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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국뷔] 위시 게임 (Wish Game) 01 | 인스티즈

 






김석진 님 귀하,
당신은 위시 게임에 초대되셨습니다.
추악한 승리와 아름다운 패배, 상금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으실 수 있으신가요?
귀하의 소원이 무엇이든 저희는 그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 상자를 연 순간부터 김석진 씨는 위시 게임의 참가자로 인정되며,
탈락하지 않는 이상 중도 포기는 불가능합니다.
상자의 안에는 이 게임의 기본적인 룰이 담겨있습니다.
그럼, 귀하의 참여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위시 게임 (WISH GAME)
JUNG KOOK X V
01. 시계토끼 게임



심호흡을 했다. 상자를 열었던 건 동생이었다. 졸린 눈을 비비며 방에 들어갔더니 잔뜩 울먹이며 품으로 안겨드는 어린 여동생에 영문도 모르고 상자를 확인했다. 온통 이상한 내용의 상자였다. 보아하니 별 시덥잖은 스팸 택배인 것 같았고... 여동생을 보낸 후 자세하게 읽은 상자 내의 룰은 충격적이였다. 하필 중도 포기도 불가능한 탓에 빼도 박도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 위시 게임의 세트에 도착했다. 이 기묘한 게임에 내가 왜 참가자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앞섰으나 이내 잡생각을 버리고 주머니를 받았다. 보라색의 주머니... 고급 벨벳으로 된 주머니였다. 바늘땀의 흔적을 보니 꽤 능숙한 사람이 하지는 않은 것 같다. 삐뚤빼뚤한 바느질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던 때에 작은 핏자국을 발견했다. 서투르군. 조용하던 벽이 흔들리고 문이 열렸다.
내 앞에는 열한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일단 아는 얼굴은 넷, 아니... 다섯? 테이블의 7시 방향에 서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 이진규, 그리고 9시 방향은 모델 김남준, 또... 11시 방향, 티비에 자주 나오던 천재 소년 전정국이다. 3시 방향에 서 있는 학창 시절 은사님이였던 황문조 선생님. 4시 방향에 서 있는 아이돌 가수 루루. 내 자리는 딱 빈 한 자리, 1시 자리였다. 자리에 가서 선 다음 옆을 둘러보았다. 왼쪽은 주황색 머리의 가면을 쓴 남자였고, 오른쪽은 예쁜 외모의 여자였다. 그 때 갑작스레 우리 앞에 있던 테이블이 뒤집어지며 바늘이 하나인 시계로 변했다. 모두 시계를 쳐다보고 있을 때, 5시 자리의 남자가 외쳤다.


“저기 보세요!”


모두 그가 가리킨 쪽을 보니 귀여운 토끼 한 마리가 종이와 함께 케이지에 담겨 내려오는 중이였다. 케이지를 받아든 6시 자리의 어린 여자가 종이를 한 장씩 옆으로 돌렸다. 받아든 종이는 모두 같은 내용인 것 같았다.



위치 게임에 참가해 주신 참여자 분들을 환영합니다.
저희는 원활한 게임을 위해 참가자 열두 분의 자기 소개를 듣고 싶습니다.

