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언제부터 나한테 도전할 수 있는 입장이었지?"
현석이 웃으며 수만의 턱 끝을 잡았다.
아프지 않은 손길이었지만 수만은 거세게 손을 휘둘러 뿌리쳤다.
"난...더 이상 그때처럼 너한테 휘둘리지 않을거니까."
수만이 과거를 떠올리는듯 입술을 꾹 깨물고 현석을 노려봤다.
현석이 살짝 웃더니 수만의 어깨를 잡고 틈 없이 입을 맞춰왔다.
노려보던 기세는 어디가고 힘이 쭉 빠진건지 잠시 저항하지 못하다가
정신이 들자 나이가 들어 약한 팔 힘으로 현석을 밀어냈다.
"많이 약해졌네. 너도."
현석은 자신이 일부러 밀려나줬다는 식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우리 애들은 나랑 다르니까. 아무튼 각오해."
수만이 분한듯 주먹을 꽉 쥐었다. 자연히 들고 있던 서류가 우그러졌다.
"글쎄? 니 밑에 그 시우민인가 하는 얘 있지?"
수만의 인상이 서류 종이처럼 우그러졌다.
현석의 입에서 자신 밑의 아이의 이름을 듣기 싫다는 표정이었다.
"우리 승현이랑 사귀는 것 같던데."
수만의 손에서 서류가 떨어졌다.
현석은 흡족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방을 나갔다.
한때 수만을 자신의 손아귀에 놓고 가지고 놀았던 그 미소였다.
"민석이가…. 나랑 같은 전철을 밟게 할 순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