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윤기야 조금 심심하다
요즘 바빠서 별로 못 만났잖아 보고 싶네”
"나도 보고싶어"
"궁금한 것도 많고 말해주고픈 것들도 참 많은데
못해서 아쉽다"
“나도 그래
탄소야 나 이제 곧 녹화 들어가
좀있다 전화할게“
다급히 부르는 스텝분의 목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리곤
탄소에게 아쉬움을 보였다
“어.. 그래요 잘하고 와! 끝나고 연락해줘”
“예 아가씨”
끊은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너의 아쉬운 목소리에
마음이 아파왔다
한동안 못 만났던게 화근이었을까
어제 몸이 아프다는 너의 말에
당장 너의 집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내일 스케줄때문에 가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늘 해맑고 착하고 이쁜 너
힘들어도 티 안내고 나 걱정해주는 너
오늘 같은 날에 같이 있어주지도 못하고
내가 너무 바빠서 미안
오늘 날씨도 좋던데
지금쯤 넌 집에서 내가 나온다면서
방송을 보겠지
이번 활동의 흥행으로 내가 자꾸만 바빠지면서
예전에 비해 탄소와 점점 멀어져갔다
그래도 최근에 극장 갔다 온거 그거 하나 잘한 거 같다
예전엔 우리 탄소
녹음 없을 때마다
작업실에도 매일 왔었는데
밤마다 전화통화도 했는데
내가 쓴 곡들도 들려줄 수 있었는데
하지만 이번 활동만큼은 욕심이 났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1위도 하고
팬분들도 늘어난 게 느껴지는 이 시점에
누구보다 열심히 활동하고픈 욕심이 생겼다
적어도 아직까진 일을 뒷전으로 미루고픈 마음은 없기에
탄소에겐 너무 미안하지만
탄소야 조금만 기다려
조금만
겨우 음악 방송 녹화가 끝나고
그제야 머릿속엔 음악소리가 아닌
탄소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빨리 전화해줘야지
그런데 전화기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 여기 놔뒀는데
“형 제 전화기 어딨어요?”
“안 그래도 니 전화기 오다가다 떨어트렸는지
깨졌더라 그래서..“
“네? 그럼 전화기 안 되는 거에요?”
큰일났다 탄소 전화 안 해주면 걱정하는데
얘 지금 몸도 아플텐데
약 먹었냐고 밥은 잘 챙겨 먹었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자꾸만 가슴이 답답해졌다
결국 연락도 못하고 다음 스케줄로 이동해버렸다
차 안에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단지 너 생각뿐
오늘따라 멤버들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계속 장난치며 싱글벙글했다
하긴 요즘 활동이 잘 되다보니
멤버들도 예전보다 더 많이 밝아졌다
그렇지만 난 웃지 못했다
적어도 지금은
혼자 마치 고립된 섬처럼
상념에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다음 스케줄인 라디오 부스에 도착했다
늘 라디오 스케줄을 할때면
어디 라디오에서 지금 방송한다고 알려줬었는데
그렇다
아무리 탄소가 걱정되도 보고싶어도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야 함을 알기에
정신을 차리고 헤드폰을 쓰고
라디오에 집중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연을 읽어나가는데
“네 오늘의 라디오 talk 주제는 빠빰 ‘가까운 듯 먼 그대’입니다!
요즘 날씨도 좋고 사랑이 스며드는 계절아닙니까
근데 이런 주제 요즘에 안 어울리는 거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짝사랑, 옛연인, 바쁜 애인 등으로 많은 분들이 계절에 관계없이 힘들어하고 계신다는 소식에
야심차게 선정한 주제입니다"
"사연이 정말 많이 올라왔네요"
"거기 슈가씨 달콤한 목소리로 여기 사연 좀 읽어주세요!
슈가씨 팬분인거 같은데“
“아 네.
논현동에 사시는 23살 김탄소님께서..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논현동에 사는 23살 김탄소?
그 이름을 읽어나가는 순간
반가워서 웃음이 났고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안녕하세요 저는 23살 김탄소입니다
오늘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이 라디오에 나온다는 소식에
발 빠르게 사연을 써 올립니다!