1. 이름 (가명도 괜찮습니다.)
2. 나이
3. 직업
4. 거주지
5. 아는 사람의 수

물론 거짓으로 소개를 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이에 따르는 불이익은 저희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삼 분 후에 바늘을 돌리겠습니다. 멈춘 바늘의 위치에 서 계시는 분부터 시계 방향으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름... 김석진, 가명은 쓰지 않겠다. 나이는 스물 셋, 직업은 대학생. 거주지는 상암. 아는 사람의 수는 개인적인 사람을 제외하고 네 명, 이진규와 김남준, 전정국 그리고 루루다.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고는 했지만, 뭔가 좀 찝찝하단 말야... 석진은 5를 기재했다.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던 석진은 딸랑, 울리는 종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시계 바늘이 돌아가고 있었다. 팽글 돌아가던 바늘이 석진의 옆에서 멈췄다. 첫 타자는 두 시 방향에 선 예쁜 여자였다.
이름은 제니, 가명입니다. 나이는 스물 셋이에요. 직업은 대학생입니다. 거주지는 홍대요. 아는 사람의 수... 네 명입니다. 뭐, 또... 질문 있으세요? 고개를 든 그녀의 갈색 눈이 빛났다. 말이 없던 아홉 시 방향의 김남준이 손을 들고는 물었다. 미대생? 그녀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의류 디자인이에요. 아무 말이 없자 그녀는 바늘을 옆으로 살짝 밀었다.
세 시 방향, 학창 시절 은사. 가명을 쓴 모양이었다. 티치... 직업도 속였다, 그는 자영업자라는 가짜 직업을 내세웠다.
네 시 방향, 루루. 그녀는 정말 핫한 라이징 스타기에 이 곳에서 그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채널을 돌리면 온통 루루, 루루... 나이는 스무 살, 직업은 가수. 거주지는 성북동... 아는 사람의 수는 셋이다. 그녀는 재빨리 바늘을 돌렸다. 이야기를 하기 싫은 것 같다.
다섯 시 방향, 평범하게 생긴 남자였다. 이름도 김철수, 직업은 무직. 나이는 25살, 거주지도 안양에 아는 사람도 없었다. 평범한 남자였다, 정말.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건가? 싶을 정도로 그는 성격이 좀 좋아 보일 뿐이지 모난 곳도 없지만 특별한 곳도 없는 남자다. 눈도 중간에 코도 그렇게 높지도, 낮지도 않고... 그에게 질문이 없는지 조용한 장소에 여섯 시에 선 소녀가 바늘을 돌렸다.
여섯 시 방향, 토끼를 내렸던 소녀다. 이름은 다비라고 했다. 꽤 귀엽게 생겼고... 직업은 중학생. 3학년 치고는 키가 좀 작다. 거주지는 해남? 땅 끝 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여기서 거기까지 온 건가... 아는 사람은 넷, 그 중에서도 김남준의 팬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바늘이 이동했다. 일곱 시, 이진규. 정권의 중심에 선 사내다. 대통령의 고향 친구이자 국회에 연줄이 하나 정도는 있다는 그 이진규. 방송 활동도 활발하게 하는 사람이다. 이진규입니다. 직업은 국회의원이고, 거주지는 청담입니다. 아는 분은 아쉽게도 딱 한 분 있네요. 저희 아들 놈이 이, 루루라는 친구랑 아는 사이라... 루루의 표정이 그닥 좋지 않은 것으로 보아 괜찮은 사이로 아는 건 아닌 듯 했다. 저 아시죠? 믿음직스러운 사람입니다. 열 시 방향의 남자가 픽 웃었다.
이진규 의원의 뒷 순서라 그런지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여덟 시 남자의 소심한 소개가 끝이 나고 아홉 시 방향으로 돌려졌다. 김남준이 씩 웃었다. 직업은 모델, 나이는 스물 둘. 거주지는 방배동... 아는 사람은 셋이다. 김남준에게는 딱히 질문이 없는 듯 조용해지자 바늘이 옆으로 넘어갔다.
열 시 방향의 남자가 쓰고 있던 안경을 벗었다. 일곱 시, 이진규는 갑자기 기침을 했다. 네 시의 루루도 놀란 듯 들고 있던 핸드백을 떨어뜨렸다. 김남준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다른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위시 게임의 참가자, 음... 10번이죠? 정호석입니다.”
“정, 정호석 기자가 여기 어떻게...”
“다 방법이 있죠, 루루 씨. 직업은 기자, 나이는 스물 둘. 거주지는 강남입니다.”
“정 기자님, 당장 나가세요!”
“아는 사람은 네 명, 여기 루루 씨와 의원님도 포함입니다.”


다른 참가자들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누군데 저리 호들갑이야? 뭐 약점이라도 잡혔나? 수군대는 사이에 누군가 바늘을 돌렸고 이목이 집중되었다. 열한 시 방향, 전정국이다. 정 기자님, 저 먼저 소개 좀 해도 되겠습니까? 정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시죠, 정국 군. 전정국이 목례를 꾸벅 했다. 전정국입니다. 직업은 고등학생이고, 나이는 열 아홉. 거주지는 서초동입니다. 아는 사람은 두 분 계시네요. 소개를 마친 전정국이 바늘을 옆으로 돌리고 뒤로 물러났다. 가면을 쓴 남자는 가만히 있었다. 정적이 흐르자 두 시 방향에 서 있던 여자, 제니가 재촉했다. 얼른 하세요! 가면을 쓴 남자가 헛기침을 두어 번 했다. 꽤나 앳된 목소리라 조금 놀랐다.


“뷔, 스물 하나, 겜블러, 서초동, 두 명.”
“......”
“질문.”


