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메이트 -prologue 2-
세상이 참 우습지?
무엇이 우리를 나누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어.
그저 살아가야하기에 사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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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후미진 도시를 가득 채우는 빨간 불빛이 창가에 가득 비추었다.
값싸보이는 보석들이 붉은 레이스천에 알알이 박혀 화려한 방을 더 화려하게 해주었다.
창문이 있는 이 방은 이 도시에서도 상등급의 여인만 들어갈 수 있는 방이었는데, 그 방의 주인은 무감각하게 제 하루치 몸값을 팔아야만 살 수 있는 값비싼 붉은 와인을 맥주마시듯 들이켰다.
주위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붉은 빛이 가득한 조명사이로 비치는 그녀는 꽤나 어린 나이의 소녀였으나 입술을 꼭 문 태도나 꼿꼿한 자세가 어른의 태도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바있었다.
얇은 은색의 실크천 사이로 보이는 꼬은 하얀다리와 분칠한 얼굴, 붉은 입술은 어린 태를 좀 더 관능적으로 보이게해 과년한 여인처럼 보였는데, 맑은 포도색의 눈망울은 어둠에 젖히듯 탁한기를 내뿜고 있었다.
"오늘은 또 어떤 인간이지?"
그녀의 앞에 소리없이 나타난 흔한 갈색깔머리를 가진 소년에게 그녀는 입꼬리를 올려 비웃는 태를 내었다.
그 표정을 본 소년도 익숙해진 탓이었는지, 아니면 이 바닥의 때가 뭍어 그녀를 무시하는 건지 문 앞에 삐딱하니 선채로 고개만 까딱할 뿐이었다.
"김지원."
그녀는 김지원이라고 불린 소년의 앞에서 으르렁거리듯 목 긁는 소리를 내었다.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방 안을 울리자 그녀가 했던 것 마냥 입꼬리를 올려 비웃으며 소년이 소녀에게 다가갔다.
"어떤 이가 너를 탐하든 난 관심조차 없어.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지마, 난 이 여관의 하수인일 뿐이니까."
그는 탁자에 기대듯이 서서 그녀의 노려보는 눈초리를 흘기며 그녀의 머리카락 한자락을 코로 음미하며 말했다.
이 세계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비단결같은 붉은 머리칼이었다.
우스운 감상평이지, 무슨 동정심을 바라고. 나 하나 먹고 살기도 벅찬 인생인걸, 나쁜 짓, 더러운 짓, 그딴게 뭐 있나?
소년의 기억 속에 들어찬 패악한 일들이 이런 것 하나쯤은 엄청나게 쉬운 일인 것인줄 쉽게 받아들였다.
그의 눈길이 제 감정을 숨길 생각없이 숨을 들이쉬곤 부들거리는 손을 말아쥔 소녀를 훑어내렸다.
참담한가, 더러운가, 이제 익숙해진줄 알았는데.
거의 본능에 가깝게 소녀의 머리를 토닥거려주려던 그의 손이 빠르게 그의 주머니속으로 들어갔다.
"심심하면 내 아랫도리도 풀어주던가,"
"개소리 그만 하고 꺼져, 누가 모를 줄 알아? 네가 시간 끌면 끌수록 손님받는 시간이 줄어드는거."
지원의 눈동자가 그녀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빠르게 흔들거리다 돌아왔다.
새까만 눈망울이 음울한 마음을 들어낼 것 같아 거칠게 돌아선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유라. 다음타임은 4번 단골이야. 조심해."
거칠기 짝이없는 늙은 단골손님이라는 말보다도 유라는 그에게 불린 자신의 이름이 가슴 아팠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 손톱으로 인해 피빛으로 물든 하늘색 손수건이 자리하고 있었다.
점점 포도색의 눈망울이 허망하게 붉은 홍등가의 차창밖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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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프롤로그는 0포인트인게 좋겠어요.
아무도 안읽는것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