오늘의 주제가 가까운 듯 먼 그대..라고 하셨는데
실은 저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탄소야.. 미안
그 와중에 우리 아가씨 말은 이쁘게 하네
“저에겐 4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어요
완전 오래 사겼죠? 자랑까진 아닌데 고등학생때부터 만났거든요
저도 이렇게까지 오래 만날 줄은 몰랐는데
이만한 남정네가 없더라구요 하하
예전에는 남자친구랑 매일 새벽에 만나서
같이 일도 하고 영화도 보고 집에도 놀러가고 즐거웠는데
요즘엔 애인이 눈코 뜰새 없이 바빠져서
제가 많이 심심해요“
그랬구나 우리 탄소
나도 그래 나도 섭섭해
"그런 마음이 커질수록 제가 괜히 이사람에게 미안해지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이 사람에겐 최적화된
애인이다! 이런 자부심갖고 살았는데
요즘엔 내가 좀 지쳤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미안해요 자만한거 같아서"
자꾸만 마음이 무너졌다
소리없이 와르르 순식간에 무너졌다
결국 그 다음부분을 읽으면서
가슴이 미어졌다
“그렇지만 전 절대 변하지 않았고 변하지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여전히 널 사랑하고 너만 바라보고 있다고
너와 함께했던 4년이란 시간이
쉽게 무너너지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까 내 걱정말고
앞만 보고 달려 나가도 괜찮다고
꼭 말해주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늘 옆에서 뒤에서 널 지키고 있으니까
내 걱정 말고 밥 잘 챙겨먹고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모르시겠지만 이 사람 되게 무기력하거든요
저 아니었으면 햇빛도 잘 안보고 살 사람이에요 하하
목소리 들으니까 감기 걸렸던데
작업실에 죽이랑 꿀물 갖다놨으니까 챙겨먹고!
아유 여기서까지 잔소리하기 싫었는데
그리고..
사랑해 내가 많이 사랑해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왔다
글자 하나하나에 이렇게 크게 마음 아팠던 적이 있었던가
내가 감기걸린건 어떻게 알고
그런건 언제 갖다놨는지
본인도 아프면서
힘들면서 지쳤으면서
멤버들은 벌써 눈치 챈건지
더 큰소리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고마운 녀석들
바보같이 자꾸만 앞이 흐려졌다
죄인처럼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가슴이 턱 내려앉았다
사랑해 탄소야
나도 너만 사랑해
고마워 탄소야
내가 정말 잘할게
겨우 고갤 들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와 이런 여자친구! 누군지 진짜 부럽네요
특히 우리 연예인들이 김탄소씨 애인처럼 그렇잖아요
워낙 일이 한꺼번에 밀어 닥치니까
아유 기지배 글도 잘 써!“
“그러게요 누구 여잔지 마음씨가 이쁘네요”
“자 그럼 마지막으로 슈가씨 이 여성분께 한 마디 해주세요!"
"슈가씨 팬이시니까 또 한마디 멋있게 딱 해주면 좋아할꺼에요”
옆에 앉아있던 멤버들이 위로하듯 날 바라보며 말했다
한 마디..
한 마디라..
한 마디론 엄청 많이 부족하단 걸 알지만
“탄소씨.. 어 제가 무슨 말씀을 드려야 될지 어떻게 말해야 위안이 될 지 모르겠네요
탄소씨, 탄소씨 남자친구분도 그렇게 느낄 꺼에요 틀림없이
탄소씨 사랑하고 아껴주고 생각하고 있을 거에요
부럽네요 탄소씨같은 여성분과 사귀는 남자는 어떤 분인지
전생에 나라를 아니 우주를 구했을 것 같네요“
부럽다 그치 탄소야
널 가진 남자는 누군지 진짜 부럽다
바보 아가씨
내가 더 사랑해요
안되겠다
더이상을 미룰 수가 없었다
이젠 그럴 마음도 사라졌다
이런 여자를 놓치면
평생의 상처가 될거니까
사실 탄소야
예전부터 하고싶었던 말이 있어
내가 너무 바빠서
내가 부족해서
말 못했었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나 이기적이지만
할 말이 있어
지금은 입가에 맴도는 말이지만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지만
기다려
곧 갈께 작업실로 와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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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분 계시다면 꼭 알려주세요 내 사랑들 내 사람들 내 독자님들! |
하고 싶은 말 |
독자님들! 슈팅가드입니다 사실 제가 이 이야기를 이어지듯 안이어지듯 쓰곤 했는데 잘 안느껴지셨겠지만 이어지는 내용은 맞아요! 민윤기와 작업실 그리고 나 라는 이야기를 쓰면서 행복했고 즐거웠어요 사실 이 이야기를 20화전후로 생각했는데 곧 끝을 보고 더 좋은 글로 찾아 뵈려구요 아직 조금 더 남긴 했지만 그냥 우선 먼저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구상해놓은게 있거든요! 암튼 독자님들 사랑합니다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