대답이 없자 그는 내 쪽으로 바늘을 돌렸다. 뷔는 그렇게 얘기를 지속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마지막... 시선이 집중되었다. 김석진, 이구요. 직업은 대학생, 나이는 스물 넷, 거주지는 방배동입니다. 아는 분은 다섯 분 계셔요. 뒤로 물러나자 시계의 바늘이 다시 두 번째 여자에게로 갔다. 자, 여러분.


「이제부터, 첫 번째 게임을 시작하겠습니다.」
“버, 벌써요?”
「첫 번째 게임은, <시계토끼 게임> 입니다.」
“시계토끼 게임...”
「시계토끼 게임의 룰은 간단합니다. 먼저, 방금 전의 소개에서 진실을 말하신 분은 자동 제외됩니다. 」
“뭐라고!”


티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에 자주 보았던 그 붉고 잔뜩 찡그린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말했잖소! 김남준이 피식 웃었다. 거짓말을 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겠다고 했는데, 티치. 다른 사람들도 거짓말 하나 정도는 했겠지. 방금 전부터 생각하던 것이지만, 김남준의 말투나 행동을 보아하니 거짓말을 한 것 같다. 그는 이 게임들에 익숙한 듯 보였다. 분명 위시 게임은 이번이 2회째라고 했으니, 지난 게임의 우승자가 김남준일 확률을 배제할 수는 없다. 대신, 시계에서 다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군가 실시간으로 말을 하고 있거나, 녹음본을 누군가 재생하고, 멈추고.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을 추려내신다면, 다른 분들의 승리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추려낸다면 그 사람이 승리합니다. 다시 말해, 최다 거짓말 인물과 다른 분들의 대결이라는 것입니다. 이 시계 위에 방금 내려드린 토끼를 올립니다. 그 토끼는 시계 위를 폴짝, 폴짝 뛰어다닙니다.


「토끼가 바늘에 걸려 넘어질 때, 거짓말을 한 사람을 지목해 주십시오.」
“......”
「거짓말을 좀 더 적게 한 사람을 고른다면 오답 처리가 됩니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을 고른다면 게임은 종료됩니다. 그럼, 건투를 빕니다.」
“좆 같네.”


