바로 캐스팅했다. 진심. 이런 노잼인 직업 말고 다른 직업은 어때? 20대 청춘을 이런 재미없는 일에 쏟아야 한다니. 나 같으면 절대 안 했을거야.

 

 

 

" ..제 꿈이였으니까요. "

 

" 경호원이? "

 

" 네. "

 

" 그래? 처음 본다. 경호원이 꿈이였다는 애는. "

 

 

 

 

그래 뭐 니 꿈였다니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네. 오히려 어린 나이에 꿈을 이뤘으니 축하한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어쩌다 경호원이 꿈이됐대? 다른 애들처럼 공무원, 교사 이런 것도 아니고.

 

 

 

 

" 어쩌다 경호원을 꿈꾸게 된건데? "

 

" .... "

 

" 응? "

 

" 부모님 때문에요. "

 

" 부모님? 부모님이 경호원 되기를 원하셨나보네? "

 

" ..... "

 

" 아니야? "

 

" 네. 뭐.. "

 

 

 

말 끝을 흐리는 전정국. 조금 표정이 안 좋아진 건 내 기분탓일까.

 

 

 

" 꿈을 이뤘으니 부모님이 엄청 좋아하셨겠다 "

 

" ..네 "

 

" 멋있다. 벌써부터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다니. "

 

" 아가씨는 꿈이 뭔데요? "

 

" 나? 내 꿈? "

 

 

 

처음 받아본다 저런 질문. 내 꿈? 나한테 꿈이 있었나? 그냥 여느 다른 대기업 2세들 처럼 아빠의 기업을 물려받는게 내 정해진 미래였다. 꿈 같은건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 얼른 대학교 졸업을 마치고 아빠의 사업을 도와주는게 지금 현재의 목표였다. 하지만 이게 꿈인가? 목표이긴 한데, 이걸 꿈이라고 간주해도 되는건가? 꿈이라면, 정말 내가 원하고 성취하고 싶은 그런 거 아닌가? 내가 저걸 그렇게 원하고 성취하고 싶고 그러진 않는데. 그렇다면 나한텐 꿈이 없는 건가. 꿈이 없다니. 나 가만보니 엄청 한심한 애였네.

 

 

 

 

" 난 딱히.. 생각해 본 적 없는데 "

 

" 아가씨는 회장님이 돌아가시면 회사를 물려받으시는 건가요? "

 

" 뭐.. 그렇겠지? 아들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아들이 물려받았을 텐데 말이야. "

 

" 왜요. 아가씨가 뭐 어때서요. "

 

" 원래 보통 아들들이 물려받잖아. 근데 난 외동딸이라.. "

 

" 아가씨도 충분히 자격있어요. 그런 생각 하지마세요. "

 

 

 

아니 뭐 그렇다고. 다들 그렇잖아. 아들이 물려받는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건데.

 

 

 

" 아가씨는 훌륭한 경영인이 될 거예요. "

 

" ..그래, 고마워. 근데 아직 멀었는데 뭐. 우리아빠 아직 쌩쌩해 "

 

" 네. 오랫동안 정정하셔야죠. 아가씨 오래 보려면 "

 

 

 

그래. 그래야지. 나 불안해서라도 아빠는 오래 살아계실거야. 아 근데 좀 춥다. 아직 완연한 여름은 아닌지 밤에는 날씨가 좀 쌀쌀했다. 티 한장 달랑 입고 나왔더니 좀 추워서 팔을 손으로 비볐다. 전정국이 그런 나를 보더니 조금 놀란 표정을 짓는다.

 

 

 

" 추우십니까? "

 

" 어 좀 그러네. 밤에는 좀 춥다. 그치? "

 

 

 

전정국이 옆에서 부스럭거리더니 내 어깨에 털석하고 뭘 얹어줬다. 뭔가 하고 보니 전정국의 수트 마이였다.

