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불러줄 때의 니 목소리에
잠겨서 난 수영하고파 너를 좀 더 알고파
너란 미지의 숲을 깊이 모험하는 탐험가
너란 작품에 대해 감상을 해, 너란 존재가 예술이니까
이렇게 매일 난 밤새도록 상상을 해, 어차피 내게는 무의미한 꿈이니까
- 방탄소년단 <하루만中>
살면서 학교 가는게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 있었을까
네가 학교에 온다는 이유만으로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평소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경치가 달라 보였다.
매번 기다리기 힘든 버스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모두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반으로 들어가자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벌써 전학생이 온다는 소식을 들은 것일까? 소문이 참 빠르다고 생각했다.
"야 너희들 벌써 알고있냐?"
다른 아이들 보다 먼저 그 애를 안다는 사실이 기뻐서 얼른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가 아는 듯한 말투를 내뱉자 생각하는 반응이 나오지 못 했다.
"김태형 알고 있어? 헐? 전학생 오는 거?"
"어 걔 우리 엄마 친구 딸이야"
"걔 말 못하는 거 진짜야?"
"어, 어? 응"
아이들은 자극적인 걸 좋아했다.
전학생이 온다는 사실보다 말을 못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으로 내가 괜히 말했나 후회하기도 했다.
"야 니들 말을 왜 그렇게 해"
정말 입에 담을 수 없는 말까지 오고 갔다.
아이들이 말을 심하게 하길래 한 마디 말하려다가 선수를 빼았겼다.
평소 말도 잘 안 하고 관심도 없었던 민윤기였다.
너무 정색하지도 그렇다고 장난기 있지도 않은 무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순간 정적을 깨는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과 같이 들어오는 너는 교실이 낯선 듯 잔뜩 긴장하는 게 눈에 보였다.
"자리에 다 앉아. 전학생 왔어"
아침부터 모든 이야기에 중심이 된 네가 교실에 들어오자 시선이 집중되었다.
너는 내내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선생님은 몇몇 간단한 자기소개만 말해주었다.
이름이 이조연라고했다.
너는 선생님과 오기 전 말을 해 두었는지 자연스럽게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씩 웃어 보인다.
웃을 때 들어가는 보조개가 매력적이었다.
"왜 웃냐? 내가 그렇게 좋아?"
이번에는 저번에 보던 수첩이 아닌 분홍색 연습장을 꺼내 글을 적어갔다.
장난씩으로 던진 말에 글로 답을 하니 왠지 진지하게 대답할 것 같아서 긴장했다.
[어! 완전!]
걱정과 달리 들뜬 모습이었다.
글자들이 신나 보였다.
선생님이 나가시고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조연이에게 몰려들었다.
너는 계속 난감한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
질문은 계속 쏟아져 나오고 너의 손은 바빠져왔다.
"너 예쁘다"
아이들 틈에서 달콤한 말이 흘러나왔다.
뜬금없이 너에게 예쁘다고 말을 뱉는 민윤기였다.
저게 죽으려고 환장했나..
아까부터 너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다가올지는 몰랐다.
그저 예쁘다는 말에 기분이 좋은 건지 너는 또 헤실헤실 웃었다.
민윤기도 덩달아 웃었다. 둘이 신났네.
그나마 다행인 게 너랑 민윤기랑만 서로 글을 주고받고 있어서 아이들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너는 내가 아니꼬운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지 민윤기만 보고 있었다.
"야 민윤기 네 자리 앉아라"
질투였는지도 모른다.
민윤기는 전학생이랑 친해지려는데 네가 왜 참견이냐며 틱틱거렸다.
결국 계속 이야기를 하다가 수업 시작 종이 치고서야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쟤랑 친하게 지내지 마! 나랑 놀아"
퉁명스럽게 민윤기가 가고 나서야 너한테 한 마디 하는 나였다.
내가 말했지만 정말 유치하게 짝이 없었다.
또 너는 내게 웃음을 짓는다. 보조개가 보일 때마다 마음이 설렜다.
이번엔 무슨 중요한 말을 적는지 내가 안 보이도록 가리고 글을 적는다.
궁금해서 슬쩍 보려고 하면 냉정하게 째려보았다.
그런 모습이 귀여워 괜스레 웃음이 나왔다.
[그냥 학교생활 모르는 거 있으면 말하라고 도와줬어..
내가 너랑 같이 학교 다니고 싶어서 어제 잠도 못 잤는데 하루 종일 붙어있을 거야.]
말을 저렇게 예쁘게 하는 사람이 있구나.
나 변태인가.. 귀 빨개진 너에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
너는 나를 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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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은 앞으로 2편 안으로 마무리 지을게요!
윤기는 제가 이 편만 출연시켰어요. 혼란스럽게 중요 인물이거나 그러지는 않습니다.
여자아이 이름을 이탄소라고 하려다가 글 쓰는 제가 집중이 안 돼서..
이름을 조연으로 지었어요. 하지만 조연이라고 하기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음 화는 스토리를 쭉쭉 뺄 생각입니다!ㅎㅎ
독자분들 건강 조심하세요♡