정호석 기자가 토끼가 시계 위로 올라가자마자 욕을 내뱉었다. 거짓말, 한 사람 있어? 정적만이 흐르는 찰나 김철수가 받아쳤다. 티치가 너무 티가 나게 발끈했잖아. 답은 하나 아닌가. 티치가 소리쳤다. 아냐! 난 거짓말을 하나만 했다고! 그렇지, 석진아? 갑자기 불린 내 이름에 모두 시선이 내 쪽으로 옮겨졌다. 네? 넌 알잖아, 내가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거짓말을 하기는 했네. 정호석 기자가 말했다. 내 옆의 제니가 말을 꺼냈다. 석진 씨, 아는 사람? 네. 그렇긴 한데... 속닥이는 우리 둘을 보던 사람들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티치가 또 거짓말을 했군. 답은 나왔어.
정호석 기자가 시계로 팔을 뻗어 토끼를 집어들었다. 그러나 다비가 정호석 기자에게서 발버둥치는 토끼를 다시 잡아서 조심스레 내려놨다. 티치 씨 말도 들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말은 무슨 말이야, 오답 처리라도 받자고! 토끼가 걸려 넘어지자 다비가 소리를 질렀다. 정호석 기자는 다비를 슬쩍 보더니 소리쳤다. 티치!
오답입니다. 티치는 총 두 번의 거짓말, 직업과 아는 사람을 속였습니다. 그의 직업은 교사이며 아는 사람은 총 한 명, 김석진 씨입니다. 오답의 내용에 사람들이 경악했다. 모든 신상이 공개되는 거야? 뒷조사도 모두 끝냈다는 사실에 몇 사람이 술렁였다. 정호석 기자가 책상을 쳤다. 자, 그럼... 티치, 헷갈리니까 입 다물고 저기로 가. 티치는 씩씩대더니 의자에 가서 앉았다. 다비와 제니가 차례로 오답 처리가 되었고, 새로 안 사실은 다비가 제니의 이복 동생이라는 사실이었다. 여덟 시 방향의 남자도 사실 사는 곳은 광양이었다. 남은 이는 정 기자, 전정국, 뷔, 루루, 김남준, 김철수와 이진규다.
이제 골라낼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정호석은 김남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김남준은 토끼를 집어들어 바늘 앞에 두었고, 토끼는 어느새 피투성이였다. 다비는 입을 틀어막고 간신히 울음을 참고 있었다. 토끼가 걸려 넘어지자 김남준은 외쳤다. 김남준!
오답입니다. 김남준 씨는 총 한 번의 거짓말, 아는 사람을 속였습니다. 그가 아는 사람은 전정국, 루루, 이진규, 그리고 정호석. 총 네 명입니다. 이제 남은 기회는 두 번입니다. 두 번? 예고도 없던 내용에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가 튀어나왔다. 토끼가 저절로 넘어졌다. 아무런 회의도 없이 한 번의 기회를 날려야 했다. 루루! 정호석이 힘없이 외쳤다. 오답입니다. 루루 씨는 총 한 번의 거짓말, 사는 곳을 속였습니다. 그녀는 성북동이 아닌 청담에 살고 있습니다. 남은 기회는 단 한 번, 전정국과 뷔, 김철수와 이진규 중 한 명이다. 제니가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토끼는 내가 잡고 있어서 이야기를 편하게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정 기자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아는 이진규 의원은 딱히 뭐가 있는 사람은 아닌데... 전정국은 매스컴에 많이 노출이 되어서 아는 건 없지만 적어도 거짓말이 두 개 이상은 아냐. 남은 건 뷔와 김철수, 인데... 김남준이 말했다. 수상한 건 뷔지. 전정국이 갑자기 미간을 좁혔다. 그게 무슨... 덧붙인 말은 충격적이었다. 너, MGM 그랜드 호텔 카지노에서 이름을 날리는 그 코리안 보이 뷔 아냐? 들어본 적 있어.
뷔의 얼굴이 가면 밑에 있어 표정을 보진 못했지만 지팡이를 짚고 있는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보아하니 신분을 밝히긴 싫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보았다. 찰나의 순간이었으나 김철수의 미묘한 표정과 검은색 더벅머리 밑에 보이는 새빨간 머리 몇 가닥을. 김철수는 위험한 남자다. 입을 열었다. 기자님, 제 생각은 좀 다른데요. 모든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다. 뷔도, 정국도 나를 쳐다보았다. 때로는 평범함이 가장 자연스러운 거짓말일 수 있죠. 명백히 김철수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정국은 뷔에게 귓속말을 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듯 했다. 그러나, 티치가 소리쳤다. 어떤 미친 놈이 게임을 미리 예상해서 분장을 하고 와! 저건 누가 봐도 평소 모습이잖아! 하여간 티치는 도움이 되는 일이 없다. 침묵이 흐르던 곳에서 토끼가 부르르 떨며 필사적으로 도망가려 했다. 정 기자를 바라보니 그는 꽤 복잡한 표정이다. 석진 씨, 뷔 지목해요.


“뷔... 를요?”
“어쩔 수 없어요. 김철수가 아무리 수상하더라도...”


이미 사람들 마음은 뷔로 굳혀졌네요. 정 기자의 말에 나는 토끼를 안아들고 시계 바늘이 돌아가는 판으로 갔다. 토끼가 바늘에 걸려 넘어지자 피가 확 하고 터졌다. 아마 치명상을 입은 듯 했다. 지목하실 분을 호명해 주십시오. 뷔... 그리고 김철수. 정 기자는 내게 뷔를 지목하라고 했다. 김남준은 뷔를 위험에 빠트린다. 그리고, 나는 김철수의 수상함을 알고 있다. 칼자루는 내게 있고, 이 게임은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탈락자는 나오는 게임이다. 하지만... 뷔를 흘낏 쳐다봤다. 뷔는 무표정으로 날 응시하고 있었다. 뷔를 지목하는 건 조금 찝찝한데. 나는 외쳤다.


“김철수!”
“뭐?”
“석진 씨!”


김철수가 놀란 듯 내게 반문했고 정 기자는 내 이름을 불렀지만 나는 확고했다. 틀리면 그만한 벌을 받을 생각이 내겐 있었다. 아무런 동맹을 만들지 못한다 해도... 내 확신을 믿고 싶었다. 시계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것을 오답으로 취급했는지 티치는 다가와 내 어깨를 쳤다. 김석진. 좋냐? 어? 좋냐고. 네가 범인이지? 거짓말, 제일 많이 한 새끼가 너지? 티치의 말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긍정으로 받아들인 티치는 내 턱에 주먹을 꽂으려 손을 뻗었지만 시계가 울렸다. 이것 참... 재밌네요.


