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 19 김여주 19 - 민윤기는 농구를 잘 한다. 민윤기는 한 번 농구를 하면 땀이 날 때까지 공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을 지켜 보는 걸 좋아한다. " 김여주 오빠 공 넣는 거 봤냐? " " 아니 못 봤는데 " 사실 윤기의 움직에서 시선 한 번 떼지 못하고 계속 쳐다 봤었는데 못 봤을 리가 없다. 윤기는 못 봤다고 하는 내 말에 조금은 서운했는지 " 너는 꼭 이런 것만 못 보더라 " 다음엔 꼭 봐라 라며 내 머리카락을 쓱 헤집고 뒤돌아 친구들에게 갔다. 괜히 못 봤다 해서 윤기의 기분을 안 좋게 만든 거 같아 걱정 되는 마음에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있었을 때, 종 쳤다며 올라가자는 친구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교실로 올라 갔다. 체육 시간 뒤 수학 시간은 누구한테나 수면제가 되는 시간이지 않을까. 역시 나 또한 그 수면제를 견디지 못해 고개가 밑으로 쳐박혀 지하 3층을 뚫을 기세였다. 잠이 달달하다는 말을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있을 때 갑자기 찰칵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순식간에 잠에서 깼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옆을 봤는데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 여주야, 너 자는 거 진짜 못생겼다 " " 뭐? " " 아니 너무 예뻐서 찍었다고 " 거짓말 하고 앉아 있네 예쁘게 나온 사진은 삭제하고 엽사만 저장하는 민윤기인 걸 그 누구보다 잘 아는데. " 좋게 말 할 때 삭제해라 " " 좋게 말 할 때 수업 들어라 " " 나 잘 듣고 있었어 " " 잘 자고 있었겠지 " " 니가 볼 때만 잔 거야 " " 그래. 내가 너 시작할 때부터 봤으니까 계속 잔 거지 " 대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남의 자는 모습을 왜 보는지 예쁘지도 않은데. 추하게 잤을 내 모습이 상상되고 부끄러워졌다. 민윤기한테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자꾸 못난 모습만 보여주니 괜스레 짜증이 났다. 그래도 덕분에 남은 수학 시간은 좀비가 아닌 인간이 되어 수업을 들을 수 있었기에 더 이상 사진 삭제를 요구하지 않았다. " 민윤기 오늘 끝나고 뭐해? " " 니 생각 " 민윤기는 거짓말쟁이다. 그리고 민윤기는 쉴 새 없이 아무 뜻이 안 담겨있는 말들을 내뱉는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또 혼자 설레어 한다. " 죽는다 진짜 " " 끝나고 뭐하려고 " " 영화 보자. 나 보고 싶은 거 생겼어 " 마음 속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한 후 내뱉은 말이었다. 예전엔 편하게 내뱉었던 말인데 이제는 영화 보자라는 말조차도 꺼내기 겁이 난다. 영화 보자라는 내 말을 듣고 윤기는 한참동안 답이 없었고, 거절하려나 싶어 먼저 다시 말을 꺼냈다. " 보기 싫으면 안 봐도 돼. 나 혼자 보지 뭐 " " 혼자 뭐 볼 건데? " " 언프렌디드 볼 거야 " " 그래 혼자 봐라 " 나름의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물어볼 거 다 물어보고 혼자 가라는 말을 듣자마자 역시란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짝사랑은 힘든 거다. 이 대화를 끝으로 윤기와 아무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일부러 안한 건 아닌데 자연스레 서로에게 말을 안 걸었던 거 같다. 어느새 하교 할 시간되어 집에나 가야겠다 하고 짐을 챙겨 나가는데 어깨에 자연스럽게 팔을 두르는 사람이 있었다. " 김여주, 어디가냐? " 아까까진 나 쳐다 보지도 않더니 무슨 바람이 나서 이렇게 스킨쉽을 해대는지 이게 날 놀리나 싶어 한 마디 날리고 집에 가려고 했다. " 말 걸지말고 니 갈 길이나 가라 " 근데 그 다음에 들리는 말에 안도와 설렘, 허탈함이 담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 나 언프렌디드 영화 티켓 생겼는데 같이 보러 가자 " #본격 #눈치고댜인 여주 빙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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