 

 

 

" 넌 안 추워? "

 

" 네. 괜찮습니다. "

 

" ..고마워. 추우면 말해. 다시 돌려줄게 "

 

 

 

방금 전까지 입고있어서 그런지 온기가 남아있었다. 허헝 따뜻하다. 그 후로 얼마동안 우리는 정원을 함께 걸었다. 이렇게 정원 걷는 것도 괜찮네. 다음에 또 밖에 못나가는 일이 있으면 정원 걷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 나 사실, 친구가 별로 없어. 고등학교까진 그래도 몇 명 있었는데, 대학교 가면서 다 찢어져 버려가지고  지금은 진짜 나 혼자거든 "

 

"..네 "

 

" 그래서 말인데, 지금 니가 경호원이라지만, 그래도 우리 나이도 같고. 같은 또래니까.. "

 

 

 

우리 있잖아.

 

 

 

" 친구 할래? "

 

 

 

그냥, 너랑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서.

 

 

 

" 아가씨, "

 

" 뭐 친구라고 해봤자 거창한 거 아니고! 그냥 평소랑 똑같이 대해. 바뀌는 건 없어. "

 

" ... "

 

" 그냥, 내가 친구 한명 사귀어 보고 싶어서 그래. 별 거 아냐. "

 

 

 

혹시 부담스러울까봐 이런 저런 말을 붙였다. 싫다고 하진 않겠지..? 괜히 걸쳐있는 마이를 한번 고치는 척 하면서 전정국을 바라보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표정이 없었다. 아무래도, 부담스러운가. 하긴, 자기가 모셔야 되는 사람인데 갑자기 친구하자고 하면 나 같아도 당황스러울거야. 그래 내가 잘못했네! 다시 물러야 되나하고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데..

 

 

 

" ..그래요. "

 

" 어? "

 

" 친구 해요. 우리. "

 

 

 

그날, 처음 웃는 모습을 본 것 같다. 환하게 웃는 얼굴을.

 

 

 

 

****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여ㅠㅠㅠㅠ으어ㅠㅠㅠㅠㅠ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여ㅠㅠㅠㅠㅠ 정말로 감사드립니다ㅠㅠㅠㅠㅠㅠ

저번편은 경황이 없어가지고 대댓 못달아드렸는데 이번편은 한분한분 다 달아드릴 예정입니다!

 

