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숨이 넘어가는 그 순간마저도 아름다웠다. 피와 정액을 뒤집어쓴 몰골까지도 말이다. 눈이 까뒤집히는 그 순간까지 잔인하리 만치 아름답게 사내를 죽여갔다. 소년의 목을 조르는 손은 투박한 사내의 손이 분명한데, 어찌 사내가 죽어가는지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소년의 별같이 빛나던 눈동자가 칠흑같이 어두워지고, 가쁜 숨소리가 겨우 멎고 나서야 사내는 손아귀의 힘을 풀고 일어났다. 사내는 뒷주머니에서 담배케이스를 빼내 한개피를 뽑아 물었다. 불을 붙이자 쾌쾌한 연기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사내는 의자위로 털썩 주저 앉아 천장을 올려다 보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말이야. 감금 당해 죽어가던건, 네가 아니라 나였는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