「정답입니다.」
“뭐?”
「김철수 씨는 총 네 번의 거짓말을 했습니다. 나이는 스물 둘, 직업은 외과 의사. 사는 곳은 청담이며 아는 사람은 이진규 씨와 뷔 씨, 전정국 씨 그리고 루루 씨 네 명입니다.”」
“안녕, 뷔 씨.”
“슈가...”
“여기선 철수야, 철수.”


김철수는 목을 울리며 낮게 웃었다. 그리곤 목을 찔러 갑갑한 그 단백질 덩어리를 벗어냈다. 붉은 머리카락과 째진 눈, 그리고... 기분이 나쁘게 웃는 저 표정. 뷔는 지팡이를 더 꽉 잡았다.


“너...”
“쉿, 쉿. 보아하니 정국이는 날 모르는 거 같아서...”
“누구예요, 뷔.”
“정국아...”


지팡이는 이제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전정국의 미간에 주름이 잡힐 때에 곧 시계가 다시 테이블로 돌아왔다. 시계토끼 게임의 우승자는 김철수 씨입니다. 뭐? 김남준이 외쳤다. 답을 맞췄는데 왜... 스피커에선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김석진 씨의 단독 행동이 아닙니까?


「진실을 말한 사람은 김석진, 뷔, 전정국, 정호석 씨 네 명입니다. 김철수 씨, 탈락자를 지목해 주십시오.」
“이렇게 갑자기...”
“루루.”
“네?”
「루루 씨,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 나가 주십시오.」
“잠시만요, 김철수 씨! 제가 왜 탈락자죠?”
“그냥요.”
“뭐라구요!”
“아, 지금 이유 하나 생겼다... 소리를 너무 질러서.”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거예요?”

아뇨... 전 항상 별 이유 없이 사람들을 탈락시킬 예정이에요. 뷔가 지팡이로 땅을 세게 내리쳤다. 조용히 좀 하고 나가요. 정국은 뷔 옆에서 계속 굳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가만히 있어요, 뷔 씨. 정국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뷔 씨 목소리, 지금 저 못 견딜 거 같아요. 시선을 돌리던 정국과 눈이 마주쳤다. 안 나가고 뭐 해요, 루루 씨. 설마 이 의원님이 돈이라도 주고 막을 거 같아요? 슈가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긴 그 분이 관여할 수 없는 구역이에요. 루루가 나가자 슈가가 웃었다. 웃기지 않아요, 뷔 씨? 이번 게임은 더 재밌겠네요. 아는 사이세요? 다비가 묻자 슈가가 입을 꾹 다물고 뷔를 쳐다봤다. 음... 다비? 오빠는 슈가야. 1회 게임 우승자. 저 뷔라는 오빠는... 그쯤 하시죠, 슈가 씨. 뷔가 날카롭게 슈가의 말을 잘랐다. 전정국의 표정이 이젠 아예 일그러졌다. 어휴, 베이겠어. 한숨을 푹 쉰 슈가가 팔짱을 꼈다. 그렇대, 다비야. 내 발언권을 막 없애고 그러네... 슈가가 달큰하게 웃으며 시선을 쭉 돌리다 곧 나에게로 다가왔다. 석진 씨? 손을 내민 슈가가 웃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었어요. 제 다음 타깃은 석진 씨로 해 두죠. 살벌한 말에 아무 말 없이 슈가의 시선을 피했다. 호오. 뷔가 말했다. 악수, 하는 게 좋을 거 같... 조용히 하라니까요, 뷔 씨. 정국이 짜증스레 대답했다. 일단 슈가의 손을 잡았다. 작은 쪽지가 소매 안으로 들어왔다.


「담소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딜 봐서 따뜻한 대화야...”


김남준이 중얼거리자 무의식적으로 제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2라운드 게임을 시작하겠습니다.」
“벌써?”
「2라운드 게임은...」
“......”
「객실 찾기입니다.」
“빌어먹을.”


슈가가 쓰게 웃었다.







*

커플링은 국뷔... 국뷔슙? 석진이는 그저 서술자입니다.
더 지니어스의 형식... 을 갖춘 라이어 게임 짝퉁?
하지만 게임은 다 제가 만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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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제가 머리가 몽총해서 완벽하게 이해는 못하지만 ㅜㅜ 뭔가 분위기가 진짜 막 영화같아요 사랑해요 신알신하고갑니당~♡
9년 전
독자2
엄청난 대작이 나올것 같은 느낌에 와보니 역시나ㅠㅠㅠ 흥미진진하네요!!!
9년 전
독자3
와 역대급.... 진짜 흥미진진하네요 다보고 소름돋았어요 신알신 하고 가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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