정말 감사해요 모두모두ㅠㅠㅠ 사랑합니다 독자님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비회원44.16
와 대박 설렘요.....ㅠㅠㅠㅠㅠㅠ 좋다 경호원 꾹이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95.218
세상에 세상에 정국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
하락시솔ㄹㄹ소아악ㄱㅁ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서라랜다마모로로리리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우와어아앍아아아아아 그래 친구로 시작해서 남자친구로 발전하는거지 암암.
9년 전
독자3
어액ㅜㅠㅡㅜㅜㅜㅜㅜㅜㅡ늬무 좋다 짇치ㅡ 작가님 알러뷰ㅠㅠㅜㅠㅠㅠ정국이도 알러뷰ㅠㅠㅜㅠㅜㅜㅠ
9년 전
독자4
정국이랑 친구라니ㅠㅠ 친구래ㅠㅠ 행복하다ㅠㅠ 이제 친구에서 연인하면 되는건가요!!!!
9년 전
독자5
아이구 세상에 청구가ㅠㅠㅠ너 같은 친구 누나가 업고다닐게ㅠㅠㅠㅠㅠㅠㅠ어이구 세상에ㅠㅠㅠㅠㅠ이제 뽀뽀하면되는 부분인가요 ㅠㅠㅠㅠㅍ?
9년 전
독자6
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
9년 전
독자7
ㅠㅠㅠㅠㅠㅠㅠ꾹아 아 설렘폭팔ㅠㅠㅠㅠㅠㅠㅠ 꾹아 괜찮다면 나랑도 스티커 사진 찍으러 안갈래...?
9년 전
독자8
세상에 마상에 이렇게 설렘사 하는 글을 이제 보다니... 신알신 하고 갈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댜랑해요 작가님ㅜㅠㅠㅠ
9년 전
독자9
이제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거야 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0
으아으ㅜ어으아ㅓ우아다음편@!!!!!다음편이 시급합니다 작가님!
9년 전
독자11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ㄴ너ㅓㅓ무좋다ㅏㅏㅏ응아엉으어으엉응 정구가ㅏㅏ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2
아ㅏㅠㅠㅠㅠㅠ정구각유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경호워뉴ㅠㅠㅠㅠㅠㅠㅠ빈짜잘어울려ㅜㅠㅠㅠㅠㅠㅠㅠ어훠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잘생긴우리정구기ㅜㅜ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3
어머머진짜ㅜㅜㅠ경호원이라니ㅜㅜㅠ근데정국이도 사연이있는거니ㅜㅜㅜㅜㅜ어후ㅜㅜㅠ맴찟에다 찌통하다 증말ㅜㅜㅠ
9년 전
독자14
헐..경호원꾹이..역시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ㅠㅠㅠ와따 설레라..마지막에 웃는모습 상상하니까 또...심쿵..!!!!잘보다가요작가님!!글써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독자16
진짜 재밌어요ㅠㅠㅠㅠ작가님 짱ㅠㅠㅜ♡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아이콘 [iKON/김지원] 츤데레 중학교 동창이랑 사귀게된썰 0435 범비 11.19 22:09
아이콘 [iKON] 뚱뚱했는데 살빼고 여신된 썰 09250 요로콩 11.19 22:01
엑소 [EXO/김종인] 순결, 그리고 남녀13(부제: 잘자요 굿나잇)10 겨울동화 11.19 21:40
아이콘 [IKON/구준회] 밴드 메인보컬 구준회 썰 516 감귤뿌요 11.19 21:31
빅스 [VIXX/이재환] 현실도피C26 클로에 11.19 21:18
아이콘 [IKON/김진환] 끼부리는 YG연생 김진환이 남친인 썰 2269 감귤뿌요 11.19 20:57
아이콘 [iKON/김지원] 내가 갖지 못하면 게이나 돼버려라55 뱌이 11.19 20:34
아이콘 [iKON] 교생실습 나갔다가 환호받고온썰 2222222269 하늘속기쁨 11.19 20:34
아이콘 [IKON/김한빈/김지원/김진환/+양홍석] 청천점우(晴天點雨) 815 감귤뿌요 11.19 20:00
엑소 [EXO/시우민] 물리쌤 김민석이랑 연애하는 썰 287 육오삼 11.19 17:50
비정상회담 비정상회담) 오글거리는 드립쳤을때 반응 21 [타쿠안/줄로/에니엘]23 오그리토그리 11.19 15:54
아이콘 [iKON/김동혁] 보틀요괴 0913 해오름달 11.19 15:21
엑소 [엑소/세훈] #데일리커플톡 (kakao talk)12 궤구게기궈 11.19 07:26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88 사랑둥둥's 11.19 03:42
비정상회담 알독 타쿠안 비교511 11.16 18:54
비정상회담 알독 타쿠안 비교418 11.15 21:29
비정상회담 알독 타쿠안 비교312 11.11 23:24
비정상회담 알독 타쿠안 비교215 11.11 23:13
비정상회담 알독 타쿠안 비교32 11.11 22:58
엑소 [EXO/시우민] 물리쌤 김민석이랑 연애하는 썰 1109 육오삼 11.19 02:18
엑소 [EXO/준면] 연상인 오빠랑 연애하는 썰 0612 욘상욘하 11.19 02:17
아이콘 [iKON] YG여자연습생으로 살아가기 05(김동혁)85 슈근슈근 11.19 01:54
엑소 [EXO/징어] 매니저 탐구생활.instagram < 7 >27 Fly High 11.19 01:48
아이콘 [iKON] 나 아이콘이랑 카카오톡 한다 714 바비쓰 11.19 01:09
아이콘 [TeamB/바비] 외고다니다가 자퇴하고 YG연습생되서 연애하게된썰 1954 11.19 00:06
비정상회담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6 redeye 11.18 23:35
블락비 너 벌이 블락비 홍일점인 썰 1253 A mour 11.18 23:18
전체 인기글 l 안내
6/11 19:22 ~ 6/11 19:2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